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연변이 파란 곰이 효자 됐네”
모닝글로리 블루베어 문구·디자인 전문기업 모닝글로리가 지난 1994년에 개발한 곰 캐릭터 ‘블루베어’(Blue bear)의 색깔은 이름처럼 파란색이다. 전통적으로 곰인형 등에 사용해 온 갈색 계통과는 거리가 멀다.그러나 96년부터 멀리 북미로 건너가 서구 시장을 개척한 이 파란 곰은 이름처럼 ‘파란’을 일으키며 모닝글로리 최고의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사실 블루베어는 모닝글로리에서 특별히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캐릭터는 아니었다. 사내 디자인팀에서 개발한 수십 개 캐릭터 가운데 하나로 ‘색깔이 특이한 곰 캐릭터’ 정도에 불과했다. 큰 기대가 없었던 만큼 모닝글로리는 수백 가지 아이템 가운데 편지지와 엽서 정도에만 소폭 적용해 선보였다. 그런데 막상 시장에 내놓자 반응이 예사롭지 않았다. 1년여 만에 국내에서만 수십 만장이 판매되는 성과가 나왔다. 해외 시장에서의 반응은 더 뜨거웠다. 블루베어는 96년 처음으로 다른 몇몇 캐릭터들과 함께 미국 시장에 들어갔다. 그런데 유독 블루베어가 들어간 제품들만 매장에 내놓기 무섭게 몽땅 팔려나갔다. 흙 속에 묻혔던 진주였다고나 할까. ‘파란 진주’를 발견한 모닝글로리는 블루베어의 활약 요인을 거꾸로 분석했다. 뜻밖에도 블루베어의 경쟁력은 상당했다. “곰 캐릭터는 세계적으로 친숙합니다. 푸우·테디베어 같은 것을 떠올려보면 알 수 있지요. 또 ‘곰’하면 떠오르는 것이 갈색인데, 파란색을 쓴 것이 의외로 젊은 소비자들에게 통했던 거죠. 파란색은 원래 희망·평화·신비·행복·비전 등을 상징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젊은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색깔이기도 하고요.” 조원숙 모닝글로리 디자인연구소장의 설명이다. 팬시제품이나 사무용품·인형 등 모닝글로리의 제품들은 10~20대 젊은층이 주 고객이다. 그러다 보니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파란색에, 보편적인 인기 캐릭터 곰이 만난 블루베어는 성공적인 결합이었던 것이다.“블루베어를 밀어봅시다.” 몇 년간 블루베어의 성과를 지켜보던 황귀선 모닝글로리 대표는 결단을 내렸다. 당시 일부 종이 제품에만 적용했던 블루베어 캐릭터를 인형·팬시용품·공산품 등 모닝글로리에서 만드는 전 제품군에 골고루 활용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이다. 94년 미국 LA에 1호 매장을 열고 조금씩 해외 시장을 파고들었던 모닝글로리는 98년부터 본격적으로 ‘파란색’ 마케팅에 돌입했다. 매장 간판은 국내 모닝글로리 매장과 동일하게 ‘모닝글로리’로 만들었다.그러나 내부 구성은 ‘블루베어숍’이라 해도 좋을 만큼 블루베어 캐릭터 위주로 배치했다. 아시아에서 온 개성 있는 파란 곰에 매력을 느낀 미국 젊은이들이 아낌없는 애정을 베풀기 시작했다. 특히 하와이에서는 일본 산리오사의 유명 캐릭터인 헬로키티 매장들이 블루베어의 도전에 못 이겨 모두 철수했을 만큼 혁혁한 전과를 세우기도 했다. 98년 외환위기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던 모닝글로리는 자금난에 몰려 화의에 들어갔다. 그러나 블루베어는 그에 아랑곳없이 해외에서 고군분투하며 회사에 경제적으로 큰 힘이 돼줬다.조원숙 소장은 “화의에 들어간 이후 매출이 97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을 때 블루베어가 당시 매출의 4분의 1을 막아줬다”고 말했다. 현재 모닝글로리의 해외 매장은 모두 138곳. 매장이 증가하면서 매출도 크게 늘었다. 96년 23억원으로 시작한 블루베어의 매출은 98년 58억원, 2000년 70억원, 2002년 85억원을 기록했고, 올해는 118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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