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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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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분쟁부터 총수의 컴백, 주주환원까지...주총 관전 포인트 3가지

산업 일반

기업 경영의 큰 방향을 정하는 주주총회(주총) 일정이 막을 올렸다. 주총은 상장사라면 연 1회 의무적으로 개최해야하는 최고 의사결정 회의로, 통상 회계연도를 마무리하고 3개월 이내에 주총을 열게 돼 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12월 결산법인들의 주총이 3월에 몰리게 된다. 실제 3월 19일 삼성전자와 20일 현대차·포스코홀딩스를 시작으로 주요 대기업의 주총이 3월 중하순에 연달아 진행된다. 특히 24일 시작하는 3월 넷 째주는 굵직한 기업의 주총이 대거 몰린 ‘수퍼 주총 위크’로 통한다. 24일 롯데쇼핑, 25일 LG전자·한화에어로스페이스·아모레퍼시픽·하나금융지주, 26일 SK텔레콤·대한항공·카카오·네이버·이마트, 27일에는 SK하이닉스, 28일에는 고려아연·SK이노베이션·알테오전이 주총을 연다. 이사회 복귀하는 대기업 총수들 매년 열리는 주총이지만 매년 관전 포인트는 달라진다. 올해 주총 관전 포인트는 총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 번째로는 고려아연을 중심으로 이야기되는 ‘경영권 분쟁’을 꼽을 수 있다. 지난 임시주총에 이어 28일에 열리는 정기 주총에서 고려아연과 영풍·MBK파트너스 간의 갈등이 이어질 예정이다. 특히 최근 법원이 영풍·MBK파트너스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임시주총 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하면서, 이번 주총 결과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법원의 인용 흐름에 맞춰 영풍·MBK는 이번 주총에 임시 의장 선임과 자사주 전량 소각, 5~17명 이사 선임 등을 요구하는 안을 냈다.또 경영권 분쟁에 이어 ‘총수의 이사진 복귀’도 올해 주총 관전 포인트다. 올해는 유독 이사회를 떠났던 대기업 총수들이 다시 복귀 소식을 알린다. 가장 대표적으로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있다. 신 회장은5년 만에 롯데쇼핑 사내이사로 돌아온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도 7년 만에 이사회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네이버 주총에는 이 창업자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하고, 의결 후 이 창업자는 이사회 의장을 맡을 수 있다. 지난해 11월 GS리테일 대표 자리를 꾀한 GS 오너가 4세인 허서홍 대표 역시 사내이사 선임안에 이름을 올렸다. 재선임하는 총수들도 많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주총을 통해 임기 3년의 대표이사에 재선임할 예정이고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한화오션 주총을 통해 기타비상무이사로 다시 선임할 예정이다. 지난해 말 삼성의 준법경영을 감독하는 기구인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에서 이재용 회장의 등기임원 복귀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하면서 내외적으로 관심을 모았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 안건은 결국 오르지 않았다. 앞서 이찬희 삼성 준감위원장은 ‘삼성 준감위 연간보고서’ 발간사를 통해 “경영 판단의 선택과 집중을 위한 컨트롤타워 재건, 조직 내 원활한 소통에 방해가 되는 장막의 제거, 최고경영자의 등기임원 복귀 등 책임경영 실천을 위한 혁신적인 지배구조 개선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바 있다.대신 삼성은 산업 전문가들을 이사회에 선임했다. 특히 반도체 전문가 3명을 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올렸다. 이혁재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를 신임 사외이사로,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 부회장과 송재혁 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 겸 반도체연구소장 사장을 신임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삼성은 최근 삼성의 위기론과 함께 기존 이사회가 기술 관련 산업 전문가 보다 경제 관료자 구성이 많다는 외부적 비난에, 올해부터 새로운 변화를 꾀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밸류업 기조 통한 주주환원 정책 강화 마지막으로는 정부의 밸류업 기조가 이어지면서 ‘주주환원 정책’이 확대된 것을 꼽을 수 있다. 실제 삼성전자는 정기 주총에 앞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자사주 소각 및 매입 소식을 알렸다. 지난 2월 18일에는 최근 삼성이 매입한 3조원 규모 자사주를 소각하고 3조원을 추가로 매입하는 방침을 발표했다. 또 이사회를 통해 5월 16일까지 보통주 4814만9247주(2조6963만5783만원), 우선주 663만6988주(3036억4220만원)를 취득하기로 결의했다.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낸 SK하이닉스 역시 배당금을 올렸다. SK하이닉스는 연간 고정배당금을 기존 1200원에서 1500원으로 25% 상향해 총 현금 배당액을 연간 1조원 규모로 확대했다. 현대차는 역시 지난해 실적 호조를 반영해 지난해 기말 배당금을 주당 6000원으로 결정했다. 이에 연간 배당은 지난해 대비 5.3% 증가한 역대 최대 수준인 주당 1만2000원으로 책정됐다.김대종 세종대 경영학 교수는 “주총에 앞서 주주들은 해당 기업에 대한 주요 안건을 살피며, 같은 업종 내 경쟁사의 주총 안건 등을 비교하며 최근 실적과 향후 전망 등을 살펴볼 수 있다”며 “특히 올해 주총시즌에는 지배구조 개선 방향과 강화된 주주환원 정책 등에 주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25.03.24 05:00

3분 소요
IT 벤처 1세대 이해진·김범수의 고군분투 [EDITOR’S LETTER]

전문가 칼럼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CA협의체 공동 의장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최근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는데요, 이유는 건강 때문입니다. 김 창업자는 카카오가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발판 삼아 핀테크 등 신사업을 적극 펼치다 ‘골목상권 침해’라는 거센 비판에 직면하고 카카오뱅크 등 자회사 분할 상장에 따른 주주가치 훼손 논란,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카톡 먹통’ 사태 등 각종 악재가 연이어 터지며 위기에 몰리자 2023년 11월 구원투수로 경영 전면에 다시 나섰었습니다. 김 창업자는 추락한 신뢰를 다시 회복하기 위해 대대적인 쇄신을 진두지휘했는데요,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의 시세조종 사건으로 지난해 7월 구속됐습니다. 100일 만에 보석으로 풀려나긴 했지만 김 창업자에게 수감 생활은 감당하기 힘들었을 겁니다. 업계에 따르면 ‘왜 여기에 있어야 하는지’라며 무척 괴로워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번 방광암 초기 진단도 이때의 영향이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카카오로서는 체질 개선과 인공지능(AI) 등 신성장동력 확보라는 과제를 속도감 있게 해결해야 하는 매우 중요한 시기에 최고 사령관이 자리를 비우게 됐었습니다. 공교롭게도 카카오의 경쟁사인 네이버의 이해진 창업자는 9년 만에 경영 일선으로 돌아옵니다. 3월 26일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돼 이사회 의장으로 복귀할 예정입니다. 이 창업자는 2017년 3월 이사회 의장 자리에서 내려온 데 이어 2018년 등기이사직도 내려놓고 글로벌투자책임자로서 해외 사업을 챙겨왔습니다. 일본의 국민 메신저가 된 ‘라인’ 성공 이후 ‘제2의 라인’을 만들기 위해 해외 시장을 개척해 왔는데요, 이번 의장 복귀는 녹록지 않은 국내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네이버는 검색 포털로는 압도적 1위지만 요즘 대세인 영상에서는 유튜브·인스타그램 등 해외 플랫폼에 밀리며 고전하고 있고, AI 사업에서는 이렇다 할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국내 대표적인 IT 벤처 1세대인 이해진·김범수 창업자의 행보는 국내 온라인 플랫폼 시장의 어려움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네이버와 카톡이 아직은 국내 포털과 메신저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젊은 이용자들을 잡지 못해 성장 동력이 꺼져가고 있다는 우려가 큰 데다가 이를 메울 미래 먹거리를 내놓지 못하면서 위기에 처해 있는 게 사실입니다. 여기에 정부가 일정 규모 이상의 플랫폼 사업자가 자사 우대·끼워팔기 등 4대 반경쟁행위를 한 경우 상당한 과징금을 물리는 ‘플랫폼 공정경쟁 촉진법’(플랫폼법), 혐오 표현, 저작권 침해 등 불법 콘텐츠에 대해 정부 요청에 따라 삭제하도록 하고 알고리즘을 투명화하는 ‘온라인서비스이용자보호법’(가칭) 등 규제법들을 추진하고 있어 사업 환경이 더욱 나빠지고 있습니다. 더구나 미국은 AI개발을 엄격하게 관리하겠다며 진행했던 ‘AI 행정명령’을 폐지했고, EU 등도 규제 일변도에서 벗어나 진흥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습니다.이해진·김범수 창업자는 이런 국내외 도전을 돌파해야 하는 막중한 과제를 안고 있는데요, 꼭 풀어내길 바랍니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 방향도 규제에서 진흥으로 전환해야 할 겁니다. 그래야 전 세계에서 자국 포털과 메신저를 쓰는 유일한 나라라는 자부심을 지켜낼 수 있습니다.

2025.03.22 06:00

3분 소요
한국 대표 수출 품목은 자동차…정의선 현대차 회장 1위 등극

산업 일반

2013년부터 조사를 시작한 이코노미스트 선정 ‘100대 CEO’가 올해 11번째를 맞이했다. 지난해부터 이코노미스트는 기존 상장사 위주 선정 방식을 벗어나 대기업 집단의 비상장사까지 포함해 5000개 기업을 대상으로 100대 최고경영자(CEO)를 선정했다. 매출도 일정 수준 이상이 되어야 하지만, 당기손익·영업이익 같은 내실 경영과 사회적 기여도를 나타내는 고용 점수도 좋아야 100대 CEO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 또한 점수가 높아도 CEO 자리에서 물러나면 2024 100대 CEO 명단에서 빠지게 된다. 현대자동차그룹 CEO 1·2위에 등극이코노미스트 선정 100대 CEO의 1위 자리는 대부분 삼성전자 CEO가 차지했다. 2024 100대 CEO 순위는 지난해와 비교하면 격변이라고 할 수 있다. 가장 관심이 높은 100대 CEO 1위는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이 차지했다. 지난해 조사에서는 3위였지만 올해 최고의 자리에 등극했다. 항목별로 살펴보면 매출은 2 위, 당기손익 3위, 고용 2위를 차지했지만 영업이익 항목에서 1위로 1000점 만점에서 총점 993 점을 기록했다. 2위 역시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기아의 송호성 대표가 이름을 올렸다. 송 대표는 1962년생으로 전주고와 연세대 불어불문학을 전공했다. 항목별로 살펴보면 매출은 3위, 당기손익 2위, 고용 3위, 영업이익 2위로 총점 991점으로 2위를 기록했다. 2024 100대 CEO 1·2위를 현대자동차그룹의 현대자동차와 기아 CEO가 차지할 정도로 지난해 실적이 좋았음을 수치로 보여줬다. 지난해 이름을 많이 올리지 못했던 은행권 CEO들이 순위 3~7위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이재근 KB국민은행 행장이 총점 971점으로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5위에서 2계단 순위가 상승했다. 이 행장은 4위를 차지한 이승열 하나은행 행장보다 매출·당기손익·영업이익 점수에서는 근소하게 뒤졌지만 고용 점수가 높으면서 종합 3위를 차지했다. 4위는 이승열 하나은행 행장(총점 968점), 5위는 정상혁 신한은행 행장(총점 957점)이다. 지난해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의 실적은 좋았지만 CEO가 교체되면서 2023 100대 CEO 명단에서 빠진 바 있다. 조병규 우리은행 행장과 김성태 기업은행 행장이 각각 6위와 7위를 기록했다. 10위권에 이름을 올린 CEO는 이시우 포스코 대표이사(8위), 강한승 쿠팡 대표이사(9위), 오세철 삼성물산 대표이사(10위)다. 눈에 띄는 CEO는 강한승 대표로 지난해 조사에서도 매출 25조원을 넘겼지만 당기손실과 영업적자를 기록하면서 2차 조사에서 탈락한 바 있다. 하지만 올해 조사에서는 지난해 당기손익과 영업이익이 모두 흑자로 돌아서면서 처음으로 10위권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강 대표는 1968년생으로 경성고를 나왔고 고려대 법학을 전공했다. 100대 CEO 평균 연령 59.7세…최연소 100대 CEO 김동관 부회장2024 100대 CEO에 선정된 이들의 평균 연령은 59.7세로 나타났다. CEO 연령을 5년 단위로 구분하면 1960~1964년 출생 경영자가 46명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 조사에서는 42명이었지만 올해 4명 늘어난 것이다. 1965~1969년생이 20명, 1955~1959년생 17명, 1970~1974년생 9명 등이 그 뒤를 이었다. 1980년대 출생한 CEO는 최수연 네이버 대표와 김동관 한화 부회장 두 명으로 나타났다. 올해 선정된 100대 CEO의 출생 연도를 살펴보면 1962년생이 12명으로 가장 많았다. 1962년생 CEO는 상위 10위권에 든 송호성(기아)·김성태(기업은행)· 오세철(삼성물산) 대표를 비롯해 조주완 LG전자 대표, 정종표 DB손해보험 대표,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 황성우 삼성SDS 대표, 주영민 HD현대오일뱅크 대표, 이수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대표, 정찬수 GS EPS 대표가 동갑내기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1961년생 11명, 1959년·1963년·1964년·1965년이 각각 8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1961년생 CEO는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 조영철 HD현대인프라코어 대표,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백종훈 금호석유화학 대표, 기우성 셀트리온 부회장, 이상균 HD현대중공업 대표, 이용배 현대로템 대표, 김창수 F&F 대표, 임정배 대상 대표, 김치형 효성티앤씨 대표다. 1970년대 후반 출생 CEO로는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과 김익환 한세실업 부회장이 1976년생이다. 이선정 CJ올리브영 대표이사는 1977년생인 것으로 파악됐다. 100대 CEO 중 최연장자는 1939년생인 손경식 CJ제일제당 회장으로 확인됐다. 손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거쳐 현재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손 회장은 경기고를 나와 서울대 법학을 전공했다. 최연소 CEO는 1983년생인 김동관 한화 부회장(대표이사)이다. 김 부회장은 미국 세인트폴 고교를 졸업하고 하버드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솔루션 대표도 겸직하고 있다. 서울대 출신 CEO 27명으로 가장 많아100대 CEO의 학부 출신 대학을 살펴보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서울대를 졸업한 CEO가 27명을 차지해 가장 많았다. 1960년대 초반(1960~1964년) 서울대 출신은 10명이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김치형 효성티앤씨 대표, 오세철 삼성물산 대표, 정찬수 GS EPS 대표, 황성우 삼성SDS 대표, 이승열 하나은행장, 김대환 삼성카드 대표, 정상혁 신한은행장, 장 덕현 삼성전기 대표가 주인공이다. 그 뒤는 고려대(14명), 연세대(11명) 출신 CEO가 많았다. 지난해 조사에서 연세대 15명, 고려대 13명이었는데 1년 사이에 고려대 출신 CEO가 더 많이 나온 것이다. 고려대 출신 CEO는 올해 조사에서 1위를 기록한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을 비롯해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 최태원 SK 회장, 임정배 대상 대표 등이다. 연세대 출신 CEO는 송호성 기아 대표를 비롯해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허세홍 GS칼텍스 대표,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 등이 이름을 올렸다. 뒤를 이어 한양대(7명), 부산대(5명), 인하대(4명), 성균관대(3명) 등이 3명 이상의 CEO를 배출했다. 한양대 출신 CEO는 함영준 오뚜기 회장, 이시우 포스코 대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 등이다. 이번 조사를 통해 100대 CEO 중 흔히 말하는 ‘스카이’(SKY) 대학 출신이 52명으로 절반을 넘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100대 CEO의 학부 전공을 살펴보면 ‘경영학’ 전공자가 22명으로 가장 많았다. 경제학 전공자는 14명을 차지했고, 그 뒤 화학공학(6명)과 법학(5명) 그리고 전자공학·산업공학 전공자가 각각 4명이다. 대학별 경영학과를 조사한 결과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CEO가 5명으로 가장 많았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과 정몽진 KCC 회장을 비롯해 김영섭 KT 대표, 남궁범 에스원 대표,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가 같은 고려대 경영학 동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CEO의 출신고는 다양하게 분포했다. 다만 서울 경성고와 전주고로 이 학교 출신 CEO가 각각 3명씩으로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다. 경성고 출신의 CEO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임정배 대상 대표와 강한승 쿠팡 대표다. 조석 HD현대일렉트릭 대표, 양종희 KB금융지주 대표 그리고 송호성 기아 대표가 전주고 출신 CEO다. 삼성그룹 출신 CEO 10명 최다…은행업계 CEO 21명 입성대기업집단(그룹)별로 구분하면 삼성그룹 출신 CEO 10명이 이름을 올려 최다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현대차(6명), LG·HD현대(각 5명) 순으로 나타났다. 삼성그룹 계열사 출신 CEO는 10위에 오른 오세철 삼성물산 대표, 최윤호(15위) 삼성SDI 대표, 한종희(18위) 삼성전자 부회장, 남궁홍(29위) 삼성E&A 대표, 황성우(30위) 삼성 SDS 대표, 존림(37위)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 김대환(41위) 삼성카드 대표, 장덕현(46위) 삼성전기 대표, 남궁범(77위) 에스원 대표, 이부진(99위) 호텔신라대표가 100대 CEO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업종별로 구분해 보면 금융업 관련 기업 CEO가 21명으로 가장 많았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보험업(7명), 은행업(6명), 지주(4명), 카드·증권(각 2명) 순이다. 보험업계에서 순위에 오른 CEO는 정종표(16위) DB손해보험 대표, 조용일(20위) 현대해상화재보험 부회장, 여승주(25위) 한화생명보험 부회장, 신창재(26위) 교보생명보험 회장, 원종규(43위) 코리안리재보험 대표 등이다. 은행업계에서는 이재근(3위) KB국민은행 행장, 이승열(4위) 하나은행 행장, 정상혁(5위) 신한은행 행장, 조병규(6위) 우리은행 행장, 김성태(7위) IBK기업은행 행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인터넷 뱅킹에서는 유일하게 윤호영(68위) 카카오뱅크 대표가 100대 CEO로 선정됐다. 매출 10조 클럽 29곳…지난해보다 6곳 줄어10조원이 넘는 ‘매출 10조 클럽’에는 29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 난해 조사 때 파악된 35곳보다 6곳이 줄었다. 매출 규모만 놓고 보면 삼성전자가 별도(개별) 재무제표 기준 170조 3740억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현대자동차(78조337억 원), 기아(58조5199억원), 하나은행(51조2314억원), GS칼텍스(45 조9728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올해 조사에서 당기손익이 1조원이 넘는 ‘순익 1조 클럽’에 가입한 곳은 21개 기업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조사할 때보다 1곳이 줄었다. 당기손익에서도 삼성전자가 25조3970억원으로 가장 높았 다. 이어 기아(8조239억원)와 현대자동차(7조3430억원), 하나은 행(3조2922억원), KB국민은행(3조11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고용 1만명 클럽에는 작년과 같이 올해 조사에서도 22개 기업 이 이름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100대 CEO가 경영하는 기업 중 직원 수가 가장 많은 곳도 삼성전자가 차지했다 2024 100대 CEO 이렇게 선정했습니다5000개 상장·비상장사 대상…매출·당기손익·고용·영업이익 점수 합산이코노미스트가 선정한 2024 100대 CEO는 5000개의 상 장·비상장사를 대상으로 진행했다. 기초 모집단은 공정거래 위원회가 선정한 88개 대기업 집단에 속한 국내 계열사 및 4 대 은행과 금융권 비상장사 3600여 곳, 국내 상장사 2600여 기업이다. 이번 조사는 총 4차례에 걸쳐 진행했다. 1차 조사에서 5000개 회사 중 2023년 기준 매출액(개별 재무제표 기준) 상위 300대 기업을 선정했다. 2차 조사에서는 매출이 높아도 당기순손실을 본 기업은 제외했다. 2차 조사에서 선정된 150개 기업을 대상으로 3차 조사에서 고용과 영업이익 항목을 추가해 150위까지 순위를 집계했다. 지난해 당기손익에서 적자를 기록한 곳을 제외하면서 한국전력공사(한전)은 지난해 매출액이 85조원을 넘었지만 100대 CEO 후보군에서 탈락했다. 한전의 경우 지난해 당기순손실만 3조2000억원을 넘었다. 또한 한국가스공사(2023년 매출액 42조8325억원), SK하이닉스(2023년 매출액 27조6399억원), LG디스플레이(2023년 매출액 19조8110억원) 등 10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린 기업들도 모두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2차 100대 CEO 명단에서 제외됐다. 이 과정을 거쳐 결정된 150개 기업 중 조사 시점(8월 1일) 기준으로 대표이사에서 퇴임한 경우 등을 제외해 최종 100곳의 기업 CEO를 선정했다. 다만 CEO가 바뀌어도 지난해 등기이사를 맡고 있다가 올해 대표이사로 취임한 경우나 지난해 12월 대표이사로 이름을 올린 경우 최종 명단에 포함했다. 2023년 기준 매출 300점, 당기순익 300점, 고용 200점, 영업이익 200점으로 종합 1000점으로 점수를 합산해 최종 순위를 결정했다. 총점이 같을 경우에는 영업이익 점수가 높은 곳을 앞순위로 배치했다.

2024.08.2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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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 주총서 첫 여성 사내이사 선임…주인공은 여명희 CFO·C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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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는 서울 용산사옥에서 ‘제27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고 17일 밝혔다.제27기 주주총회에서는 ▲재무제표 승인 ▲정관변경 승인 ▲사내이사 및 사외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에 대한 의결이 진행됐다.우선 2022년 영업수익 13조 9060억원, 영업이익 1조 813억원, 당기순이익 6626억원의 재무제표를 승인했다. 또한 보통주 1주당 400원의 기말 배당금을 현금 배당하기로 확정했다. LG유플러스의 주당 배당금은 중간 배당금 250원을 포함해 총 650원으로 전년 550원 대비 18.18% 증가했다.정관에는 마이데이터 사업 본격화를 위해 사업 목적으로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른 본인신용정보관리업 및 그 겸영업무·복수업무”를 추가했다. LG유플러스는 이번 사업 목적 추가를 계기로 데이터 분석 및 고도화 역량을 접목해 데이터 기반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 미래 성장 비전인 ‘U+ 3.0’을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이와 함께 여명희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CRO)를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여명희 CFO/CRO(전무)는 LG유플러스에서 회계담당, 경영기획담당을 거치며 회계·재무·경영 등 역량을 인정받아 올해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를 통해 CFO/CRO로 발탁됐다. 전문성과 더불어 오랜 기간 LG유플러스 재직한 업무 경험이 회사 비전 달성에 기여할 뿐 만 아니라 최초 여성 사내 이사 선임을 통해 이사회 구성의 다양성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또한 이번 주총에서 윤성수 고려대학교 교수와 엄윤미 도서문화재단씨앗 등기이사 2인을 사외이사로 재선임했다. 윤성수 교수와 엄윤미 이사는 감사위원회 위원도 함께 맡는다.윤성수 고려대학교 교수는 UCLA경영대학원 교수, 회계기준위원회 비상임위원 등의 경력을 지닌 회계·재무 전문가다. 앞으로도 해당 분야의 전문 지식 및 경험을 바탕으로 LG유플러스의 비전 달성과 재무건전성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엄윤미 도서문화재단씨앗 이사는 맥킨지컨설팅 매니저, 카카오임팩트 이사, 아산나눔재단 등기 이사 등 경험으로 갖춘 ESG 관련 전문성을 기반으로 LG유플러스의 지속 가능한 경영에 역할을 할 것으로 예측된다.올해 주총은 주주의 권리 제고와 소통 확대를 위해 온라인·모바일 실시간 중계가 처음으로 도입됐다. 이번 실시간 중계는 지난 7일부터 16일까지 주주들의 사전 접수와 질문을 받고 실제 주총 현장에서 이를 답변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은 이 날 주총에서 인사말을 통해 “지난해 고객가치 혁신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차별화된 고객경험을 제공하고자 노력한 결과 전 사업 영역에 걸쳐 고른 성장을 이룩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또한 올해 목표로 제시한 빼어난 고객 경험 혁신에 대한 의지도 재차 드러냈다. 황 사장은 “올해 LG유플러스는 ‘통신을 넘어 일상의 즐거운 변화를 주도하는 디지털 혁신 기업’의 비전 달성을 위해 ‘빼어난’ 고객 경험 혁신을 통한 변화를 가속화할 것”이라며 “본업인 통신 사업을 더욱 공고히 하는 한편,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을 이해하고 접점을 확대함으로써 플랫폼 사업을 LG유플러스의 신성장 동력으로 삼아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이어 황 사장은 "사소해 보이는 영역과 세밀한 부분까지 고객 관점에서 심도 있게 고민하고 이를 혁신해 나가는 자세를 바탕으로 2023년 경영 목표를 달성하고 주주와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2023.03.17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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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첨병’ 에스엠은 어쩌다 진흙탕 싸움에 휘말렸나

증권 일반

“모든 것은 이수만의 라이크기획에서 시작됐다”#에스엠(SM엔터테인먼트)의 경영권 전쟁이 난타전으로 번지고 있다. SM 창업주 이수만의 개인회사 라이크기획에서 촉발된 불씨는 행동주의펀드의 지배구조 개선 요구를 불렀고, 결국 SM은 라이크기획 계약을 조기 종료하면서 ‘이수만 지우기’를 공식 선언했다. 창업주가 가만히 앉아 당하고만 있을리 만무다. SM이 #카카오를 끌어들이자 이수만은 #하이브를 우군으로 확보하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SM과 라이크기획의 계약은 지난해를 끝으로 종료됐다. 그러나 그 이름은 SM 경영권 분쟁의 새 국면마다 여전히 등장하고 있다. SM 경영권 인수를 공식 선언하면서 하이브는 라이크기획의 잔여 로열티 지급 문제를 해소하겠다고 밝혔고, 이성수 SM 공동대표는 ‘홍콩판 라이크기획’의 존재를 폭로하며 하이브를 압박하고 있다. 라이크기획에서 시작된 SM 경영권 분쟁의 역사를 짚어봤다. 라이크기획, 97년부터 매년 100억대 수령라이크기획은 1997년 설립된 이수만이 지분 100%를 보유한 개인회사다. 1995년 SM기획 설립 2년 후에 세워졌고, 2000년 코스닥 상장을 앞둔 SM 증권신고서에 공식적으로 첫 등장했다. 당시 SM은 라이크기획에 대해 “SM 소속 가수의 음악 자문과 프로듀싱 업무를 담당하고 (라이크기획에) 음반 매출액의 15%를 수수료로 지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수만은 라이크기획을 통해 1세대 아이돌을 키워온 업무적 역량과 노하우를 제공하고, SM은 이에 대한 대가로 수수료를 지급해온 것이다. 라이크기획은 1997년 이후 약 25년간 매년 100억원 이상의 용역비를 프로듀싱 명목으로 받아왔다. 이수만이 2010년 SM 등기이사에서 물러나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용역비 지급은 지속됐다. 2017년에는 SM 영업이익이 109억원이었는데, 라이크기획에 지급한 돈이 108억원에 달했다. 번 돈을 거의 라이크기획에 넘긴 셈이다. 2021년에도 라이크기획은 SM의 연간 영업이익(675억원)의 3분의 1에 육박하는 240억원의 수수료를 챙겼다. 라이크기획 문제가 처음 수면 위로 올라온 건 지난 2019년이다. 당시 SM 지분 7.59%를 보유한 KB자산운용은 주주 서한을 통해 라이크기획과의 계약 문제를 제기하면서 라이크기획과 SM의 합병과 배당확대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당시 SM은 “라이크기획과의 합병이나 계약 변경은 SM의 경쟁력을 약화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수용 불가 통보를 전했다. 이후 2022년 3월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가 주주 서한을 보내면서 라이크기획과의 문제는 다시 불거졌다. SM 지분 1%를 보유한 얼라인은 소액주주의 변호인을 자처하며 “라이크기획 인세로 SM 이익의 큰 부분이 빠져나가고 있다”며 SM을 압박했다. 당시 SM은 공식적인 답변은 피했지만, 주주총회에서 얼라인 측이 세운 감사가 선임되면서 사실상 얼라인의 의견을 수용했다. 이수만이 세운 ‘철옹성’에 균열이 생기는 순간이었다. 얼라인은 같은해 8월 두 번째 주주서한을 통해 라이크기획과의 용역 계약 문제를 다시 꺼내들었다. 9월엔 공개서한을 통해 계약 종료를 압박했고, 10월에는 이사회 의사록 및 회계장부 열람권을 청구했다. 얼라인의 압박이 이어지자 결국 SM은 라이크기획과의 프로듀싱 계약 조기 종료를 선언했다. 또 이사회 과반을 사외이사로 세우겠다며 지배구조 개선을 약속했고, 작년에는 사상 처음으로 배당을 실시하면서 주주 달래기에도 나섰다. 당시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는 “물러나라는 소액주주들의 의견 또한 대주주로서 겸허히 받아들이는 것이 도리”라며 “경영진들이 향후 50년을 바라보는 전략을 세워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도약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수만의 부재 속 SM이 세울 새로운 전략에 팬과 주주들의 관심이 모이던 시기였다. ‘아름다운 이별’은 없었다…칼날 겨눈 이모부·조카 이수만은 조용히 물러서는 모양새를 취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 SM이 올해 들어 음반 제작에서 이수만을 배제하는 ‘SM 3.0’을 발표하고 지난 7일 카카오를 2대 주주로 끌어들이는 등 지배구조 개선에 나서자 즉각 반격에 나선 것이다. SM은 카카오를 대상으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전환사채를 발행해 넘기는 내용을 이사회에서 결의했다. 이를 통해 카카오가 확보하게 될 지분은 9.05% 수준이다. 얼라인파트너스는 SM과 카카오의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화답하며 ‘SM·카카오·얼라인’의 연합 전선이 구축됐다. 그러자 이수만은 바로 카카오의 유상증자로 인한 신주 취득과 전환사채 인수 효력을 막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급하게 하이브와도 손잡았다. 본인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 14.8%를 하이브에 넘기는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지난 2년간 이수만은 지난 2년간 자신의 지분 18.46%을 두고 #CJ ENM, 카카오, #NAVER 등에 매각을 타진했지만 가격에 대한 견해차를 극복하지 못했다. 이 가운데 나온 계약이라 그야말로 깜짝발표였다. 하이브는 이수만이 보유한 SM 지분 14.8%를 주당 12만원에 취득하고, 이에 더해 3월 1일까지 공개매수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25%를 추가로 확보할 경우하이브는 SM 지분 39.8%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이 총괄 잔여 지분 3.7%까지 합치면 하이브 측 지분은 43.5%에 달한다. 그러나 하이브가 공개매수를 시작한 지 4거래일만에 SM 주가가 공개매수가 위로 튀어오르면서 전망은 분분해졌다. SM 주가는 지난 15일 이후 20일까지 4거래일 연속으로 12만원 위에서 마감했다. 하이브가 경영·법무 총괄을 주축으로 한 SM 새 경영진 후보와 지배구조 개선안을 내놨지만, 이성수 대표가 개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이수만의 역외탈세 의혹과 에스파 컴백 지연 등을 폭로하면서 양 측의 대립이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홍콩 CTP, 소액주주 민심 흔들까이수만의 역외탈세 의혹이 이성수 대표의 입을 통해 전해지면서 파장은 커지고 있다. 이 대표는 하이브가 새 이사진 후보를 공개한 지난 16일 오후 유튜브에서 이수만의 역외 탈세 의혹을 포함한 총 14항목에 대해 설명하는 영상을 올렸다. 이 대표는 “이수만은 2019년 홍콩에 ‘CT 플래닝 리미티드’(CT Planning Limited)라는 회사를 자본금 100만 달러로 설립했다”면서 “이 CTP는 이수만 100% 개인회사로 ‘해외판 라이크기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SM과 라이크기획의 계약은 2014년과 2021년에도 국세청으로부터 정당성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해 SM은 수십억, 수백억원의 세금을 납부해야 했다”며 “실질에 맞지 않는 거래 구조를 통해 홍콩의 CTP로 수익이 귀속되게 하는 것, 전형적인 역외탈세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하이브는 홍콩법인 CTP의 존재는 몰랐다고 해명했다. 하이브는 “이 전 총괄과 체결한 주식매매계약 상에 SM과 이 전 총괄 간에 거래관계가 없고 계약 체결 이후 로열티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에 대해 확인받았다”며 “만약 당사가 인지하지 못하는 거래관계가 있더라도 이것이 발견될 경우 이 전 총괄이 이를 모두 해소하도록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17일 SM 측은 “CTP는 실체를 숨기기 위해 SM이 아닌 해외 레이블사와 직접 계약을 체결했고, SM과는 거래관계가 없다”며 “하이브가 계약 종결로 해소시켜줄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하이브가 CTP를 인지하고도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했다면 전 총괄의 역외탈세 의혹에 동조 내지는 묵인한 것이고, 이를 모른 채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면 이 전 총괄에게 속았다는 걸 자인하는 셈”이라며 “1조원이 넘는 자금이 소요되는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실사 한 번 없이 졸속으로 처리한 하이브 경영진이 주주, 관계기관 등 여러 이해관계자들께 설명할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SM 측은 활용 가능한 모든 채널을 통해 여론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SM은 지난 20일 공식 유튜브 채널 ‘SMTOWN’을 통해 ‘SM이 하이브의 적대적 인수를 반대하는 이유’라는 제목의 한글과 영문 동영상 두 편을 공개했다. SM 인수에 최대 1조원에 달하는 자금이 투입되는데도 하이브가 실사도 없이 이사회에서 결의한 것을 보면 하이브의 지배구조에도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SM 소속 아티스트들의 뮤직비디오가 주로 공개되는 채널인 SM 유튜브 구독자 수는 3150만명에 달한다. SM은 같은날 개장 직후인 오전 9시 2분 ‘공개매수에 관한 의견 표명서’ 공시를 통해서도 비슷한 의견을 주주들에 전달했다.SM 경영진은 의결권 확보 대행업체를 선임해 본격적인 소액주주 의결권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업계예선 ‘백의종군’을 선언한 이성수 대표가 추가 폭로를 예고한 가운데 현 경영진 측이 일반 소액주주들의 표심을 얻기에 유리해졌다고 보고 있다. 길어지는 경영권 분쟁, SM 경쟁력 저하 우려문제는 경영권 분쟁이 길어지면서 SM의 경쟁력이 떨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SM은 지난 20일 진행한 IR간담회에서 3월 온유·카이, 4월 태연·NCT 유닛·에스파, 5월 샤이니·NCT 솔로 등의 컴백 일정을 공유하면서 ‘상기 내용은 2023년 2월 20일 현재 기준이며 추후 변동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3월로 예정된 보아, 키, 에스파의 콘서트 일정 역시 마찬가지다. 2분기로 예정된 레드벨벳, 태연의 콘서트 라인업은 아예 공연명과 횟수, 진행 국가마저 확정되지 않은 상태였다. 소속 가수들의 앨범 발매나 신인 데뷔 프로젝트도 마찬가지다. 샤이니 멤버 키는 지난 13일 앨범 ‘킬러’ 발매와 관련한 라이브 방송에서 “누구보다 (공연을) 하고 싶은데 회사가 뒤숭숭해서 모르겠다”라며 SM 사태로 인한 피해를 간접적으로 호소했다. 이미 소속 아티스트들 사이에서도 균열이 감지되고 있다. 앞서 프로듀서 유영진, 배우 김민종 등 SM 소속의 ‘올드 멤버’들은 이성수·탁영준 대표가 발표한 ‘SM 3.0’ 전략에 반기를 표했지만, 젊은 아티스트들의 경우 공식 석상에서 거론하던 ‘이수만 선생님’에 대한 감사 멘트가 실종됐다는 분석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1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써클차트 뮤직 어워즈’에서 ‘유니버스’로 앨범상을 받은 그룹 NCT 멤버 도영은 수상 소감에서 “우리는 형, 누나들만 있으면 어떤 것에도 흔들리지 않고 열심히 할 거예요”라고 밝혔다. 같은날 ‘걸스’로 음원상을 받은 에스파도 ‘회사 스태프 언니, 오빠들’에게만 감사를 전했다. 수상의 말미에 꼭 등장하던 ‘이수만 선생님’은 찾아볼 수 없었다.

2023.02.27 06:00

7분 소요
‘더쿠’를 위한 SM엔터 경영권 분쟁 설명서 [허지은의 주스통]

증권 일반

주식 시장에선 오가는 돈 만큼이나 수없이 많은 뉴스가 생겨납니다. 한국의 월스트리트, 대한민국 금융의 중심인 여의도 증권가와 코스피·코스닥 시장의 2400여개 상장사들이 그 주인공입니다. ‘허지은의 주스통’(주식·스톡·통신)에서 국내 증시와 금융투자업계 안팎의 다양한 소식을 전달합니다.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분쟁이 본격적인 대결 구도를 드러냈습니다. #카카오를 2대주주로 끌어들인 SM 이사회와 이를 지지한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가 ‘3자 연합’을 형성한 가운데 이에 반대한 창업주이자 최대주주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 그의 지분을 사들이기로 한 #하이브가 연합 전선을 구축했습니다. 1989년 SM기획으로 출발해 국내 굴지의 엔터테인먼트사로 성장한 SM엔터테인먼트의 행보에 투자자는 물론 국내외 수천만 아이돌 팬들의 시선이 모입니다. 하이브가 경영권을 인수하면 SM엔터테인먼트는 어떻게 될까요? ‘내돌’의 거취는 어디로 갈까요?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분쟁을 둘러싼 면면을 들여다봤습니다. ①지금 상황 쉽게 설명 좀 'SM(이사회)+카카오+얼라인파트너스' vs '이수만+하이브'. 현재 경쟁 구도는 이렇습니다. SM과 카카오,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가 손을 잡았고 최대주주 이수만 총괄과 하이브가 손을 잡은 형태입니다. SM 이사회는 지난 7일 SM 지분 9.05%를 매각하고 카카오를 2대 주주로 받아들인다고 밝혔습니다. SM이 3자배정 유상증자 형태로 발행하는 123만주 규모 신주를 인수하고, 전환사채 인수를 통해 114주를 확보한다는 계획이었는데요. 카카오가 지분 매입을 마치고 나면 최대주주 이수만 총괄과의 지분 격차는 10% 내로 좁혀집니다. 카카오는 오랫동안 최대주주인 이수만 총괄의 보유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해왔지만, 이 카드는 버리고 3자배정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매입 방식을 택했습니다. SM이 진행하는 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면 SM에 직접적인 자금 수혈이 가능합니다.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채권’인 전환사채도 SM이 발행해 SM으로 자금이 들어갑니다. 한마디로 카카오 입장에선 “이수만 총괄에겐 한 푼도 줄 수 없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SM에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던 얼라인파트너스도 “SM과 카카오의 전략적 제휴는 이상적이고 전략적인 파트너십이라고 평가한다”이라며 “이수만 총괄의 독점 프로듀싱 체계에서 벗어난 새로운 멀티 프로듀싱 시스템 ‘SM 3.0' 비전에도 동의한다”며 카카오와 SM의 동행을 지지했죠. 하루 아침에 최대주주 자리가 불안해진 이수만 총괄도 가만히 있을 순 없었겠죠. 이수만 측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화우는 지난 8일 카카오의 지분 매입을 막기 위한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 총괄이 가처분 소송에서 승소하면 SM의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이 막혀 카카오는 SM 지분 인수에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그리고 오늘(10일) 하이브는 이수만 총괄 지분 매입 계획을 밝히며 최대주주로 등극하겠다고 밝혔죠. 하이브는 위기에 몰린 이 총괄에게 하이브가 사실상 ‘백기사'(M&A에서 경영진이나 최대주주의 경영권 방어에 우호적인 주주)로 등판한 셈입니다. ②하이브에 지분 안 판다던 이수만, 왜 팔았을까?사실 하이브가 SM 지분 매입을 희망한다는 얘기는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선 공공연한 사실이었습니다. 하이브는 이수만 총괄의 지분 매각설이 처음 불거진 2020년 말부터 물밑 접촉을 시도했고, 2021년 초엔 하이브가 먼저 지분 매입을 제안했으나 이 총괄 측에서 거절했다고 알려져 있죠. 당시 이수만 총괄은 이미 기획사 시스템이 구축된 하이브 내에서 자신의 입지가 없을 것이라는 판단 하에 하이브의 제안을 거절했다고 전해집니다. 이수만 총괄은 하이브를 배제한 채 카카오, 네이버, CJ ENM 등과 협상을 시도했지만 결과는 좋지 못 했습니다. 이 총괄 지분이 처음 매물로 나온 2021년 그의 지분가치는 6000억~7000억원 수준이었는데, 지난해 투자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적정 매각가 선정에 난항을 겪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설상가상으로 카카오는 이 총괄이 아닌 SM 경영진을 선택하고 말았죠. CJ ENM은 영업이익이 뒷걸음질 쳐 여력이 없고, 네이버도 SM과 카카오가 손잡으면서 지분인수 후보군에서 밀려났습니다. 이수만 총괄로서는 하이브가 최선의 선택지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수만-하이브 연합이 만들어지게 된 계기는 최대주주 이수만이 SM-카카오-얼라인 연합과의 지분 경쟁을 위해 우군 확보가 시급하기 때문”이라며 “최근까지 이수만이 하이브로 본인의 지분을 매각할 의지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으나 SM-카카오-얼라인 연합의 압박으로 인해 결국 하이브와 손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이브는 이수만 총괄 지분 14.8%를 주당 12만원, 총 4300억원에 인수하고 동일한 가격에 공개매수를 3월 1일까지 시행해 25%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할 계획입니다. 하이브가 지분 매입을 마치고 나면 약 40%의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가 가능해지는 상황이죠. ③하이브는 왜 이수만 지분을 살까?하이브 입장에선 SM 2대 주주로 올라설 카카오를 견제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정확히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죠. 지난 7일 SM과 카카오가 공시한 내용을 보면 SM 지분을 매입하는 건 카카오지만, 향후 권리를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넘길 수 있다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현재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사우디로부터 투자받은 1조2000억원의 잔금이 아직 다 들어오지 않아 현금 여력이 부족합니다. 따라서 모기업이 우선 지분을 매입해 나중에 카카오엔터에 넘겨주는 구조를 취한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상장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SM을 품은 카카오엔터가 향후 상장에 나설 경우 단숨에 엔터업계 시가총액 1위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이브가 엔터주 1위 자리를 공고히 하기 위해 카카오(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견제한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④하이브가 최대주주가 되면, SM엔터테인먼트 사라지나? 하이브는 그간 다양한 엔터테인먼트사를 인수하며 사세를 확장해왔습니다. 2019년 쏘스뮤직(르세라핌), 2020년 플레디스(세븐틴·프로미스나인), 2021년 미국 이타카홀딩스 등을 잇따라 인수했고, 9일에는 릴베이비, 미고스 등이 소속돼 있는 미국 QC미디어홀딩스도 인수했습니다. 지난해엔 산하 레이블 어도어를 통해 신인 걸그룹 뉴진스를 데뷔시켰죠.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 인수를 마치면 SM엔터테인먼트는 하이브 계열사로 편입돼 운영될 전망입니다. SM 소속 아티스트들도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⑤이수만 총괄은 어디로? 이수만 총괄은 2010년 SM 등기이사직을 내려놓으면서 경영권에서 이미 손을 뗐습니다. 이 총괄이 회사 내에서 맡고 있는 직책이 없다보니 연봉도 당연히 받지 않았고요. 대신 이 총괄의 개인회사인 라이크기획과 SM이 맺은 계약을 통해 음원·매니지먼트 수익을 로열티 명목으로 받아갔지만, 이 계약도 지난해 12월 31일자로 끝났습니다. 이 총괄에게 남은건 최대주주로서 쥐고 있는 SM 지분 뿐이었습니다. 작년 3분기 기준 18.46%, 카카오 지분 희석을 고려하면 16.8%를 보유하게 될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그런데 하이브는 이번에 이 총괄 보유 지분 전량이 아닌 14.8%만 사들인다고 했습니다. 이유는 기업결합을 위한 사전승인이 필요하지 않은 지분 한도가 15%여서로 추정됩니다. 증권가에서는 이 총괄의 남은 2% 지분도 종국에는 하이브가 가져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이브가 이 총괄에게 '주식을 팔 수 있는 권리'인 풋옵션을 부여했거든요. 이 총괄 입장에선 경영권에 이어 이번에 지분 처리까지 마치게 되는 셈입니다. ⑥위버스·버블 통합될까? 가능성은 있습니다. 현재 팬덤 플랫폼으로 하이브는 위버스, SM은 자회사 디어유를 통해 버블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위버스엔 BTS, 블랙핑크, 르세라핌, TXT, 세븐틴, 엔하이픈 등의 아티스트가 입점해 있고 버블엔 SM 소속 아티스트 외에도 젤리피시, #JYP Ent., WM, TOP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이 입점해 있습니다. 위버스와 버블이 통합할 경우 국내 K-POP 아티스트의 90% 이상을 보유하게 된다고 합니다.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위버스와 버블의 통합으로 팬덤 소비와 메신저까지 모든 ‘덕질’을 하나부터 열까지 끝낼 수 있게 될 것”이라며 “해외 아티스트 영입도 수월해져 최초가 아닌 글로벌 1위 팬덤 플랫폼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2023.02.10 11:20

5분 소요
얼라인은 이용당했나…‘조카의 난’으로 번지는 SM엔터

증권 일반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의 경영권 분쟁이 창업주이자 최대주주인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와 SM 측의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현재 SM을 이끌고 있는 이성수 공동대표는 이수만 총괄과는 처조카 사이다. 이 대표를 비롯한 SM 측은 이수만 총괄을 배제한 채 지배구조 개선에 힘을 쏟고 있다. 사실상 ‘조카의 난’이다. 그러나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의 주주 제안으로 불거진 SM 지배구조 개선 움직임이 경영진과 최대주주 간 이권 다툼으로 비춰질 수 있어 진정한 주주 행동주의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분 18.46%를 보유한 이 총괄이 ‘역공’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M은 전날 카카오에 지분 9.05%를 총 2171억원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SM이 카카오를 대상으로 3자 배정 유상증자 형태로 123만주 규모의 신주를 발행하고, 114만주로 전환할 수 있는 전환사채를 새로 발행해 카카오가 인수하는 식이다. 이번 지분 인수로 카카오는 SM 2대 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최대주주 이수만 총괄(18.46%)과의 지분 격차는 10% 내로 좁혀졌다. 앞서 SM은 회사의 미래 성장 전략으로 지난 3일 ‘SM 3.0’ 시대를 알리기도 했다. 창업주 이수만 총괄이 회사를 설립한 1995년부터 2010년까지의 ‘SM 1.0’, 이 총괄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라이크기획을 통해 프로듀서로 일하던 ‘SM 2.0’을 거쳐 새로운 성장 전략을 제시한 것. 이수만 총괄이 배제된 SM 3.0에 이어 2대 주주로 카카오가 합류하면서 최대주주인 이수만 총괄의 위치가 위태로워졌다는 평가가 시장에서 나오기도 했다. SM 3.0·카카오 지분 매각 이끈 이성수 대표공교롭게도 이 모든 과정엔 이수만 총괄의 처조카인 이성수 대표가 얽혀있다. 이 대표의 이모부는 이수만 총괄로 알려져 있다. 1979년생인 이 대표는 한국외대 재학 시절인 1998년 신화가 데뷔했을 당시 PC 통신 상의 팬 모니터 동향을 회사에 알리는 업무로 SM기획과 처음 인연을 맺었고, 2005년 A&R 직원으로 정식 입사했다. 2015년 이후 실장, 그룹장, 이 총괄 직속 프로듀싱 본부장, 등기이사 등을 거쳐 2020년 3월 탁영준 대표와 함께 공동대표에 선임됐다. 이수만 총괄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2010년 이후 이성수 대표는 이 총괄의 든든한 오른팔이 돼왔다. 지난해 12월엔 사우디아라비아 문화부를 함께 방문한 이들은 SM과 사우디 문화부 간의 양해각서(MOU) 체결 장에도 나란히 섰다. 소녀시대 태티서 활동 당시 이성수 대표가 타이틀곡 ‘Twinkle’을 추천했고 이수만 총괄이 ‘눈에 잘 띄잖아’라는 가사를 ‘눈에 확 띄잖아’로 바꾼 사례는 K-POP 팬들에겐 전설처럼 내려오는 이야기다. 혈연으로 얽힌 이들 사이에 균열이 감지된 건 지난해 3월이다. 당시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는 “라이크기획 인세로 SM 이익의 큰 부분이 빠져나가고 있다”며 SM을 압박했다. 라이크기획은 이수만 총괄이 지분 100%를 보유한 개인 회사다. 당시 SM은 공식적인 답변은 피했지만, 주주총회에서 얼라인 측이 세운 감사가 선임되면서 사실상 얼라인의 의견을 수용했다. 얼라인은 같은해 8월 라이크기획과의 용역 계약 문제를 다시 꺼내들었다. 9월엔 공개서한을 통해 계약 종료를 압박했고, 10월에는 이사회 의사록 및 회계장부 열람권을 청구했다. 결국 SM은 라이크기획과의 프로듀싱 계약 조기 종료를 선언했다. 당시 이수만 총괄은 “물러나라는 소액주주들의 의견 또한 대주주로서 겸허히 받아들이는 것이 도리”라며 “경영진들이 향후 50년을 바라보는 전략을 세워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도약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창업자를 내쫓나 vs 박수칠 때 떠나라SM의 행보에 대한 여론도 분분하다. 창업주이자 대주주인 이 총괄을 배제한 회사의 행보는 위법하다는 지적과, 이 총괄의 부재 속 SM이 새 시대를 열어야 한다는 옹호 여론이 맞선다. SM 경영진이 SM 3.0에서 제시한 멀티 레이블·제작센터 전략도 사실상 2018년 JYP엔터테인먼트(#JYP Ent.)가 취한 전략을 답습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내홍도 격화되는 모양새다. 과거 SM 자회사 SM C&C 사외이사로 일하던 가수 겸 배우 김민종은 지난 5일 SM 전 직원에게 메일을 보내 “이성수·탁영준 대표가 이 총괄과 상의도 없이 일방적인 발표를 했다”며 “SM을 위해 이수만의 감각이 필요하다. SM 창업과 발전에 일생을 바친 이수만을 예우해달라”며 현 경영진에 적대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이수만 총괄 역시 카카오에 지분을 매각한 SM에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이수만 측 법률대리인 화우는 “회사의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경영진의 경영권이나 지배권 방어 등 회사 지배관계에 대한 영향력에 변동을 주는 것을 목적으로 제3자에게 신주 또는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것은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위법하다”고 밝혔다. ‘주주가치 제고’라는 행동주의 펀드의 진정한 의미가 퇴색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최근 SM의 행보를 보면 ‘얼라인은 이용당했다’는 말도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사실상 이수만 총괄을 쳐내기 위해 SM 경영진이 먼저 움직인 것으로 보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3.02.08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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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브라이언임팩트재단 이사직도 사임

IT 일반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사회 공헌 재단인 브라이언임팩트재단의 이사직을 내려놓는다. 다만 등기이사로 남아 재단 활동은 계속할 예정이다. 27일 브라이언임팩트재단에 따르면 김범수 창업자가 이 재단의 이사직에서 물러나고 김정호 베어베터 대표가 신임 이사장으로 선임된다. 브라이언임팩트재단은 김범수 창업자가 지난해 6월 설립한 것으로, 그가 자신의 재산을 절반 이상 기부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만든 것이다. 김범수 창업자가 브라이언임팩트재단의 이사장 자리에서 내려오면 사실상 맡고 있던 모든 대표직에서 물러나게 된다. 그는 앞서 카카오 이사회 의장직, 카카오임팩트재단 이사장 자리 등에서 내려왔다. 브라이언임팩트재단은 베어베터의 김정호 대표가 이끌게 된다. 베어베터는 발달장애인의 직무 개발과 고용 등을 지원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김정호 대표는 1990년 삼성SDS에 입사한 이후 사내벤처를 통해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 투자책임자(GIO)를 비롯한 6명과 네이버를 공동 설립한 이력이 있다. 이후 NHN 한게임 대표와 NHN 차이나 대표 등을 역임하며 김범수 창업자와 인연을 맺었다. 김범수 창업자는 삼성SDS를 퇴사한 이후 한게임을 창업했고, 네이버 합병을 거쳐 NHN의 공동 대표이사도 맡았다. 김정호 신임 이사장은 2년 동안 무보수로 재단에서 일하게 된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브라이언임팩트재단의 이사장직을 맡게 됐다"며 "베어베터 대표이사는 겸임하지만 거의 재단의 일을 하게 된다"고 했다. 브라이언임팩트재단은 김범수 창업자가 재원을 내놓을 때마다 모두 소진하는 방식으로 운영될 계획이다. 김범수 창업자가 보유한 재산이 10조원으로 알려진 만큼 재단 기부액은 5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선모은 기자 seon.moeun@joongang.co.kr

2022.05.27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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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나무, 지난해 영업익만 3조2700억…이사회서 빠진 카카오

재테크

국내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의 지난해 매출이 3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31일 열린 두나무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2021년도 재무제표 승인, 사내이사 선임 등 총 4가지 안건이 통과됐다. 두나무의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수익(매출)은 3조7046억원이었고, 영업이익은 3조2714억원으로 나타났다. 당기순이익은 2조2411억원이었다. 두나무 정민석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임지훈 최고전략책임자(CSO)를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건도 통과됐다. 다만 카카오는 재무적 투자자로서 두나무의 이사회에 참여하지 않기로 하면서 이성호 사외이사는 사임했다. 결의에 따라 두나무 이사회는 사내이사인 송치형 회장과 이석우 대표, 정민석 COO, 임지훈 CSO로 구성된다. 김형년 부회장은 최근 일신상 사유로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났지만, 부회장 직함은 유지한다. 등기임원의 보수 한도는 지난해와 같은 200억원으로 의결했다. 이는 상한선일 뿐 실제 이사 개인에게 지급될 총액은 아니다. 두나무 측은 “등기이사의 수를 대폭 늘릴 경우를 대비하기 위해 보수 한도를 당초 높게 잡았지만, 다시 이전과 동일한 총액으로 수정했다”라고 설명했다. 윤형준 기자 yoon.hyeongjun@joongang.co.kr

2022.03.31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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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이사 모두 바꾸는 카카오…'이미지 쇄신' 숙제 해결할까

IT 일반

카카오가 오는 29일 정기 주주총회(주총)를 열고 사내이사 3명을 모두 교체한다. 기존 사내이사는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과 여민수, 조수용 카카오 공동대표다. 지난 한해 골목상권 침해와 주식 먹튀 논란에 몸살을 앓은 데 따른 조치다. 카카오는 새로운 경영진과 함께 '골목깡패'라는 오명을 벗고 글로벌 사업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될 후보자는 남궁훈 카카오 신임 대표 내정자와 김성수, 홍은택 카카오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 공동센터장이다. CAC는 카카오 본사와 계열사의 대내외 분쟁을 조정하고, 사회 공헌 방안을 실행하는 총괄 조직이다. 남궁 신임 대표 내정자는 카카오가 내수 기업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해외에 진출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카카오가 메타버스와 블록체인 등 미래 기술을 바탕으로 기술 중심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사업을 재편할 가능성도 크다. 남궁 신임 대표 내정자는 지난 한해 카카오를 따라다닌 여러 논란에 대응하기 위해 ESG 경영에도 전념한다. 카카오가 지난 14일 공시한 자료에 따르면 카카오 이사회는 카카오에 대한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고 카카오의 해외 진출을 모색하기 위해 남궁 신임 대표 내정자를 사내이사 후보자로 추천했다. 김 센터장과 홍 센터장 또한 기업의 사회적 역할과 ESG 경영을 중점으로 카카오의 주요 경영 사항을 끌어갈 방침이다. 김 센터장은 경영진과 임직원의 윤리 의식을 강화하고, 기업의 대내외 위기에 대응할 다양한 방안을 고민해나갈 예정이다. 홍 센터장도 카카오가 전사 차원의 ESG 경영을 실천하고 기업 가치를 제고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카카오는 지난해 계열사인 카카오페이 경영진이 스톡옵션을 대량 매각한 사건을 계기로 CAC를 설립했다. 카카오는 CAC를 구성한 직후 경영진과 임직원이 일정 기간 주식을 대량 매각할 수 없도록 내부 규정을 마련했다. 카카오는 플랫폼 갑질 논란을 비롯한 대내외 위기에 대응하면서도 CAC를 활용할 계획이다. 정보기술(IT)업계 관계자는 "CAC는 카카오 공동체의 ESG 경영과 IPO 계획 등 전반적인 사업을 조율하고, 위기를 관리하는 조직"이라며 "김성수, 홍은택 CAC 센터장을 모두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건 카카오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중요시하면서도 내부 관리에 힘쓰겠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들이 사내이사로 선임되면 앞으로 2년간 카카오의 주요 사업 향방을 결정하게 된다. 카카오를 창업한 김 의장은 15년 만에 회사 등기이사직에서 내려온다. 여 대표와 조 대표도 임기가 만료돼 대표직에서 물러난다. 김 의장은 그룹 내 미래이니셔티브센터 센터장으로서 카카오의 해외 시장 진출을 확대해갈 예정이다. 선모은 기자 seon.moeun@joongang.co.kr

2022.03.28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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