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짱 없는 겁쟁이?
영국 방문은 미국 대통령 후보로선 세상에서 둘도 없이 쉬운 일이다. 영국은 미국의 뿌리이며, 같은 언어를 사용하고(the shared tongue), 미국의 가장 확고한 동맹국(firmest ally)이 아닌가? 특히 올림픽 직전인 지난주는 더 쉬워야 마땅했다. 보이는 것 전부를 칭찬하기만 하면 아무 탈 없었다. 런던을 세계의 위대한 도시 중 하나로 추켜세우고, 1940년 나치 독일의 영국 대공습(the
blitz) 때부터 살아 있는 영국 국민의 영광스러운 정신을 들먹이고, 필요하다면 맛은 별로이지만 대표적인 영국 음식인 소시지와 으깬 감자, 패스티를 찬양하면 된다. 어려울게 전혀 없다(Nothing to it).
그런데도 미트 롬니는 거의 모든 영국인을 소원하게 만들었다(alienate just about every living Briton). 올림픽 개최 관계자나 관리들만 비판한 게 아니라 영국인 전체에 의구심을 표해 경축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국민이 단합해 올림픽 개최를 축하하고 있나요 (Do the people come together and celebrate the Olympic moment)?” 그렇지 않은 듯하다는 뜻이었다. 영국 전체가 발끈했다. 타블로이드 신문 선(The Sun)은 그를 “멍청이 미트(Mitt the Twit)”라고 불렀다.
믿기 힘든 무례였다(It was an astonishing faux pas). 롬니는 짧은 영국 방문 동안 그 외에도 무례한 행동을 많이 했다. 그래서 이런 의문이 든다. 만약 이번 11월 미국 대선에서 롬니가 오바마를 제치고 대통령으로 선출된다면 글로벌 금융위기와 다른 문제들을 해결하려고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나 다른 세계 지도자들과 함께 긴밀하게 협력해야 한다. 그가 세계 무대에서 미국
을 대표할 바로 그때 그의 입에서 어떤 의도치 않은 모욕적인 말이 튀어나올까(what unintended offenses are going to tumble out of his mouth)?
이 일화는 롬니의 진정한 문제점을 잘 드러낸다. 그는 언행이 변변찮고 보는 사람을 짜증나게 만든다(He’s kind of lame, and he’s really ... annoying). 롬니는 계속 그런 믿기 어려울 정도로 부적절한(incredibly offkey)말을 해댄다. 그러고는 인질이 된 양 애처롭게 즉시 사과한다. 아니면 아예 사과도 하지 않고 이어진 비난에 징징대며 불평한 다(he whines about the subsequent attacks on him). 그가 하지 않는 한가지는 뭘까? 남자답게 책임지고, 위험을 감수하며, 마땅한 대가를 치르는 일이다(Man up, double down, take his lumps).
1987년 뉴스위크는 표지에서 조지 H W부시를 ‘겁쟁이(wimp)’라고 불렀다. 큰 소동이 이어졌다(Huge stir). 사실 전적으로 공정한 평가는 아니었다. 부시 1세는 미국 대다수 주에서 법적으로 맥주를 마실 수도 없는 나이인 20세에 이미 ‘의로운 전쟁’인 제2차 세계대전에서 해군 조종사로 활약했고, 격추돼 조종실이 연기에 휩싸인 채 태평양으로 추락했다. 지금 돌이켜 보면 부시 1세는 롬니와 비교하면 영화 ‘더티 해리’의 캘러핸 형사처럼 보인다.
롬니는 그의 시대에 일어난 전쟁(베트남전) 때 어디서 지냈을까? 모르몬 선교사로서 파리에서 프랑스어를 배우며 보냈다.군복무를 연기하려고 애쓰면서 말이다.레이건이 ‘엘 알라메인’이라는 남성적인 이름을 가진 아라비아산 종마를 탔을 때 롬니는 ‘라팔카’라는 예쁜 말에 안장을 얹었다.
사실 그는 말을 타지도 않았다. 부인 앤의 애마로 그녀가 마장마술(dressage) 경기에서 탄 말이다. 앤의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이지 최근 휴가 때 찍은 롬니 부부의 사진을 봤는가? 제트 스키에서 앤이 운전대를 잡고, 롬니는 뒤에서 손잡이를 꼭 붙드는 모습
말이다. 지난주 칼럼니스트 폴 베갈라는 그의 모습이 “무력한 아기처럼(like a helpless papoose)” 보인다고 내게 말했다.
부시 1세와 롬니의 또 다른 비교는 시사점이 많다. 뉴스위크는 부시의 ‘겁쟁이’ 요인이 구식 상류층 WASP(앵글로색슨계백인 청교도) 시민 규범에 집착하는 행동과 관련이 있다고 지적했다. 지나치게 나서지 않아야 한다(one does not put oneself inordinately forward)는 규범을 말한다. 그가 다닌 기숙학교에서는 “시간과 관심에서 자신의 공정한 몫 이상을 주장하지 않는다(Claims no more than his fair share of time and attention)”는 항목에서 실제로 학생들의 점수를 매겼다.
1987년 뉴스위크는 부시가 받은 그 항목의 높은 점수가 약점(demerit)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로부터 사반세기 후 대형 글로벌 금융붕괴 한번과 여러 차례에 걸친 부의 편중, 그리고 갈수록 심해지는 문화적인 조악함을 겪고 난 지금은 그런 덕목이 진정한 장점으로 들린다. 부시 1세는 도량이 넓었고(magnanimous), 그의 관대함은 명예의 불문율(code of honor)에 기초했다.롬니도 똑같은 규범 속에서 성장했다.
그의 아버지는 공민 의식이 투철한(civicminded)백만장자의 전형이었다(한가지 예외는 롬니 가족이 잘 알다시피 청교도가 아니라 모르몬교도라는 점이다). 그러나 아들 롬니가 재산을 모을 때는 그런 옛 가치가 새로운 월스트리트 가치에 밀려난 상황이었다. 그런 상반된 가치관이 그의 내면에 존재한다. 한편으로 그는 거액을 사회에 기부하는 등 옛 가치를 추구한다. 그러나 새로운 가치관이 자주 표면화된다.
부하를 해고하기 좋아하는 점, 미국 자동차 경주대회인 나스카(NASCAR) 경주장에서 팬들을 조롱하며 “몇몇 팀의 소유주가 내 친구”라고 말한점, 그리고 최근 미국의 맹방인 영국 전체를 면박한 언행(put-down) 등. 진짜 미남이라면 돌아다니면서 “이봐요, 나 좀 봐줘요!”라고 말할 필요가 없다(A good-looking guy doesn’t have to walk around saying, “Hey,look at me!). 그런 말 없이도 모두가 자신을 보고 있다는 사실을 안다. 또 부자는 자신의 재산을 자랑할 필요가 없다(a rich guy doesn’t have to remind us he’s rich). 자랑할 때는 무엇인가 어긋나서 불안해 보인다.
롬니는 진짜(genuine article) ‘겁쟁이’다.물론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 겁쟁이라고 조롱 받으면 표변한다. 예를 들어 예비선거 토론 때 상대 후보인 릭 페리에게 기총소사를 가하고, 릭 샌토럼에게 융단폭격을 가했듯이 말이다. 하지만 그들은 사실 롬니보다도 더 허약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어떤 면에서 롬니는 겁쟁이라기보다 나약하다(he’s more weenie than wimp)는 표현이 더 옳을지 모른다. 사회적으로 서투르다(socially inept)는 뜻이다. 어떤 때는 어색할 정도로 상대의 비위를 맞추려 하고 (ingratiating), 어떤 때는 자신보다 ‘아래인’사람들을 조롱한다(mocking). 그러면서 거의 매번 상황을 약간 오해한다. 절대 호의적인 쪽으로 그러지는 않는다(never in a sympathetic way). 너무도 오랫동안 증거가 많이 쌓여 부인하기 어려운 지적이다.
지난 5월 워싱턴 포스트지는 롬니의 어린 시절 일화를 소개했다. 10대 시절 그는 나약한 부적응 아이를 때리고 꼼짝 못하게 찍어 누른 뒤수업 시간에 사용하는 가위로 머리카락을 마구 잘랐다고 한다. 어떤 아이가 그럴까? 그런 행동은 비록 좀 더 비폭력적인 방식이지만 성인 시절까지 이어진다. 2002년의 솔트레이크시티 동계 올림픽 개최는 그의 가장 큰 업적이다.
물론 칭찬 받아 마땅하다(he wins deserved praise). 그러나 사정을 잘 아는 몇몇 인사는 롬니가 올림픽 조직위원회에서 자신이 갈아치운 인사들을 공격하고 자신의 공로를 지나치게 강조했다(Romney placed a heavy asterisk next to hisname)고 주장했다. 그들은 법정에서 부패혐의를 벗었지만 롬니는 회고록에서 그들을 무자비하게 비방했다.
어떤 대통령 후보가 사정이 어려워진다고 해서(when the going starts to get rough)상대의 대수롭지 않은 공격에 끊임없이 징징대며 사과를 요구할까? 또 어떤 대통령 후보가 세계 지명수배 1호였던 악당 오사마빈 라덴을 제거한 대통령을 두고 회유정책(appeasement)을 쓴다고 비난함으로써 자신이 강인하게 보이려고 할까? 바로 그런 점이 과잉보상을 원하는 것이며, 진실을 드러내는 증거다. 그런 후보는 허약하게 보일까 노심초사하며 겁에 질린다. 역설적이게도 허약해 보이기를 두려워하는 모습이 그를 더 허약하게 만든다.
하버드대 정치학 교수 하비 맨스필드는 보수파가 신처럼 떠받드는 인물이다(a godhead to conservatives). 그는 부시 2세 대통령 시절에 ‘남자다움에 관하여(Manliness)’라는 책을 썼다. 자기풍자적인 책이었지만 보수파의 필독서가 됐다. 2006년의 인터뷰에서 그는 ‘남자다움’의 정의를 묻자 “위험한 상황에서 갖는 자신감(confidence in a situation of risk)”이라고 말했다.
맨스필드의 보수적인 정의에 따르면 롬니는 완전히 실패작이다(a total bust). 그는 역대 주요 정치인 중 누구보다 위험을 기피하는(risk averse) 인물이기 때문이다. 롬니가 사모펀드 베인 캐피털의 CEO를 맡을 때도 그랬다. 그는 빌 베인 회장에게서 회사가 실패할 경우 자신은 옛 직장인 베인 앤 컴퍼니의 직위로 다시 돌아갈 수 있도록 해준다는 약속을 받아낸 뒤에야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1999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 올림픽조직위를 맡을 때도 그는 그의 해명과 달리 베인사에서 사직하지 않고 ‘장기 휴가(leave of absence)’를 받았다. 왜 그랬을까? 돌아갈수 있는 여지를 갖기 위해서였다(to have the option of coming back). 위험을 최소화하기위해서였다(to minimize the risk). 그의 빈번한 입장 번복(flip-flopping)도 위험 기피의 한가지 형태다. 모든 사람의 구미에 맞추려고 애쓰기 때문이다.
보수주의 잣대에서 롬니가 뒤떨어지는 면은 그 외에도 또 있다. 진정한 공화당 후보가 되기에는 너무 영리하다는 점이다. 약삭빠르거나 현실과 거리가 있는 ‘책 똑똑이(book-smart)’라는 뜻이다. 베인사의 경영자로서, 그리고 매사추세츠 주지사로서 그는 데이터에 과도하게 집착했다는 이야기가 많다. 기이한 일이다. 진보주의자는 원래 신중하고 심사숙고하기 때문에 데이터에 집착한다. 반면 보수주의자는 행동의 사나이가 돼야 마땅하다. 그들은 숙고보다는 직감(hunches)을 갖고 그에 따라 행동한다.
이 한가지 면에서 롬니는 매사추세츠 진보주의자와 같다. 보수파가 여전히 그를 믿지 못한다고 말할 때 그들은 롬니의 무엇을 불신할까? 그의 과거 온건주의 전력 만이 아니라 본능에 따르지 않고 지적으로 문제에 접근하는 그의 감각도 불신의 대상이다. 그래서 만약 그가 백악관 주인이 된다면 어느날 갑자기 데이터를 들여다 보면서 이전 생각과 달리 “아니, 지구온난화가 실제 상황이구나”라고 판단할지 모른다고 보수 진영은 내심 불안해 한다.
실제로 롬니는 지난 5년 동안 두 차례의 대통령 선거전을 치른 뒤에도 어떤 이슈에서든 한가지 확실한 입장을 취하지 않았다.적어도 오바마는 로널드 레이건을 칭찬했다. 빈말이 아니었다(he meant it). 롬니도 빌클린턴을 칭찬하려고 했지만 너무도 명백히 오바마를 비난하려는 의도였기 때문에 공허하고 약삭빠른 말로 들렸다.
롬니의 입장 번복 사례는 너무도 많아 이제는 유명해졌다. 낙태권 문제가 그랬다. 한때 부인과 함께 기부금을 낸 가족계획 단체플랜드 페런트후드를 이제는 공격한다. 주지사 후보 때는 보수단체 ‘세제개혁을 위한 미국인’의 그로버 노키스트가 제시한 ‘세금인상은 없다’라는 제목의 서약서에 서명을 거부했지만 2007년 이후론 열정적으로 그 서약을 지지한다. 불법이민 문제에서 그는 시민권 부여를 지지했지만 지금은 다르다.
1990년대에는 총기 규제 강화를 지지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동성애자 군 복무 문제, 건강보험 문제에서도 마찬가지다.물론 정치적 이분법(political dichotomy)으로 설명될 수 있을지 모른다. 롬니는 진보주의 성향인 매사추세츠주에서 표를 얻고자 할 때는 온건 노선을 취했고, 전국적인 지지를 원할 때는 보수주의 노선을 취했다. 아무튼 지금까지는 그랬다.
그러나 정치적 이분법을 초월하는 문제가 있다. 모든 정치인은 성형수술을 하듯이 여기를 접어 넣고 저기를 줄이는 등 노선 수정을 거친다(All politicians undergo a tuck here and a trim there). 그러나 여러 대형 이슈에서 그처럼 전면 입장 번복은 드문 일이다. 대다수 정치인은 롬니의 입장이라면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좋다, 몇 가지 입장은 바꾸겠지만 한두 가지는 지키겠다. 적어도 내가 무엇인가를 확실히 지지하며 그 결과를 감수하겠다는 점을 보여주려면 그렇게 해야 한다.’ 그러나 롬니는 그렇지 않다.
정치인이 입장을 번복하는 이유는 주로 세 가지다. 재정적인 야심(financial ambition), 정치적 무자비함(political ruthlessness), 그리고 정치적 비겁함 (political cowardice)이다. 롬니는 이미 갑부이기 때문에 재정적인 야심은 아니다. 정치적 무자비함일까? 그도 아닌 듯하다. 무자비한 입장 번복의 목적은 한쪽 집단의 환심을 사면서 다른 쪽 집단을 열 받게 만들기 위해서다. 하지만 롬니는 그를 못 미더워 하는 유권자 집단이 자신을 좋아하도록 만들기위해 입장을 번복한다. 그렇다면 비겁함이 정답인 듯하다.
게다가 일관성 없다고 약간이라도 지적하면 롬니는 고약해지고 불만을 표한다(get nasty and whiny). 지난해 12월 폭스 뉴스의 브렛 바이어와 그의 언쟁을 지금은 이야기하는 사람이 없지만 그 사건이 그의 본색을 잘 보여주었다. 바이어가 그의 건강보험과 이민 문제를 따져 묻자 롬니는 불만을 늘어놓았다. 그는 질문이 “부적절하다(uncalled for)!”고 투정했다. 물론 보수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폭스 뉴스는 자신의 PR 회사가 돼야 마땅하기 때문에 롬니로서는 큰 충격이었다. 하지만 그래선 안 된다. 정치인이 기자 본연의 임무를 두고 불평하는 것이 바로 나약하기 그지 없는 모습이다(A politician complaining about a journalist just doing his job is ... weenie-ish).
같은 맥락에서 그가 흑인인권체 NAACP에서 오바마의 건강보험을 비난하는 행동이 용기라고 생각했다는 사실이 그의 사고방식을 너무도 잘 보여준다. 사실 용기와 정반대였다. 어떤 경우에도 그에게 표를 주지 않을 사람들을 겨냥한 무르고도 무른 도발(an easy shot aimed at people who aren’t voting for him anyway)이었기 때문이다.
만약 그가 기독교 보수파 모임인 남침례교연맹에 가서 그들이 모르몬교에 관해 오해하고 있다고 말한다면? 그건 정말 대단한 용기다. 하지만 그가 그럴 가능성은 누구도 생각하지 않는다.이번 대선은 제2차 세계대전 후 어느 쪽 후보도 참전군인이 아닌 첫 선거전이다. 어느 후보도 그 카드가 없기 때문에 그들은 자신의 남성다운 면을 다른 수단으로 표시해야 한다.
오바마가 전형적인 마초 건맨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Obama is not your stereotypical gunslinger, that’s for sure). 그는 진보주의 이상의 극치로서 대통령에 취임했다(He came into office as the liberal beau ideal). 그는 이라크 전쟁에 반대했다는 사실을 자신의 인종적인 측면과 함께 주
요 카드로 사용했다. 하지만 지금 어떤지 보라. 오바마는 강경 보수파로 유명했던 딕 체니 전 부통령이 부러워할 정도로 테러리스트들을 속속 제거하고 있다. 보수파는 진보파가 이 문제에 침묵한다며 민주당 출신 대통령이 그렇게 하기 때문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오바마는 이 문제를 두고 진보언론의 공격에 시달린다. 아무튼 오바마는 결단을 내렸다. 좋든 나쁘든(for better or worse) 오마바는 지미 카터나 마이크 듀카키스 같은 우유부단한 인물이 될 생각이 추호도 없다.
오바마는 오사마 빈 라덴을 제거할 때 쿠바 미사일 위기 이래 미국 대통령으로서 가장 어려운 결단을 내렸다. 최고의 위험을 감수했다. 보수파의 거두 하비 맨스필드도 오바마와 참모들이 그 작전을 논의하는 모습을 시사 프로그램 ‘식스티 미니츠(60Minutes)’에서 보면서 박수를 쳤을 듯하다.
버락 오바마가 민주당을 다시 강인하고 남성다운 당(tough-guy party)으로 만든다는 것은 예기치 못한 역설이 아닌가? 1970년대 베트남전 이래 강인하지 못하다는 비판에 시달린 민주당은 수년 동안 그런 쪽으로 시도했다. 빌 클린턴이 두 번째 임기에서 코소보 개입과 일련의 외교정책 성공으로 그런 수준에 가까이 다가갔지만 성추문으로 흐지부지됐다. 그 후에도 클린턴은 1998년 8월 오사마 빈 라덴을 잡기 직전까지 갔다.
비록 당시엔 9·11 테러 전이라 대다수 미국인은 알카에다의 수장인 그를 몰랐을 때였지만 말이다.그 후 9·11 사태가 발생했다. 부시 2세는테러로 무너진 건물의 잔해 위에 올라 서서 메가폰을 들고 미국의 결집과 응징을 다짐했다. 그 일로 부시는 남자다운 면모를 과시하며 2004년 재선에 쉽게 성공했다. 그러나 2008년이 되자 그런 에너지가 심하게 고갈됐다. 두 개의 전쟁을 시작해 놓고 끝내지 못한 결과였다.
그런 상황에서도 민주당은 남성이 완전히 거세된 상황이었다(the Democrats remained totally emasculated). 어떻게 해야할지 몰랐다. 민주당의 유력한 경선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과 존 에드워즈는 2008년 선거 전 자신들의 강인한 평판(macho cred)을 세우려고 애썼다. 그러나 결국 경선후보중 가장 그럴 듯하지 않았던 인물(the most unlikely one of them)이 그 일을 해냈다.
전쟁에 반대하고, 이지적이며(cerebral), 도시 출신이고, 지역사회 운동가(community organizer)인 오바마였다. 사실 그는 대통령에 출마했을 때 군복무 경험이 없어서 대대와 여단을 구분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런 그가 부시 시절 공화당이 이식하려고 애썼던 트루먼-애치슨식 강경 외교 이미지를 다시 민주당에서 부활시켰다.
롬니는 선거일 전까지 국방비 삭감, 안보정보 유출 등의 문제에서 오바마를 맹공격할 것이다. 그러면서 여기 저기서 점수를 올릴 듯하다.하지만 그 역시 지나친 감이 있다. 롬니의 최근 해외참전군인회(VFW) 연설을 보면 사람들이 그를 보고 ‘레이건 같다’고 말해주기를 너무도 간절히 원한다는 인상을 준다. 그건 결코 아니다. 롬니를 레이건에 견준다면 나약한 코미디언 피-위 허먼을 제임스 본드에 견주는 셈이다.
공화당과 보수파는 이 모든 점을 잘 안다. 그들 중 다수는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가 대선후보 경선에 뛰어들기를 원했다. 그야말로 공화당의 간판 인물이다.호전적이고(bellicose), 독설가이며(sharptongued),신이 나서 진보진영을 공격하기때문이다. 그의 거대한 허리조차 남성적으로 보인다(배를 내밀며 걷는 모습 때문일까?). 그가 공화당 전당대회의 기조연설가로 나선다면 안성맞춤일지 모른다. 그러면
대통령후보 지명자가 할 수 없는 강인한 남성다운 유머를 그가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가끔씩 조지 윌이나 빌 크리스톨 같은 보수 논객이 롬니에게 배짱이 없다(Romney just doesn’t have the sauce)고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한다. 기부자들과 공화당 지도부는 단지 오바마를 싫어하기 때문에 롬니를 전적으로 지지한다. 그들은 롬니가 공화당의 전투 깃발을 맬 사람이라기보다 단지 후보들 중 가장 형편없지 않다(just the least bad of the party’s available candidates)고 판단할 뿐이다. 또 그가 선거에서 오바마에게 패한다면 그의 결점 때문에 공화당이 오랫동안 어려움을 겪으리라는 사실 또한 잘 안다. 특히 공화당의 ‘천부적인(natural)’ 외교정책 이점에 치명타가 될 것이다.
그러나 만약 롬니가 오바마를 누르고 대통령에 선출된다면? 불안이 클 수밖에 없다. 강인한 이미지가 확고한 공화당 대통령은 구태여 자신의 남성다움을 입증할 필요가 없었다. 레이건은 그레나다에서 작은 전쟁을 치렀지만 결국 그는 군축협상에 진지하게 임해 미하일 고르바초프와 역사적인 협정을 체결했다. 그러나 나약한 공화당 대통령은 조심해야 한다. 그는 무엇인가 입증해 보여야 하며 ‘천부적인’ 외교정책 이점을 되찾을 필요가 있다. 그런 상황은 성급한 행동으로 이어져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아직은 치러야 할 선거전이 있다.어느 시점이 되면 런던에서의 실수보다 더 심각한 문제(스캔들, 모략 등)가 발생해 롬니가 시험대에 오를지 모른다. 그때가 되면 그에게 강인한 의지가 있는지 드러날 것이다. 지금까지 그는 백악관에 쪽문으로 슬쩍 들어가고 싶어 한다(So far, he wants to sneak into the White House through a side door).
후보들이 반드시 거쳐야 할 힘들고 논란 많은 일을 피하면서 말이다(without having to do any of the difficult and controversial things candidates have to do). 그러나 유권자는 냉혹하게 시험당하고 그 시험을 딛고 더 강해지는 후보를 원한다(Voters want candidates who are harshly tested and emerge from those tests stronger). 반면 롬니는 무엇보다 그런 시험을 피하기를 간절히 원한다(Romney is desperate above all else to dodgethem). 실제로 과거 그런 시험이 닥쳤을 때 그는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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