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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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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상용 화주 제도 도입…“항공 물류 선진화”

항공

제주항공이 국적 저비용항공사(LCC) 중에 처음으로 화물기를 도입한 데 이어 상용 화주 제도를 도입해 항공 화물 물류 선진화를 꾀한다고 19일 밝혔다. 제주항공은 지난 16일 서울항공화물과 상용 화주 제도 운영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상용 화주 제도는 법이 정한 기준을 갖춘 화주가 운송하려는 화물에 대해 자체 보안 검사를 완료하면 공항 등에서 보안 검사를 생략하는 제도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국제민간항공기구와 국토교통부, 인천국제공항도 신속성과 보안성 유지를 위해 상용 화주 제도 도입을 권장하고 있다”며 “이번 업무협약 체결로 제주항공의 화물 사업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6월 국적 LCC 처음으로 화물기를 도입한 제주항공은 인천~하노이 노선을 시작으로 도쿄(나리타), 옌타이로 노선을 확장하며 6개월간 총 5772t의 화물을 수송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화물 수송 전용 여객기를 통한 수송량 1126t과 비교해 5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화물기 도입 첫 달인 6월 242t에서 지난달에는 6배 이상 증가한 1482t을 수송하는 등 매월 수송량이 늘어나고 있다는 게 제주항공 측의 설명이다. 제주항공은 자사가 운용 중인 화물기 B737-800BCF는 소형 화물기이기 때문에 대형 화물기에 비해 더 자주, 더 빠른 운송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전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여객기를 통한 화물 운송은 주요 화물 시장과 노선이 다르고, 승객이 탑승한 경우에는 수송할 수 있는 물품 제한이 많다”며 “화물 전용기를 보유한 제주항공이 중단거리 화물 시장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했다”고 말했다. 이창훈 기자 hun88@edaily.co.kr

2022.12.19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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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호실적 타고 날아오른 대한항공…“저점 매수 기회”

증권 일반

주가 부진에 시달렸던 대한항공이 3분기 호실적을 앞세워 반등에 나섰다. 증권가는 늘어나는 여객 수요와 탄탄한 현금성 자산에 주목하며 기업가치 재평가를 기대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이날 전 거래일 대비 0.63%(150원) 오른 2만4100원에 마감했다. 지난 4일 5% 급등한 데 이어 이틀 연속 상승세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2만원 초반대에 머물렀던 주가는 회복 구간에 접어든 모양새다. 대한항공이 2만4000원대에 마감한 건 지난 9월 23일 이후 처음이다. 투자자별로는 외국인이 순매수하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10월 4일부터 11월 4일까지 이틀(10월 12일·11월 2일)을 제외하고 모두 순매수했다. 이 기간 1122억원 사들였다. 대한항공은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발표하면서 급등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올해 3분기 별도 기준으로 매출액 3조6684억원, 영업이익 8392억원, 당기순이익 4314억원의 잠정 실적을 기록했다. 3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7%, 영업이익은 91.3% 각각 늘었다. 3분기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3분기보다 무려 222% 급증했다. 높은 국제선 여객 탑승률이 실적을 견인했다. 전세계적으로 입국 금지 및 격리 등이 풀리면서 해외 여행 수요가 회복됐다. 국제 여객 매출액은 1조323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6.7%나 늘었다. 여객 수송량은 미주, 동남아 시장의 회복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301% 급증했다. 고환율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화물 실적도 선방했다. 대한항공의 3분기 화물 사업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한 1조8564억원으로 집계됐다. 증권가는 호실적 발표 이후 3만원 이상의 목표주가를 제시하고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한화투자증권(3만9000원), 한국투자증권(3만9000원), 하나증권(3만7000원), 흥국증권(3만6000원), 삼성증권(3만6000원), DB금융투자(3만6000원), 대신증권(3만3000원), NH투자증권(3만1000원) 등이다. 올해 4분기 실적 전망도 밝은 편이다. 10월부터 해외 입국자 코로나19 검사가 폐지되는 등 수요가 여전해서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4분기 대한항공 항공화물 운임은 연착륙할 것으로 예상되고 여객 수요 회복은 2019년의 약 50% 수준까지 회복될 것”이라며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3조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류제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난해보다 동남아 매출이 1024% 느는 등 장거리 여객 호조가 이어져 4분기에도 3분기와 같은 성수기일 것”이라며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 이벤트를 고려하면 재무구조가 안정적인 지금 상황의 저점 매수 전략은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특히 증권가는 대한항공의 누적된 재무구조 개선 효과에 주목하며 "대외 불확실성을 견딜 체력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대한항공 부채비율은 239%로 지난해 말 대비 36%포인트 줄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익은 언젠가 정점을 찍겠지만 239%까지 내려온 부채비율과 5조4000억원에 달하는 현금성 자산의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며 “최근 항공주를 향한 과도한 자본잠식 우려로 주가가 조정받았다는 점에서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다원 기자 daone@edaily.co.kr

2022.11.07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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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실적 찍은 대한항공, 주가 날아오를까 [이코노 株인공]

증권 일반

지난주(5월 2~4일) 코스피는 전주(2695.05)보다 17.48포인트(0.65%) 내린 2677.57에 마감했다. 한 주동안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2658억원, 533억원 순매수에 나섰지만 기관이 3481억원 어치를 순매도하면서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이번주(5월 9~13일) 코스피 지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상 여부와 국내 인플레이션 정도 등에 주목하며 움직일 전망이다. ━ 분기 최고 성적표 받아든 대한항공, 지난주 약보합 마감 지난주 국내 증시에선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한 대한항공이 주목받았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1년 넘게 박스권에 갇힌 대한항공이 1분기 호실적을 발판 삼아 본격적인 주가 반등에 성공할지 투자자 관심이 쏠렸다. 지난 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대한항공은 전일보다 0.50%(150원) 내린 2만98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장마감 후 대한항공이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장중 변동폭은 2만9650원에서 3만150원 사이에서 움직였다. 대한항공은 올해 1분기 별도기준 영업이익이 788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33.4% 증가했다고 4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2조8052억원으로 60.3%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5439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이자 시장 예상치를 30% 이상 웃돈 규모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항공화물 단가가 예상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하면서 영업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며 “급송화물을 중심으로 한 항공 수요가 계속 유지되고 있고, 원·달러 환율의 상승도 영업이익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 “화물·여객 양 날개” DB·흥국證 투자의견 상향 전문가들은 대한항공이 올해 화물과 여객 양 부문의 성장세에 힘입어 실적 개선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화물사업은 고운임 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하반기 계절적 성수기를 맞아 호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하반기부터 해외여행 제한이 완화되면서 여객 부문의 수혜도 전망되고 있다. 김평모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2분기에는 해외 입국 시 격리 면제 및 연휴 등으로 인해 국제 여객 수요가 본격적인 반등을 시작할 것”이라며 “글로벌 공급망 적체가 지속되며 화물 부문의 운임 및 수송량 강세도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실적 기대감은 투자의견에도 드러난다. DB금융투자와 흥국증권은 대한항공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Buy)로 상향하고 적극적인 매수 대응을 권고했다. 목표주가는 3만6000원(DB금융투자)과 4만5000원(흥국증권)으로 지난 4일 종가 대비 최대 50% 상승여력이 있다고 봤다. 이병근 흥국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은 올해 미주·유럽 노선의 빠른 회복에 있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 및 팬데믹 장기화에도 버틸 수 있는 체력을 고려했을 때 (4만5000원은) 충분히 가능한 주가 수준이라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2022.05.0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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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익 58배 ↑' 대한항공, 3분기 화물로 날았다

산업 일반

화물 운송으로 활로를 찾은 대한항공이 3분기에 또다시 역대 최고 실적을 냈다. 대한항공은 3분기 영업이익 4386억원, 매출 2조2270억원을 기록했다고 12일 밝혔다. 코로나 19로 여객수요가 급감했음에도 영업이익은 2016년 3분기 이후 5년 만에 4000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과 비교하면 58배 뛰었다. 화물사업이 역대 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3분기 화물사업 매출은 1조6503억원을 찍으며 2분기 연속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 글로벌 공급망 정체에 따라 항공 화물 수요가 증가하고 여객기 운항 감소에 따른 여객기 하부 화물칸 공급 부족 등으로 수송량 및 운임이 증가한 결과다. 인천국제공항의 항공화물 수송량은 16개월 연속 증가세다. 지난달 인천국제공항의 항공 화물 수송량은 28만9000톤(t)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컨테이너선 공급 부족과 운임 급등으로 해상 운송이 막히자 항공 화물에 대한 수요가 급증한 덕분이다. 3분기 대한항공의 여객사업은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수요 부진이 지속됐다. 다만 미주노선 등 장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한 국제선 수요가 증가하고 여름 휴가철의 국내선 수요가 확대되면서 매출은 2분기 대비 약 55% 상승한 3319억원을 기록했다. 4분기 역시 화물사업의 날개가 꺾이지 않을 전망이다. 연말은 전통적인 화물 성수기인만큼 회사측은 수요·공급 불균형으로 실적 호조가 이어질 것이라 밝혔다. 대한항공은 이에 따라 화물전용 여객기 활용을 극대화해 기재 가동률을 제고하고 공급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대체공항 확보, 추가 조업사 선정 등을 통해 안정적으로 화물사업을 유지해 나간다고 밝혔다. 4분기 여객사업은 코로나 19로 인한 수요부진이 이어질 것이라 전망했다. 다만 위드코로나 전환 및 세계 각국의 국경 개방으로 여객 수요 확대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대한항공은 4분기 하와이, 괌, 치앙마이, 스페인 등 격리 면제 지역을 중심으로 정기·부정기편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며 점진적인 공급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김영은 기자 kim.yeongeun@joongang.co.kr

2021.11.12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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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이슈] 대한항공, 코로나 회복·화물운임 상승기대감에 상승

항공

항공 화물운임이 지속 상승하는 동시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회복 기대감이 반영되며 국내 항공주가 상승세를 보였다. 9일 아시아나항공이 거래 정지된 가운데 대한항공 주가가 오전 10시 30분 기준 전일 대비 4.28% 오른 3만4100원을 기록했다. 같은 시각 대한항공 지주사인 한진칼과 한진칼 우선주는 각각 2.08%, 1.89% 상승한 7만3700원, 4만8500원으로 나타났다. 전날 정부가 코로나19 백신 접종자에 한해 단체 해외여행을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항공·여행 등 관련 주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8일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방역 상황이 안정된 국가들과 협의를 거쳐 백신접종을 완료한 사람들에 한해 이르면 7월부터 단체여행을 허용하고자 한다"면서 "접종을 마치고 출입국 시 진단검사에서 음성이 확인되면 별도의 격리없이 여행이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은 항공운임 수요가 증가하면서 코로나19로 인한 여객수요 감소 여파가 상쇄됐다. 홍콩 항공화물운송 지수 TAC인덱스에 따르면 7일 홍콩 발(發) 북미노선 화물운임은 1㎏ 당 8.46달러로 6달러였던 지난해 6월 대비 39.1% 상승했다. 화물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데다 해운 컨테이너선을 확보가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올해 1분기 전체 매출이 24% 감소했음에도 화물사업 매출이 2배 이상 증가하며 1245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 화물 수송량은 2개월 연속 40% 이상 증가했다"며 "2분기 대한항공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를 2배 이상 웃돌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보름 기자 min.boreum@joongang.co.kr

2021.06.09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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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이슈]화물 덕에 다시 날아오른 대한항공, '주가도 날았다'

산업 일반

대한항공 주가가 다시 날아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 견조한 화물 수송과 백신 접종에 따른 여객 수요 기대감을 등에 업은 대한항공 주가는 25일 오전 상승세로 출발했다. 25일 오전 10시 20분 기준 대한항공 주가는 전날 대비 5.56% 상승한 3만1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3월 8299원까지 추락했던 대한항공 주가는 올해 1월부터 상승세를 탔고 최근 3만원 대에 진입하며 코로나19 이전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 같은 주가 호조는 항공 화물 수송량이 증가하고 항공 화물 운임 강세도 지속됐기 때문이다. 전 세계 화물 운송 수요가 폭증하면서 대한항공은 1분기 영업이익 1016억 원을 기록했다. 화물 부문 매출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7.3%다. 총 매출 1조 7498억원 중 화물 매출이 1조 3530억원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항공사들이 지난해에 이어 1분기에도 영업 적자를 이어가는 것과 다른 행보다. 1분기 미국 델타항공은 1조3322억원, 유나이티드 항공은 1조5354억원, 에어프랑스는 1조6385억원, 중국국제항공은 1조86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글로벌 항공사들이 화물 사업 강화에 머뭇거리는 사이 대한항공은 일찍이 화물 사업에 총력을 가하며 다른 노선을 탔다. 항공 화물 운임 역시 상승세다. 지난달 항공화물 운임지수인 TAC 지수의 홍콩∼북미 노선 항공 화물운임은 1㎏당 8.48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동월보다 49.03% 높은 동시에 지난해 최고가(7.73달러)를 넘어선 수치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화물 운임 강세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돼 2021년 화물 매출이 4조9000억원으로 기존 기대치보다 10% 상향될 것으로 보인다”며 "2분기에도 여객 수요 회복은 제한적일것으로 보이지만 화물 운임 강세는 최소 3분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김영은 기자 kim.yeongeun@joongang.co.kr

2021.05.25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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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기류에 휩싸인 국내 항공산업] 가격 경쟁력 낮아 외항사에 밀리고 일본행 여행객 급감해 실적 악화

전문가 칼럼

대형 항공사-저비용항공사 모두 고전… 국내외 경기 둔화에 치열한 경쟁 이중고 2009년 949만 명이던 내국인 해외 여행자 수가 2018년 2869만 명으로 3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올해는 3000만 명 돌파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정작 항공 업계에서는 찬바람이 불고 있다. 국내 대표 대형 항공사(FSC, Full Service Carrier)인 대한항공은 4분기 연속 순손실을 기록할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와 매각 본입찰까지 마쳤다. 고성장을 거듭하던 저비용항공사(LCC, Low Cost Carrier)도 울상이다. 올해 들어 LCC 6개사의 승객 탑승률이 감소한 가운데 한일 관계 악화로 주력인 일본행 여행객 수가 급감하면서 역시 영업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국내외 경기 둔화와 경쟁 격화 등의 난기류를 만난 항공 업계 현황과 전망을 짚어봤다. 11월 7일 국내 2호 민간항공사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을 찾기 위한 본입찰이 마감됐다. 예상대로 애경그룹-스톤브릿지캐피탈 컨소시엄,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 KCGI-뱅커스트릿PE 컨소시엄 등 적격 인수후보가 모두 입찰에 참여했다. 매각 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는 이르면 다음주에 우선협상대상자를 통보하기로 했다. 이어 우선협상대상자의 확인 실사, 가격 조정 등의 절차를 거쳐 12월 중 주식매매계약(SPA)을 할 예정이다. 매각 절차가 마무리 되면 한진그룹과 함께 국내 민간 항공시장에 경쟁 체제를 열었던 금호아시아나그룹은 항공산업 무대에서 사라지게 된다.아시아나항공의 매각 주관사 크레디트스위스는 이번 입찰에 앞서 몇 가지 조건을 언급했다. 우선 금호산업이 보유 중인 아시아나항공 지분 31%(구주)와는 별도로 유상증자로 새로 발행하는 주식(신주)을 인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주 인수 때 최저 투자 금액은 8000억원으로 제시했다. 이 금액은 아시아나항공의 자본금으로 흘러들어간다. 다만 8000억원은 아시아나항공이 지난 4월 산업은행으로부터 조달한 영구채와 채무보증 규모와 맞아 떨어지기 때문에 산업은행의 자금 회수를 위한 최소한의 보장금액인 것으로 풀이된다.이 밖에 아시아나항공의 항공기 리스 조건을 조정하는 등 부채비율을 낮추고, 경영상황을 정상화시킬 수 있는 계획 역시 포함해야 한다. 여기서는 정량적 기준은 제시되지 않았다. 종합하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인수 후보는 이번 입찰가와 별개로 아시아나항공의 노후 항공기 교체와 부채 규모 축소 등 정상화를 위해 자금을 더 넣어야 한다. 아시아나항공 실사에 참여했던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을 정상화에 신주 투자 하한선인 8000억원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점은 누구나 알고 있다”며 “인수 이후 경쟁력을 회복할 때까지 들어갈 시간과 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 새 주인 찾는 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은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2006년 대우건설 인수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재무상태에 탈이 나자 아시아나항공은 그룹 자금줄 역할을 맡으며 부담이 누적됐다. 항공업 특성상 주기적인 투자가 필수적인데, 그룹 재무위기까지 대응해야 했던 아시아나항공은 활용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자금을 조달했다. 아시아나항공이 앞으로 판매할 항공권 매출을 담보로 자금을 끌어오는 장래매출채권 유동화는 물론, 신종자본증권(영구채), 사모사채 등이 활용됐다. 아시아나항공에 연간 7000억원대 현금흐름이 흘러들어왔기에 가능한 일이었다.차입이 늘어나면서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상태 역시 자력으로 회복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악화됐다. 2015년까지만 해도 BBB+ 등급이던 아시아나항공의 회사채 신용등급은 2017년 BBB-등급으로 떨어졌다. 여기에 2018사업연도부터 새로 적용된 회계기준에 따라 운용리스 비용도 부채에 포함되면서 부담이 더욱 커졌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기준 운용 중인 항공기의 절반 이상을 운용리스 계약으로 들여왔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649%다. 영업실적은 영업이익 282억원을 거뒀지만 당기순이익은 1959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여기에 항공 업황에 이상신호가 나타나면서 올해 들어서도 1분기 892억원, 2분기 2024억원 순손실을 기록 중이며 3분기에도 적자가 예상된다. 올 상반기 말 기준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부채는 총 9조6000억원. 신종자본증권 5832억원을 포함하면 10조원이 넘는다.국내 항공 업계 맏형인 대한항공의 사정도 녹록하지 않다. 새로운 회계기준 적용이나 업황 변화 등의 영향이 동일하게 작용했다. 아시아나항공보다는 모그룹의 사정에 여유가 있다는 점에서는 차이가 있지만 수익성은 감소했다. 대한항공은 올해 2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하면서 2014년 2분기 이후 5년 만에 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분기 순이익 기준으로는 지난해 4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 적자다. 증권가에서는 3분기 실적 역시 순손실을 예상하고 있어 4개 분기 연속 적자 가능성이 높다. ━ 대한항공도 5년 만에 분기 영업손실 대한항공 역시 난기류에 흔들리고 있다는 신호는 시장에 즉각 반영됐다. 회사채 시장에서 없어서 못 샀던 대한항공의 회사채 인기가 떨어졌다. 올해 하반기부터 연이어 투자자 모집에 실패하고 있다. 지난 7월 총 2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위해 진행된 수요예측에서 기관투자자의 주문은 750억원에 불과했다. 10월 29일에도 총 17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했지만 570억원의 수요를 확보하는 데 그쳤다. 부채비율 상승과 지배구조 이슈 등 악재가 많았던 지난해에도 회사채 발행 금액의 3~4배가량의 주문이 몰렸던 것과는 딴판이다. 올해 4월에도 2000억원 발행에 5000억원의 주문이 몰리면서 어렵지 않게 수요를 확보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분기 기준으로 영업손실이 발생한 후 공모채 시장에서 미매각이 발생했다는 점은 사실이지만 일시적인 일”이라며 “아직까지는 자금 조달에 문제가 있다고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국내 항공산업을 대표하던 두 대형 항공사가 예전 같지 않은 이유로는 외부 변수 외에 ‘현상 유지에 급급한 경영’이 꼽힌다. 표면적인 이유야 여러 가지지만 공통적으로 시장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해석이다. 우선 LCC가 등장한 후 가격 경쟁에 대응하지 못하면서 항공여객시장에서 슬슬 밀려났다. 국내에서는 2000년대 중반 제주항공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6곳의 LCC가 항공 업계에 새로 등장했다. LCC들은 이름 그대로 불필요한 서비스를 최대한 줄이고 항공권 가격을 낮췄다. 대형 항공사들은 LCC와 가격 경쟁에 나서기보다는 서비스 품질 차별화를 내세웠다. 덕분에 중장거리 노선에서 시장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었지만 성장의 과실은 놓치고 말았다. 대한항공의 2018년 연간 여객 탑승률은 82.79%로 2015년부터 줄곧 80% 초반을 유지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매각 전까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는 항공산업은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시장이라고 평가한다. 빈 좌석이 남더라도 쌓아 둘 수 없기에 재고 관리가 불가능한 데다, 완벽한 가격 경쟁이 이뤄지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항공 여행에 익숙해진 여행자들은 이미 온라인 사이트에서 자신에게 딱 맞는 항공권을 찾고 있다. 가뜩이나 가격 인하와 비용 감축 경쟁이 반복되던 항공시장이 더욱 치열한 격전지가 됐다. 맥킨지에 따르면, 현재 물가를 기준으로 1960년에는 승객 1명이 1㎞ 비행할 때(ASK, available seat kilometer)마다 30센트 이상의 요금을 냈다. 그러나 1980년 이후 20센트 밑으로 내려왔고, 2000년대를 지나면서 10센트대로 낮아졌다. ━ 현상 유지만으로는 생존 어려워 가격 경쟁 속에서 항공 서비스에 들어가는 비용을 낮출 수 있었던 항공사는 생존하기 쉬웠다. 연비가 좋은 신규 항공기를 도입하거나 수익성이 높은 항로를 집중 공략하는 방식으로 비용을 낮춰야 도태되지 않았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역시 신규 항공기에 투자했지만 경쟁사에 비해 뒤쳐졌다. 자회사를 설립해 대응한 LCC시장은 직접 경쟁 대상이 아니라고 치더라도 외국계 대형 항공사들과 비교해도 가격 경쟁력에서 밀렸다. 한국항공협회에 따르면 2016년까지만 해도 50%를 넘겼던 대한항공의 미주노선과 오세아니아 노선 점유율은 2017년 이후 40%대로 떨어졌다.항공여객시장에서 경쟁에 뒤쳐진 대형 항공사들은 항공화물시장에 기댈 수 있었지만, 이마저도 지난해 말부터 부진에 빠졌다. 경기 둔화와 무역 분쟁 등으로 줄어든 항공 물동량이 회복되지 않고 있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대한항공의 누적 화물 물동량은 전년 동기 대비 9.9% 줄었다. 아시아나항공은 같은 기간 3.6% 감소했다. 항공 화물 시장을 이용하는 품목 가운데 절반 이상은 IT 제품과 화학제품, 기계류 등 부피 대비 마진율이 높은 제품이다. 따라서 국내 전자 업체와 화학 업체 등의 수출 회복세가 나타나야 항공사들의 항공화물 사업도 회복될 전망이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 국제선 화물 수송량이 전년 대비 9.5% 감소했는데 대한항공은 10.2%, 아시아나항공은 11.3% 감소하는 등 국내 항공사 감소폭이 더 컸다”며 “물동량 회복을 위해서는 IT제품을 포함한 국내 수출 회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설립 이후 매년 성장세를 이어가던 LCC 업계에서는 치킨게임의 전운이 감돌고 있다. 항공여객수요는 여전히 늘고 있지만, 성장세가 줄어들면서 LCC 업계 전체가 성장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실제로 올해 들어 국내 LCC 6개사의 항공기는 지난해 대비 12% 늘었지만 항공 수요는 6%가량 증가하는 데 그쳤다. 더구나 일본 불매운동 여파로 일본행 여행 수요가 급감하면서 9월 LCC 6개사 합산 국제선 여객 증가율은 4.9% 감소로 돌아섰다. LCC 여객 증감율이 역성장한 것은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0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 치킨게임 돌입한 LCC 업계 일본 노선이 정상화되더라도 LCC 업계가 예전 같은 성장세를 누리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일본 노선이 타격을 받기 전인 지난 3월부터 LCC 6개사 합산 탑승률은 하락세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2017년 이후 80% 밑으로 떨어진 적이 없었던 LCC 6개사 합산 탑승률은 올해 9월 78%대로 떨어졌다. 제주항공과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등 LCC 업체들은 2분기 실적에서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비상장사라 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는 이스타항공과 에어서울 역시 적자를 피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매각 절차를 밟고 있는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을 제외하면 국내 항공사들의 주가는 연초 대비 20% 이상 하락했다”며 “2012 년 이후 연평균 13%씩 성장하던 출국 수요 성장 기조가 하락세로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증권가에서는 일본 노선 부진이 본격적으로 반영될 3분기에는 국내 LCC 업체들이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인구수 5000만 명에 불과한 국내 시장에서 대형 항공사 2곳과 LCC 6곳 등 8개나 되는 항공사는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더구나 올해 운항면허를 받은 신규 LCC 사업자 3곳이 2020년 영업 개시를 예고했다. 국내 LCC 업체는 9곳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인구수가 3억2676만 명이나 되는 미국과 동일한 수준이다. 한국보다 인구수가 두배 이상으로 많은 일본 LCC 업체도 8곳뿐이다. 항공 업계 재편 가능성이 거론되는 배경이다.뒤숭숭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최근 인수합병 시장에서는 이스타항공이 매각설이 돌았다. 이번 매각설은 이스타항공 측이 매각을 검토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일단 해프닝으로 마무리됐다. 다만 항공 업계에서는 비슷한 소문이 언제든 다시 나올 수 있다는 분위기다. 과거 미국 항공 업계의 전례에 비춰볼 때 업계 재편 없이는 항공산업 전반의 실적 개선이 어렵다는 시각 때문이다. 미국 항공 업계에서는 1978년 규제 완화 이후 LCC 업체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100개가 넘는 항공사가 난립했다. 그런 탓에 항공사 파산이 줄을 이었고 인수합병으로 시장 재편됐다.현재 미국을 대표하는 항공사 가운데 하나인 델타항공은 2008년 노스웨스트항공과 합병 후 탄생했다. 세계 최대 항공사로 꼽히는 유나이티드항공 역시 2010년 콘티넨탈항공을 인수하면서 몸집을 불렸다. 업계 재편 결과 미국내 항공사들은 재조명을 받고 있다. 2001년 항공주 투자는 실수였다고 선언했던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은 15년이 지난 2016년 항공주 투자를 재개했다. 살아남은 미국 대형 항공사 4곳에 모두 투자한 것도 과거와 달라진 점이다. 델타항공은 2018년 영업이익 6조3000억원, 유나이티드항공은 2조5000억원을 벌어들였다. 영업이익률은 각각 12.5%, 5.1%였다.- 황건강 기자 hwang.kunkang@joongang.co.kr

2019.11.09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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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0대 그룹 승부수] 한진그룹 - 무리한 성장 대신 내실 다진다

산업 일반

2011년 국내 항공업계의 최대 화두는 대한항공이 도입한 최첨단 여객수송기 A380이었다. ‘하늘 위의 호텔’로 불리는 A380의 대당 가격은 4100억원, 크기는 축구장만하다. 일반석 간격을 기존 기종보다 7㎝ 넓히고 2층은 모두 비즈니스석으로 만들어 화제를 모았다. 일부에서 ‘대한항공의 재무구조에 빨간불이 켜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15대의 항공기를 도입했는 데 그중 5대가 A380이었다. 총 투자금액은 2조4749억원에 달했다. 대한항공의 2011년 예상 현금창출능력인 1조5000억원보다 훨씬 많았다. 막대한 돈을 투입해 도입한 A380이 실패하면 회사의 재무구조가 약해질 수밖에 없었다.지난해 6월 취항한 A380의 성적은 합격점이다. 2011년 6월부터 12월까지 40만8000명을 태웠다. 경기도 시흥시 인구(40만7090명) 보다 많다. 특히 A380 취항 이후 뉴욕·LA노선의 비즈니스 승객이 2010년 같은 기간보다 41% 늘어난 2만7636명에 달했다. 이를 발판으로 대한항공은 지난해 12조1106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2010년보다 약 3000억원 늘어난 규모다. 지난해 3월 동일본 대지진 등의 영향으로 여객수송량이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괜찮은 실적이다. 항공업계는 대한항공이 2012년 공격적인 경영과 투자를 할 것으로 내다봤다. 예상은 빗나갔다. 조양호(63) 한진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올해는 변화의 바람이 더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혁신을 통해 성장의 질적 개선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성장보단 기업의 체질개선에 주력하겠다는 뜻이다.세계경제 불투명, 항공수요 감소 전망조 회장이 이런 결단을 내린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지난해 국내 항공업계는 예상보다 높은 유가와 환율 때문에 기대치를 밑도는 수익을 냈다. 대한항공 역시 지난해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010년의 절반 수준인 5795억원에 그칠 전망이다. 미국·유로존 등 글로벌 경제가 불확실할 것으로 전망되는 올해도 항공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무턱대고 공격경영을 했다가는 큰코다치기 쉽다. 더구나 국내 대형 항공사는 가파르게 성장하는 저가항공사와 경쟁해야 한다. 강성진 동양증권 연구원은 “저가항공사가 낮은 운임을 무기로 한국의 국제선 단거리 노선에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며 “국내 대형 항공사의 수익은 단거리 노선에서 주로 발생하기 때문에 저가항공사의 도약은 대형 항공사에 위협적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정인지 동양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이 저가항공사 진에어를 보유하고 있지만 저가영업에만 힘을 쏟을 처지가 아니다”며 “이는 대한항공 스스로 저가항공사가 되는 것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대한항공은 매출의 약 30%를 차지하는 화물사업 분야에서도 힘겨운 경쟁이 예상된다. 홍콩 항공사 케세이퍼시픽은 2010년 항공화물처리량 부문에서 대한항공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대한항공은 이 부문에서 2004년 이후 6년 연속 1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중국의 내수·무역구조를 감안할 때 케세이퍼시픽의 성장속도가 더 빨라질 전망이다. 특히 케세이퍼시픽은 지난해 에어차이나의 화물수송 자회사(에어차이나카고)에 2억5000만 달러를 투자하는 등 중국 내 항공 관련 업체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대한항공이 케세이퍼시픽을 추월하기는 현재로선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많다. 신민석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대한항공은 화물운송 분야에서 2010년 4분기부터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며 “올해 1분기 플러스 전환이 기대되지만 이는 기저효과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조 회장이 대한항공의 양적 성장에도 ‘체질개선’을 주문하고 나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한항공은 올해 다양한 위기극복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먼저 아프리카 케냐 나이로비·베트남 다낭 등 장거리 신규 노선을 확대할 계획이다. 장거리 노선은 단거리 노선에 비해 승객밀도가 높아 대형 항공기가 필요하다. A380과 같은 초대형 항공기가 많은 대한항공에는 기회다. 화물운송 분야에서는 서비스의 경쟁력을 앞세워 고부가가치 시장을 노리고 있다. 2010년에는 의약품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최신 특수 컨테이너를 도입해 ‘의약품 운송 전문 상품 시장(Variation Pharma)’을 개척했다. 올해는 송유관·동물(악어·희귀어류 등)·핵연료 등 또 다른 화물운송시장 공략에 주력할 방침이다. 화물운송노선도 개척한다. 지난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크(3월)·스페인 사라고사(7월) 노선을 새로 만든 대한항공은 올해 페루와 브라질 상파울루에 화물기 취항을 준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선 물류업체 한진과의 연계시스템을 모색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한진의 트럭킹·여객선 사업을 대한항공의 화물운송에 좀 더 효율적으로 연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한진해운 2012년 목표 ‘흑자전환’업황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1위 해운업체 한진해운의 2012년 전략과 미래도 관전 포인트다. 한진해운은 지난해 3분기 135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3분기 연속 적자로 누적 영업손실규모는 3000억원을 넘어섰다. 4분기 영업손실은 5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회사 관계자는 “2011년 3분기 컨테이너부문의 수송량이 전년 동기비 12% 늘었는데도 운임약세와 유가상승 등의 영향으로 영업손실을 피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재무구조마저 악화했다는 점이다. 회사 부채비율은 422%, 차입금 의존도는 69%이다. NICE신용평가는 지난해 12월 30일 한진해운의 기업신용등급을 A에서 A-로 하향 조정했다.한진해운의 올해 목표는 비용절감·수익성 제고전략을 통한 ‘흑자전환’이다. 이를 위해 아시아와 아프리카·남미를 잇는 ‘남북항로’ 개척에 힘을 쏟고 있다. 아시아와 미주·구주를 잇는 ‘동서항로’에 편중됐던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신흥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것이다. 그룹 관계자는 “남북항로 개척은 한진해운이 안정적 실적을 올리는 데 큰 도움을 줄 전망”이라고 말했다. 선박 대형화도 추진한다. 2010년 국적 선사로는 최초로 1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한개)급 컨테이너선 시대를 연 이 회사는 지난해 1만 TEU급(4척)·8600 TEU급(4척)의 선박을 인도받았다. 올해는 1만3000TEU급 선박을 추가 인수해 선박 대형화 흐름에 대처할 계획이다.조양호 그룹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국내외적으로 어려운 상황은 2012년에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며 “단합된 힘을 발휘해 차별화된 발전모델을 창출하자”고 주문했다. 발전모델의 기본방향은 수익성 있는 성장, 다시 말해 ‘내실 다지기’다. 2012년 한진그룹의 핵심전략이다.이윤찬 이코노미스트 기자 chan4877@joongang.co.kr

2012.01.10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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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40주년 의의? “유니폼에 물어봐”

산업 일반

미국 메이저리그엔 ‘Throwback Jersey(메리야스 직물을 되던진다)’라는 독특한 마케팅이 있다. 복고풍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펼치는 행사다. 오랫동안 구단을 응원한 팬에게 보답하자는 취지다. 쉽게 말해 고객사랑 환원 마케팅이다. 모든 구단이 이런 행사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신생팀은 엄두도 못 낸다. 역사와 전통이 있는 구단만 가능하다. 올드팬의 향수를 불러일으킬 만한 유니폼이 없기 때문이다. ‘Throwback Jersey’ 마케팅에는 올드팬에게 보답한다는 의미 외에 구단의 전통을 뽐낸다는 뜻도 있다.올해로 창립 40주년을 맞은 대한항공이 고객과 함께 떠나는 ‘추억의 하늘 여행’ 이벤트를 마련해 화제다. 객실승무원들이 역대 11종의 유니폼을 입고 근무하는 이를테면 ‘Throwback Jersey’ 마케팅이다. 20여 명의 승무원으로 구성된 ‘추억의 하늘 비행팀’은 3월 16일 LA를 출발해 도쿄·싱가포르·베이징·홍콩·시드니 등 해외 주요 도시 및 국내선에 탑승한다.이 팀의 정현수 승무원은 “추억의 하늘 비행팀은 오늘의 대한항공이 있게 해 준 고객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이강훈 객실승무원 상무는 “유니폼에는 대한항공의 과거사가 담겨 있다”며 “추억의 유니폼을 입고 진행하는 이번 행사는 대한항공의 40주년을 고객과 함께 회상하고, 이를 발판으로 또 다른 미래를 열기 위해 마련됐다”고 전했다. 그렇다. 유니폼은 단순한 옷이 아니다. 회사의 문화와 전통을 상징한다. 이강훈 상무의 말처럼 유니폼을 보면 대한항공의 성장 역사와 희로애락이 읽힌다. 누적적자 27억원, 아시아 지역 11개 항공사 중 실적 꼴찌, 잦은 고장과 결항으로 땅에 떨어진 신뢰…. 1969년 대한항공공사의 성적표다. 회생마저 불투명했던 이 공사를 인수한 기업은 한진그룹. 복고풍 유니폼 행사에 숨은 뜻조중훈 당시 회장은 “대한항공공사의 인수는 국익과 공익 차원에서 생각해야 할 소명”이라며 공기업 인수를 반대하는 임원을 설득했다. 하지만 그 역시 손익계산서를 철두철미하게 짜야 하는 기업인. 눈덩이처럼 쌓여 있는 부실은 이만저만 걱정이 아니었다.조중훈 회장은 부실경영을 개선하고 새로운 이미지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 1969년 9월 28일 대형 4발 제트기인 B720 항공기를 도입한 것은 혁신을 위한 첫 번째 발걸음이었다. 낡은 이미지의 유니폼도 손봤다. 당시로선 파격에 가까운 다홍색 치마를 사용했고, 유행이었던 노 칼라도 접목했다(1기 유니폼). 대한항공공사를 인수한 이듬해엔 미니스커트 유니폼(2기)도 선보였다. 유니폼으로 본 대한항공의 모토는 혁신과 신선함이었던 것이다. 1971년, 대한항공은 어마어마한 규모의 부실을 어느 정도 털었다. 이제 남은 과제는 ‘파란 날개’를 활짝 펴고 세계로 비상하는 것뿐이었다. 이를 위해 태평양 횡단은 반드시 이뤄야 할 숙제였다. 그때까지만 해도 여객선이 태평양을 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꿈은 이뤄진다’는 말이 있다. 1972년 4월 19일, 대한항공은 새 역사를 만들었다. 서울~도쿄~호놀룰루~LA에 정기 여객 노선을 주 2회 취항했던 것. 우리 항공역사를 바꿔놓을 만한 쾌거였다. 짧은 미니스커트 유니폼도 그래서 바꿨다. 태평양 횡단의 역사성을 진중하게 담기 위해 다소 진한 감색 유니폼(3기)으로 교체했던 것이다.서울~LA 노선을 개설한 대한항공은 1973년 10월 서울~파리 노선(화물기)을 개척했다. 유럽의 하늘 길도 활짝 연 셈이다. 유럽시대의 개막은 대한항공에 자신감을 줬다고 한다. 진중한 느낌의 감색 유니폼을 보다 산뜻하고 화사한 것(4기 유니폼)으로 바꾼 이유도 여기에 있다. 승무원의 필수 패션 아이템으로 꼽히는 스카프가 사용된 것도 이때부터다.미주에 이어 유럽 길까지 열자, 대한항공의 기세는 하늘도 무섭지 않았다. 1975년 3월 서울~파리 여객 노선(5기 유니폼)을 개설하는 등 본격적 글로벌 노선망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1978년 1월 이후엔 서울~바레인~제다, 서울~쿠웨이트 등 중동 노선을 개척하고 확장했다. 서울~뉴욕 여객 노선이 취항한 것도 이 즈음이다. 그야말로 발전기였던 것. 유니폼도 이런 성장 시기를 맞아 다소 혁신적인 물결무늬 블라우스형(7개 유니폼)으로 교체했다. 이는 ‘대한항공 유니폼의 획기적 변화’라는 평가를 받았다. 1980년대 대한항공은 적극적 신규노선 취항과 함께 미국 화물전용 터미널을 확보하는 등 세계화를 꾀했다. 서울~프랑크푸르트 화물노선(1980년) 개설을 시작으로 싱가포르(1982년), 쿠알라룸푸르(1984년) 노선이 열렸다. 이런 성과를 발판으로 LA공항(1981년)과 뉴욕 JFK공항(1983년)에 전용 화물터미널을 준공, 항공화물 세계 1위를 위한 초석을 마련했다. 이 시기, 대한항공의 유니폼도 변화를 거듭했다. 글로벌 시대에 발맞춰 대한항공 고유의 색(파란색·빨간색·흰색)이 들어간 유니폼이 탄생했다(8기 유니폼). 서울아시안게임(1986년)·서울올림픽(1988년) 등 초대형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가 펼쳐졌던 1980년대 후반엔 사상 처음으로 외국인 디자이너가 만든 유니폼을 입었다. 1990년대 들어 대한항공은 눈부신 발전기를 맞았다. 5대양 6대주 세계 전 대륙 취항을 완성했을 뿐 아니라 기내식 비빔밥 ‘머큐리’ 대상 수상 등 세계 주요 상을 휩쓸어, 세계 항공업계에 ‘대한항공’이라는 이름을 각인시켰다. 대한항공의 쾌속질주는 2005년까지 이어졌는데, 흥미롭게도 이때 유니폼은 단 한 번도 바뀌지 않았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진한 감색의 재킷·스커트·조끼형 유니폼(10기)이 그것이다. 특히 빨강·감색·흰색의 대한항공 로고가 입혀진 커다란 리본 모양의 스카프는 대한항공을 상징하는 아이템으로 평가 받고 있다. 구형 프로펠러기 7대와 제트기 1대 등 8대의 항공기로 출범한 대한항공은 현재 130대의 항공기를 운항하는 글로벌 항공사로 성장했다. 국내선 운항횟수는 1969년 주 49회에서 569회로, 국제선 여객은 주 6회에서 686회로 각각 11배, 114배 증가했다. 화물 수송량도 1969년 3000t에서 현재 166만t으로 556배 늘었다. 명품 항공사 도약 위해 14년 유니폼 교체대한항공의 다음 목표는 ‘명품’ 항공사다. 조양호 회장은 “명실상부한 글로벌 선도 항공사로서 전 세계 사람들이 이용하길 원하는 최고 명품 항공사로 도약하자”고 말했다. 대한항공이 무려 14년간 사용했던 유니폼을 전격 교체(2005년 3월)한 것도 이런 이유다.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세계적 디자이너 지앙 프랑코 페레가 만든 이 유니폼(11기)은 동서양,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세련된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특히 스카프·액세서리 등 세세한 부분까지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덕분에 ‘명품’유니폼으로 불리고 있다. 대한항공은 최근 2019년까지 국제 항공 여객 부문 세계 10위권 진입, 화물 운송 부문 15년 연속 1위를 유지하기 위한 ‘2019 경영목표’를 발표하고, 힘찬 도약을 시작했다. 40년을 넘어 100년 항공사로 가는 징검다리 해인 2019년, 대한항공 승무원들은 어떤 유니폼을 입고 있을까? 유니폼을 보면 대한항공의 현주소를 엿볼 수 있다.

2009.03.23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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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 항공사는 순항할까

산업 일반

미국의 거대 항공사들이 고질적인 적자 누적으로 고전하지만 한국 항공산업은 미국 시장을 타깃으로 또 한번의 비약을 꿈꾼다. 호재와 악재가 동시에 상존한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미국 비자 면제를 호재로 꼽는다면 미국 경제의 불확실성, 고유가의 지속은 악재다. 호재는 그 효과를 극대화하고 악재는 슬기롭게 극복해야 하는 것이 국내 항공산업이 풀어야 할 숙제다. 올 연말 미국행 비자 면제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 전문가들은 한국인의 미국 여행 수요가 3∼4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이 같은 특수에 대비하기 위해 하계 시즌부터 증편을 계획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인천~댈러스 노선을 주 3회에서 4회로, 인천~샌프란시스코는 주 4회에서 7회로 늘린다. 아시아나항공도 올 하계 시즌에 인천~LA 노선을 주 12회에서 14회로 늘리고 인천~뉴욕 노선은 주 3회에서 7회로 증편한다. 미국 노선에 투입되는 기종이 350명 이상을 태울 수 있는 B747과 같은 대형 기종이란 점을 감안하면 주 3회 이상 증편은 파격적이란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한국의 두 국적항공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올해와 내년 각별한 생일을 맞는다. 대한항공이 내년 창립 40주년, 아시아나항공이 올해 20주년이다. 중년의 나이에 접어든 대한항공은 ‘2010년 세계 10대 항공사 진입’을 외치고 있고 20세 성년이 된 아시아나항공은 유럽 노선 확장과 화물 운송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대한항공은 고품격 서비스를 위해 기내의 구조 자체를 바꾸고 있고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통운을 인수하면서 비약적인 시너지 효과를 모색하고 있다. 한국 최초의 국적 항공사 대한항공은 1969년 설립 이후 지난 40년간 엄청난 집약 성장을 이뤘다. 1969년 보유 항공기 8대는 현재 132대로 17배 성장했다. 매출은 첫해 17억원에서 8조8120억원으로 무려 5183배가 증가했다. 연간 수송 여객 수는 69만5000명에서 2401만7000명으로 늘었고, 화물 수송량은 2700t에서 228만5000t으로 846배나 뛰었다. 특히 대한항공의 화물운송 분야 실적은 탁월하다. 전체 매출의 30% 정도를 화물사업본부에서 올리고 있는 대한항공은 국제 화물 수송 부문에서 4년째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1970년 화물기 1대로 시작한 화물사업이 세계 최대의 화물항공사로 성장한 것이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올 초 임원 세미나에서 “창사 40주년을 맞아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른바 ‘10-10-10 경영’(매출 10% 증대, 생산성 10% 향상, 비용 10% 감소)의 지속과 함께 ‘고품격을 추구하는 하이엔드 마케팅’의 필요성을 주문한 것이다. 이를 위해 대한항공은 올해 기내 좌석에 주문형 오디오와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된 시트를 갖추는 등 객석 업그레이드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2009년에는 ‘꿈의 항공기’로 불리는 B787 10대를, 2010년에는 525석을 갖춘 초대형 여객기인 A380 8대를 새로 도입할 예정이다. 동유럽, 아프리카, 남미 등 신시장 개척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시장 개척은 구체적인 결실을 목전에 두고 있다. 중국 최대 물류회사인 시노트랜스와 합작으로 화물항공사 ‘그랜드스타’를 설립해 상반기 취항을 예고했다. 별도 법인으로 설립한 저가 항공사 ‘에어코리아’도 5월 취항이 예약돼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1988년 정부의 제2 국적 항공사 취항 정책이 낳은 옥동자였다. 올해 20세 성년이 된 아시아나항공은 3월 말 숙원이었던 프랑스 파리 취항을 앞두고 있다. 2008년 초에는 영국에서 낭보가 날아들었다. 항공산업전문 리서치기관인 영국 스카이트랙스(skytrax)가 발표한 항공사 등급 순위에서 최고 등급인 ‘파이브 스타(five star)’항공사에 2년 연속 선정된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를 ‘500년 영속기업의 기반을 구축하는 해’로 정하고 ‘뉴 테이크 오프(New Take-off) 2008’이라는 경영방침을 발표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한통운을 인수하게 된 것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항공운송과 대한통운의 육상운송이 결합된 ‘연계수송’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 주로 국내와 아시아권에 머물던 아시아나항공의 영역이 프랑스 파리로 확대된 것도 새로운 변화의 시작이다. 그간 일본, 중국, 동남아, 동북아에 집중됐던 해외 노선을 유럽과 미주 장거리 노선에 확대한다는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의 한 임원은 “파리 취항은 새로운 도약의 상징”으로 규정하면서 “파리, 런던, 프랑크푸르트를 잇는 네트워크가 형성돼 아시아나항공의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의 저가항공시장도 본격적인 이륙을 준비하고 있다. 경쟁도 치열하다. 기존 제주항공과 한성항공 외에 에어코리아(대한항공 자회사), 에어부산(아시아나항공 자회사), 영남에어, 중부항공, 서울항공, 대양항공, 이스타 항공 등 모두 12개 업체가 뛰어들었다. 국내 업체와 합작, 한국시장 진출을 도모하고 있는 외국 저가항공사도 5∼6개에 이른다. 작년 연말까지만 해도 금호아시아나 박삼구 회장은 저가항공사업 진출에 부정적이었다. 그러나 지난 2월 14일 부산국제항공(현 에어부산)에 대한 230억원 투자 방침을 전격 발표했다. 최근 외국 저가항공사의 무차별 공략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영역을 포함한 국내 항공시장이 위협 받기 시작했다는 판단 때문이다. 상반기 취항이 불투명했던 대한항공의 저가항공사 에어코리아는 이르면 오는 5월 취항이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최근 주무부서인 국토해양부는 운항 능력이 검증된 신생 저가항공사의 경우 인허가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기 때문이다. 기업규제 완화와 시장 경쟁력 강화를 주문하는 이명박 대통령의 친기업 마인드가 작용한 결과다. 현재 항공사 신설시 정기 항공운송 면허 검증에만 3개월, 운항증명(AOC)을 받으려면 6개월이 추가로 소요된다. 유럽인들은 운임이 단돈 몇 십 유로에 불과한 저가항공사의 비행기를 ‘가볍게’ 잡아 타고 로마나 바르셀로나 같은 관광 도시로 여행을 떠난다. 한국 사람들이 이 같은 ‘값싼 호사’를 누리기 위해서는 아직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작년 11월 건설교통부가 ‘국내선 2년, 2만 회 이상 무사고 운항’을 한 항공사에만 국제선 취항을 허가한다는 기준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2005년과 2006년 각기 국내선에 취항한 한성항공과 제주항공은 올여름 건교부 기준을 충족시키자마자 국제선을 띄우겠다는 계획이다. 나머지 저가항공사들은 아직 법인 설립단계에 있기 때문에 2011년이 지나야 다양한 노선과 상품을 구비한 ‘진정한 저가항공 시대’가 개막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저가항공사의 미래가 장밋빛 일색은 아니다. 손익을 맞출 수 있는 국제선 취항까지의 기간과 과정은 너무도 가혹하다. 현실적으로 국내선 운항이 적자를 면키 어렵기 때문에 업계 전문가들은 저가항공사가 2만 회 운항까지는 통상 3년 이상이 걸리며, 그 기간 누적 적자는 700억∼800억원 정도로 추산한다. 고유가와 과당 경쟁 환경 속에서 자본력이 없는 영세 항공사들이 버티기 힘든 구조라는 얘기다. 그렇다고 저가항공사의 대거 출현을 ‘난립’으로 규정하기도 어렵다. 경제 규모 면에서 우리보다 처지는 필리핀이 50개, 대만과 싱가포르가 각각 20개 이상의 항공사를 보유하고 있다. 세계 9위의 항공 수요를 가진 우리나라가 2개의 국적 항공을 포함해 4개의 항공사만으로 항공 사업을 하고 있는 것이 정상은 아니란 지적이다. 아일랜드의 항공사 ‘라이언에어’는 연간 3500만 명의 승객을 실어 나르는 유럽 최대의 저가항공사로 성장했다. 보잉 737-800 신형 기종 100대 이상을 보유한 이 회사는 최근 놀랍게도 같은 기종을 125대나 추가 주문해 2012년까지 수송 인원을 7000만 명으로 늘린다는 야망을 실현하고 있다. 아시아 지역에서 저가항공의 ‘허브’ 회사를 만들 수만 있다면 이 분야의 잠재적 가치는 무시할 수 없다는 관측이 그래서 나오고 있다. 한국 항공사의 가장 무거운 짐은 고유가 문제다. 유가 100달러 시대에 진입하면서 항공업계의 피해가 심각해지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유가가 1달러 오를 경우 대한항공은 연간 300억원, 아시아나항공은 144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한다. 항공사는 물론 이 손해를 스스로 보전하지 않는다. 유가 인상분에 대한 유류할증료를 올려 그 상당부분을 승객들에게 부담케 한다. 실상을 공개하진 않지만 항공사들이 유가 부담을 덜기 위한 기법은 또 있다. 이른바 ‘유가헤지’다. 헤지는 가격변동이나 환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미리 일정기간 동안 정해진 금액으로 거래키로 계약하는 것을 말한다. 고정가격으로 항공유를 공급받을 수 있기 때문에 현 유가 인상분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을 수도 있다. 우리투자증권의 애널리스트 송재학씨는 “한·미, 한·EU FTA 추진으로 중장기 항공화물 수요가 급증할 것이며, 2008년 8월 베이징올림픽으로 환승 여객 증가도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했다. 노쇠해진 미국 거대 항공사의 실패를 통해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을지, 한국 항공사들의 새로운 비전과 도약이 기대되는 시점이다.

2008.03.19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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