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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처리 ‘8572’가 만능 해결사

바로처리 ‘8572’가 만능 해결사

▶양천구청 8572(바로처리) 기동대 발대식 모습.

지난 4월 28일 차를 몰고 목동으로 가던 최재현(54)씨는 도로 맨홀에서 수증기가 올라오는 것을 보고 ‘080-777-8572’를 눌렀다. 이 번호는 양천구의 8572(바로처리) 기동반의 신고 번호다. 기동반이 출동해 확인한 결과 열병합발전소의 열 수송관이 파손돼 수증기가 올라온 것이었다. 8572 기동반은 SH공사에 연락해 열 수송관을 교체했고, 신고한 지 30분도 지나지 않아 공사를 시작하는 것을 보고 최씨는 “8572 기동반의 신속한 대응은 민원서비스의 최고봉”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목동·신월동·신정동 등 20개 동을 관리하는 양천구청은 생활민원 8572 콜센터 서비스로 다른 기초단체와 AS를 차별화했다. 불편사항이 생겼을 때 8572 콜센터에 신고하면 기동반이 30분 내에 출동해 3시간 안에 불편을 처리해 준다. 콜센터는 수신자 부담으로 24시간 가동하고 주말에도 직원이 나와 오후 6시까지 직접 업무를 처리한다. 8572 기동반은 지난 2월 발대식 이후 지금까지 도로 파손, 쓰레기 방치, 환경오염 단속, 소음 단속 등 440여 건의 민원을 해결했다. 양천구는 AS에서만큼은 스스로 기초단체라 생각지 않고 기업이라 여긴다. “50만 구민이 곧 주주이자 소비자”라는 인식 아래 “구민 고객의 소리를 크게 듣는 것”을 기본 철학으로 삼아 왔다.
양천구청 관계자는 “관공서라고 해서 ‘법과 원칙’만으로 일하는 것은 아니다. 감동행정, 서비스행정, 고객만족행정을 위해 노력한다. 특히 구청의 AS는 구민의 생활과 밀접해 아무리 사소한 사항도 귀담아듣고 개선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일반 기업의 AS를 보고 생각한 것이 민원처리 평가 엽서제, 전화 모니터링, 설문조사 등이다. 다른 곳에서 형식적으로 끝날 수 있는 제도지만 양천구는 조사 결과를 전 직원과 공유해 같은 불만이 두 번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했다. AS 품질 목표는 ‘한 치도 하자 없이 고객이 만족하는 서비스’다. 추재엽 양천구청장은 평소 회의시간마다 직원들에게 AS를 당부한다고 한다. “공무원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주민의 입장에서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매진해야 한다.” “사업 규모의 크고 작음을 불문하고 민원처리 하나에 얼마나 정성을 쏟고 성실한 자세로 임하느냐에 따라 구민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상기하라.” 추 구청장이 지난 6월 회의에서 직원들에게 강조한 내용 중 일부다. 양천구는 직원 개인별 PC 바탕화면에 212개 ‘공무원의 다짐’을 띄워놓고 수시로 보며 상기한다. 공무원의 다짐은 일종의 서비스 기준과 행동지침을 정해 놓은 것이다. 공무원의 사무 착오로 소비자가 시간적 피해를 보면 정중히 사과하고 5000원 상당의 문화상품권을 지급하는 행정사무착오보상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런 노력으로 실제 구청 홈페이지의 고충 민원 건수는 2007년 상반기 282건에서 올해 169건으로 줄었고, 고객 만족을 나타내는 ‘칭찬합시다’ 건수는 50건에서 120건으로 늘었다. 성과를 이어가기 위해 양천구는 전문강사를 초빙해 CS 마인드를 정립하고 전화·방문 고객 응대 요령을 배운다. 양천구청 관계자는 “구민 요구는 점점 높아지고 가끔 법과 규정에 어긋나는 무리한 요구를 하는 구민도 있어 민원을 해결하는 데 부담을 느끼지만 전국에서 AS를 가장 잘하는 구가 되기 위해 1200여 공무원은 더욱 땀을 흘리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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