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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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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분해되는 데 1000년 걸린다…‘불붙는’ 카드사 친환경 경쟁

카드

매년 발급되는 신용카드 수가 늘면서 잠자고 있는 휴면카드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에 불필요한 쓰레기가 발생한다는 지적이 일면서 카드사들이 친환경 카드 출시 등 다양한 방법으로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쟁에 나서고 있다. ━ 생산부터 소각까지 유해한 PVC 소재로한 카드 일반적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신한카드·KB국민카드·삼성카드·현대카드·하나카드·우리카드·롯데카드·BC카드 등 8개 신용카드사의 신용카드 누적 발급매수는 1억2081만매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 늘었다. 코로나 19로 인해 위축됐던 소비심리가 회복되며 카드 발급도 늘어나는 모습이다. 카드 발급과 함께 ‘휴면카드’도 증가했다. 1년 이상 기간 동안 이용실적이 없는 휴면 신용카드 수는 4분기 연속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1284만8000장에서 올 1분기 1373만6000개로 늘었고, 2분기 1428만4000개, 3분기 1464만2000개로 확대됐다. 사용하지 않는 카드들이 늘어나자 일각에서는 불필요한 쓰레기가 발생한다는 문제점이 제기됐다. 한국소비자원은 ‘플라스틱 카드류 안전실태조사 보고서’에서 “유해물질을 함유한 폴리염화비닐(PVC) 카드가 매년 수백만에서 수천만장이 만들어지고 폐기되고 있으나 실태 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다”며 “유해물질 함량 가이드라인 마련 및 저감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유엔환경계획(UNEP)과 교보증권이 올해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PVC 소재 신용카드가 완전히 썩기까지는 1000년 이상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카드 소재로 많이 쓰이는 PVC는 유해성 논란도 이어져 왔는데, PVC는 생산 과정에서 프탈레이트 가소제를 비롯한 카드뮴, 납 등 유해 중금속을 사용하고 소각 과정에서는 유독성 물질인 염화수소 가스가 발생했다. 휴면카드가 증가하는 이유는 카드 발급이 쉬워졌기 때문이다. 온라인을 통해 카드 발급을 받으려면 5분에서 10분 안에는 신청을 완료할 수 있다. 본인명의 휴대폰과 계좌, 신분증만 있으면 카드 발급은 어렵지 않다 보니 필요한 혜택이 있을 때마다 쉽게 발급받고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또 캐시백이나 할인, 무이자할부 등 일회성 마케팅으로 신규 회원을 유치하려는 카드사들의 경쟁도 휴면카드를 늘리는 데 일조했다. 카드사들은 카드 신규회원 확보가 어려운 만큼 갈수록 다양한 혜택과 새로운 디자인을 내놓고, 연예인 모델 등을 앞세워 발급을 유도하는 등의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 폐플라스틱 소재 개발 및 모바일 카드발급 등 친환경 행보 나서 다만 최근 들어 카드로 인한 환경 문제가 지적되면서 카드사들은 친환경 소재로 된 카드를 만드는 등 ESG 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9월 출시한 폐플라스틱 재활용 카드 플레이트를 자사의 인기 카드 상품들을 중심으로 순차 도입했다. 해당 상품을 재활용 플레이트로 대체함으로써 1.5리터 페트병 기준 연간 약 31만개에 달하는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효과가 예상된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폐플라스틱 소재로 제작하는 카드 종류를 연말까지 점차 확대할 예정”이라며 “신규 출시 상품들이 생기면 여기에도 폐플라스틱 재활용 소재가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모바일 카드 발급이나 페이 결제 시스템으로 친환경 소비도 유도하고 있다. KB국민카드는 플라스틱 실물 카드 없는 모바일 단독카드 발급 시 추가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등의 이벤트를 하고 있다. 지난해 탄소배출량이 적은 바이오 플라스틱 에코젠 시트 소재를 활용한 카드도 출시했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플레이트에서 모바일로 결제 수단이 옮겨가고 있는 흐름”이라며 “KB페이나 곧 도입될 오픈페이를 중심으로 친환경 관련 서비스를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친환경 차량인 전기차 사용을 장려하기 위해 전기차 특화 카드 상품을 내놓는 사례도 있다. 삼성카드는 자사의 ‘아이디 이브이(iD EV)’ 카드 플레이트 소재를 일회용 PVC 플라스틱이 아닌 재활용 PVC 플라스틱인 rPVC로 대체했다. 해당 카드로 전기차 충전소 등에서 충전 결제 시 높은 할인율을 제공하는 등 혜택을 제공한다. 삼성카드는 “지난해까지 1.0%였던 친환경 소재 카드 발급 비중을 2026년에는 20.9%까지 확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송재민 기자 song@edaily.co.kr

2022.11.30 15:04

3분 소요
매분기 늘어나는 ‘잠자는 카드’…PLCC·현금성 마케팅 커졌다

카드

지갑 속에서 나도 모르게 잠자는 휴면카드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카드사의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 발급량이 급증하고 현금성 이벤트 규모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장기 휴면카드는 금융범죄에 취약하므로 카드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10일 여신금융협회 공시정보포털에 따르면 1년 이상 이용실적이 없는 개인·법인 신용카드 수가 네 분기 연속 증가했다. 올해 3분기 휴면 신용카드는 1464만2000장으로 전체 카드 중 17.6%를 차지했다. 지난 2021년 4분기 1284만8000장에서 올해 1분기 1373만6000장, 2분기 1428만4000장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카드사별로 보면 3분기 휴면카드 수가 가장 많은 곳은 신한카드로 175만3000장이었다. 이는 전분기(163만3000장)보다 12만장 증가한 수치다. 이어 롯데카드 171만5000장, 현대카드 166만7000장, 삼성카드 144만6000장, 우리카드 131만7000장, 하나카드 117만5000장 순으로 모두 전분기보다 늘어났다. 단, KB국민카드는 2분기(174만장)보다 7만8000장 감소한 166만2000장을 기록했다. 이처럼 휴면카드가 늘어가는 이유로는 크게 늘어난 PLCC 발급을 꼽을 수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새로 출시된 PLCC는 54종으로 집계됐다. 또 2021년 8월 기준 총 58종, 435만장이던 PLCC는 올해 7월 기준 110종, 621만장으로 급증했다. PLCC는 특정 브랜드의 충성도가 높은 사람을 고객으로 유치할 수 있는 ‘록인(Lock-in, 잠금)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PLCC는 제휴 브랜드에 혜택이 집중되기 때문에 범용성이 떨어진다. 만약 브랜드의 인기가 식거나 유행이 지나버리면 해당 PLCC는 더 이상 쓰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또 카드사의 공격적인 현금 캐시백 마케팅도 휴면카드 증가에 일조하고 있다. 2년 전만 해도 10만원을 밑돌던 카드 신규 가입자의 캐시백 혜택이 20만원에 육박하고 있다. 이에 현금만 챙기고 여기저기 카드사를 옮겨 다니며 실제 카드는 사용하지 않는 ‘체리피커’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신용카드 비교 플랫폼 카드고릴라의 11월 이벤트를 보면 신규 가입 시 (신용카드 기준) 최소 10만원에서 최대 19만원까지 캐시백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토스에서도 현재 20대 고객 기준 6만원에서 17만원까지 캐시백해주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아울러 정책변화도 휴면카드 증가의 큰 영향을 끼쳤다. 지난 2020년 5월 금융위원회는 여신전문금융업감독규정을 개정해 휴면카드 자동 해지 규정을 폐지했다. 1년 이상 사용하지 않은 카드라 하더라도 카드사에서 임의로 해지할 수 없게 된 것이다. ━ 휴면카드 처리 어떻게?…‘해지’ 또는 ‘탈회’ 흔한 오해와 다르게 단순히 개인이 보유한 휴면카드가 많다고 해서 신용점수가 곧바로 하락하지는 않는다. 연체 내역이 있거나 한도액을 채워서 소비하지 않은 이상 우려할 필요는 없다. 다만 개인정보 유출 등 보안상 문제가 불거질 수도 있다. 실제 금융감독원도 장기 휴면카드의 경우 카드복제 등의 범죄에 취약할 수 있기에 정리할 것을 권하고 있다. 물론 자신에게 필요한 혜택이 담겨 있다면 다시 사용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해지’나 ‘탈회’를 선택하는 게 좋다. ‘해지’는 말 그대로 신용카드 자체만 해지하는 것으로 카드사의 회원자격은 유지된다. 때문에 개인정보 삭제 신청을 하지 않으면 카드사는 관련법에 근거해 최대 10년까지 보관한다. ‘탈회’는 카드사의 회원을 탈퇴하는 것으로 아이디, 비밀번호, 신상정보, 부가서비스, 적립 포인트 등 카드사에 등록된 모든 정보가 삭제된다. 이 경우에도 보유 카드 개수가 바뀌는 것이므로 신용점수 변화에 미치지 않는다. 단, 아주 오랫동안 사용한 카드를 해지할 경우에는 신용등급에 영향이 갈 수 있다. 하지만 휴면카드는 1년 이상 사용 기록이 없기 때문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윤형준 기자 yoonbro@edaily.co.kr

2022.11.11 06:05

3분 소요
거리두기 완화로 카드사 ‘好好’…상반기 순익 8.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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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에 전업 카드사가 1조6200억원가량의 순이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소비가 늘면서 수수료 이익이 증가해 호실적을 거둔 것이다. 반면, 카드 대출은 가계대출 규제 영향으로 감소했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전업 카드사의 국제회계기준(IFRS) 기준 순이익은 1조62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7%(1299억원) 늘었다. 카드 사용 증가로 할부 카드 수수료 수익이 1271억원, 가맹점 수수료 수익이 1145억원 등 관련 수수료 수익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상반기 신용·체크카드 이용액은 516조원으로 전년 동기 462조6000억원 대비 11.5%(53조4000억원) 증가했다. 신용카드 이용액은 426조원으로 전년 동기 375조2000억원 대비 13.5%(50조8000억원) 증가했다. 체크카드 이용액은 90조원으로 전년 동기 87조4000억원 대비 3.0%(2조6000억원) 늘었다. 6월 말 기준 신용카드 발급매수(누적)는 1억2081만매로 전년 말 1억1769만매 대비 2.7%(312만매) 증가했다. 이 중 휴면카드는 1458만매로 전년 말 1314만매 대비 144만매 늘었다. 체크카드 발급매수(누적)는 1억548만매로 전년 말 1억 611만매 대비 0.6%(63만매) 감소했다. 상반기 카드대출 이용액은 54조원으로 전년 동기 56조1000억원 대비 3.7%(2조1000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기카드대출(현금서비스) 이용액은 28조2000억원으로 3.7%(1조원) 증가했고, 장기카드대출(카드론) 이용액 25.8조원으로 10.7%(3.1조원) 감소했다. 카드사 연체율(총채권 기준)은 1.05%로 전년 말 1.09% 대비 0.04%포인트(p) 하락했다. 신용판매 연체율은 0.58%로 전년 말 0.54% 대비 0.04%p 상승했고, 카드대출 연체율은 2.39%로 전년 말 2.60% 대비 0.21%p 하락했다. 올 상반기 중 대손충당금 4730억원을 추가 적립했다. 조정자기자본비율은 20.1%로 전년 말 20.8% 대비 0.7%p 하락했으나, 전 카드사가 경영지도비율(8%)을 상회했다. 레버리지배율 5.5배로 전년 말 5.2배 대비 0.3배 상승했다. 금감원은 올해 하반기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 등에 따른 잠재적 부실의 현실화 가능성에 대비해 카드사들이 취약 차주 등에 대한 신용 위험을 충실히 평가해 대손충당금을 추가 적립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금융시장 상황을 반영한 비상자금조달계획을 마련하는 등 유동성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비하도록 지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형준 기자 yoonbro@edaily.co.kr

2022.09.13 17:37

2분 소요
'수수료·카드론' 덕 본 카드사들, 상반기 순이익 33.7% 껑충

카드

올해 상반기 카드사들의 순이익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늘었다. 소비지출 회복세에 따라 가맹점 수수료가 늘고 카드론 수익이 함께 증가한 영향이다. 금융감독원이 14일 발표한 ‘2021년 상반기 신용카드사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8개 전업카드사(신한·KB국민·삼성·현대·롯데·하나·우리·비씨카드)의 순이익은 1조49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7%(3763억원) 증가했다. 소비심리 회복으로 가맹점수수료 수익이 2578억원 증가했고, 카드대출 증가로 카드론 수익도 1320억원 오른 영향이 컸다. 특히 현금서비스·카드론 등 카드대출 이용액은 56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53조원 대비 5.8% 오른 수치를 보였다. 상반기 전체 카드 이용액은 462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8.9% 증가했다.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등 카드 이용액이 모두 늘었는데, 특히 개인 신용카드 이용액이 급증하면서 전체 카드 이용액 증가를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소비회복 추세에 개인 신용카드 이용액은 8.9% 오른 293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카드대출 이용액은 56조1000억원으로 전년 보다 5.8% 늘었다. 단기카드대출(현금서비스) 이용액은 27조1000억원으로 1.8% 감소한 반면, 장기카드대출(카드론) 이용액은 28조9000억원으로 13.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용카드 누적 발급매수는 1억1546만매로 전년 동기 대비 2.6% 늘어난 반면, 체크카드 발급매수는 1억755만매로 3.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카드 발급매수는 지속적으로 둔화하는 추세다. 신용카드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2018년 말 5.6%→2019년 말 5.6%→2020년 6말 3.5%→2020년 말 2.5%→2021년 6말 2.6% 등이다. 휴면카드가 전년 동기 대비 12.7% 늘어난 것도 이와 궤를 함께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에도 불구하고 소비지출이 회복됐고, 카드대출도 증가하면서 카드사의 순이익이 크게 증가했다”며 “다만 가계부채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 카드대출이 과도하게 증가하지 않도록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향후 금리상승 가능성에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추후 건전성 지표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하반기 잠재 리스크 요인인 금리 상승과 변이바이러스 확산 등에 선제적으로 대비하도록 지도하겠다는 계획이다. 강민경 기자 kang.minkyung@joongang.co.kr

2021.09.14 15:13

2분 소요
[설 자리 줄어드는 신용카드사] 대표 결제수단에서 애물단지로 전락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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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규제, 간편결제 성장에 수익 감소 … 희망퇴직 받으며 QR페이, 보험몰, 부동산 서비스로 반격 지난 1월 7일 신한·롯데·BC카드 등 신용카드 3사는 공동으로 간편결제 서비스인 ‘QR페이’를 선보였다. QR페이는 고객이 식당이나 상점 등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구동해 QR리더기에 QR코드를 대면 신용카드 없이도 결제를 할 수 있는 서비스다. 하나의 QR코드로 세 카드사 간 상호 결제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KB국민카드는 1분기 안에, 하나카드는 늦어도 상반기 안에 QR페이 연합에 동참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카드 등도 서비스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카드는 삼성페이와의 관계 때문에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애초 개별적으로 시스템을 개발하던 카드사들이 연합군을 구성해 QR페이를 내놓은 것은 삼성페이·카카오페이 등이 주도하는 간편결제 시장에서 주도권을 뺏기지 않기 위해서다. 핀테크 흐름에 동참해 외부의 적을 견제하면서 기존 고객을 지키기 위해 내부의 경쟁자끼리 힘을 모은 모양새다.지금은 ‘~페이’ 회사에 수수료를 주지 않으면서 카드 사용자를 유지하거나 늘릴 수 있지만 이들의 영향력이 더 커지면 신용카드사의 존립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 휴면 신용카드 640만장 달해 신용카드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도 소비자의 대표적인 결제수단이었다. 금융결제원이 발표한 ‘국내외 지급결제통계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한국의 1인당 카드 이용건수는 147건으로 세계 1위였다. 인구 1000명당 카드 발급수도 2453.6장으로 미국(2808.8장)·일본(2516.8장) 다음으로 많았다. 그러나 스마트폰과 금융거래에 정보통신기술(ICT)이 결합한 핀테크(Fin-Tech)가 등장하면서 결제방식에 변화가 생겼다. 플라스틱 카드를 들고 다니는 대신 모바일 앱을 이용해 결제하는 간편결제 서비스가 등장한 것이다. 간편결제는 편리할 뿐만 아니라 할인혜택·캐시백 같은 서비스도 받을 수 있어 소비자에게 매력적이다.간편결제가 인기를 끌면서 신용카드는 점점 밀려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전체 카드 승인금액은 205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 증가에 그쳤다. 2분기 증가율(9%)보다 둔화된 수치다. 휴면카드도 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전업 7개 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하나·우리)의 휴면 신용카드는 총 640만2000장으로 1분기(590만7000장) 대비 약 50만장(8.4%) 넘게 증가했다.간편결제 시장은 성장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7년 모바일 간편결제 건수는 하루 평균 12만4000건으로 전년보다 2배 넘는 수준으로 늘었다. 서비스 이용액도 2016년 기준 11조8000억원에서 2017년 39조9000억원으로 급증했다.간편결제 시장은 더 빠르게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금융당국은 카카오·네이버페이 등 각종 페이에 소액 신용카드 기능이 탑재할 수 있도록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금융혁신기획단장은 1월 16일 열린 핀테크 현장간담회에서 “페이 업체에 소액 신용공여 기능을 부여해달라”는 건의에 “전자지급 수단에도 월 30만원 정도에서 신용공여 업무를 허용해주는 것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신용공여는 미리 충전 후 결제하는 카카오페이 등에 충전액이 모자라도 신용기능을 활용해 결제한 후 사후에 입금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되면 각종 페이에서도 제한적으로 신용카드업을 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금융당국까지 나서서 간편결제 시장에 힘을 실어주면서 카드사들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카드사 관계자는 “정부가 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입맛대로 조정하면서 카드사들은 위기를 맞았다”며 “업황도 나쁜 상황에서 간편결제 시장을 넓혀주는 건 일방적인 카드사 죽이기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정부는 자영업자와 중소상공인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신용카드 우대수수료율 적용구간을 5억원 이하에서 30억원으로 확대하고 신용카드 수수료도 평균 2%대에서 1%대로 낮추기로 했다. 여신금융연구소는 수수료율 인하로 2019~2021년 사이 카드사 순이익이 1조5000억원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와 간편결제 서비스 성장 등은 카드사에 대형 악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7년 카드사 순이익은 1조2268억원으로 2014년(2조1786억원) 대비 47% 줄었다. 3년 만에 절반 가까이로 감소한 것이다.문제는 앞으로다. 수익이 갈수록 쪼그라드는 상황에서 카드사들의 경쟁력은 더욱 약해질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신용카드사가 내세울 수 있는 마지막 카드는 연회비 기반의 제휴 혜택 강화다. 하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이미 지난 1년 간 수수료율 수술을 당해 제휴·마케팅을 확대하기에는 체력이 바닥났기 때문이다. 결국 카드사들의 수익성 악화는 비용 절감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부터 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을 시작했다. 신한카드에서는 희망퇴직으로 올해 초 200명의 직원이 회사를 떠났다. 현대카드는 2001년 창사 이후 처음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 카드론 등 대출시장 확대에 힘 쏟아 겹겹악재 속에서 카드사들도 수익성 개선을 위한 탈출구를 찾고 있다. 가장 먼저 상당수 회사는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 등의 대출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정부가 은행 대출을 제한하면서 상대적으로 대출이 쉬운 카드론으로 사람들이 몰리고 있어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7개 카드사의 카드론 신규 취급액은 20조85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7% 증가했다. 특히 우리카드의 카드론 취급액은 1년 사이 28%가 늘어나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현대카드도 23.6% 늘었다.카드사들은 사업다각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하나카드는 최근 부동산 정보 서비스 ‘부동산케어’를 출시했다. 하나카드 고객이 관심 부동산 주소를 등록하면 부동산 등기 변동이 발생했을 때 문자로 알려주는 서비스다. 본인이 거주하는 곳의 등기부등본 변동사항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소유권 이전이나 근저당권 설정 변경, 가압류 등 변경 정보를 알아볼 수 있다. 이용료는 월 900원이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적은 이용료지만 샤로운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신한카드는 자사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에서 이용 가능한 ‘온라인 보험몰’을 열었다.온라인 보험상품의 보험료와 혜택, 할인행사 등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다. 연령대와 성별, 관심사 등을 선택하면 자신에게 맞는 추천 보험상품 리스트를 보여준다.이규복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원은 “올해 카드사 경영환경은 카드수수료율 인하, 기존 영업에 대한 업권간 경쟁심화 등으로 성장보다는 질적인 개선을 요하는 환경이 형성될 것”이라며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등 기술을 활용하고 해외시장 진출 등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2019.01.20 10:35

4분 소요
정부가 신용카드 시장 옥죄는 이유 - 가계 빚 키우는 ‘기형적 시장’ 손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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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크카드 소득공제를 확대한다고 신용카드 사용이 줄까요? 우리나라 신용카드 시장은 이미 너무 커버렸는데….” 10월 21일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직불형카드(체크·직불카드) 활성화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직후 만난 금융감독원 관계자의 말이다. 신용카드 시장의 구조를 바꾸겠다는 금융당국 수장의 방침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 것이다. 금융당국은 직불형카드 소득공제 비율을 현행 25%에서 30%로 높이고, 1년 이상 쓰지 않는 휴면카드를 줄이기 위해 해지 과정을 간소화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신용카드 구조개선 종합대책’을 조만간 내놓을 예정이다. 금감원은 6월에 카드회사의 대출, 신규 카드 발급, 마케팅 비용 등 3개 핵심지표의 연도별·월별 목표치를 받아 일주일 단위로 점검하고 감시하는 특별 대책을 발표했다.정부가 키운 시장 정부가 손댄다 금융당국이 신용카드 시장에 칼을 빼든 건 카드사의 외형 확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카드사용이 급증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가뜩이나 신용카드 사용 편중이 심한데, 더는 방치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민간 최종소비지출액 615조4000억원 가운데 57%인 350조7000억원이 신용카드 사용분이었다. 가계에서 소비한 10만원 중 5만7000원을 카드로 결제했다는 의미다. 현금서비스 이용액은 빼고 그렇다는 얘기다. 올해 상반기 신용카드 이용액은 261조700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0% 가까이 늘었다. 민간 최종소비지출이 322조원의 81% 수준이다. 현금서비스와 기업들이 주로 사용하는 기업구매카드 이용 실적을 제외하면 신용카드 결제 비중은 60.1%(193조원)이다. 세계 최고 수준이다. 신용카드 시장 분석지인 미국 닐슨 리포트에 따르면 민간 소비지출 대비 신용카드 사용 비율(2009년 기준)은 호주 34.4%, 미국 19.4%, 일본 19.2%, 영국 15.9% 등이다.카드 결제비중이 커지면서 카드 발급도 급증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까지 발급된 신용카드 수는 모두 1억2230만장으로 지난해 말(1억1659만장)보다 570만장 증가했다. 카드 발급률이 느는 것은 외국에 비해 카드를 손쉽게 발급 받을 수 있는게 1차적 원인이다.우리나라에서는 일반 소비자가 카드를 발급 받으려면 신용평가사에서 신용 조회만 거치면 된다. 또한 지난해 새로 발급된 신용카드 1200만장 가운데 저신용자가 발급받은 카드는 104만장(8.7%)이었다. 반면 미국의 경우 신용카드를 발급받기 위해서는 말 그대로 ‘신용’을 있어야 한다. 미국인들은 은행에 가서 계좌를 개설한 후 일정액을 예금하고 그 한도에서 쓸 수 있는 체크카드를 먼저 발급 받는다. 금융회사는 신용평가사에서 수집한 고객 신용성적과 함께 자체 운영하는 개인신용평가시스템을 통과해야만 신용카드를 발급해 준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선진국의 경우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신용이 없는 사람에게는 카드 발급이 이뤄지지 않는다”며 “한국은 카드사의 고객유치 경쟁이 심해 일단 해주고 보자는 식”이라고 말했다.1999년까지만 해도 민간 소비지출 가운데 신용카드 결제 비중은 15%를 밑돌았다. 그러나 1년 만에 23.6%로 크게 늘었다. 정부가 세원을 투명하게 확보하고 신용사회를 정착시킨다는 목표로 신용카드 활성화에 나섰기 때문이다. 물론 속내는 인위적으로 소비를 늘리는 경기부양 차원이었다. 김대중 정부는 신용카드로 대출을 받는 카드론을 허용하고 소득공제 혜택 등을 도입했다. 이듬해에는 카드 사용자와 카드 가맹점에 최고 1억원의 복금을 지급하는 카드영수증 복권제를 도입했다. 국세청은 자영업자에 대해 신용카드 매출금액의 2%를 부가세에서 깎아주기도 했다. 2001년에는 1만원 이하의 카드 소액결제를 거부할 수 없도록 법제화했다. 이때부터 카드사들의 과열경쟁과 ‘신용 없는 신용카드’가 발급이 남발됐다. 금융당국은 감독의무를 포기했다. 화려한 성장의 밑바닥은 처음부터 썩어가기 시작했다. 신규 회원을 모집하기 위해 모집인 수당과 경품 비용 등으로 2002년 한 해 동안 카드사가 쓴 돈은 4777억원이다. 여기에 ‘카드로 결제하면 10% 할인’ ‘6개월 무이자 할부’ ‘주유시 리터당 40원 할인’ 등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부가서비스가 대거 출현했다.2002년 기준으로 신용카드 발급 수는 1억 장을 돌파했다. 2002년 말 현금서비스와 카드론을 합한 신용대출액은 400조원에 달했다. 연 금리 20%를 웃도는 카드대출이 증가하자 ‘돌려막기’가 성행했다. 그리고 부실은 터졌다. 2003년 신용카드 연체율은 28%까지 치솟았다. 연체율과 신용불량자가 급증하자 정부는 대출(현금서비스+카드론)과 신용판매(일시불+할부)의 자산비중을 동일하게 맞춰야 한다는 ‘50대 50 룰’ 규제로 시장을 압박했다. 여러 장의 카드로 ‘돌려막기’를 하고 있는 회원 수 십만 명을 골라내 현금서비스 한도를 50~100%씩 대폭 줄였다.신용보다 높은 카드한도, 과소비 조장극약 처방 후 주춤했던 카드 시장은 3년이 채 지나지 않아 다시 꿈틀대기 시작했다. 이번엔 카드사가 불을 짚였다. 2007년 카드사들은 포인트 선 지급서비스를 선보였다. 예를 들면 물건을 살 때 카드사가 최대 70만원까지 포인트를 미리 줘 돈처럼 쓸 수 있게 하는 상품이다.대신 일정 기간 안에 카드 이용 실적만큼 쌓이는 포인트로 이를 채워 넣거나(선 포인트), 할부 방식으로 매월 일정 포인트를 갚아야(포인트 연계 할부) 한다. 여기에 음식점, 주유소, 할인점 등 할인해주거나 적립해주는 부가서비스는 물론 시간, 장소, 금액 등 카드 이용성향에 따른 혜택도 늘렸다. 카드사도 자신의 본업인 신용판매 역할을 강조하며 고객을 유인했다. 2004년 카드결제 비중은 38.4%에서 2007년 45.5%로 늘었다.올 들어 카드업계의 외형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은행에서 분사한 KB국민카드, 하나SK카드 등이 전업계 카드사와 마케팅 전쟁을 벌이고 있다. 카드대란이 일어난 2003~2004년에 1000억원 대로 줄었던 카드 모집비용은 지난해 5000억원을 돌파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올해는 6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 3월 출범한 KB국민카드의 경우 회원 모집을 위해 올 상반기에만 971억원을 모집비용을 썼다. 7개 전업카드사 중 가장 많은 금액이다. 삼성카드는 434억원으로 전년보다 350억원을 더 썼다. 금감원 관계자는 “카드발급 요건, 과다경쟁 등 지속적으로 규제강화를 해왔다”면서도 “할인혜택은 물론 소액결제, 온라인 상거래 등은 카드 이용 편의성이 높기 때문에 사용을 막기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소비자의 무분별한 사용도 문제지만 카드사들이 너무 쉽게 돈을 빌려주는 것도 금융당국이 문제 삼는 대목이다. 코리아크레딧뷰로(KCB)가 11개(전업계 5개, 은행계 6개) 카드사의 이용고객 데이터를 분석결과 한도 소진율이 평균 10%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사가 고객이 이용하는 금액의 10배 가까이 이용 한도를 부여하고 있다는 얘기다. 선진국은 다르다. 미국의 경우 소진율이 약 80%다. 80%가 넘으면 한도를 재조정해 준다. 일본이나 영국, 호주 등도 약 60% 수준이다. 금융원 관계자는 “미국이나 일본 같은 경우는 한도를 상대적으로 적게 주고 한도를 한번에 크게 준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한도가 지나치게 높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과소비를 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고 말했다.금융당국은 신용카드 대신 체크카드와 직불카드를 키울 방침이다. 금융위 서태종 서민금융정책 국장은 “월급 받아 신용카드 빚을 갚고 다시 신용카드로 빚내서 사는 악순환에 빠진 가계가 많다”며 “체크카드로 가진 돈만큼만 쓰게 되면 씀씀이가 줄어든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직불형카드 사용을 늘리는 묘안을 짜내는 중이다. 체크카드 이용 11% 불과하지만 여신금융 업계는 회의적인 입장이다. 체크카드 사용이 늘면 상대적으로 손해를 보는 전업카드사도 정부의 이런 정책에 위기감을 드러내지 않는다. 은행계 카드사들은 그동안 체크카드 이용실적을 늘리기 위해 신용카드 못지 않은 포인트와 할인 혜택, 서비스를 부여했다. 일부 성과는 있었다. 올 상반기 체크카드 이용실적은 일 평균 492만건, 18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7.3%, 43.4% 늘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체크카드 사용은 여전히 미미하다. 지난해 국내 카드 결제금액 중 체크카드 비중(11.1%)은 신용카드(88.9%)의 8분의 1 수준이다.독일은 체크카드(직불카드 포함)가 92.7%를 차지한다. 영국(74.4%), 이탈리아(52.9%), 미국(42.3%) 등 선진국 대부분은 체크카드 비중이 신용카드보다 높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체크카드가 신용카드보다 소득공제 비율이 높고 부가서비스도 신용카드 수준으로 늘어났지만 소액 금액 결제 위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작다”고 말했다. 체크카드의 소득공제 혜택을 늘리더라도 시장 확산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보는 이유가 여기 있다. 체크카드는 할부 구매가 안 되고 고액 결제가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 전업카드사보다 할인·부가서비스 혜택도 단조롭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수년 전부터 체크카드 사용을 확대하겠다고 했지만 지금까지 진전이 없었다”며 “이번에도 세제 지원 외에 실효성 있는 대책이 나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금융당국 내에서는 보다 강도 높은 규제도 거론되고 있다. 체크카드 비중을 늘리려면 동시에 신용카드 발급을 줄이면 된다는 것이다. 신용카드를 일정한 소득이 있는 사람에게만 발행하면 자연스럽게 체크카드 비중이 커진다는 논리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소득 없는 대학생에게도 신용카드 발급이 가능할 정도로 카드사들의 발급 기준이 느슨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올해 경제활동인구 1인당 신용카드 보유량은 4.7장으로 카드대란이 일어나던 2003년(4.6장)보다 많다.은행 계좌를 개설하면 해당 계좌에 대한 체크카드를 만들도록 강제성을 부여하는 방법도 거론된다. 또한 지난 2000년 신용카드 활성화를 위해 국세청이 매달 신용카드 영수증을 추첨해 고객들에게 현금 100만원을 주는 신용카드 복권제를 도입한 것처럼 체크카드에도 소비자 유인책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신용카드에 대한 직접 규제의 하나로 신용카드 소득공제 비율은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평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기획재정부에서 결정할 일이지만 상식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소득공제 비율을 줄이고 나머지 금액에 대해 세금을 더 내라고 한다면 가만있겠느냐”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이르면 11월 중에 카드시장 개선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카드 수수료 논란 등으로 불거진 반 금융정서를 잠시 무마해보려는 미봉책일지, 기형적인 시장 구조를 확 뜯어고칠 수 있는 대책이 나올지 관련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김성희 이코노미스트 기자 bob282@joongang.co.kr

2011.11.07 17:04

7분 소요
[양재찬의 프리즘] 카드 남발에 서민 빚 쌓인다

산업 일반

지갑이 두툼한 사람을 보면 현금이 많아서가 아니라 신용카드를 여러 장 꽂고 다녀 그런 경우가 있다. 신용카드가 많으니 신용도 높은 사람일까? 한국에선 이 방정식이 성립되지 않는다. 소득이 없어도 카드를 발급해주고, 모집인과 은행 직원에게 목표를 할당하는 등 무리한 고객 확보 경쟁이 여전해서다. 반갑지 않은 신용카드 1억 장 시대가 다시 다가오고 있다. 6월 말 현재 발급된 신용카드는 총 9220만 장. 2002년 카드대란 당시 1억480만 장으로 사상 최고를 기록한 뒤 줄어들던 것이 지난해부터 증가세로 돌아섰다. 경제활동인구 1인당 3.9장꼴이다. 쓰든, 처박아 두든 카드 한 장 찍어내는 데 적잖은 비용이 든다. 이른바 공(空)카드에 정보를 넣어 쓸 수 있는 카드로 만드는 데 구식 마그네틱 카드가 한 장에 250~ 300원, IC칩 내장 카드가 1500~ 3000원이다. 후불 교통카드 기능을 넣자면 2500원이 추가된다. 여기에 카드 디자인 비용, 해외 제휴 카드사에 지급하는 사용료와 로열티, 인지세(1000원)와 배송비를 합치면 적어도 5000원, 많게는 2만5000원이 든다. 게다가 카드발급 비용이냐, 마케팅 비용이냐의 논란이 있지만 어차피 고객 부담인 카드 유치수당이 건당 3만~4만원이니 카드 한 장이 나오기까진 3만5000~6만5000원의 비용을 치러야 한다. 그런데 1년 이상 사용실적이 전혀 없는 휴면카드가 지난해 말 공식 통계로 2999만 장이다. 전체 카드의 32.9%다. 사정이 이런데도 카드업계의 공격적인 마케팅은 멈출 줄 모른다. 경쟁적으로 할인 혜택과 부가 서비스를 내세운다. 신용불량자를 양산한 5년 전 카드대란 때와 같은 거리 모집 행위야 없다지만 경쟁사 간 카드 스와핑(가입 맞교환)이나 모델 하우스 판촉 행위가 되살아났다. 한동안 자제하던 카드사들의 마케팅 전쟁이 재발한 것은 아이로니컬하게도 청산 위기까지 몰렸던 LG카드가 신한은행에 인수돼 통합 신한카드의 출범이 예고된 지난해 초부터다. 요즘 통합 신한카드의 TV광고에 나오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신부’LG카드는 무리한 외형 확장 끝에 업계 1위는 됐지만 2003년 11월 현금서비스를 중단할 정도로 사실상 파산 상태에 빠졌다. 결국 정부가 채권은행단을 압박해 대출금을 출자로 전환하고 신규 자금도 투입했다. 내버려 뒀다간 이 카드, 저 카드로 돌려 막으며 지탱하던 수많은 사람이 동반 침몰할 판이었다. 플라스틱 버블이 꺼지면서 학습을 할 만큼 했는데도 카드사들 행태는 그리 달라진 것 같지 않다. 규모야 카드대란 때보다 줄었다지만 카드론은 이름부터 문제다. ‘현금서비스’로 불리니 ‘이자 없는 서비스’로 오해하기 십상이다. ‘단기 카드대출’이 정직한 표현이다. 더구나 이자(최고 연 25~29%)와 취급 수수료(연 3~5%)를 더하면 이자제한법의 한도 이자율인 연 30%를 넘는 고리채(高利債)다. 미국과 유럽(20% 미만), 일본(15~18%)에 비해 너무 높다. 지난해 카드사들이 현금서비스 수수료로 벌어들인 게 2조8644억원, 올해도 3조원의 수입이 예상된다. 이자도 문제지만 그 이름부터 바꿔라. 게다가 6월 말 현재 고객들이 적립만 해놓은 채 묵혀둔 신용카드 포인트가 총 1조4094억원어치다. 또 쓰지 않아 날아가는 포인트가 연평균 1100억원이다. 카드 사용액의 0.1~2%를 적립해주는 포인트는 5년이 지나거나 카드 가입을 해지하면 날아가 버린다. 카드사들은 매달 보내는 사용내역서에 누적 및 소멸 예정 포인트를 알려준다고 한다. 하지만 가입을 권유할 땐 그리 요란하더니만 정작 사라질 포인트를 전화나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로 적극적으로 알려주는 곳은 없다. 발급 건수로 1등 하려 들지 말고 서비스와 질로 1등 해라. 신용카드가 많다고 신용사회인가? 아니다. 이름이 ‘신용’카드지 엄밀히 말하면 ‘빚’카드다. 정말 신용이 높은 사회인 미국이나 영국에선 은행계좌 잔액 범위 안에서 바로 결제되는 직불카드(debit card) 이용 비중이 신용카드보다 높다. 우리나라도 같은 기능의 체크카드 이용이 늘어난다지만 아직도 결제 건수가 신용카드의 10분의 1밖에 안 된다. 신용카드, 이제 신용 있게 발급하고, 신용 있게 쓸 때다.

2007.10.22 12:22

3분 소요
한은, “내년 하반기면 경제 회복” 外

산업 일반

지난 11월6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주재하는 박승 총재. 국민은행 로고. 한국은행이 우리 경제가 내년 하반기쯤 완연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12월11일 ‘2004년 경제전망’ 자료에서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5.2%로 예상했다. 올해 우리나라의 성장률이 2.9%에 그쳐 지난 1998년(-6.7%) 이후 가장 낮을 것으로 진단한 한은은, 내년 1분기 4.3%, 2분기 5.3%, 하반기에는 5.6% 등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올해 매우 부진했던 민간 소비와 설비투자 역시 내년에는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고용 사정은 내년에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크게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한은 금융통화운영위원회는 이날 12월 콜금리 운용 목표를 현재의 연 3.75%에서 동결했다. 국민은행 완전 민영화 국민은행이 정부 보유 지분 매각으로 외국계 투자자들이 지배하는 민간은행으로 탈바꿈했다. 재정경제부는 12월12일 정부가 갖고 있던 국민은행 주식 9.1%(3천62만3천7백61주)를 경쟁 입찰을 통해 전량 매각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매각으로 국민은행의 지분 구조는 국민은행 9.22%(자사주), 캐피탈그룹 5.99%, ING그룹 3.78%, 골드만삭스 1.14%로 재편됐다. 총낙찰대금은 1조3천2백97억원으로 정부가 당초 예상했던 1조6천억원에는 못 미쳤다. 또 주당 평균 낙찰가격은 4만3천4백24원으로 이날 종가 4만4천1백원보다 1.53% 낮았다. 청년 실업률 8개월 만에 8% 청년 실업률이 8개월 만에 다시 8%대로 올라갔다. 통계청은 11월 말 현재 실업자 수가 79만2천명을 기록, 전달보다 2만7천명(3.5%) 늘었다고 발표했다. 1년 전에 비해서는 14만4천명(22.2%) 증가했다. 이에 따라 11월 실업률은 3.4%로 전달보다 0.1%포인트, 1년 전보다 0.6%포인트 높아졌다. 취업자는 2천2백42만명으로 전달보다 2만7천명 줄었다. 특히 15∼29세의 청년 중 실업자 수는 39만4천명으로 전달보다 3만8천명 늘었다. 청년 실업률은 8%로 전달보다 0.7%포인트 상승했다. 법원, 공정위 제재에 잇단 제동 공정거래위원회가 부당 내부거래 혐의로 기업에 부과했던 수억∼수십억원의 과징금을 법원에서 잇따라 취소시키는 판결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고등법원은 삼성그룹·SK증권·하나로통신·한국도로공사 등에 부과한 과징금을 취소하라고 잇따라 판결했다. 이와 관련, 공정위가 부당 내부거래의 개념을 지나치게 확대 해석해 적용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공정위 측은 부당 지원을 특정 행위로 한정하게 되면 편법적인 지원에 손을 쓸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사고 많은 곳 車보험료 올라 내년부터 자동차 사고가 많은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자동차 보험료를 지금보다 많이 낼 전망이다. 또 같은 등급(배기량) 차량이라도 모델에 따라 보험료가 달라진다. 장기 무사고 운전자로 최대한 보험료를 할인받을 수 있는 자격도 종전의 무사고 7년에서 12년으로 바뀐다. 금융감독원은 내년 2월까지 공청회 등 여론수렴 절차를 거쳐 늦어도 5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법원, 현대 국민주 공모 제동 금강고려화학(KCC)이 낸 현대엘리베이터의 신주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서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현대엘리베이터의 국민주 공모는 사실상 무산됐다. 그러나 KCC 측이 확보한 펀드지분 20.63%(사모펀드 12.82%+뮤추얼펀드 7.81%)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 수위에 따라 경영권 향배가 갈릴 가능성이 커졌다. 양측은 모두 이르면 이달 말 열릴 증권선물위원회의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556만장 1년 이상 사용하지 않은 ‘휴면카드’가 전체 신용카드의 27%인 2천5백56만장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신전문금융협회는 LG·삼성 등 8개 전업 카드사가 9월 말 기준으로 발급한 카드 8천3백38만장 중 2천5백56만장이 1년 이상 사용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발표했다. 신용카드 한 장당 평균 1만7천원의 제작비와 모집인 수당 등이 들어간 점을 고려하면 카드사들은 4천억원이 넘는 발급 비용을 날린 셈이다.

2003.1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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