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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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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 점령 마친 로봇...노동 시장 울고, 라스트마일 웃고

산업 일반

로봇의 점령이 시작됐다. 주된 활약 장소는 물류 창고다. 최근 글로벌 전자상거래(e커머스) 기업들은 물류 자동화를 위해 로봇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한국의 주요 e커머스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이들 기업 역시 글로벌 트렌드에 발맞춰 물류 자동화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로봇의 점령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물류 창고 넘어, 최종 배송 단계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멀게만 느껴지던 ‘로봇 시대’가 코 앞까지 다가온 상황인 셈이다.‘아마존’ 통해 보는 ‘효자 로봇’로봇의 덕을 본 대표적인 예가 아마존이다. 아마존의 ‘로봇 물류 혁신’ 담금질은 지난 2012년부터 시작됐다. 아마존은 당시 물류 로봇 전문업체 키바 시스템스(Kiva systems)를 7억7500만달러에 인수한 이후, 물류 로봇 기술 개발을 적극 추진 해왔다. 지난 2013년 약 1만대의 로봇을 운영하던 아마존은 지난해 기준 전 세계 물류센터에서 약 75만대 이상의 로봇을 운영 중이다.현재 아마존의 주요 물류 로봇은 6가지(▲Proteus ▲Pegasus ▲Xanthus ▲ Hercules ▲Robin ▲Cardinal)다. 다양한 종류 만큼, 역할도 세분화돼있다. Proteus는 아마존의 최초 완전 자율주행 로봇이다. 창고 내에서 선반을 이동시키며 다른 로봇 및 인간과 협력해 작업을 수행한다. Pegasus는 소형 패키지를 분류하고 자동으로 이동시키는 로봇이다. 분류 오류를 줄이고 배송 속도를 개선하는 역할을 수행한다.이 밖에도 Xanthus는 맞춤형 물류 자동화 시스템 구축에 기여하고, Hercules는 무거운 상품을 들어 올리고 이동시키는 역할을 담당한다. Robin은 소포와 박스를 자동으로 스캔하고 정리하는 시스템을 갖춰 분류 작업의 정확도를 높인다. 끝으로 Cardinal는 인공지능(AI) 및 머신러닝을 활용해 패키지 분류 및 정렬을 자동화한다. 이렇듯 아마존은 키바 로봇을 기반으로 한 자동화 물류 센터를 구축한 뒤, 추가로 다양한 로봇 물류 로봇을 도입해 정교성을 더한 셈인데,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적극적인 로봇 도입으로 인해 ‘물류 효율성’과 ‘비용 절감’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것이다. 모건 스탠리 분석에 따르면 아마존의 로봇 활용은 오는 2030년까지 연간 최대 100억 달러의 비용 절감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전망된다.막대한 규모의 비용 절감은 기존 물류 시스템의 혁신에서 나왔다. 아마존은 노동집약적인 과정인 픽킹(picking)과 패킹(packing) 등과 같은 작업에 대한 자동화를 통해 대폭 줄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진투자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아마존은 물류로봇 도입을 통해 물류센터 운영비용 20% 절감과 순환 속도 3배 증가, 공간 활용도 50% 향상이라는 효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한국 기업들도 로봇 도입에 잰걸음이다. 먼저 쿠팡의 경우 풀필먼트센터 내에서 AI 및 로봇을 활용한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했다. 물류 로봇을 이용해 상품의 입출고 속도를 높이고, 데이터 기반의 효율적인 재고 관리를 수행하고 있다. 쿠팡은 최근 피킹 및 패킹 자동화 시스템을 확대해 로봇이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하도록 하고 있다.네이버는 스마트스토어 및 쇼핑몰과 연결된 물류 인프라를 최적화하기 위해 자동화 물류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특히, AI 기반의 주문 예측 시스템을 활용해 창고 운영을 효율화하고, 파트너사와 협력하여 로봇을 활용한 물류센터 구축을 확대하고 있다.신세계그룹의 온라인 쇼핑몰 SSG닷컴은 자동화 물류센터를 통해 로봇 기반의 피킹 및 패킹 시스템을 도입하여 주문 처리 속도를 높이고 있다. 아울러 신선식품 배송 최적화를 위해 로봇과 AI를 활용한 물류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창고 가득 로봇들...나비효과는 상황이 이렇다 보니, 물류 인프라 및 산업 전반에 큰 변화의 바람이 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세계경제포럼(WEF)은 로봇 자동화와 AI 기술 도입으로 올해까지 전 세계적으로 8500만개의 기존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단순 노동직의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다만, 자동화 로봇 도입으로 AI 기반 물류 운영 및 유지보수 등 고숙련 인력은 더욱 필요해질 것이라 내다봤다.맥킨지(McKinsey) 연구소 또한 비슷한 미래를 전망했다. 맥킨지는 보고서를 통해 ‘자동화가 생산성 향상과 경제 성장에 기여할 수 있지만, 동시에 노동자의 역할 변화와 일자리 재편을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단순 반복 업무는 자동화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에 따라 기술 중심의 업무와 고숙련 노동자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노동 시장뿐만 아니라, 물류의 최전선 ‘배송’ 시스템에도 변화가 전망된다. 바로 ‘라스트마일’의 지각변동이다. 라스트마일 배송은 물류 프로세스에서 최종 목적지까지 상품을 전달하는 마지막 단계를 의미한다. 인건비, 배송 실패 등의 이유로 전체 배송 비용의 약 53%를 차지할 정도로 가장 많은 비용이 드는 소요되는 곳이 라스트마일이다.이를 절감하기 위해 아마존과 월마트, 쿠팡 등 주요 e커머스 기업들은 물류 창고를 넘어 도심지 인근에 소규모 풀필먼트 센터(MFC)를 구축하여 배송 시간을 단축하고 있다. MFC는 주문이 들어오면 즉시 피킹 및 패킹 작업을 진행하여, 당일 또는 1시간 내 배송이 가능하도록 운영된다.또 AI 기반 최적화 시스템을 도입해 실시간 경로 최적화와 수요 예측 및 자동 재고 배치 등을 통해 배송 속도와 효율을 극대화 한다. 이밖에 드론 배송 및 자율주행 배달 로봇 도입을 통해 도심과 외곽 지역에서 빠른 배송을 실현 중이다.시장 조사 기관 리서치 네스터(Research Nester) 보고서에 따르면, AI 기반 라스트 마일 배송 시장은 2024년 약 14억4000만 달러에서 2037년에는 약 150억8000만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기간 동안 연평균 성장률(CAGR)은 약 19.8%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물류는 대표적인 노동집약적인 공간으로 평가받아왔지만, 최근 로봇 도입을 통해 e커머스 기업들은 주문 처리 속도를 높이고 부가적인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며 “특히 AI와 결합된 로봇 기술은 추후 물류 운영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2025.02.28 07:00

4분 소요
이창용, ‘BIS 총재회의’ 참석차 남아공行…25일 금통위 직후 출국

은행

한국은행은 이창용 총재가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개최되는 'BIS 총재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25일 출석해 내달 3일 귀국한다고 24일 밝혔다.이번 BIS 총재회의는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 이어 개최(back-to-back)됨에 따라 G20 의장국인 남아공에서 개최된다.이 총재는 세계경제회의(Global Economy Meeting)와 와전체총재회의(Meeting of Governors), 아시아지역협의회(Asian Consultative Council)에 참석해 회원 중앙은행 총재들과 최근 세계경제 및 금융시장 상황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이어 글로벌금융시스템위원회(CGFS: Committee on the Global Financial System) 의장으로서 주요 중앙은행 당국자들의 글로벌 금융 현안 관련 토론을 주재할 예정이다. 아울러 BIS 이사 자격으로 BIS 이사회(Board of Directors)와 경제자문위원회(Economic Consultative Committee)에 참석한다.

2025.02.24 13:45

1분 소요
불확실의 시대, 리더는 왜 독서를 멈출 수 없는가[순화동필]

전문가 칼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2024년 12월 발표한 ‘최근 폐업자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폐업 사업자 수가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6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경제 상황도 영향을 미쳤지만, 급격한 경영 환경 변화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디지털 전환, AI 기술 도입, 소비자 행동 변화 등 빠르게 변하는 시장에 적응하지 못한 기업들이 도태되고 있다.이에 더하여, 2025년 1월 한국은행이 발표한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업심리지수(CBSI)가 100 이하에서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를 보인다. 요즘 시대의 경영자는 위축된 체감경기 속에서도 빠른 변화를 따라잡으며 대응해야 하는 무거운 책임을 안고 있는 것이다.이러한 시대적 과제 속에서, 필자는 독서가 단순히 정보를 얻는 것을 넘어 전략적 사고와 통찰력을 강화하고, 리더로서 역량을 성장시키는 강력한 도구라고 주장한다. 독서는 지식과 통찰력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변화를 주도하는 리더가 되기 위한 필수적인 수단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독서를 통해 CEO가 얻을 수 있는 구체적인 효과는 무엇일까?놀라운 독서의 효과<전략적 사고의 11가지 법칙>의 저자 김성준 교수는 전략적 사고를 기존과 다른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과 미래를 예측해 새로운 경쟁력을 창출하는 능력으로 정의한다. 이러한 정의에 비춰볼 때, 2013년 미국 에머리대 연구팀이 기능적 뇌 자기공명영상(fMRI) 연구를 통해 밝혀낸 독서의 효과는 주목할 만하다.연구에 따르면, 독서는 언어 처리뿐만 아니라 ▲상상력 ▲비판적 사고 ▲문제 해결을 담당하는 뇌의 다양한 영역을 활성화한다. 지속적인 독서는 뇌의 신경 네트워크를 정교하게 만들고, 복잡한 문제를 분석하며 창의적 해법을 도출하는 능력을 강화한다. 이는 전략적 사고의 핵심 요소인 다각적 시각과 미래지향적 접근을 뒷받침하는 과학적 근거가 된다.실제 비즈니스 사례에서도 독서의 힘은 확인된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독서를 통해 얻은 통찰력을 경영 전략에 적극 활용한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는 폭넓은 독서를 바탕으로 금융 시장을 깊이 이해했고, 국내 최초로 뮤추얼펀드를 도입하는 혁신적 결정을 내렸다. 저서 <돈은 아름다운 꽃이다>에서 “나를 키운 건 8할이 독서다”라고 밝히며, 독서가 자신의 전략적 사고와 경영 철학의 근간이 되었음을 강조했다. 결국, 독서는 단순한 정보 습득을 넘어 복잡한 경영 환경에서 혁신적 결정을 내리는 전략적 사고를 키우는 핵심 도구다. 뇌를 활성화하고 사고를 확장시키는 독서의 힘은 리더가 조직을 지속 가능한 성공으로 이끄는 강력한 경쟁력이 된다. 변화와 불확실성이 일상화된 시대, 독서는 전략적 사고를 요구받는 리더들에게 필수적인 자원이다.감정지능형 리더, 조직의 지속가능 이끈다2025년 1월 세계경제포럼(WEF)의 주제가 ‘지능의 시대를 위한 협업’이었다는 점은 오늘날 리더십이 단순한 지시와 관리 능력을 넘어섰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불확실성과 변화가 가속화되는 경영 환경에서 감정 지능(EQ)은 조직 내 다양성을 이해하고 갈등을 조율하며 협업을 이끌어내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이는 전략적 사고와 함께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결정짓는 필수 역량이다.독서는 감정 지능을 높이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입증되고 있다. 흔히 알고 있는 2017년 미국정신의학회 연구뿐 아니라 송지애·조미아(2018)의 연구에서도 감정 지능의 핵심 요소 중 감정이입을 제외한 정서 인식, 정서의 사고 촉진, 정서 지식 활용, 정서 조절 능력이 독서 습관과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이는 독서가 단순한 정보 습득을 넘어, 인간 관계에서 공감 능력을 강화하고 갈등 해결력을 높이는 도구임을 보여준다.세계적 리더들은 독서를 통해 감정 지능을 키워왔다. 오프라 윈프리는 “독서는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고, 타인을 이해하는 법을 가르쳐준다”고 강조한다. 독서를 통해 대중과 강한 공감대를 형성한 대표적인 사례다. 감정 지능이 뛰어난 리더는 단순한 의사결정을 넘어, 구성원과의 신뢰를 구축하고 조직을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이처럼 독서는 리더가 조직 내에서 구성원들과의 신뢰를 구축하고, 다양한 의견을 조율하며 협력을 강화하는 데 필수적인 도구로 자리 잡았다. 감정 지능은 단순히 부가적인 역량이 아닌 기업의 지속 가능성과 직결되는 핵심 역량이며, 독서는 이를 강화하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법 중 하나임을 알 수 있다.결국 독서는 전략적 사고와 감정 지능을 동시에 강화하는 가장 강력한 도구다. 변화와 불확실성이 일상이 된 시대, 리더는 독서를 통해 문제를 다각적으로 바라보고 창의적인 해법을 모색하며, 구성원과 신뢰를 바탕으로 협력하는 리더십을 구축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독서는 리더가 변화의 흐름을 주도하고 조직을 지속 가능한 성공으로 이끄는 가장 강력한 전략적 자산이다.

2025.02.23 10:00

3분 소요
트럼프 ‘미국 내 투자, 아니면 관세 폭탄’…복합 방정식 어떻게 풀까 [특파원리포트]

정책이슈

이데일리 미국과 중국 특파원이 현지에서 보고 느낀 생생한 경제·산업 분야의 이야기를 격주로 연재한다. “중국에서 포장재와 일부 식재료를 수입하고 있는데 관세율이 10% 추가돼 난감해졌습니다. 일단 중국 하청업체들이 가격을 10% 낮춰서 계속 공급하기로 하면서 급한 불은 껐는데 추가로 관세율이 인상된다면 ‘플랜B’를 검토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북미 지역에서 식품 사업을 하는 A기업 대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한 달 만에 사색이 돼 말했다. K한류에 힘입어 식품 사업이 점차 확대하고 있는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찬물을 끼얹은 탓이다. A기업은 비용 절감 등 허리띠 졸라매기도 시작했다. 판매관리비를 대폭 줄여 향후 더 확대될 ‘관세 폭탄’ 대응에도 나섰다. 그는 “관세 강도가 점점 더 세진다면 결국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는데, 이 경우 소비자들은 외면할 테고 결국 이윤을 줄이면서 점유율을 확대해야 할지 고민이 많다”고 토로했다.“미국서 제품 만들어 팔면 혜택, 아니면…”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카드가 글로벌 사업을 하는 한국 기업들의 목을 짓누르고 있다. 대기업들은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의 교훈으로 미국 내에서 생산하는 물량 비중을 상당히 확대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대응할 수 있지만, 이제 막 미국에 진출한 기업은 전량을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 동남아시아 등에서 수입해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트럼프 관세 여파가 상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그렇다고 대기업이 피해가 없는 건 아니다. 삼성전자‧현대차‧기아차 등도 멕시코, 베트남 등에서 상당한 물량을 가져와 미국에서 판매하고 있다. 관세 폭탄 여파에 자유로운 상황이 아니다.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의도는 이제 비교적 명확해지고 있다. 여러 계획을 동시다발적으로 꺼내 들면서 전 세계에 혼란을 키우고 있지만, 그는 ‘미국 내 공장을 지은 기업에는 세제 혜택 제공과 규제 완화를, 그렇지 않으면 관세 폭탄을 던지겠다’는 뜻을 재차 반복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 20일(현지시간) 취임 이후 사흘 만에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화상 연설에서 “전 세계 기업들에 대한 내 메시지는 매우 간단하다. 미국에 와서 제품을 만들어라. 그러면 우리는 지구상 어느 나라보다 낮은 세금을 적용하겠다”고 했다.그는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사저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좀 더 구체적으로 드러냈다. 미국으로 수입되는 자동차, 반도체와 의약품에 최소 25%의 관세율을 부과하는 방안을 오는 4월 2일께 발표하겠다고 밝히면서도 협상의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그들(기업들)에게 (미국에 투자하러) 들어올 시간을 주고 싶다”며 “그들이 미국으로 와서 여기에 공장을 세우면 관세가 없기 때문에 우리는 그들에게 약간의 기회를 주고 싶다”고 설명했다. 각국의 기업들이 미국 내 공장 이전을 결정할 시간을 벌 수 있도록 일단은 낮은 세율을 부과하고 투자 결정을 보면서 점진적으로 관세율을 높이겠다는 얘기다. 글로벌기업들의 미국 내 투자를 독려하면서도, 이를 거부하면 고율 관세를 매기겠다고 으름장을 동시에 던지고 있다. ‘협상가’다운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인 셈이다.메시지는 간단하지만 글로벌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카드일 수밖에 없다. 글로벌기업들은 ▲조세 ▲인건비 ▲규제 ▲원자재 공급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 공장을 짓는다. 비용은 최대한 줄이면서도 안정적으로 원자재를 공급해 고가에 제품을 판매해야 최대한 이윤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기업들이 그간 ▲멕시코 ▲베트남 ▲인도 ▲인도네시아 등에 공장을 설립한 뒤 제품을 싸게 만들어 미국, 유럽(EU) 등 큰 시장에 물건을 판매했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런 전략은 트럼프 시대에 전부 재편해야 할 상황에 놓인 것이다.문제는 미국 내 공장을 설립하는 게 간단하지 않다는 점이다. 미국 내 인건비는 가장 높은 수준이고, 전 세계적으로 공급망이 분화돼 충분한 원자재를 구하기도 어렵다. 예를 들어 자동차를 생산하려면 철강, 알루미늄 등 원자재를 비롯해 각종 부품 등이 필요하다. 미국 내에는 이런 공급망이 충분하지 않고, 있더라도 가격이 비싸다.결국 기업의 선택지는 세 가지로 모아진다. 하나는 미국 내 제품 생산을 늘리고 가격 인상을 통해 적절한 이윤을 유지하는 것이다. 하지만 가격이 올라가면 소비자들이 물건을 살 확률이 줄어들고 시장 점유율이 떨어질 리스크가 있다. 다른 하나는 가격은 유지하고 이윤을 줄이는 방식이다. 결국 물건을 많이 팔아도 과거보다 충분한 이윤을 얻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마지막은 해외 생산을 계속하면서 ‘관세 폭탄’을 감수하되 최대한 다른 비용을 절감해 소비자 가격을 유지하는 것이다. 어느 선택지도 기업 입장에서 선뜻 결정하기 어렵다. 하지만 트럼프의 관세율은 계속 올라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미국 내 생산을 늘리면서 이윤을 줄이는 방식이 선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기업 투자 독려하고 美 국부펀드가 인수?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글로벌 기업의 미국 내 투자를 독려한 뒤, 이후에 안보 우려 등 문제를 제기하면서 결국엔 미국에 매각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압박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일례로 트럼프 행정부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업체)인 TSMC에 경영 위기에 빠진 인텔의 파운드리 사업을 인수하도록 압박하고 있다. TSMC는 이미 미국 내 생산공장을 확대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TSMC가 위기에 빠진 인텔 지분 투자를 하면서 낙후한 미국의 첨단 제조공정을 신속하게 강화하는 전략을 짜고 있다.아직 구체적인 매각 방식은 나오지 않았지만, 이 과정에 트럼프 대통령이 신설 계획 중인 미국 국부펀드가 활용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인텔 파운드리 대주주는 미국의 국부펀드가 되고, TSMC는 기술력을 미국에 갖다 바치는 방식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미 비슷한 예는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계 소셜미디어(SNS) 틱톡의 미국 내 사업 중단을 연기하면서 미국 기업과 국부펀드가 같이 인수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수백 년간 만들어진 국제 거래 질서를 지키는 대통령보다는 변칙에 능한 사업가 기질을 강하게 드러내는 트럼프 시대에는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2025.02.22 07:00

4분 소요
연초 수익률 1위 한국 증시…설 연휴 ‘빅’ 이벤트에 흔들릴까

증권 일반

한국 증시가 새해 들어 주요 국가 증시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증시의 저가매력이 부각되며 외국인과 국내 투자자들의 유입으로 반등을 꾀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하지만 설 연휴 기간 미국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 국내 증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굵직한 이벤트들이 예고돼 있어 시장 경계감 역시 높아지는 분위기다.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올해 1월 2일부터 17일까지 코스닥지수의 수익률은 6.86%, 코스피 수익률은 5.17%로 집계됐다. 34개국의 국가대표지수 40개 중 1위와 4위에 자리했다.글로벌 증시 상승 속에 한국 증시만 유독 약세를 보였던 지난해와는 정반대 흐름이 연출됐다. 지난해 매도세를 이어가며 국내 증시 하방 압력을 키웠던 외국인도 새해 들어 매수세를 보였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8238억원을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국내 주식 비중이 목표보다 낮아졌던 연기금도 1400억원을 순매수했고, 개인투자자도 5139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그러나 국내 증시가 추세적 상승세를 탔다는 확신은 갖지 못하는 분위기다. 국내외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투자자들의 ‘신중 모드’가 여전히 감지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9조1735억원으로, 지난해 12월의 8조7353억원보다는 다소 늘었으나 10월(9조7068억원), 11월(9조9214억원) 수준은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설 연휴 직전 국내 증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국내에서는 설 연휴를 앞둔 경계심이 유입되기 시작하면서 조선과 전력, 반도체주 등에서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하기도 했다. 특히 설 연휴 전후로 국내 증시의 방향을 뒤흔들 수 있는 주요 이벤트들이 이어지고 있어 관망세가 심화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블랙먼데이 공포‧엔 캐리 청산 유인 낮을 것” 우선 일본은행(BOJ) 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시장의 경계심리를 높였다. 일본은행(BOJ) 지난 24일까지 이틀간 개최한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인 단기 정책금리를 현재 ‘0.25% 정도’에서 ‘0.5% 정도’로 인상했다. 하지만 시장의 예측이 선반영 되면서 지난해 8월 국내 증시에 ‘블랙먼데이 사태’를 일으켰던 엔 캐리 트레이드금리가 낮은 엔화로 금리가 높은 나라의 자산에 투자) 청산 가능성은 작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BOJ가 점진적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보다 지연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따라 미-일 금리 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어,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압력이 낮아졌다고 시장은 보고 있다. 김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8월과 같은 대규모 청산 가능성은 낮다”며 “미-일 금리 차 축소 속도가 느리고 이미 대부분의 캐리 트레이드가 청산된 상태”라고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후 처음 열리는 FOMC도 주목된다. 올해 금리 인하 경로를 가늠해 볼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오는 29일 FOMC를 열고 1월 금리수준을 결정할 예정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를 비롯해 각국 중앙은행에 금리 인하를 촉구하는 발언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세계경제포럼(WEF) 화상 연설에서 “난 사우디아라비아와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유가를 내리라고 요청하겠다”며 “유가가 떨어지면서 난 금리를 즉시 내리라고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마찬가지로 전 세계에서 금리가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의 인하 압박이 실질적인 금리 통제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하나 저금리 환경에 대한 의지가 확인된 점은 긍정적으로 보인다. 다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연준의 독립성 유지에 강한 의지를 보이는 있어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에 대한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이밖에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애플, 메타, 테슬라, 알파벳 등 빅테크도 연휴 중 줄줄이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주 FOMC와 매그니피센트7(M7·미국 7대 기술기업) 실적 등 대형 이벤트의 영향력을 간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BOJ가 지난해 7월 말 기준금리를 인상했을 때에 비해선 시장에 미칠 파급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5.01.28 14:01

3분 소요
계엄 이전과 같다......IMF, 韓 경제성장률 2% 전망 이유는?

정책이슈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2.0%로 전망했다. 해당 전망은 종전 전망과 동일한 수준이다. 다만 오는 4월 전망에서는 전망치 하향이 예상된다. 이번 1월 전망에서는 탄핵정국 관련 경제 지표가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IMF가 지난 17일 공개한 ‘1월 세계경제전망’에 따르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0%이다. 이는 종전 전망치와 동일하다.IMF는 매년 4차례(1·4·7·10월) 세계경제전망을 발표하고 있다. 4·10월은 전체 회원국을 대상으로 한 주 전망, 1·7월은 주요 30개국(한국 포함)을 대상으로 한 수정 전망이다.이번 1월 전망치는 지난해 12월 중순 기준으로 작성된 것이다. 다만 탄핵정국에 따른 경제지표가 반영되지 않았다. 당시 탄핵정국에 따른 경제적 영향을 판단할 지표가 없었기 때문이다. 탄핵정국 등 하방 리스크가 포함된 한국 경제 전망은 오는 4월 발표될 예정이다.IMF의 4월 수정 전망에서는 한국 경제성장률이 2.0%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12·3 비상계엄 여파에 따른 내수 충격이 예상보다 크다는 분석이 나오는 상황이라서다.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6일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열린 간담회에서 “계엄 이후 소비, 건설 경기 등 내수 지표가 예상보다 더 크게 떨어졌다”며 “작년 4분기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0.2% 혹은 더 밑으로 내려갈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2025.01.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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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경제학상 스티글리츠

국제 경제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 컬럼비아대 석좌교수는 "트럼프 2기 미국 경제는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2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세계경제연구원과 KB금융그룹 주최로 열린 국제금융 콘퍼런스 특별강연에서 이같이 밝혔다.그는 "미국이 역사적인 선거를 치른 만큼 세계 모든 국가가 엄청난 도전에 직면해있다"며 "트럼프 2기 불확실성이 높지만, 대규모 감세와 막대한 재정적자, 억만장자와 기업에 대한 감세가 있을 것이라는 점은 확실하다"고 말했다.이어 "이는 곧 예상보다 빠르게 안정화된 인플레이션을 다시 부추겨서 결국 미국 경제는 스태그플레이션에 직면하게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또 인구 위기 같은 문제에 대처하는 데 필수적인 글로벌 공조와 협력이 사라지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며, 특히 기후 분야에서 공조가 퇴보하는 점은 가장 가슴 아프고, 우려된다고 덧붙였다.니콜라스 라디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수석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으로 미·중 무역 대립이 격화되고, 중국 경제가 어려움에 부닥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 "중국 경제에 관한 비관적 전망은 과장된 측면이 있다"며 "실제론 긍정적인 요소와 회복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중국이 일본처럼 디플레이션과 침체에 빠지고 있다는 주장에는 "중국 경제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오해"라며 중국의 기업 투자, 경제 활동이 여전히 살아있고 일본과 달리 더 높은 성장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세이케 아츠시 일본 적십자사 총재는 인구 위기를 언급했다.그는 "세계가 인구 고령화라는 전례 없는 도전을 동일하게 마주하고 있다"며 "이는 곧 노동인구감소로 이어져 경제와 사회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그러면서 고령층이 경제성장의 원동력이 되는 '평생 활동 사회' 구축, 여성의 자녀 양육을 위한 기회비용 절감 정책 추진, 젊은 층을 위한 사회보장 혜택 강화 등을 강조했다.이날 콘퍼런스에서는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김병환 금융위원장, 정운찬 전 국무총리, 신성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 등도 참석했다.

2024.11.21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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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국제경제 전문가에 ‘폭풍 질문’

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국제경제 전문가에 ‘폭풍 질문’을 쏟아냈다. 이 총재는 제조업의 서비스 전환이 통화 정책에 미칠 영향, 미국 대선이 밸류체인에 미칠 영향 등에 대한 질문에서 중앙은행 역할에 대한 해법을 찾았을까.서비스 중심 변화…“韓 경쟁력 있을까”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과 대한상공회의소는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제3회 공동세미나 (BOK-KCCI Seminar)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AI의 보급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우리나라 산업의 경쟁력 제고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이 총재는 리차드 볼드윈(Richard Baldwin)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 국제경제학 교수의 기조연설이 끝난 뒤 약 20분간 대담을 진행했다. 우선 볼드윈 교수는 기조연설에서 최근 서비스 교역 확대와 지정학적 환경 변화로 글로벌 공급망 (GVC)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고 주장했다.강연에서 볼드윈 교수는 “서비스 교역 증가는 선진국의 막대한 서비스 수요와 신흥시장국 의 공급역량이 결합된 결과인데, 디지털 기술 발전은 서비스 수출 장벽을 낮춰 이를 가속화하는 요인”이라며 “이에 따라 신흥국의 수출주도 성장(export-led growth) 형태도 제조업 수출 중심에서 서비스 중심으로 변화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이후 이어진 대담에서 이 총재는 “제조업 집중적인 경제를 서비스 경제로 전환할 때 우리나라가 경쟁우위가 있을 지 고민된다”며 “선진 기업들이 회계‧법률‧법무 서비스 부분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추격이 가능할지”에 대해 질의했다.볼드윈 교수는 “서비스는 노동을 기반으로 하고, 임금은 G7국가가 여전히 높아 한국의 서비스 제공자들이 서양으로 가거나 서구의 기업들로 가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재편이 통화정책에 어떤 시사점이 있는지”도 물었다.이에 볼드윈 교수는 “통화정책 관련해 말하자면, 인플레이션은 고착화 되고 서비스는 무역 상품이 아니기에 압력을 받는 정도도 다르다”면서 “노동이 중요하고 가격 영향을 받는데, 이것이 지속되면 디플레 압력이 서비스에 미쳐 10~15년 정도 후엔 디플레이션 압력이 제조가 아닌 서비스에서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또한 이 총재는 “지정학적 리스크, 특히 미국 대선 등이 글로벌 밸류체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도 질의했다. 이에 볼드윈 교수는 “지정학적 변화가 대대적인 큰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며 “서비스 수출 증대는 (미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더라도 지속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해리스가 집권한다면 바이든 기조를 이어가 대중적, 친노동자적으로 발전시킬 가능성이 있다”며 “트럼프가 집권한다면 예측 가능성 떨어지고, 딜메이커다 보니 각 딜 마다 이점이 있으면 진행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태원 상의 회장 “메가 샌드박스적 사고 필요”앞서 이날 행사에서는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장관이 각각 환영사와 축사를 했다. 이날 최태원 회장은 “과거 WTO 체제에서 보면 공급망은 편리하고 값이 싸야 공급망에 편입되고 돌아갔지만, 지금은 경제안보라는 체제 안에 가장 싸고 효율적인 형태의 솔루션만 찾진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되면 공급망 사슬이 시장에서의 가격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일까에 대한 문제가 발생하기에 정답이 없는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최 회장은 “AI 역시 촉발할 변화가 상당히 크고, AI에 투자하는 것이 리턴을 보장해줄 만큼의 안정성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다”라면서 “지금도 빅테크들이 AI에 투자하지만, 그만큼 리턴이 되지 않고, 공급망 문제와 비슷하게 불확실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최 회장은 최근 사회문제와 관련해 한 가지 해법을 내놨다. 최 회장은 “문제를 하나씩 풀 수 없고 토탈 솔루션을 사회에 어떻게 적용할지, ‘메가 샌드박스적’ 사고를 해야한다”면서 “지역이나 그 지역에 맞는 샌드박스적인 사고를 해야 규제와 리소스, 미래의 계획을 동시에 생각해 접근 가능하다”고 말했다.안덕근 장관은 축사를 통해 “미국 대선·연준 금리인하·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세계경제 요동치고 있어 한치 앞을 못볼정도의 두터운 안갯속에서도 상황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공급망·AI와 같은 첨단기술”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 장관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고금리 속 기업들은 첨단사업 투자에 어려움 느끼지만 AI 기술혁명은 새로운 기회 만들어 준다”며 “투자 없이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기에 어렵지만 적극 투자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2024.09.27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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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환 한은 금통위원 “국가부채 높아져…‘회복 탄력성’ 주요 키워드”

은행

“통화당국과 재정당국은 위험관리 능력을 발휘해 위험관리 역량을 강화해야 합니다.”신성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3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2024년 세계경제와 금융안정 컨퍼런스’에서 이같이 말했다. 신 위원은 이날 컨퍼런스 제 1 세션 ‘글로벌 충격에 대응한 경제정책’에서 좌장을 맡았다. 그는 모두 발언을 통해 “세계는 대조정의 시대로 접어들었다”며 “2008년도 금융위기 발생, 코로나 팬데믹 등을 20년전엔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세계 중앙은행 대차대조표가 크게 과다하게 커지고, 국가 부채가 이정도 수준으로 까지 높아질 것은 아마 생각지도 못했을 것 전례없는 수준으로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신 위원은 7월말 기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대차대조표는 20년 전과 비교해 9배, 유럽 중앙은행(ECB)은 20배, 일본(BOJ)은 6배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계는 상당히 공격적으로 충격에 대응하고 있지만, 확장 재정 정책에 대한 장기적인 시사점은 더 연구되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신 위원은 세계경제를 기존과 구분할 수 있는 키워드로 ‘회복 탄력성’을 꼽았다. 그는 “제가 미국 대형 VC의 투자를 만났는데, 명함에 ‘회복 탄력성 담당자’라고 적혀 있었다”면서 “아마도 리스크관리를 다르게 부른 게 아닐까 생각했는데 틀렸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담당자는 투자부서에서 회복탄력성과 관련된 산업에 투자하는 담당자였다”며 “회복탄력성이 주요한 키워드가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 위원은 “정책 담당자들은 충격대응력을 높이고 펜데믹·지정학적 위기·공급망 단절·사이버 단절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아울러 그는 “중앙은행 차원의 국가 부채에 대한 국제 공조가 중요하다”며 “충격 발생 가능성을 낮춰야 하고 G20, UN, 국제 결제 은행이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신 위원은 이날 세션 진행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국내 경기에 대해서도 발언했다. 신 위원은 한국 부동산 시장에 대해 “이미 버블 영역으로 들어갔다”고 진단했다. 이어 “집값이 소득 대비 올라가면 금융시장 안정을 상당히 저해할 수 있다”며 “그렇게까지는 안 가겠지만 모멘텀이 세지면 방법을 찾아야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신 위원은 금융당국의 정책 효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는 “금융당국의 여러 조치가 실제 시장에서 얼마나 효과적인지 보고 우리가 판단을 해야 한다”며 “통화정책이 스탠바이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신 위원은 내수 경기와 관련해 “내수는 수출 효과나 물가가 둔화하는 효과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희망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며 “물론 예상과 달리 극단적으로 하락한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2024.09.03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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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3.50%에 묶여…한은 “주택가격·가계부채 점검”

은행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13차례 연속 연 3.50%로 동결했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오르는 주택가격, 늘어나는 은행권 가계대출 등에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관망세’가 유지되고 있다. 기준금리 13차례 연속 연 3.50% 동결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22일 서울 중구 본관에서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인 연 3.50%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2월부터 13차례 연속 동결로, 역대 최장 기간 동결 결정이다. 한은은 이날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물가상승률 둔화 추세가 이어지고 내수 회복세가 더디지만,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및 글로벌 위험회피심리 변화가 수도권 주택가격 및 가계부채, 외환시장 상황 등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좀 더 점검해 볼 필요가 있는 만큼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최근 부동산 시장에선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의 ‘7월 전국 주택가격동향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주택 매매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76% 상승했다. 2019년 12월(0.86%) 이래 최대 상승 폭이다.또한 한은은 “세계경제는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미국 등 주요국의 경기 흐름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다소 높아졌다”며 “인플레이션은 둔화 추세를 지속했다”고 평가했다. 최근 금융시장 또한 미국 경기둔화 우려, 엔캐리 자금 청산 등으로 위험회피심리가 크게 강화됐다가 되돌려졌으며, 이 과정에서 주가가 급등락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됐다.한은은 “앞으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주요국의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 및 통화정책 운용, 지정학적 리스크 및 주요국 정치 상황의 변화 등에 영향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성장률 2.4%·물가상승률 2.5% 전망한은은 이날 수정 경제전망도 발표했다. 이를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5월 전망보다 0.1%포인트(p) 낮춘 2.4%로 제시했다.한은은 “올해 성장률은 1분기중 큰 폭 성장에 일시적 요인의 영향이 예상보다 컸던 점을 반영해 지난 5월 전망치보다 소폭 낮은 2.4%로 전망했고, 내년은 지난 전망치 2.1%를 유지했다”며 “향후 성장경로는 소비 회복세, IT경기 확장 속도, 주요국의 경기 흐름 등에 영향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은은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기존 2.6%에서 2.5%로 0.1%p 하향했다. 2025년 물가상승률은 지난 5월과 같은 2.1%로 전망했다. 한은은 근원물가 상승률은 올해 및 내년 모두 지난 5월 전망치와 같은 2.2% 및 2.0%로 예상했다. 추후 물가경로 변수로는 ▲국제유가 및 환율 움직임 ▲농산물가격 추이 ▲공공요금 조정 등을 꼽았다. 한은은 “국내 물가는 기조적인 둔화 흐름을 지속했다”며 “7월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석유류 가격 상승폭 확대 등으로 2.6%로 높아졌으나 근원물가 상승률(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은 2.2% 수준을 유지하였고,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대 후반으로 낮아졌다”고 평가했다.이어 “앞으로도 국내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급등한 국제유가·농산물가격의 기저효과, 낮은 수요압력 등으로 둔화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당분간 2%대 초반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집값·가계대출 등 살펴…인하 시기 검토”한국은행은 추후 금융‧외환시장 움직임과 집값 상승, 가계부채 증가 등을 경계했다. 한은은 “주요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가 완화됐지만 미국 경기둔화, 엔캐리 자금 청산 등과 관련한 경계감은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택가격은 수도권에서는 거래량이 늘면서 상승폭이 확대됐으나 지방에서는 하락세가 이어졌다”며 “가계대출은 주택관련대출을 중심으로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였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과 관련한 리스크는 잠재해 있다”고 진단했다.한은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앞으로 성장세를 점검하면서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경제는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좀 더 커진 가운데 성장세가 완만히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향후 흐름을 좀 더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아울러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세와 가계부채 증가세가 지속되고 외환시장의 경계감도 남아있는 만큼 정부의 부동산 대책의 효과,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의 영향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따라서 향후 통화정책은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물가‧성장‧금융안정 등 정책 변수들 간의 상충관계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기준금리 인하 시기 등을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2024.08.22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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