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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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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 코인 ‘큰손’을 잡아라…불붙은 은행권 경쟁

은행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국내에서도 기업의 가상자산(가상화폐) 투자가 가능해지면서 은행권이 법인 고객 지원과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한 준비 작업에 돌입했다. 즉 ▲가상자산 수탁(보관·관리) ▲자산관리 ▲결제 인프라 구축 ▲투자상품 개발 등 관련 비즈니스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모양새다. 이를 통해 향후 은행권과 가상자산 거래소와의 협업 등을 바탕으로 한 제도 개선과 시장 확대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가상자산 수탁 시장에 지분 투자 등을 통해 간접 진출해 있다. 거래소와 손잡은 은행은 신규 계좌 개설 고객을 확보하고 원화 입출금 수수료 이익을 볼 수 있다. 여기에 예치금(가상자산 거래소가 연결한 계좌에 보관한 자금)을 운영하며 신탁 수익과 수수료 이익도 챙긴다. 그동안 은행은 자금 세탁 위험 등을 우려한 금융당국의 행정지도에 따라 법인 실명 계좌를 발급하지 않았다.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자산을 원화로 사고팔려면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 따라 은행에서 거래와 연동되는 실명 계좌를 만들어야 한다. 가상자산 거래에서는 사실상 ‘1은행-1거래소’ 구도만 허용 중이다. 지난 2018년 ‘가상자산 실명제’ 도입 당시, 거래소는 비용과 관리를 이유로 2곳 이상의 은행과 거래할 필요가 높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후 독점계약 체제가 굳어졌다. 이에 아직 가상자산 거래소와 제휴를 맺지 못한 주요 은행들은 조급해진 상황이다. 현재 5대 시중은행 중 가상자산 거래소와 협업하는 곳은 신한은행과 국민은행 2곳뿐이다. 신한은행은 2018년부터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과 손을 잡았고, 국민은행은 최근 농협은행을 밀어내고 빗썸과 손을 잡았다. 인터넷은행의 경우 업비트가 케이뱅크와 협업하고 있지만 오는 10월 제휴 계약이 종료된다.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7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으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친화적인 가상자산 정책을 펼치면서 세계 코인 시장이 영향을 받았다”며 “국내 은행으로서 가상자산 거래소와 연결된 실명계좌는 신규 먹거리나 다름없다”고 설명했다. TF 꾸리고 법인 계좌 지원…커스터디 연계 사업 ‘총력’실제로 국민은행의 경우 빗썸 실명계좌 등록을 시작한 10일 동안 신규 계좌 등록 수가 직전 2주에 비해 4배가량 상승했다. 법인 계좌가 허용되면 은행권의 예치금과 수수료 이익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실제 금융감독원과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의 예치금은 10조6561억원으로 1년 전(5조2154억원) 대비 104.32% 급증했다. 은행권은 관련 이익을 벌어들이기 위해 가상자산 커스터디(수탁) 등 연계 사업에도 발을 들이고 있다. 커스터디 시장은 비트코인 등 디지털 자산을 기초 자산으로 위탁받아 보관 및 관리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법인 기업들은 해킹·분실·관리 실패 등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은행에 가상자산을 맡기고 은행들은 수탁 수수료를 받아 수익을 올린다. 가상자산을 안전하고 편리하게 보관·운용하려는 법인들의 수탁 서비스 수요가 커질 것이란 전망이 작용하면서다. 코빗 리서치센터는 올해 법인 가상자산 위탁시장은 13조원대로 법인 투자 시대가 본격화할 경우 오는 2030년 46조원의 경제적 가치가 창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직 거래소와 제휴가 없는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전폭 지원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거래소 유치에 나서며 단기적으로 기존 계약 종료를 노리는 동시에, 법인 계좌 허용을 계기로 특정 은행과 거래소 간 독점이 깨지는 상황을 기대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오는 4월까지 업비트 인증에 하나인증서를 사용하면 경품을 제공하는 등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또 규제 제약으로 지분투자 등 간접 방식으로 커스터디 시장에 진출했다. 지난해 5월 하나금융 계열사인 하나은행·하나증권·하나금융IT는 글로벌 가상자산 커스터디 기업 비트고와 국내 합작 법인 ‘비트고 코리아’를 세웠다. 우리은행 역시 법인 고객 공략을 위해 가상자산 거래소와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법인 고객을 대상으로 계좌 개설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우리은행 관계자는 “아직 정해진 바는 없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최근 법인 커스터디 시장력을 확대하기 위해 가상자산 테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또 코빗과 손잡고 법인 고객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진행하고, 신한벤처투자를 통해 한국디지털자산수탁(KDAC)의 증자(10억원 규모)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법인 기업은 가상자산 투자 규모가 상당한 만큼 자산을 안전하게 수탁할 곳이 필요한 데다 시장 확대를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블록체인 투자사 해시드와 합작법인으로 한국디지털에셋(KODA)을 설립했으며 우리은행은 비댁스와 업무협약을 맺고 지분(5%)을 취득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금융당국이 관련 인허가를 진행 중”이라며 “은행들이 금융위원회의 법인 투자 허용 발표에 따른 세부 입법 및 제도 정비를 통한 단계적 시행 절차를 지속 모니터 중에 있다”고 말했다.

2025.03.04 09:00

4분 소요

유통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4050 패션 플랫폼 포스티(Posty)의 최근 남성 고객 이용률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12일 카카오스타일에 따르면 포스티의 지난해 남성 브랜드 거래액은 전년 대비 3배 이상(219%) 늘었다. 올해(1월 1일부터 2월 9일까지) 거래액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6% 증가하는 등 남성 카테고리가 꾸준히 성장세다.지난해 남성 고객 수는 전년 대비 113% 증가했다. 남편 옷까지 함께 구매하려는 중장년층 여성 수요를 겨냥해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남성 브랜드 입점을 확대한 것이 지난해부터 점차 성과를 만들며 남성 고객 유입을 증가시켰다.현재 포스티에는 다양한 남성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지난해 남성 브랜드 입점 수는 전년 대비 2배 늘었다. 남성 브랜드 확대로 상품명에 ‘남성’ 키워드가 들어간 상품들의 판매량도 같은 기간 60% 증가했다. 포스티 남성 의류 카테고리는 셔츠, 정장부터 맨투맨, 티셔츠 등의 캐주얼 의류와 패딩, 코트, 점퍼 등 아우터까지 다양하다.특히 ‘인디안’, ‘헤지스맨’ 등 기존 중장년 남성에게 익숙한 브랜드를 큰 폭의 할인율로 선보여 고객 구매가 증가하고, 입점 브랜드도 거래액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남성복 브랜드 ‘인디안’의 지난해 거래액은 전년 대비 2배 증가했으며, ‘지오지아’와 ‘헤지스맨’도 각각 80%, 40%의 거래액 성장률을 기록했다.지난해 입점한 ‘바쏘옴므’의 12월 거래액은 입점 월인 2월 대비 165% 늘었다. 이외 신규 입점 브랜드인 ‘파렌하이트’, ‘지이크’, ‘프랑코페라로’ 등의 브랜드도 거래액을 늘려가고 있다.포스티는 매월 남성 고객 전용 기획전을 운영 중이다. 중장년 ‘그루밍족’(자신의 패션과 미용을 위해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남성들을 지칭하는 용어)을 위해 남성 브랜드와 함께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며 숏폼 등의 콘텐츠도 대폭 확대한 바 있다. 남성 상품을 카테고리별로 한눈에 볼 수 있게 남성 의류 전용 페이지도 개편했다.지난 1월에는 남성 맞춤 정보 리뷰 기능을 도입했다. 자신의 사이즈 정보를 입력해 두면 내 체형과 비슷한 리뷰만 확인할 수 있는 맞춤 정보 기능을 남성까지 확대한 것이다. 이제 남성 고객도 상품 탐색 시 나와 비슷한 체형의 리뷰만 골라 볼 수 있게 됐다.카카오스타일 관계자는 “중장년층 여성을 대상으로 시작한 포스티에 자연스럽게 남성 고객이 유입되면서 남성 브랜드를 대폭 확대하고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인 것이 지난해부터 유의미한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며 “구매력 높은 중장년층이 온라인 커머스 시장에서도 큰손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만큼 포스티가 중장년의 합리적인 쇼핑을 대표하는 서비스가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편의성 향상과 기획전 등 다방면으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한편 포스티는 지난해 접속 고객 수 52% 증가, 누적 회원 수는 100만명을 돌파하며 연간 거래액 1000억원을 넘어섰다. 입점 브랜드 수는 2400개 이상, 누적 다운로드 수는 750만건을 기록하는 등 빠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2025.02.12 18:01

2분 소요

산업 일반

노희경 작가가 넷플릭스와 손을 잡고 새 작품 제작을 확정했다. 가제는 '천천하게 강렬하게'다. 이 작품은 야만과 폭력이 판치던 1960~80년대 한국 연예계를 배경으로, 가진 건 없지만 빛나는 성공을 꿈꾸며 온몸을 던졌던 이들의 성장 스토리를 그릴 예정이다. 노 작가는 '우리들의 블루스' '디어 마이 프렌즈' '괜찮아 사랑이야' '그 겨울, 바람이 분다' '그들이 사는 세상' 등 일명 '인생 드라마'를 다수 탄생시킨 유명 작가로 알려져있다. 여기에 감독으로는 '커피프린스 1호점' '치즈인더트랩' '하트 투 하트' 등 매 작품마다 높은 완성도를 선보인 이윤정 감독이 연출을 맡는다. 캐스팅 또한 눈길을 끈다. 주인공으로는 '더 글로리' '남자친구' '태양의 후예' '그 겨울, 바람이 분다' 등 주인공으로 나온 배우 송혜교가 연기한다. 송혜교는 노희경 작가의 새 작품에 ‘민자’ 역을 맡을 예정이다. 이 역할은 어린 시절 온갖 산전수전을 겪으며 누구보다도 단단한 내면을 가지게 된 인물이다. 억척스럽게 삶을 살아가던 와중, 한국 음악 산업에서 기회를 엿보고 과감하게 몸을 던지는 연기를 할 예정이다. 특히 송혜교는 '그들이 사는 세상' '그 겨울, 바람이 분다'에 이어 노희경 작가와 세 번째 호흡을 맞추게 된다. 드라마 '도깨비' '커피프린스 1호점'부터 영화 '밀정' '부산행'에 이어최근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 '트렁크' 등에 출연한 배우 공유는 ‘동구’ 역을 맡는다. ‘동구’는 ‘민자’와 함께 어린 시절부터 크고 작은 일을 겪으며 함께 자란 친구이자 훗날 음악 산업에 함께 발을 들이게 되는 인물이다. 좌충우돌 어디로 튈지 모르는 캐릭터지만 ‘민자’의 말이라면 다 들어주는 지고지순한 성품을 지녔다. 이외에도 배우 김설현이 어린 시절부터 ‘민자’와 애증의 관계로 엮이게 되는 ‘민희’ 역을 맡는다. 김설현은 ‘민희’를 통해, ‘민자’의 말이라면 무조건 따르는 순진무구한 모습부터 똑 부러지면서도 반항적인 모습까지 다층적인 면모를 보여줄 예정이다. 또 넷플릭스 영화 '전,란' '독전 2' '낙원의 밤' 등에서 독보적인 카리스마를 보여주는 배우 차승원은 당대 최고의 작곡가 ‘길여’ 역을 연기한다. ‘길여’는 그의 손을 거쳐 간 가수들은 모두 성공시킨 음악계의 큰손이다. 배우 이하늬는 ‘민희’의 엄마이자 가수를 꿈꾸는 ‘양자’ 역으로 출연한다. 이하늬는 넉넉지 않은 형편과 차가운 현실 속에서도 가수의 꿈을 포기하지 않는 끈기와 열정을 ‘양자’ 캐릭터를 통해 보여줄 예정이다.

2025.02.10 18:00

2분 소요
관광업계, 중국 춘제 앞두고 마케팅 강화 나서…프로모션 강화

정책이슈

중국 최대 연휴 춘제(春節·중국의 설)를 앞두고 면세점과 카지노 등 관광업계가 방한객 유치를 위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20일 관광업계에 따르면 한국관광공사는 오는 28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8일간 이어지는 춘제를 겨냥해 방한 관광을 홍보하고 환대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힘쓰고 있다.중국 현지에서는 비자센터, 항공사와 협업해 자유여행객을 대상으로 여행 키트를 증정하는 한편 모바일 간편결제 할인 프로모션 등을 펼치고 있다.중화권 현지 여행사뿐 아니라 씨트립, 취날, 에어비앤비차이나 같은 OTA(온라인여행사)와 함께 동계·춘제 상품을 개발하고 판촉 프로모션도 진행 중이다.국내에선 오는 24∼29일 업계 공동으로 중화권 방한 관광객 환대 부스를 운영하기로 했다.면세점과 카지노 등 관광업계도 중국인 대상 프로모션을 강화했다.신라면세점 오프라인점(서울·제주·인천점)에서는 춘제 이벤트로 '홍바오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오는 24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각 지점에 비치된 홍바오 QR코드를 통해 50달러 이상 구매 시 사용할 수 있는 S리워즈 8달러를 지급한다.이날부터 다음 달 2일까지는 신라면세점 서울점 외국인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구매 금액에 따른 선불카드 추가 증정 프로모션을 진행한다.롯데면세점은 오는 24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외국인 자유여행객 대상으로 춘제 특별 결제 프로모션을 진행한다.알리페이, 위챗페이, 유니온페이로 500달러 이상 결제 시 LDF 페이(PAY) 5만원, 1000달러 이상 결제 시 LDF 페이 10만원을 각각 증정한다.신세계면세점도 다음 달 4일까지 온라인몰을 통해 면세 포인트를 최대 1만원 증정하는 설날 복주머니 프로모션을 진행한다.매일 선착순 7777명을 대상으로 온오프라인 전 지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면세 포인트를 증정하는 것이 핵심이다.오는 31일까지는 캐세이퍼시픽항공을 운항하는 캐세이와 트리플 마일리지 적립 프로모션을 진행한다.다음 달 20일까지 '신세계로 체크인' 프로모션을 진행해 상품기획자(MD) 할인행사와 온오프라인 쇼핑지원금, 할인 쿠폰 증정 등의 혜택을 준다.카지노들도 큰손인 중국인 VIP를 유치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파라다이스 시티는 오는 25일과 다음 달 1일 일본·중국 VIP 디너쇼를 개최할 예정이다.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서도 오는 31일 중국 VIP를 대상으로 춘제 디너쇼를 연다.파라다이스 시티는 오는 28∼3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밀레니엄 광장에서 내외국인 대상 설맞이 팝업 행사도 개최한다.그랜드코리아레저(GKL)도 별도의 중국 VIP 대상 춘제 프로모션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업계는 다만 중국 내수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는 만큼 춘제 방한 관광객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2025.01.20 08:07

2분 소요
외국 큰손들이 기업형 임대주택 투자에 나선 이유는?

부동산 일반

미국 부동산 큰손들이 한국의 민간임대주택 사업에 나서고 있다. 이는 대출 규제와 전세사기 여파로 월세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월세는 매달 내는 집세 부담이 있지만, 상대적으로 보증금 부담이 적어 대출 등의 영향에서 자유롭고 전세사기 우려도 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하인즈는 서울 신촌 일대 등 주요지역 핵심 건물을 매입해 직접 임대 주택 사업에 진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1957년 미국 휴스턴에서 설립된 하인즈는 전 세계 30개국에서 930억달러의 자산을 운용하는 글로벌 부동산 디벨로퍼다. 하인즈는 그동안 국내에서 오피스나 호텔, 상가 등 상업용 부동산 투자에 주력해 왔다. 주거 임대차 시장에 문을 두드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약 890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또 다른 미국의 부동산 공룡 존스랑라살(JLL)도 한국 민간임대주택 시장 진출을 위한 논의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JLL은 1978년 설립돼 전 세계 80여개국에서 300여개 지사를 운영하고 있다.영국 푸르덴셜생명 계열 부동산 투자회사인 M&G리얼에스테이트도 올해부터 국내 임대주택 분야에 투자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8월 아시아주거펀드를 조성한 바 있다. 외국계 큰손들의 한국 시장 진출글로벌 디벨로퍼 뿐만 아니라 글로벌 투자은행도 국내 임대주택 시장 진출에 나선 모습이다. 모건스탠리는 서울 금천구에서 SK디앤디와 협력해 195실 규모의 임대주택 사업을 추진 중이다. 성북구에서도 60실 규모 물량 공급을 준비하고 있다. 모건스탠리가 현재까지 국내 임대주택에 투자한 금액은 7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미국 사모 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도 지난해 홍콩계 코리빙(공유 주거) 업체 ‘위브리빙’과 함께 합작 법인을 설립해 국내 임대주택 투자에 나섰다. KKR과 위브리빙은 지난해 3월 영등포구 양평동 5가 ‘더스테이트 선유 호텔’을 매입해 최근 ‘위브스위트 선유 파크사이드’를 선보였다. 위브스위트 선유 파크사이드는 위브리빙이 서울에 처음으로 선보이는 호텔식 주거 공간이다. 지난해 7월에는 동대문구 휘경동의 98실 규모 오피스텔을 인수해 ‘위브플레이스 회기’라는 임대주택으로 공급했다.영국 자산운용사 ICG는 국내 부동산 전문기업 홈즈컴퍼니와 함께 지난 2023년 3000억원 규모 펀드를 구축했다. 이들은 서울 강남과 가산, 명동 일대를 비롯해 경기 수원까지 상업용 부동산을 매입해 주거시설로 전환하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처럼 외국 자본이 국내 임대주택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대출 규제와 전세사기 여파로 세입자들이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1~2인 가구가 크게 증가한 점도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월세 시대’ 도래한 국내 주택시장KB부동산 월간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서울 아파트 월세 지수는 전월 대비 1.4p(포인트) 상승한 119.3을 기록했다. 이는 KB부동산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5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 2023년 11월(111.6)과 비교하면 무려 7.7p 올랐다. 수도권 아파트 월세지수 역시 120.6으로 1년 전(113.9) 대비 6.7p 오르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KB부동산 월세지수 집계는 중형(전용면적 95.86㎡) 이하 아파트를 대상으로 한다.지난해 서울과 경기지역 빌라(연립·다세대) 임대 시장의 월세 비중 역시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신고된 연립·다세대 전월세 거래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서울에서 거래된 전월세 12만7111건의 거래 가운데 월세 거래는 6만8116건으로 전체의 53.6%에 달했다. 이는 국토부가 실거래가시스템에 관련 통계를 공개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세사기 피해가 본격화하기 전인 2020년의 29.5%에 비해 24%포인트 이상 급증한 셈이다.경기지역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경기도 연립·다세대 전월세 신고 6만3520건 가운데 월세 거래는 3만2760건으로 전체의 51.6%에 달했다. 2020년 30.6%에 비해 20%포인트 이상 높아졌다.이런 상황에서 빌라와 오피스텔 월세 가격도 계속해서 상승하는 모습이다. 전세사기 여파로 전세를 꺼리는 경향이 생겼고, 비(非)아파트 공급 물량마저 줄어들면서 세입자가 월세로 몰리면서 월세 가격 상승세는 올해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연립·다세대(빌라) 월세가격지수는 지난해 11월 기준 104.87로 2023년 2월(100.84)부터 22개월 연속 상승했다. 오피스텔 월세도 오르고 있다. 오피스텔 월세가격지수는 지난해 11월 101.58로 같은 해 1월(100.9)부터 11개월째 오름세다. 전문가들은 비아파트 월세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전세사기 이후 나타난 ‘전세의 월세화’ 현상 심화와 공급 부족 문제를 꼽는다. 지난해 1∼11월 전국 비아파트 입주 물량(준공)은 3만8138가구에 그쳐 전년 같은 기간보다 37.7% 감소했다. 비아파트 공급 부족이 이어지면서 올해도 월세 상승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1월 비아파트 인허가는 3만3583가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9.6% 줄었고, 착공은 3만1223가구로 21.6% 감소했다.최근 정부가 기업형 임대주택 활성화를 위한 여러 방안을 내놓고 있는 점도 글로벌 큰손들의 투자 확대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다. 정부는 지난해 8월 부동산 투자회사, 시행사, 보험사 등이 100가구 넘는 임대주택을 20년 이상 장기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기업형 장기 임대주택’ 방안을 발표했다. 자금력과 전문성을 갖춘 기업이 대규모 장기 임대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임대료 규제를 풀고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정부는 2035년까지 기업형 임대주택을 10만가구 이상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국내에서 1~2인 가구가 크게 증가한 점도 글로벌 큰손들의 국내 임대주택 시장 진출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1~2인 가구 비중은 2022년 62.7%에서 2052년 76.8%로 증가할 전망이다. 2022년 가구원수별 가구 비중은 1인가구(739만 가구, 34.1%)가 가장 높고, 2인(620만 가구, 28.6%), 3인(418만 가구, 19.3%), 4인(306만 가구, 14.1%) 순이다.2052년까지 1인 및 2인가구가 연평균 각각 7만 4000가구, 6만 9000가구씩 증가하면서 1~2인가구가 전체가구의 76.8%를 차지하게 된다. 반면 4인 및 5인이상 가구는 연평균 각각 5만 가구, 1만 8000가구씩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5.01.11 09:00

4분 소요
공개매수 시장 선점한 NH…2025년 전망은

증권 일반

지난해 공개매수 시장은 투자은행(IB) 사업 부문에서 증권사들에게 새로운 기회로 떠오르며 활기를 띠었다. 특히 NH투자증권은 축적된 트랙 레코드를 기반으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최근 경쟁사들의 추격이 본격화되면서, 올해 공개매수 시장의 판도는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지난 2024년 공개매수를 진행했던 기업 20곳중 12곳의 공개매수 주관 업무를 수행했다. NH투자증권은 2022년 전체 5곳 중 3곳, 2023년 전체 19곳중 9곳의 딜을 소화하며 공개매수 시장에서 ‘큰손’으로 불렸는데, 지난해 역시 이름값을 증명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3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시장 점유율이 80%(15곳 중 12곳)에 달해, 사실상 공개매수 시장 내 딜을 독식했다.NH투자증권 2024년 공개매수 시장 독주IB업계에서는 NH투자증권이 2023년 9월부터 국내 최초로 도입한 공개매수 온라인 청약 시스템이 이러한 성과를 뒷받침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기존에는 주주들이 평일 영업시간에 직접 증권사 지점을 방문해야만 청약 신청이 가능했지만, NH투자증권은 온라인 시스템을 통해 효율적이고 편리한 청약 환경을 제공하며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여줬다.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가 부임 이후 강조한 부서 간 협업과 패키지 딜 전략도 주요 성공 요인으로 평가된다. NH투자증권은 공개매수‧인수금융을 소화하는 부서를 분리 운영해, 전문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이러한 전략은 고려아연과 영풍제지 사례에서 뚜렷하게 드러났다. NH투자증권은 두 기업의 1차 공개매수를 모두 주관한 데 이어, MBK-영풍제지 연합의 인수금융을 담당하며 높은 수수료 수익을 올렸다.NH투자증권은 주관사 역량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제이시스메디칼 공개매수 과정에서 인수합병(M&A)과 공개매수 루머로 인한 주가 변동성 속에서도 철저한 정보 관리와 신중한 대응을 통해 최적의 시점에 딜을 마무리했다. 이는 변동성 높은 시장에서도 안정적인 성과를 이끌어낸 사례로 평가받았다.이 밖에 수익성 측면에서 돋보이는 성과를 낸 딜도 있었다. 통상적으로 공개매수 주관 수수료 기준은 매수대금 총액 대비 100bp(1%) 미만으로 설정되는 경우가 많지만, NH투자증권은 지난 4월과 8월 각각 주관했던 락앤락과 비즈니스온의 공개매수에서 각각 1.43%와 1.58%의 높은 요율을 적용받았다. 이를 통해 NH투자증권은 각각 16억5000만원의 수수료 수입을 올려, 업계 평균을 상회하는 성과를 기록했다. 다만 올해부터는 타 증권사들의 추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상반기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 온라인 공개청약 시스템을 갖춘 데 이어, 하반기에는 KB증권이 온라인 시스템 도입에 성공하는 등 대형 증권사들이 공개매수 시장에 본격 진출을 선언하고 있는 까닭이다. 미래에셋증권 역시 올해 상반기 중 온라인 청약 시스템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특히 KB증권의 경우 지난 2023년부터 M&A본부 내 지배구조개선팀을 신설해, 공개매수 자문 서비스 기능을 전담하는 별도 부서를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B증권은 해당 조직을 통해 사모펀드(PE) 및 전략적 투자자(SI)를 대상으로 공개매수 및 자금조달 자문, 최종 매각에 대한 자문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공개매수 시장의 경쟁은 이미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KB증권은 2023년까지 공개매수 딜 실적이 전무했지만, 지난해 4건(고려아연, 영풍정밀, 관악산업, 코엔텍)을 성공적으로 주관하며 단숨에 2위로 올라섰다. 삼성증권(3건 현대홈쇼핑‧현대이지웰‧그레디언트)과 미래에셋증권(2건, 에스앤디‧고려아연) 역시 주관 딜 수를 확대하며 시장 내 입지를 강화했다.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 경우 올해 NH투자증권의 '독주' 체제가 무너질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IB 사업 대안 부상했지만…규제 강화‧시장 불확실성 변수올해 공개매수 시장은 밸류업 기준 충족과 사모펀드 공시 의무 강화가 맞물리며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기업들이 밸류업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가치 제고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부담이 커지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공개매수를 통한 상장폐지가 주목받고 있다. 또한 사모펀드들이 투자금 회수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공개매수를 적극 활용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어, 이러한 흐름이 시장 확장의 주요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다만 공개매수 딜이 시장 상황에 따라 발생 빈도가 유동적인 만큼, 안정적인 매출원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시장 여건이나 기업 가치 평가에 따라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 딜이 급격하게 줄어들 가능성이 존재한다. 22대 국회에서 상장폐지 기준을 기존 95%에서 100%로 상향하는 법안이 발의된 점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과거 신성통상이 공개매수를 진행했으나 상장폐지에 실패했던 사례를 감안할 때, 이와 같은 상장폐지 기준 강화는 공개매수 시장의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그럼에도 올해 공개매수 시장은 증권사들에게 매력적인 수익 창출원으로 평가될 가능성이 높다. IPO 딜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수수료 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공개매수를 위한 자금 조달 과정에서 인수금융이 병행되는 경우가 많아 추가적인 수익 확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증권사들의 주요 먹거리었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이 올해 회복할 수 있을지 미지수인 상황에서, 공개매수는 IB 사업부문의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IB업계 관계자는 “국내 상장사 중 다수가 여전히 코리아디스카운트 등의 사유로 저평가를 받고 있고, 사모펀드의 상장사 투자 시 시가평가의 불편함이 존재해 올해도 공개매수를 통한 투자 및 지배구조 변경에 대한 검토는 활발하게 이뤄질 것”이라며 “올해 딜 수임을 위한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주관사의 트랙레코드 및 역량이 더욱 중요하게 떠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5.01.07 05:00

4분 소요
트럼프발 무역전쟁시 유로존 금리 '비상 수준'까지 하락

국제 경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취임 이후 글로벌 무역전쟁이 벌어지면 유로존의 기준금리가 '비상 수준'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세계 최대 채권펀드 운용사 핌코가 경고했다.이 경우 달러화 대비 유로화 가치는 더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핌코의 앤드루 볼스 최고투자책임자는 FT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강조하는 관세 정책이 현실화하면 국제 무대에서 여러 차례 무역전쟁이 벌어지게 될 것이라면서 유로존 당국은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금리를 비상 수준까지 낮출 수 있다고 내다봤다.볼스는 "무역 전쟁이 최악의 상황으로 간다면 유로존은 매우 어렵게 될 것"이라면서 "지금 우리는 미래를 낙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핌코는 2조 달러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글로벌 채권시장 큰손이다.최근 시장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에 대비한 '트럼프 트레이드' 현상이 나타나면서 유로화는 대폭 하락했다.유럽중앙은행(ECB)이 수출업체들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더 공격적으로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9월 말 이후 5% 이상 떨어져 1유로당 1.06달러를 기록 중이다.금리 전망도 매우 낮아져 금리 스와프 시장에서는 ECB 예금 금리가 현재 3.25%에서 1.75%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볼스의 금리 전망은 이보다 더 낮다.그는 "(무역전쟁으로) 예상보다 나쁜 결과가 나와 ECB가 더 긴급하게 정책 금리를 인하할 경우, 금리는 이보다 더 낮아지게 될 것"이라면서 결과적으로 유로화도 달러 대비 추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ECB는 2014년 6월부터 약 8년간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하다가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2년 전에야 플러스 금리로 돌아섰다.볼스는 "시장은 대체로 낙관적인 전망을 반영하고 있다고 본다"면서 "상방 리스크도 있지만 하방 리스크는 더 쉽게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24.12.09 10:44

2분 소요
'분양가 50억' 서울원 아이파크 '펜트하우스', 1순위 청약서 10명 몰려

부동산 일반

서울 강북권에서 사실상 최초의 복합개발사업에 조성되는 '서울원 아이파크'의 펜트하우스 청약에 경쟁이 붙었다. 부동산 침체기에도 불황 없이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온 만큼 이번 청약에서도 '큰손'들의 이목을 끈 것으로 보인다.27일 청약홈에 따르면 전날 진행한 '서울원 아이파크' 1순위 청약에서 전용면적 244㎡ 주택형은 4가구의 일반공급 물량에 10건의 청약이 접수됐다. 분양가는 약 49억원이 넘는 수준이다.펜트하우스는 수요가 높은 전용면적(59㎡~84㎡)의 물건들과는 다른 수요곡선을 그린다. 단순한 주거수단이 아닌 고급 상품으로 취급돼 최상층, 조망권, 사생활 보호 등 자산가들이 선호하는 조건을 두루 갖춘다. 이들은 충분한 자금을 보유·지불할 의사가 있는 만큼, 주택시장의 하방요인인 금리가 인상하더라도 인기가 지속되는 추세를 보인다.강북권의 최초 대규모 복합개발사업이라는 점에도 눈길이 쏠렸다. 개발지 내 5성급 호텔인 서울원 메리어트, 서울 아산병원과의 협력 의료 서비스, 아이파크 몰 등 다양하고 고급화된 생활 인프라도 마련돼 있다. 또 단지와 인접하고 있는 광운대역은 향후 GTX-C노선이 신설될 예정인 만큼 교통여건도 두루 갖췄다. 또 향후 강북구, 노원구, 도봉구 등 인접 지역들이 모두 개발여지가 다수 남아있는 점도 힘을 보탰다.서울원 아이파크 1순위 청약은 1414가구 모집에 2만1219명이 신청하면서 평균 14.9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소형 면적인 전용면적 59㎡와 74㎡, 국민평형인 전용 84㎡는 모두 1순위 마감에 성공했다. 다만 105㎡와 112㎡, 120㎡, 143㎡, 170㎡, 240㎡ 등 중대형 면적은 전체 16개 타입 중 8개 타입이 미달됐다.

2024.11.27 16:00

1분 소요
코람코운용, 글로벌 대체투자 ‘큰손’ 스타우드 캐피털 블라인드자금 4000억 유치

증권 일반

코람코자산운용(이하 ‘코람코’)이 글로벌 대체투자 운용사인 스타우드 캐피털 그룹(Starwood Capital Group, 이하 ‘스타우드’)으로부터 약 4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위탁받아 ‘코람코SC물류부동산 제161호 자투자유한회사(이하 코람코SC펀드)’를 설정했다고 12일 밝혔다.코람코SC펀드는 SMA(Separately Managed Account·개별관리계정) 방식으로 운용되는 4000억원 규모의 블라인드펀드다. 스타우드가 국내 부동산 투자를 시작한 이래 최대 규모이자 첫 번째 블라인드투자다. 여기에 화답하기 위해 코람코운용의 모회사 코람코자산신탁도 200억 원을 이 펀드에 출자한다. 선관주의의무를 다하고 책임운용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조치다.SMA방식은 투자자의 투자목적 달성을 위해 개별 관리하는 맞춤형 포트폴리오 상품이다. 투자자가 운용사에 자금을 위탁하면 운용사는 투자목적에 부합하는 투자대상을 발굴해 매입·운용·매각 등을 자율적으로 수행한다. 코람코는 수익성과 안정성이 확보된 물류센터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내부적으로 최소 두 자릿수 이상의 수익을 거둔다는 목표도 세웠다. 투자방식은 실물매입과 대출투자 등을 혼합해 포트폴리오 효과와 함께 리스크도 분산시킨다는 전략이다.스타우드는 한화 약 160조원을 운용하는 미국계 글로벌 대체투자 운용사다. 국내에서는 지난 2021년 미래에셋자산운용을 통해 안성 네파물류센터 매입을 시작으로 최근 GRE파트너스와 함께 왕십리 엔터식스 한양대점을 대형 오피스로 리모델링하는 프로젝트에 투자한 바 있다.주목할 대목은 이번 투자가 기존 스타우드의 투자방식과 큰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다. 그간 국내 실물 부동산을 직접 선택해 프로젝트 방식으로 투자해왔던 것과 달리 이번 펀드는 ‘실물 물류투자’라는 가이드 외에 별도의 제약이 없다. 코람코에 투자방식과 대상, 자산관리 전권을 일임하는 것이다.코람코는 스타우드의 자금을 활용해 서울 및 수도권 내 입지가 우수한 물류센터에 우선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준공직후 또는 준공이 임박한 물류센터가 대상이다. 또한 실물자산 매입 외에도 준공 후 임대차 안정화기간 동안의 리파이낸싱 후순위 담보대출 등도 함께 검토한다는 방침이다.이 펀드 자금을 유치한 캐피털마켓실이 직접 투자와 운용, 포트폴리오 관리를 수행하며 운용이간은 약 7년이다. 코람코는 이번 펀드를 시작으로 해외 자금 유치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코람코는 해외 블라인드 자금 유치를 위해 지난 수년간 공 들여왔다. 스타우드뿐 아니라 글로벌 투자기관이 국내 부동산에 블라인드 투자한 사례가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코람코는 올해 초 대표이사 직속 캐피털마켓실을 조직해 각종 해외 로드쇼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국내 부동산시장을 홍보했다. 특히 기업설명회(IR)자료에 회사 소개 뿐 아니라 국내 산업별 부동산에 대한 특장점을 상당한 분량으로 설명하기도 했다.박형석 코람코자산운용 대표이사는 “스타우드 캐피털그룹 투자유치는 코람코의 자산선별과 운용관리역량이 글로벌 수준에 부합한다는 방증으로 투자자의 기대 이상의 성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며 “지난 몇 해 간 국내 자금이 해외부동산시장으로 흘러 나갔지만 코람코는 해외 자금을 국내로 유입시켜 우리나라 부동산시장의 유동성 공급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코람코자산운용은 국내 민간리츠 시장점유율 1위 부동산투자회사인 코람코자산신탁의 자회사다. 지난달 국민연금의 최대 6000억원 규모 대출형 펀드 위탁운용사로 선정됐다. 또 광화문의 랜드마크 오피스빌딩인 ‘더 익스체인지 서울’ 매입에도 성공했다. 또한 이달 말 여의도 ‘NH농협캐피탈빌딩’인수까지 마무리한다는 계획으로 국내 부동산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

2024.11.12 11:51

3분 소요
‘봄’ 왔다던 JY, 반년 만에 침묵…삼성전자 반도체 ‘홀로 겨울’

CEO

“봄이 왔네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5월 3일 장기 유럽 출장을 마치고 만난 취재진에게 웃으며 이런 말을 남겼다.5개월이 지난 10월 11일. 이 회장은 필리핀·싱가포르 출장을 끝내고 귀국하면서 ‘삼성 반도체 위기설이 나오는데, 위기를 어떻게 헤쳐 나갈 계획인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굳은 표정으로 침묵했다. 봄을 언급하며 취재진에 인사를 건넸던 5개월 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이 회장은 특히 지난 10월 27일 회장직에 오른 지 2년이 된 때에도 별다른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다. 이 회장은 침묵을 유지했다.삼성전자에서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evice Solutions·DS) 부문은 2023년 내내 이어진 적자를 올해 1분기(영업이익 1조9100억원) 끊어내며 ‘반등의 신호탄’을 쐈다. 올해 2분기엔 DS부문 영업이익이 6조4500억원으로 증가하기도 했다. 2023년 1분기(4조5800억원)·2분기(4조3600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는 점과 비교해 보면,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은 ‘역대급 불황’을 탈출하고 ‘완연한 봄’에 접어든 모습이었다.그러나 이 회장이 언급한 ‘봄’은 불과 5개월 만에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삼성전자가 지난 10월 31일 공시한 2024년 3분기 확정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한참 못 미쳤기 때문이다. 회사는 이 기간 실적이 매출 79조1000억원, 영업이익 9조18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매출은 직전 분기와 비교해 6.79% 증가했다. 전년 동기와 견줘 17.35% 상승하며 사상 최대 기록을 다시 썼다. 이전 기록은 2022년 1분기 써낸 매출 77조7800억원이다.문제는 영업이익이다. 역대급 반도체 불황을 겪었던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하면 277.37% 증가했다. 그러나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12.07% 감소했다. 삼성전자의 지난 2분기 전체 영업이익은 DS부문 실적 개선에 힘입어 10조8520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영업이익 10조원’ 고지를 7개 분기 만에 탈환했으나, 한 분기 만에 9조원 대로 주저앉았다. 삼성전자가 지난 10월 8일 잠정 실적 발표 직전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삼성전자의 3분기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영업이익 10조7717억원이다.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 어닝쇼크다.반도체 훈풍 여전한데…‘홀로 겨울’ 보내는 삼성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건 DS부문의 성과가 미진한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비메모리(연산·논리·추론·정보처리 등의 기능을 담당하는 시스템 반도체)·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등 반도체 산업 분야에 모두 진출한 종합반도체기업(IDM)이다. 다만 메모리 영역에서 나오는 매출이 비메모리·파운드리와 비교해 압도적으로 높다.메모리 반도체는 호황(업턴)과 불황(다운턴)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대표적 ‘사이클 산업’이다. 2023년 역대급 반도체 불황이 마침표를 찍고, 올해 초부터 호황기에 접어든 배경으론 세계 빅테크들의 인공지능(AI) 서비스 확대가 꼽힌다.2022년 11월 챗GPT가 등장한 후 AI 개발 경쟁이 벌어졌다. 구글·아마존웹서비스(AWS)·메타·마이크로소프트(MS) 등 반도체 제조사들의 ‘큰손’들이 멈췄던 AI 투자를 재개했다는 의미다. AI 서비스의 고도화는 막대한 데이터 처리를 전제로 한다. AI 서비스 확대에 따라 처리할 데이터양이 늘어나자, 이들 기업은 데이터센터(IDC) 서버 증설에 나섰고 과잉 공급을 보이던 메모리 시장 상황이 빠르게 개선됐다. 올해 초부터 삼성전자의 실적이 껑충 뛴 이유다.문제는 호황기가 한창이던 올해 3분기에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는 점이다. 반도체 호황기에도 영업이익이 9조원 대에 머물자 ‘경쟁력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2023년 반도체 불황이란 외부 요인에 기인한 실적 하락과 달리 이번 어닝쇼크는 삼성전자 자체 문제로 벌어졌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선 “삼성전자만 ‘나 홀로 겨울’을 보내고 있는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함께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는 SK하이닉스의 경우 올해 3분기에 호실적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0월 24일 공시를 통해 2024년 3분기 매출 17조5731억원, 영업이익 7조3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93.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흑자로 돌아섰다. 삼성전자 DS부문이 올해 3분기에 직전 분기 대비 사업 성과가 저조했지만, SK하이닉스는 영업이익이 직전 분기 대비 28.6% 오르며 ‘메모리 반도체 호황기’ 수혜를 온전히 누렸다.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만년 2등’으로 불리던 SK하이닉스가 올해 3분기엔 삼성전자 DS부문 실적을 가뿐히 넘어선 구조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실적은 분기 기준 사상 최대로, 매출은 기존 기록(2024년 2분기 16조4233억원)을 1조 원 이상 넘어섰고,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반도체 슈퍼 호황기’였던 2018년 3분기(영업이익 6조4724억원·순이익 4조6922억원)의 기록을 크게 뛰어넘었다.SK하이닉스의 호실적과 삼성전자의 어닝쇼크. 같은 업종에서 활약하는 두 기업의 3분기 성적표에 이런 극명한 차이가 나타난 배경으론 D램 제품 일종인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이 꼽힌다.AI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데엔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필수적이다. 엔비디아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분야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5세대 HBM(HBM3E 8단) 제품을 올해 3월부터 납품했다. 여기에 더해 지난 9월부턴 세계 최초로 HBM3E 12단 신제품의 양산에 돌입했다. 특히 엔비디아가 올해 4분기 양산하기 시작한 AI 반도체 칩 ‘블랙웰’(Blackwell)에도 SK하이닉스의 HBM 제품이 탑재된다. 블랙웰은 이미 주요 빅테크가 1년 치 생산 물량을 모두 사들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반면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의 HBM3E 품질(퀄)테스트 문턱을 넘지 못했다. 지금의 메모리 반도체 호황을 이끈 AI 서비스 확대에는 엔비디아의 제품이 필수적이다. 엔비디아를 고객사로 유치하지 못하면서 AI 시장 성장에 따른 반도체 사업 수혜를 온전히 누리지 못했다. 업계 일각에선 SK하이닉스와의 기술력 차이가 HBM뿐 아니라 메모리 반도체 전반에서도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IDM인 삼성전자의 DS부문 3분기 영업이익이 메모리 제조사인 SK하이닉스에도 밀렸다”며 “삼성전자가 이미 경쟁력을 잃은 HBM3E보다 6세대 HBM(HBM4) 개발에 주력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SK하이닉스 역시 미래 시장에 적극 대응하고 있어 이 시장 1위 탈환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2024.11.1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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