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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 학교-학군 프리미엄 이웃 아파트도 6억 차이

명문 학교-학군 프리미엄 이웃 아파트도 6억 차이

정부와 열린우리당이 최근 8·31 부동산 대책 후속조치로 서울 시내 고교학군 광역화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자 학군·학원과 아파트 가격의 상관관계에 대한 관심이 다시 쏠리고 있다. 실제 학생들이 즐겨 찾는 좋은 학원들과 학부모들이 선호하는 좋은 학교는 아파트 가격과 어떤 밀접한 관계가 있을까. 전문가들은 학원 및 학교 프리미엄은 이제 수도권 아파트 가격을 좌지우지하는 시대로 이미 접어들었다고 진단한다. 지방에서는 보기 힘든 이색 부동산 현상들이다. 먼저 시계를 돌려 잠시 8·31 종합 부동산 대책 준비가 막바지로 치닫던 지난해 8월 중순으로 달려 가보자. 당시 대책 수립을 총지휘했던 정부 고위 관계자는 강남 집값을 잡을 뾰족한 방법을 내놓지 못하는 것에 대해 개탄했다고 한다. 세금 강화 등 강도 높은 규제책은 넘쳐나지만 강남 집값은 언제든 다시 폭발할 수 있는 ‘휴화산’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당시 고위 관계자가 강남의 주거경쟁력 중 가장 으뜸으로 꼽은 것은 다름 아닌 교육 여건. 그는 사석에서 “강남 집값에서 교육 여건이 차지하는 비중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며 비뚤어진 교육제도를 바로잡는 등 강남 집값을 근본적으로 안정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지 못한 것을 못내 아쉬워했다고 한다. 학군 프리미엄이 아파트값을 지배하고 있다는 것은 이제 부동산 투자의 엄연한 잣대가 되고 있다. 이는 또한 3·30 부동산 대책의 일환으로 정부, 여당이 학군 광역화를 시도하려는 이유이기도 하다. 서울 강남에서도 가장 알아주는 학군과 학원이 밀집해 교육특구로 손꼽히는 강남구 대치동. 이 대치동에는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알짜 학원들이 과목별로 막강한 강사들을 갖고 포진하고 있다. 이 영향을 받아 이른바 ‘대치동 빅3’로 불리는 미도·선경·개포우성 아파트는 강남에서도 가격이 비싸기로 소문나 있다. 그러나 사실 이들 아파트는 입주한 지 20년이 넘은 낡은 아파트다. 평면구조와 내부시설은 이미 한물 간 지 오래고 그럴듯한 단지 내 공원도 없다. 그러나 이곳 중개업소들은 “이 같은 빅3 아파트는 뛰어난 교육 여건을 바탕으로 수요는 넘쳐나는데 매물이 없어 거래를 못 할 정도”라고 말한다. 대치초등학교와 대청중, 단대부고, 중대부고, 숙명여중·고 등을 걸어서 통학할 수 있는 개포우성1차 45평형 시세는 17억∼18억원을 호가한다. 인근 도곡동 개포우성4차 아파트 46평형이 13억∼14억원에 그치는 것과 상당한 대조를 이룬다. 이 우성4차 아파트는 학원, 학군 프리미엄이 적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가격만 따져 4억원 정도 덜 나간다고 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실제 이 아파트의 전반적인 입지 여건은 주변과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다만 이 우성4차는 버스를 타고 학교에 다녀야 하는 불편함이 개포우성1차와 비교가 안 되는 이유다. 대치동에 유명학원이 밀집해 ‘사교육 1번지’로 불리고 있는데, 이곳과 일정부분 떨어져 있다는 것도 이 아파트값이 주변과 다소 차이 나게 하는 요인이다. 이와 관련, 대치동 K중개업소 관계자는“대치동 학원가로 유명한 곳으로 가려면 대치역 사거리에서 타워팰리스가 있는 도곡역 방향으로 가거나, 혹은 이 대치역 사거리에서 은마아파트 방향으로 가서 사거리가 나오면 좌측으로 가야 한다”면서 “그런데 이 학원가가 바로 직결되어 있는 아파트 단지와 버스를 타고 다녀야만 하는 한 블록 떨어져 있는 아파트는 가격면에서 다소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같은 대치동 안에서도 단지별로 명암이 엇갈리기도 한다. 미도1차, 미도2차 아파트는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맞붙어 있지만 가격차는 눈에 띌 정도다. 똑같은 34평형이라도 미도1차 아파트가 3000만∼4000만원 정도 비싸다. 중학교 학군 때문이다. 이곳 34평형이면 9억5000만원 선을 호가한다. 학군 프리미엄과 관련, 대치동 B중개업소 관계자는 “미도1차 아파트는 대치동 최고 명문으로 꼽히는 대청중학교에 배정받아 걸어서 통학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미도2차 아파트는 대청중을 배정받지 못하고 휘문중 등 멀리 떨어진 학교에 다녀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다”고 말한다. 교육 특구 대치동에서는 중학교 학군까지 집값에 영향을 주고 있는 셈이다.
강남 집값 비싼 이유는 ‘교육 여건’때문〓
지난 2004년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강남 부동산 시세에 학원이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는 ‘교육 특구’ 강남의 경쟁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서울 부동산 중개업자 433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강남 집값 중 교육 여건이 차지하는 비중이 60% 이상이라는 답변은 무려 23%를 차지했다. 비중이 40∼60%라고 응답한 사람도 22%였다. 응답자의 절반 정도가 강남 집값이 높은 이유를 ‘교육 특구’ 때문이라고 본 것이다. 교육 여건의 비중이 20∼40% 정도라는 응답자도 38%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중개업자 8할은 강남 아파트값이 비싼 배경을 교육 여건 때문이라고 본 셈이다. 수요자들이 강남을 찾는 이유도 교육 여건에 쏠려 있다. KDI가 강남 학부모 50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응답자의 70%가 강남을 선호한 이유로 ‘좋은 교육 여건’을 꼽았다. 수치는 조금씩 다르지만 학군이나 학원이 강남 진입을 간절히 희망하는 가장 큰 이유라는 점에는 논란의 여지가 없다. 그렇다면 강남의 교육 여건이 뛰어나다는 것은 과연 검증된 것일까. 2004년 서울대학교 사회과학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 ‘입시제도의 변화, 누가 서울대학교에 들어오는가’가 단적인 판단자료다. 이 보고서는 1980년 이후 무려 24년간의 서울대 입학생 출신지역과 입학 후 성적 등을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1980년 이후 강남 8학군 고등학생의 입학률이 다른 지역보다 2.5배 정도 높다. 8학군과 다른 지역 간의 입학률 차별화는 2003년도에는 3배까지 벌어진다. 보고서는 또 강남 8학군 학생들이 입학 후 성적도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라고 밝혔다. 학부모들이 강남 학원가와 강남 아파트를 탐낼 만한 대목이다.

▶과외방, 과외교습소 등 사교육시설까지 합치면 대치동 학원수는 1000곳이 넘는다는 게 이곳 학원가의 얘기다.


강남 ‘학군 프리미엄’ 아파트 계보 뚜렷〓
강남권은 대치동 외에도 지역별로 학군 프리미엄 아파트의 계보가 확실히 드러난다. 워낙 교육열이 뜨겁다 보니 개별 지역마다 학군 좋은 아파트가 뚜렷하다. 강남구 개포동에서는 개일초와 구룡초·중교에 배정이 가능한 경남, 현대, 우성 아파트가 단연 인기다. 개포동 현대1차 아파트 31평형은 6억8000만∼7억8000만원 정도다. 이 가격은 평당 2500만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이는 동시에 길 하나 건너편에 있는 대치아파트 21평형이 3억3000만원 수준(평당 약 1500만원)인 점과 비교된다. 선호하는 학군에 따라서 아파트 평당 가격도 큰 차이가 나고 있는 셈이다. 강남구 압구정동에서는 구 현대3차 아파트가 학군 프리미엄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신구초, 압구정초→신사중, 구정중→구정고, 현대고로 이어지는 라인업이 화려하기 때문이다. 33평형 시세는 9억∼9억500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이 아파트의 평당 가격은 2500만원을 넘는다. 강남의 또 다른 아파트 밀집지역인 서초구 반포동 일대에서는 경남아파트가 학군 좋은 아파트로 명성을 날린다. 반원초와 신반포중, 세화여중을 배정받을 수 있는 게 인기비결이다. 이 아파트 32평형 가격은 7억~7억2000만원 선으로 평당 가격은 2000만원이 넘는다. 송파구에서는 송파동 반도, 삼성래미안, 삼익 아파트 등이 학군 수혜주다. 이 아파트에서는 학군 공유제로 운이 좋으면 강남 8학군 배정도 받을 수 있다. 중대초→가락중→가락고, 잠실여고 등이 명문학교로 인정받고 있다. 이곳 삼성래미안 36평형은 7억원선으로 평당 가격은 2000만원에 육박한다.
강동구에서는 배재중·고와 한영중·고를 통학할 수 있는 명일동 우성아파트가 인기다. 강동권 초등학교 중 선호도가 가장 높다는 명원초등학교와 인근 학원가를 편리하게 이용 가능하다. 가격은 31평형 우성이 4억5000만~5억원 선이고 평당 가격은 1500만원 내외다. 둔촌동의 대단지 아파트인 둔촌주공2단지도 보성중·고, 동북중·고, 창덕여고 등 지역을 대표하는 학교들이 즐비해 선호도가 높다. 둔촌주공2단지 25평형 가격은 7억7000만~8억원 수준. 평당 가격은 3000만원이 넘는다. 이와 관련, 이곳 중개업소들은 “재건축 영향 때문이기는 하지만 아파트 가격도 평당 3000만원에다가 학군도 강남에 뒤지지 않기에 이곳 주민들의 자부심도 대단하다”고 소개한다. 강북 중계동 은행사거리 ‘소치동’으로 불려〓 학원 프리미엄, 학군 프리미엄은 비단 강남만의 현상은 아니다. 특히 노원구 중계동 은행사거리 일대는, 대치동이 아닌 ‘소치동’으로 불릴 정도로 학군 프리미엄이 특수를 누리고 있다. 상계역과 중계역의 중간 정도에 있는 이곳은 중계동의 대표적인 상업지구로 근린상가와 업무용 빌딩이 수십 개 이상 밀집해 있다. 대부분의 건물 2층 이상은 각종 학원 간판으로 도배하다시피 했다. 학원 천국이라고 보면 틀림없다. 전철역과도 어느 정도 떨어져 있기에 상대적으로 학원 교육 환경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강남 대치동에 없는 학원도 이곳에는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양적, 질적으로 사교육이 발달되어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일반 종합학원과 단과학원은 말할 것도 없고 영어, 수학, 논술, 과학 등을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전문학원도 셀 수 없이 많다. 이 같은 학원 프리미엄 외에도 학군·학교 프리미엄도 무시할 수 없다. 이 지역에서 가장 인기있는 아파트는 지역 명문학교로 손꼽히는 을지초등학교와 불암중학교를 배정받을 수 있는 청구3차, 건영3차, 롯데 우성아파트 등이다. 이들 학교가 인정받는 이유는 교육프로그램이 뛰어난 데다 외국어고와 과학고 등 특수목적고 진학률이 월등히 앞서기 때문이다. 현재 청구3차 아파트 32평형 매매가는 3억∼3억9000만원 선으로 지역 아파트 시세를 리드하고 있다. 같은 중계동이지만 학군이 떨어지거나 은행 사거리 학원가와 상대적으로 거리가 먼 아파트보다 2000만∼4000만원까지 비싼 편이다. 양천구 목동 일대도 학군 프리미엄만 놓고 보면 남부럽지 않다. 물론 온갖 종류의 학원들도 이 같은 학군 프리미엄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이곳에 가보면 지하철 5호선 오목교역과 목동역을 중심으로 다양한 학원들이 밀집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강서권 사교육의 메카로 불린다. 목동에서 단연 주목받는 ‘학원·학군 프리미엄 단지’는 단연 영도초등학교→신목중학교로 통학할 수 있는 신시가지 3, 4단지다. 목동 3단지는 횡단보도를 건너지 않고 초등학교 등하교가 가능해 선호도가 더욱 높다. 이 아파트 30평형 매매가는 7억∼7억5000만원으로 학군이 다소 떨어지는 목동 아파트보다 1000만∼2000만원 정도 높다. 목동에서는 이와 함께 월촌초·중교 배정을 받을 수 있는 목동 1, 2단지와 목일중 진학이 가능한 목동 13, 14단지도 아파트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목동 지역은 최근 특목고 때문에 주목을 받기도 했다. 2003년부터 3년간 특목고를 가장 많이 배출한 상위 5개 중학교 중에서 월촌중을 선두로 목동의 중학교들이 4등까지를 모두 휩쓸었다는 소식 때문이다. 특목고만 놓고 보면 목동 학군이 전국 1등이란 이야기다.
수도권도 학군 프리미엄 확산〓
학군이나 학원이 뛰어난 아파트를 선호하는 ‘현대판 맹모삼천지교’는 수도권도 예외가 아니다. 분당과 일산 신도시는 이미 고교평준화가 실시돼 추첨 방식으로 학교 배정을 하지만 아직까지 명문고의 인기는 유지되고 있다.

▶서울 대치동의 유명한 단과학원인 토모수학학원에서 학생들이 교육을 받고 있다.

분당 신도시의 경우 서현초→서현중→서현고를 보낼 수 있고 서현역을 중심으로 유명학원 통학이 편리한 시범단지 아파트가 단연 인기다. 시범 현대아파트 33평형은 5억7000만∼6억5000만원으로 다른 지역 아파트에 비해 5∼10% 정도 비싼 편이다. 또 분당고 통학이 손쉬운 초림동 양지마을 아파트도 학군 프리미엄이 만만치 않다. 일산 신도시는 평준화 이전 명문고로 손꼽혔던 백석고 인근 강촌마을이 아직까지 후광 효과를 누리고 있다. 강촌마을 한신아파트 35평형은 매매가 3억7000만∼4억3000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이 밖에 평촌 목련마을, 중동 꿈동산마을, 산본 솔거마을 등도 역세권 학원 밀집가와 가깝고 학군이 좋은 편이어서 아파트값이 비교 우위에 있다. 수도권인 수원도 학원가가 주목을 받기는 마찬가지다. 일례로 정자중심상업지역으로 불리는 정자동 수원중부소방서 일대 학원 밀집가가 대표적인 곳이다. 이곳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서울처럼 학원가가 집값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한곳에 모여 있는 학원에 자식들을 보내려는 집 수요자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한다. 이곳은‘건물에서 1, 2층을 빼면 몽땅 학원’이라고 할 정도로 학원들이 많다. 이 학원가가 직결되어 있는 정자동 풍림2차, 동양성지 아파트는 1년 전에 비해 4000만~5000만원 정도 올랐다. 가격은 풍림2차 37평형이 3억3000만원, 동양성지 49평형이 4억3000만원 정도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학원·학군 프리미엄이 일그러진 우리나라의 교육 현실을 역설적으로 반영한다는 지적을 하기도 한다. 또한 일각에서는 아파트값이 학원이나 학군만으로 결정되기는 힘들고 교통과 편의시설, 쾌적성 등이 종합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수능시험 어려우면 강남 집값 오르나
부동산 정보 제공업체 부동산뱅크 조사에 따르면 강남 집값과 수능시험의 난이도는 묘한 함수관계에 있다. 수능시험이 어려우면 강남 집값이 올랐고 쉬우면 집값이 떨어졌다. 이는 지난 1995년 이후 10년간 실시된 수능시험 난이도와 집값 상관관계를 분석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이는 수능시험이 어려우면 학원 수요가 자연스레 늘고, 이 때문에 학원이 밀집한 강남 집값이 오른다는 논리다. 실제 전년도에 비해 시험이 어려웠던 1994~1996년, 2001~2003년에는 어김없이 아파트값이 올랐다. 반면 비교적 난이도가 낮았던 1997~2000년 치러진 시험 이후에는 가격이 하락하거나 보합세를 유지했다. 물론 이 기간은 IMF 외환위기로 집값이 맥을 못 췄던 시기다. 그러나 수능시험의 난이도가 강남 프리미엄을 부추긴 것은 무시할 수 없는 현실이다. 수능시험이 처음 실시된 1994년 말. 시험이 끝나기 무섭게 8학군 지역 아파트값이 오르기 시작했다. 1994년 12월 한 달간 강남 아파트값 상승률은 전달 대비 1.1%에 달했다. 같은 기간 비강남권 아파트값 상승률은 0.21%가 고작이었다. 역대 수능시험에서 가장 난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았던 1997년 수능이 끝나자 집값은 또다시 요동쳤다. 12월 한 달간 2.91%가 올랐고 이듬해 1월에는 상승률이 4.5%까지 치고 올랐다. 수능시험이 집값 상승 등 사회문제화하자 정부는 1997년 대학입시에서 내신 비중을 크게 강화했다. 명문고가 밀집해 있는 강남 8학군에는 엄청나게 불리한 제도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1997년 말 치러진 수능시험은 평균 10점 이상 오르며 변별력을 잃었다. 당연히 강남 집값은 곤두박질쳤다. 1997년 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강남 집값은 4.3%나 떨어졌다. 당시 IMF 외환위기로 집값이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고 하지만 이 같은 폭락세는 비강남권 하락률(2.8%)과 대조를 이룬다. 참여정부가 들어선 후 2003년 수능부터는 집값과의 상관관계가 점점 희석됐다. 수능 직후 별다른 가격 상승이나 하락은 찾아볼 수 없다. 그러나 이 같은 현상은 수능시험 자체의 파괴력이 줄어들었다기보다는 참여정부 출범 이후 각종 부동산 안정대책이 쏟아지면서 그에 따른 가격변동 효과가 더욱 컸기 때문이다. 실제 2003년 11월 수능은 전년보다 어려웠지만 아파트값은 소폭 하락하는데 머물렀다. 이미 수능시험이 치러지기 전에 발표한 10·29 부동산 안정대책으로 강남권 집값이 큰 폭으로 떨어진 뒤였기 때문이다. 부동산뱅크 길진홍 팀장은 “최근 10년간 강남 아파트값은 수능시험 난이도와 입시제도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해왔다”며 “그러나 참여정부 출범 후 굵직굵직한 부동산 대책들이 쏟아지면서 이전까지 가격변동 요인으로 작용했던 수능시험의 영향이 조금씩 줄어드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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