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 사막에 루브르 생긴다
세계적 미술관 지부 설립 UAE의 수도 아부다비 중동 문화수도로 거듭난다 장 도송빌에게 힘든 협상은 낯선 일이 아니다. 프랑스 외무부 특별고문인 그는 요 몇 해 동안 유럽연합(EU)이나 나토와의 주요 협상에서 정부를 대표했다. 그런데 지난 1년 반 동안은 큰 이권이 걸린 생소한 협상을 벌였다. 아랍에미리트(UAE)의 수도 아부다비에 루브르 박물관 지부를 낸다는 전례 없는 협정이었다. 프랑스 동포들을 붙들고 문화유산의 일부를 내놓으라고 설득하기는 결코 쉽지 않았다. 18세기에 나폴레옹이 세웠으며, 밀로의 비너스와 모나리자가 있는 루브르는 외국에 지부를 연 적이 없다. 30년 만에 황량한 사막에서 번쩍거리는 쇼핑 천국으로 변한 UAE에 최초의 지부를 낸다는 구상에 반대하는 사람이 많았다. 소르본 대학 총장 장-로베르 피트가 요약해 표현한 일반적 반응은 “낙타를 타고 양탄자나 파는 사람들에게 문화 전파가 가능한가?”였다. 왕세자인 셰이크 모하메드 빈 자예드 알나히얀이 다스리는 아부다비는 그것이 가능하다고 확신한다. 이 거래에서 프랑스가 얻는 이득도 만만찮다. 전략적 요충지에 지정학적 발판을 마련하게 되기 때문이다. 도송빌은 “문화를 통해 원리주의를 저지한다”는 발상이 프랑스인들의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솔직히 말하자면 역시 금전적 매력이 가장 크다. 세계 석유 공급량의 10%를 충당하는 아부다비는 30년 동안 “루브르”라는 이름을 빌리는 대가로 5억2000만 달러를 내기로 했다. 또 미술품 대여와 조언의 대가로 7억4700만 달러를 더 낼 계획이다. “돈이 결정적이었다”고 루브르 박물관 이슬람 예술부의 명예학예사인 마르테 베르뉘-테일로르가 말했다. 루브르 박물관의 지부 설립은 중동의 문화 수도로 거듭나겠다며 아부다비가 세운 원대한 계획의 첫 걸음에 불과하다. 새 박물관은 사디야트 섬이라는 대단지(270억 달러 규모)에 들어선다. 문화개발 프로젝트로서는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일 성싶다. 2012년부터 단계적으로 공개될 예정인 총면적 27㎢의 이 섬에는 최종적으로 고급호텔 29개, 격년제 미술축제용 대공원, 세계 유수의 미술관과 대학들(구겐하임과 소르본 외에 예일대가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의 지부가 들어설 예정이다. 몇 명만 꼽아봐도 프랭크 게리, 자하 하디드, 장 누벨 등 세계적인 건축가가 건물 설계를 맡았다. “지난 100년의 최고 건축가들을 한 자리에 모았다”고 공사 감독을 맡은 아부다비 관광청의 무바라크 알무하이리 청장이 말했다. “각각의 미술관이 나름대로 모두 국제적 명소가 되리라고 본다.”이 정도의 대규모 공사라면 말이 많게 마련이다. 그러나 사디야트 섬에 반대하는 역풍의 속도와 강도는 회의적인 사람들조차 놀랄 정도다. 아부다비의 지도자들은 이 섬이 자국민을 풍요롭게 하는 동시에 중동과 서구를 연결하는 기능을 하리라고 말하지만 사방에서 맹비난이 쏟아졌다. 루브르의 일부 학예사를 포함한 프랑스 측 비판자들은 박물관의 배신행위를 규탄하면서 소장품이 손상될지 모른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학자들도 자기네 대학이 독재국가와 손잡는다고 비난했다. 아랍세계의 지식인들은 아부다비가 토착문화는 무시하고 서구문화를 굴종적으로 추종한다고 맹비난했다. 비판자들이 한결같이 제기하는 근본 의문은 ‘문화를 돈으로 살 수 있는가? 그 과정에서 풍요로워지는 사람은 과연 누구인가?’이다. 그 답에 아부다비의 미래가 달렸다. 불과 30년 전만 해도 UAE는 베두인들이 띄엄띄엄 사는 황량한 사막이었다. 그런데 1980년대와 90년대 들어 오일달러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UAE의 일부엔 현란한 마천루, 대형 쇼핑몰, 휴양단지가 지어졌다. 처음에 아부다비는 졸부가 된 이웃도시 두바이가 실내 스키장, 종려나무 모양의 섬 등 지나친 건설공사 잔치를 벌이는 모습을 가만히 구경만 했다. 아부다비가 경멸하는 동안에도 두바이는 현대적인 셰이크 모하메드 빈 라시드 알막툼의 통치 아래 중동에서 가장 돈을 많이 버는 관광명소로 바뀌어갔다. 아부다비의 지도자들은 재빨리 대응하지 않으면 처지게 된다는 사실을 이내 깨달았다. 정부는 2004년 가을 아부다비 관광청을 설립했고, 이들은 고급관광에 초점을 맞추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방법이 문제였다. 몇 주 동안의 숙의 끝에 답은 분명해졌다. 예술과 교육이었다. “우리가 실시한 모든 연구에서 아부다비가 설정한 ‘자꾸 찾아오게 되는 고급관광’의 강력한 동인은 문화라는 결론이 나왔다”고 아부다비 관광청의 회장 셰이크 술탄 빈 타눈 알나히얀이 말했다. 세계 수준의 문화기관은 현지인들을 교육하고 돈 많은 관광객을 유인할 뿐 아니라 아부다비를 수준 낮은 이웃과 차별화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아부다비는 두바이를 문화의 네스카페로 치부하면서 자신들은 카푸치노가 되고 싶어 한다”고 UAE에 기반을 둔 잡지 캔버스의 편집장 리사 볼-레츠거가 말했다. 그래서 아부다비 관광청은 새로운 관광 성지 사디야트 섬(행복의 섬이라는 뜻)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아부다비 관광청은 화려한 미술관을 지은 뒤 화려하게 부활한 도시 사례를 연구했다. 첫 연구 대상은 스페인의 빌바오였다. 전흔이 가시지 않은 채 경제적으로도 낙후된 바스크 농촌에 자리한 빌바오는 1997년 프랭크 게리가 설계한 구겐하임 미술관 지부를 지었다. 이 미술관이 개관된 이래 900만 명 이상이 찾았고 연 4300개 이상의 일자리가 생겼으며, 지금까지 스페인의 GDP에 총 20억 달러를 기여했다. 아부다비 관광청은 이 모델을 재현할 생각으로 건축상 수상 경력이 있는 캘리포니아의 디자인 단체 겐슬러 어오시에이츠를 고용하는 한편 맨해튼의 프리덤타워 신축공사를 맡은 건축회사 스키드모어, 오윙스&메릴도 고용했다. 이어 2005년에는 셰이크 모하메드가 루브르와의 제휴를 타진하러 파리에 갔다. 이 문제의 협의에 18개월이 걸렸다. 도송빌은 검증되지 않은 이 계획에 명의와 미술품을 빌려주라고 루브르를 설득하는 한편 아랍에미리트인들에게는 찌꺼기만 넘겨주지 않는다는 확신을 줘야 했다. “합의점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는 이야기만 하겠다”고 도송빌은 말했다. 아부다비는 이름 대여료 말고도 루브르의 건물 일부와 퐁텐블로성 극장의 수리 비용을 부담하고, 파리에 있는 한 미술연구센터도 지원하기로 동의했다. 그 대가로 프랑스는 루브르뿐 아니라 퐁피두 센터, 오르세이 미술관, 베르사유 궁전 등 일류 미술관의 소장품 수천 점을 아부다비에 빌려주기로 했다. 파리에 있는 아랍인스티튜트와 오페라드리옹의 설계자로 유명한 프랑스 건축가 장 누벨이 루브르 아부다비의 설계를 맡았다. 공사비는 1억 달러가 넘으며, 아랍의 전통 시장을 본뜬 2만4200㎡ 규모의 백색 단지에 들어설 예정이다. 조각그림의 첫단계가 마무리되자 아부다비는 사디야트 섬 구상의 원래 모델인 구겐하임으로 눈길을 돌렸다. 처음에 솔로몬 R 구겐하임 재단 이사장 토머스 크렌스는 겐슬러의 종합계획을 탐탁잖게 여겼다. 호텔, 요트 정박지 세 개, 골프장 두 개, 바다가 보이는 아파트 수백 동 등 관광지의 요소는 두루 갖췄으나 문화지구는 “모호하고 형태가 없는 듯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크렌스는 아부다비를 뿌리치지 않고 그들의 야심찬 시도를 돕기로 마음먹었다. “보다 적극적으로, 이 시대의 세계 문화자원이 가장 많이 집결된 곳으로 만들자는 취지였다”고 그는 말했다. 아부다비는 곧 그를 고용했고, 그는 팀을 지휘하면서 자세한 계획을 짜내느라 열심히 일했다. “지금 세상에 무엇 무엇이 있는지 생각하고, 자원과 범위를 생각하고, 모든 것을 능가할 계획을 세웠다”고 크렌스는 말했다. 그 계획을 실현하기에는 돈이 한없이 나올 듯한 아부다비의 은행통장으로도 벅찼다. “UAE의 부동산 개발은 주제공원 같은 분위기가 있어서” 저명한 건축가를 끌어들이기가 쉽지 않다고 크렌스는 말했다. 그러나 게리와의 친분을 이용해 구겐하임 새 전초를 설계하는 일에 건축가들을 포섭하도록 했다. 이 구겐하임 지부는 UAE의 전통 바람탑에서 힌트를 얻어 원뿔과 토막 형태의 구조물로 짓는다. 2012년 완공 예정인 3만㎡의 부지는 구겐하임의 최대 지부가 된다. 게리가 동참한 덕분에 크렌스는 다른 스타급 건축가들도 끌어들였다. 이라크 태생의 자하 하디드가 6300석 규모의 공연센터(현재 뉴욕의 링컨센터와 프로그램 제공 문제를 협의 중이다) 설계를 맡았다. 섬에 새로 짓는 해양박물관 설계는 일본 건축가 안도 다다오(安藤忠雄)가 맡았다. 교육기관의 유치는 훨씬 더 어려웠다. 아부다비는 우선 소르본 대학을 노렸다. 그러나 처음에는 피트 총장이 명망 있는 그 대학의 최초 해외분교를 UAE 같은 곳에 낸다는 데 거부감을 보였다. “처음에는 그들이 오직 명성만 찾는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피트는 말했다. “마치 부인들이 크리스티앙 디오르 핸드백을 원하듯이 루브르, 구겐하임, 소르본을 원했다.” 대학 운영협의회의 반발도 거셌다. “UAE는 민주국가가 아니고 여자들이 베일을 쓰고 다니며, 군주제만 있을 뿐 문화는 없다는 불평이 나왔다”고 그는 돌이켰다. 그러나 재정 형편이 좋지 않은 프랑스의 무료대학 체제에서 돈의 유혹은 뿌리치기 어려웠다. “우리는 처음으로 재정자원을 갖게 됐다”고 피트가 말했다. 1년 전 임시구역에 자리잡은 소르본 대학의 사디야트 섬 캠퍼스는 이 지역에 고급 교양과목 교육을 도입할 계획이다. 강의는 거의 불어로 진행되며, 제공하는 학위는 프랑스 학위와 동등하다. UAE가 다음에 접근한 예일대는 기부금이 180억 달러로 소르본 같은 재정적 제약과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린다 로리머 부총장에 따르면, 예일대는 아부다비가 끌어 모으는 “세계 수준의 문화기관 집단”에 흥미를 느꼈다. 위치적 장점도 있었다. 현재 중동 출신 학생이 네 명밖에 안 되는 예일대로선 그곳에 분교를 설립하면 “더 많은 사람을 뉴헤이번으로 유치하게 된다”고 생각했다고 로리머가 말했다. 아직 구체화되지는 않았지만 예일대는 교양과목 교육과 아랍 졸업생에게 미국 학교 지원 자격을 얻게 해주는 초보자 집중코스를 제공할 생각이다. 이 문화단지 건설 열기가 본궤도에 오르려는 순간 갑자기 불길이 치솟았다. 프랑스가 맹공의 선봉에 섰다. 프랑스미술관협회 명예회장인 프랑수아즈 카섕, 피카소 미술관 전직 관장 장 클레르, 미술사가 롤랑 레흐 등 3인이 르몽드에 ‘미술관은 비매품’이라는 칼럼을 싣고 “우리의 유산에 속하는 예술작품은 외부인들에게 판매하는 소비재가 아니다”고 선언했다. 칼럼은 이어 “루브르 거래는 영혼을 파는 짓이 아닌가?”고 따졌다. 이 칼럼은 곧 탄원서로 돌변해 저명인사 4500명이 연명으로 정부에 “프랑스 미술관을 정치적 목적이나 재정적 목적으로 이용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루브르 내부의 학예사들도 이 소동에 합류했다. 판화·회화 연구부 명예부장인 카트린 고구엘은 이 프로젝트의 “금전적 성격”을 질타했다. “이 거래는 오일달러와 군사관계를 고려했음이 분명하다”고 그는 한 미술 전문지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다른 학예사들은 실용적 차원에서 이의를 제기했다. 이슬람 예술 담당 학예사 베르뉘-테일로르는 경험 없는 아랍에미리트인들이 깨지기 쉬운 박물관 소장품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리라고 걱정했다. 또 그토록 포괄적인 대여 협정 때문에 루브르의 자원이 바닥나는 사태도 우려했다. “일부 작품은 아부다비에 장기간 전시되기 때문에 우리 프랑스 관람객이나 관광객들이 구경을 못하게 된다”고 카섕은 말했다. 그는 또 불길하게 라스베이거스의 구겐하임에 비교했다. “그곳이 어찌 됐는지 보라. 아무도 안 간다. 사디야트 섬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질 것이다. 사람들은 예술에는 관심 없고 골프나 치러 가서 해변에 누워 논다.” 도덕적 이유로 아부다비를 성토하는 사람도 있다. 그들은 서구 기관들이 특히 누드화나 종교화 등의 미술작품에서 보수성향인 새 주인의 입맛을 맞추려고 원칙을 양보하지 않을까 걱정했다. 프랑스 일간지 리베라시옹은 최근 “모네가 누드를 그리지 않고 수련을 그려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는 사설을 실었다. 도송빌은 루브르가 미술품 전시에 제약을 받는 일은 없다고 주장했다. “아부다비 정부는 다만 자국민을 요령 있게 배려해 달라는 주문만 했다.” 프랑스 정부는 루브르 지부가 파리와 같은 수준을 지키도록 감시하는 자문위원회도 구성했다. 그러나 최종 결정권은 아무래도 UAE의 몫이다. “결국 그 사람들 나라이고 그 사람들 박물관이기 때문에 어떤 전시품이라도 거부할 수 있다”고 도송빌은 시인했다. 학계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인의 입국을 막는 UAE의 정책에 반발했다. 코네티컷 대학은 올해 초 사디야트 섬에 분교를 내려던 계획을 취소했다. 이스라엘 보이콧은 학교의 차별금지 정책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예일대 역시 협정을 완료하기 전 비자 발급과 차별 관련 문제를 꼼꼼히 따져볼 생각이라고 로리머가 말했다. 피렌체보다는 라스베이거스를 훨씬 닮은 사막의 호화판 오아시스에 문화시설을 세운다는 구상에 반대하는 사람은 또 있다. 이집트인 시사해설가 유세프 이브라힘은 아부다비의 가식을 비웃었다. “아무리 돈 많은 석유 부자라도 한 줌의 달러로 문화라는 정신과 영혼의 염원을 사지는 못한다”고 뉴욕선에 썼다. 아랍뉴스의 칼럼니스트 아비르 미시카스는 아부다비가 자신의 정체성을 구축하기는커녕 타인의 “혼을 사들인다”고 한탄했다. 카섕은 사디야트 섬이 풍요해지는 덕을 최종적으로 보는 사람이 누구냐고 물었다. “정녕 누구를 위한 시설인가? 건설 현장의 파키스탄 사람들인가?” 사디야트 섬 개발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그런 불만에 콧방귀를 뀐다. 도송빌은 대부분의 비난은 “안타깝게도 외국인 혐오증이나 반아랍주의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그 밖에도 예술을 촉진하려면 늘 후원자가 필요하게 마련이라고 피트는 말했다. “우리에게 미켈란젤로와 도나텔로가 있는 이유는 메디치 가문이 부자였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그들은 모르는가?”고 물었다. 루브르 관계자들은 지부 설립의 장점이 박물관 소장품이 빈약해지는 단점을 상쇄하고도 남는다고 주장했다. “돈으로 국제시장에서 작품을 획득하는 프랑스의 능력을 되찾는 일이 가능하다”고 도송빌은 말했다. 사디야트 섬 지지자들은 미술관과 대학이 들어서면 다소 떨어지는 UAE의 명성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 크렌스는 중동은 고급 르네상스가 일어날 준비를 갖췄다고 생각한다. “카이로, 다마스쿠스, 바그다드 등 이 지역의 위대한 문화도시들을 보라. 그 도시들은 유럽에 문화센터가 생기기 훨씬 전에 이미 그런 수준이었다”고 그는 말했다. “중동 도시들이 다시는 그런 지위를 얻지 말라는 법이라도 있는가?” 사실 UAE의 문화시설 투자가 중동 전체의 안정과 현대화에 도움이 된다고 보는 사람도 있다. “UAE는 구겐하임을 짓기보다 차라리 날려버릴 나라들에 둘러싸였다”고 자예드 대학(아부다비)의 인류학 교수 제인 브리스톨-리스가 말했다. “비교적 자유스러운 UAE에서 동양과 서양이 섞이지 못한다면 어디에서 그렇게 되겠는가?” 도송빌은 아랍에미리트인들이 단지 무엇의 획득에만 목적이 있지 않으며, 태도를 바꾸고 현지인들의 재능을 고무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확신한다. “그들의 미래에 투자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의 조짐은 유망하다. 소르본 대학이 지난해 사디야트 분교 도서관용으로 서적 1만 권을 수입했을 때 “누드 사진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아무 문제 없었다”고 피트는 말했다. 소르본 대학은 UAE에서 기도실을 갖추지 않은 유일한 학문기관이기도 하다. 종교의 간섭을 받지 않는다는 학교 방침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피트가 우겼기 때문이다. 아랍에미리트인들은 서구의 고급 대학과 미술관 유치가 유기적인 자국 문화의 탄생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이런 국제기관들을 끌어들임으로써 예술적 관심이 조성된다”고 아부다비 관광청의 알무하리이가 말했다. 프랑스인들도 그렇게 생각한다. 루브르라는 이름을 30년만 빌려주기로 한 이유가 거기에 있다. 임대기간이 만료되는 시점이면 아부다비에 자체 박물관이 들어서리라고 추측했기 때문이다. 현지인들은 이 도박이 성공한다고 자신하는 듯하다. “우리는 모두 사디야트 섬의 탄생을 축하한다”고 후다 카누 아부다비 문화재단 이사장이 말했다. “다른 문화들이 만나면 뭔가 색다른, 흥미로운 것이 출현하게 마련이다.” 거기서는 모두가 이익을 얻는다. 최한림 parasol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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