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ECONOMIST

1,101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 “최초 넘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은행 되겠다”

은행

“지금까지 ‘최초’라는 수식어를 만들어내는 데 집중했다면, 고객들에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은행’으로 거듭나겠습니다.”이은미 토스뱅크 대표이사는 16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이 밝혔다. 지난해 3월 대표직에 올라 취임 1주년을 맞은 이 대표가 공식 석상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지난해 토스뱅크는 457억원의 첫 연간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 고객 수는 1200만명을 넘었으며, 월간 활성 이용자(MAU) 수는 880만명에 달해 세 번째로 많이 사용하는 은행이 됐다. 포브스는 세계 최고의 은행, 한국 부문 1위에 3년 연속 토스뱅크를 꼽았다. 이 대표는 ‘미래를 위한 준비를 마친 은행’(Built for the Future)임을 선언하며 “미래로의 도약 준비를 마치고, 금융 산업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선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이 대표는 중장기(향후 3~5년간) 전략으로 ▲고객 중심 최적화 ▲기술 내재화를 넘어선 표준화 ▲글로벌 진출을 제시했다. 그동안 토스뱅크가 쉼 없는 혁신으로 경계 없는 포용을 낳았고 발 빠르게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 선한 영향력을 확장했다면 앞으로는 고객에게 최적화된 금융으로, 글로벌 시장까지 선점해 나아간다는 계획이다. 이르면 5년 내 동남아 등 글로벌 진출...시니어 상품·서비스에 집중토스뱅크는 ‘글로벌 확장’에 우선적으로 집중할 방침이다. 동남아 등 개발도상국과 더불어 선진국 시장도 대상으로 보고 있다. 현지 규제 환경과 고객 특성을 분석해 해외에서도 의미 있는 금융 모델을 만들어 가겠다는 포부다.또 중장년 및 시니어 고객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관련 상품과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영시니어, 액티브시니어 등이 타깃이다. 현재 40대 이상이 토스뱅크 고객의 2명 중 1명(48%)에 가까운 만큼, 금융 외에도 헬스케어, 자산관리 등과 연계된 라이프케어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것이다. 고객 중심 최적화는 고객의 다양한 니즈를 보다 정교하게 반영한 상품과 서비스를 기획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토스뱅크는 1200만명의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화 알고리즘, 맞춤 설계 조직 신설, 행동 기반 추천 시스템 등을 고도화하고 있다. 외화통장은 한층 강력해진다. 기존 무료환전 기능으로 호응을 얻었던 외화통장에는 송금 기능이 추가 된다. 해외에 거주 중인 지인 또는 가족이나, 유학 중인 자녀에게 보내는 돈에도 자유가 더해진다. 개인과 개인사업자를 넘어 기업 고객을 위한 보증 기반 대출을 선보이며 여신 포트폴리오의 균형을 확보하고 보증 기반 구조를 통해 리스크 관리까지 강화할 방침이다. 기술 내재화는 가속화를 넘어 표준화 된다. 토스뱅크는 개발자 중심의 조직을 구성, 운영하며 기술 내재화를 추구해 오고 있다. 신용평가 모형인 ‘TSS’(Toss Scoring System)를 한층 고도화해 나갈 계획이다. 여기에는 AI 기반 리스크 예측 모델이 더해질 방침이다. 수신잔고나 연체율, 문서 인식 정확도가 향상될 뿐 아니라, 신분증 위변조 탐지 기술 또한 강화된다. 토스뱅크는 0.5초 만에 99.5% 이상의 정확도를 갖추고 있으며 이를 사업화 대상으로 기획 중이다. 토스뱅크는 지난 3년간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통해 금융의 고정관념을 깨는 데 집중해왔다. 은행이 정한 규칙을 고객이 따르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고객 관점에서 새롭게 설계했다. 특히 ‘어떻게’(HOW)에 집중하며, 은행마다 똑같은 상품과 서비스를 토스뱅크만의 다른 문법으로 풀어낼 것인가를 고민하고 차별화했다는 설명이다. 이렇게 토스뱅크가 낳은 최초의 혁신 사례는 ‘전월세보증금 대출’이나 ‘함께대출’ 등 40여가지가 넘는다. 토스뱅크는 앞으로도 최적화, 기술 내재화, 글로벌 확장을 통해 미래형 은행으로 나아가고자 한다는 방침이다.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는 “고객 신뢰와 투명성, 안정성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혁신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5.04.16 15:11

3분 소요
5명 중 3명 이미 가입…카카오페이, 마이데이터 2000만명 돌파

카드

카카오페이가 국내 최초로 마이데이터 가입자 2000만 명을 돌파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는 대한민국 생산가능인구에서 만 19세~64세의 5명 중 3명 정도가 카카오페이 자산관리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카카오페이가 마이데이터 사업을 시작한 지 3년여 만에 빠른 속도로 이뤄낸 성과다. 카카오페이는 마이데이터와 결제∙송금을 아우르는 자체 데이터 경쟁력을 토대로 국민 생활에 실질적 도움을 주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데이터 기반의 금융 혁신을 이끄는 사업자로 자리매김했다.카카오페이는 다양한 데이터 분석 및 맞춤형 추천 서비스를 통해 사용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신용점수 올리기’ 서비스를 통해 최근 2년 간(2023~2024) 약 210만 명의 신용점수를 평균 21점 상승시키는 효과를 거뒀다.특히 전통 신용평가에는 포함되지 않는 업계 최대 규모의 선불충전금 카카오페이머니 등 카카오페이 서비스 활용 데이터를 기반으로 대안신용평가모델을 개발 중이다. 이를 통해 금융 이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하여 금융 서비스 이용이 어려웠던 학생 및 사회초년생 등의 신용도를 평가할 수 있어 포용 금융 확산에도 기여할 예정이다.또한 마이데이터를 활용한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는 지난 2년간 약 2만 명의 사용자가 총 1조 1340억원 규모의 대출 금리를 평균 1.52%p 낮췄다. 사용자별 연간 평균 90만 원, 연간 총 172억 원의 이자를 절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연말정산 미리보기’ 서비스를 통해 매년 50만 명 이상의 사용자에게 예상 환급액 및 납부액을 계산해 주고, 부족한 내용 안내와 최대 공제 한도를 받을 수 있도록 맞춤형 절세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신용∙체크카드 사용액 중 소득 공제에 포함되지 않는 내역은 카카오페이가 마이데이터 결제 내역을 기반으로 합계에서 제외해 보여주기 때문에 더욱 정확하게 연말정산 환급·납부액을 참고할 수 있다.카카오페이는 마이데이터를 통해 금융 사기 예방 기능까지 제공하며 사용자들의 안전한 금융 생활을 지원하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마이데이터와 금융사기 방지 소셜벤처인 ‘더치트’ API를 연결해 사용자에게 ‘계좌지킴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실제로 약 1억2000만 개의 계좌가 이 서비스에 연동되어 대포통장 등 사기 위험에 대한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카카오페이는 마이데이터를 분석의 영역에 그치지 않고, 더욱 고도화된 자산관리 서비스로 연결하고 있다. 매달 쓰는 생활비, 함께 모으는 저축, 같이 갚아나가는 대출 등 공동 자산을 관리하고 있는 부부∙가족을 위한 ‘함께하는 자산관리’도 마이데이터를 기반으로 제공하고 있는 카카오페이만의 서비스다. 이와 함께 카카오페이는 마이데이터와 AI 기술을 기반으로 사용자가 마주하는 모든 금융의 순간을 빠르고 정교하게 예측해 솔루션을 제공하는 개인 맞춤형 금융 서비스의 미래를 그려나가고 있다. 대표적인 서비스인 ‘금융비서’는 사용자의 마이데이터와 신용 정보 등 다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의 금융 현황을 분석하여 사용자에게 필요한 행동을 예측하고 실시간으로 개인별 맞춤 금융 정보를 제공한다. 이 서비스는 ‘전월세대출 만기’, ‘월급날’, ‘적금’ 등 사용자의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된 다양한 금융 활동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카카오페이는 최근 10년 간의 금융지표 및 경제 트렌드와 사용자의 방대한 마이데이터를 트랜잭션 단위로 분석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금융비서’ 등의 서비스를 고도화하여 나만을 위한 1대 1 맞춤 자산 관리 조언이 가능한 초개인화 서비스 모델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카카오페이는 “마이데이터 기반의 맞춤형 서비스에 대한 고민이 사용자의 실질적인 혜택으로 이어지며 2000만 명의 선택을 받을 수 있었다”며 “과거와 현재의 데이터 분석, 미래 활동 예측 기반의 개인 맞춤형 서비스 제공을 넘어, 데이터를 활용한 대안신용평가 고도화 등 포용 금융 확산에 기여하는 금융 플랫폼이 되겠다”고 말했다.

2025.04.14 12:12

3분 소요
오늘 태어난 아이는 60년 후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을까[스페셜리스트 뷰]

전문가 칼럼

지난 3월 20일, 국회는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을 각각 13%, 43%로 인상하는 모수조정안을 여야 합의로 통과시켰다. 역대 세 번째 국민연금 개혁이며, 노무현 정부의 개혁 이후 18년 만의 일이다. 이번 개혁을 통해 2055년으로 예상됐던 기금고갈을 10~15년가량 늦췄고, 소득대체율 역시 인상해 재정안정과 소득보장의 균형을 찾으려 했다는 것이 정치권의 설명이다. 개혁안 통과 직후, 거물급 정치인들은 오랫동안 미뤄졌던 연금개혁에 환영의 목소리를 냈고 다수의 전문가도 의미있는 진전이라는 평을 했다. 하지만 국민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국회 통과 직후 이뤄졌던 여론조사에 따르면, 50대 이상에서는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평가가 많은 반면, 2030세대의 반응은 아주 냉랭하다. 소득보장론자 vs 재정안정론자 이번 연금개혁을 이해하려면 노무현 정부 당시 연금개혁을 되짚어봐야한다. 2007년 연금개혁의 주인공은 노무현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지를 기반으로 ‘총대’를 맨 유시민 복지부장관이었다. 당시 국민연금은 보험료율 9%에 소득대체율이 60%였다. 본격적으로 저출산이 본격화되던 시점, 국민연금이 지속 불가능한 것은 누가 봐도 명약관화했다. 유 전 장관은 ‘낸 만큼 받는’ 연금제도를 만들고자 했다. 보험료 15.9%에 소득대체율 50%로 모수조정을 하는 것이 최초 개혁안의 골자였다. 하지만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그의 개혁안을 거세게 반대했다. 결과적으로 보험료는 9%로 유지하되, 소득대체율만 향후 20년에 걸쳐 40%까지 삭감하는 미완의 개혁으로 마무리됐다. 이를 통해 우리 사회는 기금고갈까지 15~20년 가량의 시간을 추가로 벌게 됐다.그 과정에서 이후 18년간 연금개혁의 주역이 될 두 전문가 집단이 탄생한다. 소득보장론자와 재정안정론자다. 소득보장론자는 소득대체율이 삭감된 것을 심각한 문제로 봤다. 소득대체율이 40%로 유지되면 심각한 노후빈곤이 해소될 수 없다고 인식했다. 소득대체율을 이상적으로는 60%까지, 그게 어려우면 최소 50%까지 인상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었다.재정안정론자는 개혁 후에도 수지균형이 달성되지 않아 기금이 여전히 고갈되는 점을 문제 삼았다. 소득대체율을 추가로 삭감하거나, 아니면 소득대체율을 40%로 유지하고 보험료를 인상하는 것이 이들의 목표였다.그 후 18년간의 연금개혁 논의는 소득보장론자와 재정안정론자의 힘겨루기로 정리할 수 있다. 시간이 흐르며 진보의 소득보장과 보수의 재정안정이라는 이념적 대치 상태로 논의 구조가 진화했고, 정권이 바뀌며 공수가 바뀔 뿐 평행선을 달리는 고착구조는 풀리지 않았다. 논의가 길어지며 소득보장도, 재정안정도 점차 멀어져갔다.팽팽한 균형을 깬 것은 21대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였다. 전문가 집단의 합의는 불가능한 것이 명백해지자, 진보와 보수는 국민들에게 소득보장과 재정안정 중 어떤 가치가 중요한지 확인하고 그 결과에 승복하기로 합의했다. 2024년 4월, KBS에서 전국에 생방송된 공론화위원회가 그것이다. 여러 의제가 있었지만, 핵심은 소득보장안, 즉 ‘더 내고 더 받기’(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와 재정안정안, 즉 ‘더 내고 그대로 받기’(보험료율 12%, 소득대체율 40%)의 선택이었다. 500명의 국민대표는 ‘더 내고 더 받기’안에 56%의 지지를 보내며 소득보장론자의 손을 들어줬다. 법안 통과 전 연금개혁 논의가 소득대체율을 인상하는 것을 기본으로 한 것은 이 때문이다. 보험료율 13%에 대한 양당의 공감대는 이미 형성됐고, 공론화위원회 결과에 따라 소득대체율 인상은 기정사실인 상태에서, 그 수치를 놓고 치열한 수싸움이 있었다. 공론화위원회 이후 1년가량의 ‘밀당’이 있은 후 ‘1343 개혁’(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 43%)가 양당의 합의하에 통과됐다. ‘2007년 체제’의 형성 이후 18년간의 논쟁의 종지부를 거대양당이 절충하는 모양새로 이끌어 낸 셈이다. 국가가 망하지 않는 한 연금은 지급된다?법안 통과 직후 반응은 진영별로 극명하게 갈린다. 진보 진영에서는 공론화위원회의 지지를 받은 50% 소득대체율에서 후퇴한 개혁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고, 보수 진영에서는 기금고갈을 해소하지 못했는데 소득대체율을 올린 것에 반발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진보-보수간 차이보다는 세대간 인식의 간극이 훨씬 더 커 보인다. 2030을 중심으로 어차피 기금고갈이 되면 연금을 받지 못하는데, 소득대체율을 올려 미래세대의 부담이 더욱 가중되는 것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이러한 젊은 세대의 분노에 이번 개혁안에는 국가의 지급보장이 담겼고, 따라서 국가가 망하지 않는 한 연금은 지급될테니 걱정하지 말라는 목소리가 있다. 실제로 기금이 고갈됐다고 연금급여 지급이 완전히 고갈된 사례는 찾기 어렵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경제가 파탄 난 우크라이나도 미국의 지원을 바탕으로 연금을 지급하고 있는 것이 좋은 사례다.하지만 보험료를 걷을 때 약속했던 급여를 모두 받을 수 있는가는 전혀 다른 문제다. 상황이 안 좋아지면 약속했던 급여를 소급해 삭감하는 사례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우리나라의 공무원연금이 그렇다. 1960년에 도입된 공무원연금은 2001년 기금이 고갈됐다. 악화되는 공무원연금 재정을 해소하기 위해 2015년 박근혜 정부는 기여금을 인상하고,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에 해당하는 지급률을 삭감하는 개혁을 단행했다. 이후 공무원연금 가입자는 국민연금 가입자의 2배를 내고 1.7배만을 받게 됐다. 국민연금 가입자에게 주어지는 퇴직연금이 공무원에게는 없는 것을 감안하면, 젊은 공무원들이 국민연금에 가입시켜 달라는 볼멘소리를 내는 건 당연하다.박근혜 정부의 공무원연금 개혁 과정에서 영향을 받은 건 젊은 공무원들만이 아니다. 이미 은퇴해 연금을 받고 있던 기존 공무원연금 수급자들도 급여를 소급삭감 당했다. 물가상승률 연동 급여인상분을 5년간 동결하는 방식이었다. 크게 악화된 연금제도를 받아든 젊은 공무원들과의 형평성을 맞추기 위함이기도 했고, 악화된 재정을 일부나마 개선하려는 목적도 있었다.기금이 고갈돼도 연금이 제대로 지급되는 건 앞 세대보다 다음 세대의 인구가 많고 더 부유할 때만 성립한다. 기금이 없어도 연금제도는 유지된다는 인식은 대부분의 국가의 인구가 지속적으로 늘고, 경제도 지속적으로 성장했던 20세기엔 유효했다. 공적연금이 앞 세대를 뒤 세대가 부양하는 제도라는 인식 역시 이러한 역사적 맥락에 기반한다.하지만 인간이 만든 사회적 제도 중 ‘원래 그런 것’은 없다. 노예제도가 당연했던 시절이 있었고, 참정권이 남성에게만 주어졌던 시절이 있었다. 시대가 바뀌고 사회가 변화하면 그에 맞춰 제도 역시 바뀌어야만 한다. 21세기에 들어서며 우리나라를 포함한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후세대가 앞 세대보다 인구가 많고 더 부유한 것은 더 이상 참이 아니다.기금이 고갈돼도 국가가 존재하는 한 연금은 지급된다는 주장 자체는 참(진실)에 가깝다. 하지만 약속된 연금을 제대로 다 받을 수 있다는 주장은 거짓이다. 오늘 태어난 아이가 국민연금에 기여하려면 최소 18년, 젊은이들의 사회 진출이 느린 우리나라 현실을 반영하면 30년 가까이 걸린다. 국민연금과 관련한 2050년대의 인구구조는 2025년 현 시점 확정됐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에서 기금이 고갈돼도 정부의 지급보장이 있으니 급여를 못 받을 일은 없다는 생각은 굉장히 위험하다. 지급보장이 없어도 상황이 되면 급여는 제대로 지급되며, 지급보장이 있어도 상황이 안 되면 약속된 연금을 받기 어렵다. 공무원연금 역시 지급보장이 이미 법제화돼 있었음에도 기은퇴자 급여의 소급삭감이 있었던 것처럼 말이다.국민연금의 원가와 1700조원의 미적립부채국민연금을 낸만큼만 받아가면 어떨까. 젊은 시절 낸 보험료에 기금운용수익률만큼을 더한 수준만 은퇴 이후 받아가면 다음 세대에 미움을 받을 일도, 앞 세대를 미워할 일도 없으니 말이다. 그러면 낸 만큼만 받아가는 국민연금의 보험료, 즉 ‘똔똔’이 되는 국민연금의 ‘원가’는 얼마일까?가정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현재 국민연금 가입자의 평균적인 수명과 지난 40여년간의 기금운용수익률 수준을 상정하면 보험료 1%당 소득대체율 3.3% 정도가 수지균형이다. 따라서 13% 보험료율에 걸맞은 소득대체율은 43% 전후다.수리적인 관점에서 1343 개혁의 가장 큰 함의는 개혁 이후엔 수지균형이 달성된다는 점이다. 개혁 이후엔 낸 만큼 받아가는 셈이니 뒤 세대에게 부담을 전가하지도, 앞 세대의 빚을 갚아주는 것도 아니다. 다만 이는 기금이 영속되는 경우에만 성립하는 명제다. 낸 것보다 많이 받는 제도를 38년간 유지했기에 모자란 금액이 있다. 이를 미적립부채라 부른다. 이 금액은 1700조원에 이른다. 이를 해소하지 않고는 기금은 고갈될 수밖에 없다. 빚에는 이자가 붙어 불어나는 법이다.미적립부채 해소 없이는 시간의 문제일 뿐 보험료를 추가로 인상하거나, 연금급여를 삭감하거나, 아니면 둘 다 해야만 한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 젊은 세대가 갖는 불만은 정당하다. 2030세대, 나아가 그 다음 세대에게 지속 가능한 연금제도를 물려주기 위한 핵심과제는 바로 미적립부채 해소다. 자동조정장치 vs 선제적 국고투입큰 빚을 갚는 방법은 두 가지밖에 없다. 원금을 탕감받거나, 아니면 최대한 빨리 조금씩 갚아가거나. 1343 개혁 이후 구조개혁 논의를 위한 연금특위가 첫발을 내딛은 현시점에 미적립부채 해소를 위해 제안된 방식은 ‘자동조정장치’와 ‘선제적 국고투입’ 두 가지다. 자동조정장치는 2024년 9월, 정부가 제안한 연금개혁안에 담긴 내용이다. 국민연금은 물가상승에 따른 구매력 하락을 막기 위해 급여를 물가상승률에 연동해 인상해 준다. 자동조정장치는 이를 없애거나 줄임으로써 연금급여 총액을 실질적으로 소급하여 삭감하는 것이다. 발동시점과 삭감 폭을 적절히 조합하면 기성세대의 삭감 폭을 미래세대의 삭감 폭보다 크게 할 수 있다. 정부가 구체적인 수치를 발표한 바는 없지만, 지난 2024년 복지부 국감에서 흘러나온 자료를 보면 10-20%가량 삭감되는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기금고갈 시점을 2080년대 중반까지 늦출 수 있다.선제적 국고투입은 필자가 21대 국회 연금특위 민간자문위원으로 제안한 것이 최초다. 통상 모수 조합을 따와 ‘416안’이라 불린다. 416안의 핵심 아이디어는 기초연금에 투입되는 재정을 일부 국민연금으로 돌려 미적립부채를 선제적으로 해소함으로써 국민연금 기금고갈을 영원히 막자는 것이다.우리나라 노후소득보장체계는 국민연금만 있는 게 아니다. 올해 기준 65세 이상 노인 하위 70%에게 34만원 가량의 기초연금이 지급되는데, 본인이 기여한 보험료를 돌려받는 개념인 국민연금과 달리 기초연금은 전액 재정으로 지급된다. 2024년 기준, 기초연금은 GDP(경제총생산) 1%에 해당하는 24조원이 지급됐다. 같은 해, 국민연금 지급총액이 44조원이었음을 감안하면, 기초연금 규모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향후 노인 인구가 늘어나며 기초연금에 GDP 2%를 넘는 수준의 재정이 투입될 것으로 추정된다.기초연금은 2007년 노무현 정부의 개혁 때 도입됐는데, 당시 국민연금 가입률도 낮고, 수급액도 적어 극심한 빈곤에 시달렸던 노인세대의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보장을 해주자는 취지였다. 최초 10만원씩 지급됐던 기초연금은 대선을 몇 번 거치며 크게 올랐고, 기초연금이 국민연금을 위협한다는 우려가 나올 정도다.기초연금 도입 후 20여년 가까이 흐른 지금,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충분히 긴 세대가 은퇴하기 시작했다. 가난했던 2007년의 노인과 달리, 2025년의 노인은 젊은 세대보다 부유하다. 그리고 “젊은 노인”의 빈곤율은 주택연금 수령을 가정하면 전체 인구의 빈곤율보다 높지 않다. 미적립부채 해소를 위해서는 2030년부터 GDP 1%씩을 투입해야 한다. 재정여력이 충분하면 기초연금 조정 없이 국민연금에 재정투입을 하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하지만 최근 국가의 재정여력은 급속하게 악화되고 있다. 재원을 확보하지 않고 선제적 재정투입을 주장하는 건 공염불이다. 다행히도 국민연금 제도가 자리잡으며 앞으로 은퇴할 세대의 기초연금을 일부 조정할 여지가 생겼다. 이미 기초연금을 받고 있는 1960년생과 그 앞 세대는 그대로 하위 70%에게 지급하되, 2026년에 은퇴하는 세대부터 그 대상을 조금씩 축소하여 장기적으로 노후빈곤선 이하에게 지급한다면, 지급액을 40만원으로 인상하더라도 장기적으로 절감되는 재정이 GDP 1%를 훌쩍 뛰어넘는다. 이를 국민연금에 투입하면 세금을 더 걷지 않고도 거의 대부분의 재정 문제가 해소된다. 필자가 주장하는 선제적 재정투입은, 이제까지 노인에게만 활용됐던 국가재정의 일부를 미래세대를 위해 기금에 적립해 주자는 것이다.남은 과제는...‘불편한 현실’ 직시해야앞으로 있을 구조개혁 논의는 1700조원의 미적립부채가 쌓였다는 불편한 현실을 직시하는 것으로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해결할 방법이 탐색돼야만 한다. 필자가 선제적 재정투입을 주장하는 것은 일차적으로 국민연금이 강제가입 제도이므로 국가가 약속을 지키는 것이 옳다는 개인적인 가치관에 기반한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이유는 자동조정장치 도입을 통한 연금급여 소급삭감보다는 사회적 합의가 더 쉬울 것이라는 인식이다. 다만 이는 필자 개인의 의견일 뿐, 사회의 보편적인 인식이 기수급자와 미래세대를 포함하여 급여를 삭감하는 자동조정장치 도입이 더 타당하다는 것이라면 그 방식을 도입하는 것이 옳다. 합의가 되지 않아 구조개혁이 늦어진다면 그 부담은 오롯히 미래세대에게 전가되기 때문이다.1343 개혁의 평가는 구조개혁 논의가 어떻게 이뤄지는가에 달려있다. 자동조정장치 도입이든 선제적 국고투입이든, 불편한 현실을 직시하고 미적립부채를 해소한다면 1343은 성공한 개혁이 된다. 하지만 ‘2007년 체제’를 극복하지 않고 과거 18년 동안의 논쟁을 반복하는 현실과 괴리된 이념적 논쟁이 지속된다면 젊은 세대의 불안은 현실이 된다. 선택은 우리 몫이다. 김우창 카이스트 산업및시스템공학과 교수김우창 교수는_서울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프린스턴대에서 경영과학 및 금융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9년 카이스트 산업및시스템공학과 교수로 부임했고 현재 카이스트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 원장을 맡고 있다. 그동안 SSCI 국제학술지 Quantitative Finance 편집장, 한국투자신탁운용 사외이사, 제21대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민간자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주요연구분야는 금융공학, 인공지능, 최적화다.

2025.04.13 10:00

9분 소요
ESG 실천과 분양 마케팅 혁신의 중심, 팍스디앤엠

부동산 일반

부동산 종합 마케팅 전문기업 팍스디앤엠(대표 강지상)이 친환경 기술 개발과 데이터 기반 분양 마케팅의 혁신을 통해 지속 가능한 도시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강지상 대표는 커피 로스팅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해 연기 및 분진을 제거하는 제연 및 집진 시스템을 개발해 국내 특허 등록, 국제 특허 출원 중에 있다. 이는 도시 환경 개선에 실질적 기여를 하는 ESG 경영의 대표 사례로 평가받는다.이 시스템은 현재 팍스디앤엠의 자체 사업부지인 ‘카페가리’ 신축 프로젝트에 도입되어, 디자인 전문 스튜디오 ‘글로우서울’과 함께 설계 중이다. 남양주 북한강변, 수도권 대표 관광지에 들어설 이 공간은 ‘세상에서 가장 멋진 카페’를 지향하며 환경과 감성이 어우러진 복합문화공간으로 개발될 예정이다. 팍스디앤엠은 향후 다수의 자체 개발 프로젝트에 제연·집진 시스템을 도입하며, 도시 내 숨 쉴 수 있는 공간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팍스디앤엠은 전국 최초로 민간임대주택 성공사례로 평가받는 ‘현대테크노레이 원시티’의 마케팅을 기획·설계한 주역이다. 이 프로젝트는 시장 흐름과 수요 패턴을 정확히 분석하고, 지역 맞춤형 마케팅 전략을 통해 성공적인 예비임차인 모집을 이끌어내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실제로 오픈 2주 만에 목표 대비 높은 예비임차인 확보에 성공하며, 시장 내 독보적인 입지를 증명했다.팍스디앤엠은 사계절 특성을 고려한 마케팅 퍼포먼스를 통해 모델하우스 방문 집객률을 획기적으로 높였고, 상담사들에게 신뢰받는 분양대행사로서 상품 판매가 용이하도록 기획부터 콘텐츠 구성까지 섬세하게 접근하는 전략이 돋보인다. 특히 상품을 쉽게 설명하고 매력적으로 포지셔닝하는 능력은 업계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표면적으로는 타 분양대행사들이 팍스디앤엠의 전략을 흉내 낼 수 있지만, 시장 통찰력과 실행력, 브랜드 감성까지 정밀하게 설계하는 디테일은 쉽게 따라할 수 없는 영역이다. 팍스디앤엠만의 전략은 단순한 모방이 아닌, 누적된 데이터와 경험에서 비롯된 '살아 있는 마케팅'이다.또한 팍스디앤엠은 영업 현장 최전선에 있는 상담사들을 위해 정기적인 마케팅 교육을 시행하고 있으며, 실제 고객 응대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 맞춘 실무 중심 커리큘럼으로 실질적인 역량 향상을 도모한다. 더불어 시행사들이 안심하고 맡길 수 있도록 상품 교육 또한 철저히 준비하여, 사업 전반에 대한 이해도와 소통력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전문 마케팅 기획팀, 광고 마케팅 제작팀, 현장 운영팀 간 유기적 협업 시스템을 통해 본사와 현장 간 빠르고 유연한 소통이 가능하며, 빅데이터 기반의 시장 분석을 통해 수요자의 행동 패턴을 예측하고, 이를 토대로 한 맞춤형 콘텐츠 전략은 분양 실적 향상의 핵심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팍스디앤엠은 입지 분석에서 브랜딩 전략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통합 마케팅 솔루션을 제공한다. 지역 특성에 맞춘 네이밍, BI, 브랜드 스토리텔링을 통해 단순한 부동산이 아닌 ‘살고 싶은 공간’을 만들어낸다.또한 LM사업부를 통해 다양한 관련 업체들과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지역 특성과 연계된 체험형 콘텐츠와 부가가치 높은 프로모션을 기획해 현장 경험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이를 바탕으로 현재는 청주를 포함한 타 지역에서도 민간임대주택 마케팅을 활발히 기획 중이며, 이는 단순 기획을 넘어 실행력을 겸비한 마케팅 전략가로서 강 대표의 진면목을 보여준다.강지상 대표는 현장 경험과 마케팅 이론을 결합한 저서 『6차산업과 SNS 마케팅』을 집필했다. 이 책은 농업, 제조, 서비스가 결합된 6차 산업과 최신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한 마케팅 전략을 연결한 실전형 콘텐츠로, 공공기관과 민간 기업 마케팅 기획자들에게 실용적인 인사이트를 제공하고 있다.팍스디앤엠은 단순한 광고대행을 넘어 프로젝트 매니지먼트(PM)형 마케팅 기획사로, 사업주의 목표와 수요자의 니즈를 동시에 충족시키는 정교한 전략을 지향한다.30~50대 실수요자 중심의 타겟팅, T맵·당근마켓 등 실효성 높은 미디어 집행, 현장 실행을 위한 전문 인력 운영까지 마케팅 전 과정의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

2025.04.08 17:27

3분 소요
에이비엘바이오

바이오

에이비엘바이오는 다국적 제약사 사노피가 올해 4월 오스트리에 비엔나에서 열린 AD/PD(International Conference on Alzheimer’s and Parkinson’s Diseases and Related Neurological Disorders)에서 파킨슨병 치료제로 개발 중인 ABL301의 비임상 데이터를 발표했다고 8일 밝혔다.ABL301은 에이비엘바이오의 '그랩바디-B' 기술로 파킨슨병의 발병 원인인 알파-시뉴클레인(alpha-synuclein)의 축적을 억제하는 항체를 뇌 속에 전달해 치료 효과를 높인 이중항체다. 그랩바디-B는 IGF1R(Insulin-like Growth Factor 1 Receptor)을 활용해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후보물질이 뇌혈관장벽(Blood-Brain Barrier, BBB)을 잘 침투하게 돕는다.사노피에 따르면 ABL301은 IGF1R의 기능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알파-시뉴클레인 응집체의 미세아교세포 제거를 촉진해 뉴런의 손실이나 행동 결함을 개선했다. 원숭이 실험에서도 ABL301은 단일항체 대비 약물의 뇌 조직 및 뇌척수액 검출양이 많았다.에이비엘바이오는 2022년 1월 사노피와 10억6000만 달러 규모의 ABL301 공동개발 및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기술이전 계약 이후 양사는 공동연구개발위원회를 구성해, ABL301 개발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 미국에서 ABL301의 안전성 및 내약성 평가를 위한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2025.04.08 13:49

1분 소요
지식 노동도 기계로 대체되는 시대?...AI에이전트와의 불편한 동행 [한세희 테크&라이프]

산업 일반

얼마 전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가 한국을 방문했다. 그는 서울에서 열린 마이크로소프트의 인공지능(AI) 행사에 키노트 연설자로 무대에 섰고, 모처럼 온 김에(?) 국내 주요 기업과 스타트업 관계자들을 만나 협력 방안도 논의했다. 보통 이런 국내 행사에 오는 글로벌 기업 셀럽 CEO의 키노트는 거룩하되 새롭지 않은 말씀으로 가득 찬 경우가 많다. 기자 입장에선 내용 자체는 큰 가치가 없지만, 말하는 사람이 중요한 사람이니 어쨌든 써야 하는 그런 기사를 쓰는 자리다. 이번 행사가 재밌었던 점은 나델라 CEO의 키노트에서 실제로 새로운 소식이 발표되었다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구독 기반 오피스 서비스 ‘마이크로소프트 365’에 추론 AI 기반의 에이전트 2종이 새로 추가된다는 뉴스를 나델라 CEO가 직접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제휴를 맺고 있는 오픈AI의 추론 모델 GPT-o3와 심층 검색 기능을 통합한 ‘리서처’ 에이전트는 이름 그대로 신사업 전략이나 고객 분석 보고서 같은 업무용 보고서를 대신 작성해 준다. ‘애널리스트’는 회사의 엑셀 파일이나 고객관리시스템(CRM) 등에 흩어져 있는 방대하고 잡다한 데이터 사이에서 패턴을 찾고 인사이트를 도출한다. 매출 트렌드나 수요 예측 등이 가능하다. 해외 매체들도 나델라 CEO의 한국 키노트 시간에 맞춰 관련 기사를 내보냈다. 나를 대신하는 비서, AI 에이전트AI 에이전트는 어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스스로 행동하는 AI 시스템을 말한다. 주어진 프롬프트에 따라 결과를 내는데 그치지 않고, 목표를 이루는데 필요한 작업을 파악하고 자동으로 실행한다. 여행 계획을 짜 달라고 요청하면 여행 기간과 예산, 원하는 분위기나 활동 등에 맞춰 동선을 짜고 비행기와 호텔도 예약해 주는 식이다. 말 그대로 대리인, 또는 비서인 셈이다. 에이전트는 현재 AI 분야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는 분야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코파일럿’이라는 이름으로 사람이 하던 여러가지 일을 돕거나 대신할 AI 서비스를 계속 내놓고 있다. 리서처와 애널리스트 발표 전날, 마이크로소프트는 사이버 보안 업무를 자동화하는 보안 분야 에이전트 6종도 공개했다. 마이크로소프트 한 회사에서만 하루에 84조 건의 보안 위협 신호를 처리할 정도로 전반적인 해킹 공격의 규모는 크다. 정보보호 담당자는 24시간 내내 쏟아지는 트래픽을 모니터링하고, 위협 요소를 골라내고, 적절한 대응을 판단해야 하며, 악성 코드는 분석해 공유해야 한다. 이 모든 일을 제한된 정보보호 인력으로 감당하기엔 한계가 있다. 보안 솔루션이 감지한 악성 코드를 AI가 분석해 구조를 파악하고, 주요 특징을 보고서로 정리한 후 이메일을 작성해 관계자와 공유하는 과정을 AI 에이전트가 자동화할 수 있다. 부적절한 시스템 침입 시도 중 진짜 심각한 위협을 골라내는 과정을 AI로 자동화해 보안 인력의 일손을 덜 수도 있다. 이 기능을 설명하던 마이크로소프트 관계자의 말 중 한 마디가 내 마음을 건드렸다. AI가 “중급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정도의 악성 코드 분석 능력을 갖고 있다”는 말이었다. 새로 발견되는 말웨어를 분석해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은 정보보호 담당자, 특히 어느 정도 경험과 역량을 갖춘 인력의 주요 업무 중 하나이다. 그런데 이 일이 상당 부분 AI에 넘어갈 수 있다는 의미다. 정보보호 분야만의 일이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 365의 리서처나 애널리스트 에이전트가 회사가 홍보하는 대로 작동만 한다면 조직에서 전략기획이나 신사업, 마케팅 등의 업무를 담당하던 인력에 대한 수요는 크게 줄어들 수 있다. 원하는 내용을 제시하면 방대한 사내외 데이터를 모아 분석해 라면 끓일 정도의 시간에 심도 있는 보고서를 만드는 AI를 당할 사람은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다. 지식 노동, 기계에 대체되다…조직도, 사람도 바뀐다이미 소프트웨어 개발자들 사이에선 AI 때문에 신규 채용이 줄어들고 있다는 불길한 웅성거림이 퍼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코드 공유 사이트 깃허브에 코딩을 돕는 코파일럿 기능을 추가하고, 생성형 AI가 내장돼 코딩 작업 능률을 높여주는 ‘커서’ 같은 코드 편집기가 개발자 업무 효율을 높여주는 것과 동시에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다. 이런 일련의 현상이 보여주는 것은 통념과 달리 어쩌면 지식은 가장 대체되기 좋은 것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기계가 육체적으로 힘든 일을 대신하거나 육체의 한계를 극복하는데 주로 쓰이던 시기를 지나 이제 지적으로 힘든 일을 대신하는 세상이 왔다. 조만간 우리로 하여금 지능의 한계를 극복하게 해 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우리가 일하는 방식도 바뀔 것이다. 기업의 인재 채용 및 활용 방식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현재 기업은 지식을 갖고 지식을 만들어내는 인력을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그것이 가장 귀중한 자산이기 때문이다. 조사하여 데이터를 만들고, 전략을 그려 기획을 짜고, 창의적인 방법으로 실행하는 사람들을 찾았다. 그런데 AI가 그런 인력의 수요를 떨어뜨리고 있다. 법률 AI가 신입 변호사를 밀어내는 판국이다. 지식 기반 업무는 필요하지만, 이를 담당할 사람의 숫자는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 기업은 소수 핵심 인력이 AI를 활용해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개편될 지도 모른다. 개인 입장에선 AI가 대체할 수 없는 사람, AI가 할 수 없는 일을 하는 사람이 돼야 할 것이다. 창의력, 감성적 소통, 유머, 엉뚱한 도전, 얽매이지 않는 관점, 왕성한 학습 능력 등이 각광받을 것이다. 이런 특질을 업무 지식과 결합하면 AI의 활동을 감독하며 가치를 만들 수 있다. 그런데 이는 이미 시장에 들어와 있는 사람에게나 가능한 해결책일 수 있다. 아직 시장에 들어서지 못한 미래 세대는 어떻게 할 것인가? 중급 전문가 이상의 역량을 가진 AI를 따라잡을 실력을 쌓을 기회를 가져보지 못한 사람들은 무엇으로 자신을 증명할 것인가? 모든 일을 AI가 대리해 주는 세상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직접 일을 해볼 의지와 그런 의지를 실행할 기회를 줄 환경을 만드는 일일 터다.

2025.04.06 07:00

4분 소요
카카오스타일, 지난해 매출 사상 첫 2000억 돌파

유통

지그재그를 운영하는 카카오스타일은 2024년 최대 거래액과 최대 매출을 달성하며 5년 만에 영업 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 1일 밝혔다.고물가 기조 속 패션 산업이 침체한 가운데 ‘지그재그’와 ‘포스티’가 경쟁력 있는 서비스로 자리 잡으며 재무 건전성을 확보한 결과라는 게 회사 측 분석이다. 지난해 지그재그와 포스티를 합산한 카카오스타일의 거래액은 2조원에 육박한다.카카오스타일은 지난해 매출이 창립 이래 처음으로 2000억원을 돌파했다고 잠정 집계했다. 매출은 2022년 첫 1000억원 달성 이후 2023년에 1650억원을 기록하는 등 매년 큰 폭의 성장을 이어왔다.몇 년간 이어진 비용 구조 효율화가 가시적인 성과를 내며 지난해 영업이익을 창출했다. 카카오스타일은 2022년 518억원이던 영업손실을 2023년 198억원으로 줄인 바 있다. 지난해 에비타(EBITDA, 상각 전 영업이익)는 80억원에 가깝다. 거래액, 매출 등 외형 성장과 수익 개선을 동시에 이룬 점이 특히 고무적이다.신규 구매자를 대거 확보하는 등 장기적인 성장을 위한 토대도 마련했다. 지난해 지그재그의 신규 구매자 수는 전년 대비 40% 급증했다. 전체 구매자 수도 전년 대비 20% 증가하는 등 1030 여성의 패션, 뷰티, 라이프 스타일을 위한 구매가 지그재그로 집중됐다.트래픽 성장 또한 지그재그의 체력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 카카오스타일 내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월 400만~500만명 수준이던 지그재그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가 하반기 들어 꾸준히 오르면서 11월과 12월에는 700만명에 가까워졌다. 지난해 신규 앱 설치 수도 약 500만건에 육박하면서 지그재그 앱 누적 설치 수는 5000만건을 돌파했다.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에 기반한 개인화 추천과 패션, 뷰티, 라이프 영역에서의 상품 다양화, 고객별 최적화 마케팅 등이 시너지를 내며 방문이 곧 구매로 연결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한 것이 실적 개선에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패션 업계 대표 빠른 배송 서비스인 ‘직진배송’의 확장도 1030 여성 고객의 구매 전환율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카카오스타일은 올해 더욱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회사가 보유한 전 연령대 패션, 뷰티, 라이프 분야 고객 행동 빅데이터와 플랫폼 운영 역량을 바탕으로 서비스 고도화에 나서는 것이다. 개인마다 좋아하는 스타일을 자세하게 정의하고 이를 기술과 연결해 초개인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able·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한 상품을 신규 입점시키는 등 기술과 상품 다양화를 통해 고객 경험을 대폭 확장할 예정이다.카카오스타일 김영길 CFO는 “2025년은 ‘K커머스’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카카오스타일은 초개인화된 AI 추천, 콘텐츠형 커머스 고도화 등을 통해 고객에게는 가장 직관적이면서도 즐거운 쇼핑 경험을, 판매자에게는 성장을 통한 매출 레버리지 효과를 제공할 것이다”고 말했다.

2025.04.01 08:41

2분 소요
'혹시 우리 아이도?' 다이소 찾는 초등학생, 왜?

산업 일반

2010년대 초반 이후 태어난 '알파세대'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부모 세대인 밀레니얼 세대와 달리 실생활 밀접 브랜드를 선호하며 새로운 소비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24일 종합 커뮤니케이션그룹 KPR 부설 KPR 디지털커뮤니케이션연구소에 따르면 소셜 빅데이터 5만건을 분석한 결과, 알파세대와 관련된 키워드의 언급량은 지난해 1분기 5천792건에서 4분기 8천245건으로 4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알파세대(2010~2024년 출생자)는 지금 초등학생 또는 미취학 아동이다. 하지만 유튜브, 틱톡, 인스타그램 같은 디지털 플랫폼에 익숙하고, AI 추천 알고리즘을 통해 자신만의 콘텐츠 세계를 구축하며 소비 활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알파세대는 디지털, 콘텐츠, 게임, 인공지능(AI) 등 혁신 기술과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두드러진 반면, 밀레니얼 세대는 변화, 사회, 투자 등 경제·금융 관련 키워드가 상위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또한 브랜드 선호도에서도 세대 간 차이가 발견됐다. 밀레니얼 세대는 현대, 스타벅스, 나이키 등 글로벌 브랜드에 대한 언급이 두드러진 반면, 알파세대는 다이소, 삼양식품 등 실생활과 밀접한 브랜드가 상위권에 올랐다.이어 가격 접근성이 높은 브랜드와 디지털 플랫폼을 중심으로 소비하는 경향을 보이며 이를 통해 실용성과 개인화된 경험을 더욱 강조하는 특성이 확인됐다.분석 결과 알파세대는 단순히 게임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게임 내에서 디지털 아이템을 구매하거나 브랜드와 협업한 콘텐츠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새로운 소비 행동을 보였다. 또 AI 기반 추천 시스템을 활용해 자신에게 맞는 콘텐츠를 찾고 소비하는 경향도 강했다.특히 각자의 개성을 존중하면서 누구나 인플루언서가 될 수 있는 틱톡과 유튜브 쇼츠, 인스타그램 릴스 등 숏폼을 선호하며, 스스로 원하는 물건을 선택하고 경험할 수 있는 '다이소'와 '편의점'을 주요 쇼핑 공간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연구소는 전했다.김은용 KPR 디지털커뮤니케이션연구소 소장은 "알파세대는 디지털 네이티브를 넘어 AI 네이티브로 성장하고 있으며, 기존 세대와는 전혀 다른 소비 패턴과 가치관을 형성하고 있다"며 "이들의 특성을 깊이 이해하고, AI·게임·SNS 기반의 마케팅 전략을 고려한 브랜드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2025.03.24 20:05

2분 소요
‘육상 선수’인 줄 알았더니...보스턴다이나믹스, 아틀라스 ‘新동작’ 공개

자동차

현대차그룹 로봇 전문 계열사 보스턴다이나믹스가 19일 휴머로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시연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서는 인공지능(AI) 강화학습을 통해 새롭게 터득한 동작을 선보이는 아틀라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새롭게 공개된 영상은 지난해 11월 공개된 아틀라스 공장 작업 영상에 이어 실제 사람처럼 움직이는 다양한 모습을 연출하는 등 로봇의 활용 가능성에 대한 청사진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이번 영상에서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아틀라스는 총 8가지의 동작을 시연했다. 첫 시작은 평범하게 걷는 동작이었지만, 두 번째 달리는 동작부터는 기존 다른 로봇들이 보여주지 못한 움직임을 구현했다.아틀라스가 보여준 달리기 동작은 실제 운동선수가 달리는 것처럼 상체를 살짝 기울어지게 유지하고 무게 중심을 앞쪽에 두며 달리는 모습을 연출한 것이 특징이다. 이어서 아틀라스는 ▲전방으로 기어가는 동작 ▲전방회전낙법 동작 ▲측면 회전 동작 ▲물구나무서기 ▲브레이크 댄스 ▲측면 공중제비 등을 선보였다.보스턴다이나믹스가 공개한 영상에는 측면 공중제비 동작을 성공했을 때에는 소속 연구진들도 놀라워하며 환호하는 소리도 담겼다.보스턴다이나믹스는 모션 캡처 및 원격제어를 통해 사람의 물리 행동 데이터를 수집했고, 강화학습을 통해 아틀라스가 인간과 유사한 물리적 행동을 구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현대자동차그룹은 휴머노이드 아틀라스를 완성차 공장 등에 시범 투입을 추진해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는 첨단 로봇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이번 작업은 현대차그룹의 또다른 계열사 ‘로보틱스 앤 AI연구소’(RAI)와의 파트너십 연구의 일환으로 진행됐다.보스턴다이나믹스는 지난 2월 RAI와 강화학습기반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한 바 있으며, 이후 로보틱스 AI 관련 연구를 점차 확대해 나가고 있다.

2025.03.20 18:00

2분 소요
네이버 D2SF, AI 기반 실시간 모션캡처 스타트업 ‘무빈’에 후속 투자

IT 일반

네이버 D2SF(D2 Startup Factory)가 AI 기반 실시간 마커리스 모션캡처 기술 스타트업 ‘무빈’에 후속 투자했다. 네이버 D2SF는 20 23년 시드 투자했고, 성장성에 주목해 후속 투자를 단행했다. 무빈의 이번 Pre-A 라운드는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가 리드했고 네이버 D2SF, 크루캐피탈 등이 참여했다.무빈은 세계 최초로 LiDAR 센서를 활용한 실시간 마커리스 모션 캡처 기술을 개발했다. LiDAR 센서를 사용함으로써 거리와 깊이 등 공간 정보를 왜곡 없이 확보할 수 있어, 3D 관절·뼈 구조·각도 등을 더욱 정밀하게 캡처할 수 있는 기술이다. 후처리 없이 즉각적인 데이터 처리가 가능해 실시간으로 모션을 캡쳐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현재 무빈은 첫 핵심 제품인 ‘무빈 트레이싱’(MOVIN TRACIN)을 론칭해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이미 전 세계 11개국 50개 이상의 게임·VFX·버추얼 기업을 고객으로 확보했다. 또한 올해 하반기 목표로 3D 모션 데이터를 생성 및 제공하는 플랫폼을 출시할 계획이다. 무빈은 2023년 예비 창업 단계에서 네이버 D2SF가 발굴해 인큐베이팅을 거쳐 시드 투자를 진행한 인연이 있다. 창업 1년 만에 핵심 기술 개발와 제품화 등을 빠르게 증명해 후속 투자로 이어졌다. 네이버 D2SF는 무빈이 1784의 인프라를 활용해 모션 데이터셋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네이버의 버추얼 기술 및 사업 조직과 협업 접점도 지속 모색 중이다.양상환 네이버 D2SF 센터장은 “3D 모션 데이터는 AI가 인간의 움직임과 행동을 이해하는데 필수적이며, VTuber, 게임 등 엔터 산업을 넘어 로보틱스, 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더욱 수요가 높아질 것”이라며, “무빈은 탁월한 실행력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팀으로, 향후 3D 모션 캡처를 넘어 3D 모션 데이터 플랫폼으로 확장성이 기대되는 팀”이라고 말했다.한편, 네이버 D2SF는 올해 1분기 동안 5건의 신규 투자를 연이어 공개하며, AI, 버추얼 테크, 모빌리티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국내외 신규 투자뿐만 아니라 후속 투자까지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현재 홈페이지를 통해 신규 투자팀을 공개 모집 중이며, 무빈을 발굴한 캠퍼스 기술창업 공모전도 4월 초 모집을 시작할 예정이다.

2025.03.20 18:00

2분 소요

많이 본 뉴스

많이 본 뉴스

MAGAZINE

MAGAZINE

1781호 (2025.4.7~13)

이코노북 커버 이미지

1781호

Klout

Klou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