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olf] 그늘집 간식값 파인리즈 가장 저렴

한국골프소비자모임(대표 박강민·서천범)이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전국 152개 골프장(18홀 이상 기준)의 이른바 ‘그늘집 식음료지수’를 발표했다. 골프장의 휴게소 격인 그늘집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이온음료, 캔맥주, 캔커피, 삶은 계란의 평균 가격을 조사한 것이다.
이 조사에 따르면 시중가 1200원의 이온음료는 최고 6000원에, 시중가 1150원의 국산 캔맥주는 최고 7000원에, 1700원의 브랜드 캔커피는 최고 7700원에 파는 골프장이 있었다. 삶은 계란 하나에 3000원을 받는 곳도 있었다. 이스트밸리와 크리스탈밸리가 평균 4875원으로 전국 골프장 중 가장 비싼 곳으로 조사됐다. 가장 저렴한 골프장은 2250원의 파인리즈였다. 골프장별로 가장 큰 차이를 보인 품목은 이온음료와 캔맥주로 각각 5배, 6배였다.
이스트밸리·크리스탈밸리 가장 비싸지역별로는 수도권이 가장 비쌀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충청도가 3999원으로 가장 높았고, 경기도가 3984원으로 둘째였다. 경상도는 3553원, 강원도 3800원, 제주도 3555원이었다. 전라도가 3333원으로 가장 저렴했다. 충청도가 수도권보다도 가격이 높은 이유는 수도권 골퍼에게 거리상으로 멀어 그린피를 저렴하게 책정하는 대신 식음료 가격으로 차액을 보충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제품별 전국 골프장 평균 가격은 이온음료 4033원, 삶은 계란 1406원, 캔커피 4782원, 캔맥주 4904원으로 시중가격보다 훨씬 비싸게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온음료는 뉴서울·파인밸리·센테리움 등이 6000원으로 가장 비쌌으며 대구CC와 파인리즈가 2000원으로 가장 저렴했다. 또 삶은 계란은 제이드팰리스가 3000원으로 가장 비쌌고 군산CC가 500원으로 최저가를 기록했다. 브랜드 캔커피는 사이프러스가 7700원으로 최고가였으며 대구CC가 2000원으로 가장 저렴했다. 국산 캔맥주는 남부CC가 7000원으로 가장 비쌌고 파인리즈가 3000원으로 가장 싸게 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평베네스트는 9500원의 수입맥주만 판매해 맥주 품목에서 사실상 가장 비쌌다.
산 정상에서 파는 음료수나 간식거리가 비싼 건 그곳까지 힘들게 들고 올라간 판매인의 노동력이 가격에 포함된 때문이다. 단, 아무리 비싸도 소비자 가격의 2~3배를 넘지 않는다. 하지만 골프장은 점점 늘고 있는데 골프장 그늘집 음식값은 여전히 비싸다. 골프장에서 이해 못할 소비 행태는 이뿐만은 아니다. 팀당 8만원을 내야 하는 카트비도 솔직히 과한 편이다. 운동하고 싶어서 라운드를 나가지만 걸을 수 있음에도 대부분의 골프장에서 의무적으로 카트를 타야 한다. 외국에서는 캐디 없는 셀프플레이가 일반적인 골프 라운드 스타일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캐디가 없는 골프는 배척받는다.
물론 변화의 조짐도 있다. 골프장이 500여개를 육박할 정도로 늘면서 비싸기만 하던 골프 트렌드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 공급자 시장에서 소비자 시장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군산CC와 같은 지방 골프장은 카트비를 6만원으로 내렸으며 에코랜드 등 일부 골프장들은 캐디 선택제를 실시하고 있다. 한국골프소비자모임과 같은 단체도 생겨났다. 이들은 ‘반값 그린피 실현’을 궁극의 지향점으로 가지고 있다. 이 모임에서는 이번에 전국 골프장 중에 그늘집 식음료가 저렴한 곳도 함께 조사했다.
가장 저렴한 골프장은 강원도 고성의 파인리즈였다. 4개 품목의 평균 가격이 2250원으로 비싼 골프장에 비해 반값 이하였다. 81홀로 국내 최대 규모의 골프장인 군산CC가 2625원으로 2위를 차지했다. 그늘집에서 삶은 계란 한 개와 이온음료, 캔커피, 캔맥주를 샀을 때 파인리즈는 총 가격이 9000원이었던 반면 이스트밸리에서는 1만9500원으로 거의 2배 이상을 주어야 한다.

자판기 등으로 대체해야이번 조사에서 나온 의미 있는 사실이 있다. 고급 시설을 갖춰 투자비가 많이 들어간 골프장들이 식음료 가격도 높을 것이라는 통념을 깨고 골프장의 의지만 있으면 식음료 가격을 충분히 내릴 수 있음을 보여준다. 양잔디 코스인 파인리즈가 조사대상 대부분의 제품을 가장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었다. 회원수 200명이 되지 않는 남촌도 캔커피를 2500원에 팔고 있었다.
지역별로 보면 경기권에서는 태광CC가 네 가지 품목 모두 3000원으로 가장 저렴했다. 강원권에서는 파인리즈가 최저가다. 김재봉 회장은 ‘음식은 절대 비싸선 안된다’는 철학을 강조해 클럽하우스에서 먹는 밥값과 주변 식당의 밥값이 비슷하다. 충청권에서는 천안상록과 태안비치 등 퍼블릭 골프장이 저렴했다. 경상권에서는 대구CC, 전라권에서는 군산CC의 그늘집이 가장 저렴한 가격대로 운영하고 있었다.
하지만 제주권은 골프장마다 그늘집 가격 차이가 별로 없었다. 제주는 관광지여서 대부분의 골프장들이 부가세 10%를 추가로 받고 있다. 골프소비자모임 관계자는 “그늘집은 골퍼를 상대로 장사를 할 생각을 하지 말고 간단한 자판기 등으로 대체해 실비로 식음료를 서비스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골프장 버블의 거품이 빠진 일본은 그늘집 대신 자판기를 이용하는 곳이 제법 많다.
골프장들은 그늘집에 식음료 가격표를 비치하지 않거나 라운딩이 끝난 후 정산할 때도 계산서에 구체적인 식음료 구매 명세를 제공되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이에 따라 골퍼들은 자신들이 먹고 마신 식음료가 얼마인지 모르는 때도 많았다. 골프가 접대를 위한 비즈니스에서 이제는 생활형 골프로 대중화하는 길목에 있는 만큼, 설득력 있는 그늘집 가격 정책을 유지하는 골프장은 그만큼 소비자의 마음을 읽고 발빠르게 대응한다고 봐도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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