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재 스카이파크호텔 회장] 사진 기자 접은지 10년 명동에 호텔을 세우다
- [최영재 스카이파크호텔 회장] 사진 기자 접은지 10년 명동에 호텔을 세우다

신라호텔과 스카이파크. 일본 최대 온라인 여행사 라쿠텐 트래블이 2011년 한국에서 가장 가볼 만한 호텔로 꼽은 곳이다. 라쿠텐 트래블은 이들 다음으로 롯데와 웨스틴 조선호텔을 추천했다. 쟁쟁한 특급 호텔을 제치고 비즈니스 호텔이 최고점을 받은 일은 업계에 큰 화제가 됐다.
스카이파크는 2010년 8월 첫 선을 보였다. 이후 2년 만에 명동에만 비즈니스 호텔 3곳을 오픈 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328개 객실의 점유율은 98%에 이른다. 365일 거의 방이 꽉 찬다는 얘기다. 한번 방문한 고객이 다시 찾아오는 비율은 25%에 달한다. 한류 관광으로 업계가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스카이파크는 그 중에서도 단연 돋보인다. 8월16일 명동 스카이파크호텔 1호점에서 만난 최영재 회장은 “스카이파크를 일본 도요코인이나 프랑스 이비스와 같은 글로벌 비즈니스 호텔 브랜드로 키우는 게 꿈”이라며 “규모는 작지만 가장 청결하고 친절한 호텔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 고객에게 특별한 서비스스카이파크는 숙박에 특화된 호텔이다. 행사 공간이나 편의시설은 찾아볼 수 없다. 식당도 외주업체에 맡겨 운영한다. 이곳의 경쟁력은 청결한 객실과 편안한 침대, 그리고 철저한 고객관리에서 나오고 있다. 객실에 들어가면 초콜릿이나 꽃 대신 마스크팩과 30여 종의 매니큐어가 손님을 기다린다. 이용객의 65%에 달하는 일본 여성관광객을 위한 배려다. 이곳을 처음 방문하는 모든 고객에게는 마스크팩을 제공한다. 관광을 마치고 잠을 청할때 마스크팩을 하고 숙면을 취하라는 배려다. 두 번째 찾은 고객에게는 화장품 세트를 선물하고 있다. 마일리지제도도 운영하고 있어 열 번 오면 한번은 공짜로 객실을 이용할 수 있다. “숙박업이 아니라 유통업 마인드로 호텔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한국인의 정이 담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죠.”
스카이파크는 10월 중순 명동 외환은행 옆 자리에 객실 312개 규모의 4호점을 오픈한다. 인터뷰를 하는 중에도 최 회장에게는 호텔 사업을 함께 하자는 연락이 왔다.하지만 그는 사업 확장은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짧은 기간에 호텔업계에서 주목 받는 인물이 됐지만 본인은 돌다리도 두드려가며 호텔을 늘려왔다고 했다. “관광산업은 사회·경제·정치·외교적 변화에 굉장히 민감한 업종입니다. 당장 지금 상황만 보고 확장하면 몇 년 지나지 않아 낭패를 보게 됩니다. 주변 상황이 나빠져도 꾸려갈 수있는 실력이 있어야 합니다.”
최 회장은 사진기자 출신이다. 다니던 언론사가 구조조정을 하는 바람에 2002년 20년간의 기자 생활을 접어야 했다. 그는 남산에서 소주를 마시며 울분을 삭였다. 살길이 막막했지만 무엇인가 해야 가족을 먹여 살릴 수 있었다. “신문사를 그만둔 후 창업을 위해 이리저리 뛰던 중 우연히 책에서 눈에 확 띄는 글귀를 발견했습니다. 유태인은 여자를 공략하고, 중국인은 입을 공략한다는 내용이었죠. 아, 이거다. 돈을 벌려면 여자를 공략해야겠구나 생각했습니다. 이후 제가 벌인 모든 사업은 여성을 상대로 하는 것이었습니다.”
별다른 재주가 없던 그가 선택한 첫 번째 사업은 여성의류와 화장품 판매였다. 수년간 고생하자 웬만큼 자금이 모였다. 명동에 화장품 대리점을 열었다. 이를 기반으로 의류·신발·보석 등 60여 개 품목 유통에 손을 댔다. 여기서의 경험이 스카이파크의 기반이 됐다. 호텔을 숙박업이 아니라 유통업으로 접근 할 수 있는 시각을 갖게 된 것이다.
그는 호텔업에 뛰어 들었다. 여기서도 여성용 사업만 진출한다는 철학을 잊지않았다. 최 회장은 여성이 이용하기에 편한 호텔을 표방했다. 화장품을 선물로 제공했고, 호텔 안에 여성들이 간편하게 화장할 수 있는 레이디플로어를 마련했다. 여성 2~3명이 쇼핑 관광을 오는데 맞춰 트리플 룸과 쿼드 룸을 갖췄다. “시장에 수요는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어떻게 접근할지가 관건이었죠.”
일본 도요코인 벤치마킹2011년 봄. 스카이파크 1호점 옆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호텔로 자칫 불이 번질 수도 있었다. 최 회장은 소식을 듣자 마자 직원들과 함께 객실로 향했다. 고객이 놀라지 않게 상황을 설명한 다음 건물 밖으로 안내했다. 그리고는 투숙객 전원의 숙소를 소공동 롯데호텔에 잡아줬다. 직원들에게 고객의 짐을 챙겨 롯데로 가라고 지시한 최 회장은 스카이파크에 남았다. 혼자 객실을 일일이 확인하고 다녔다. 혹시나 남아있는 숙박객이 있나 걱정이 된 것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호텔을 빠져 나왔다. “객실72곳에 손님이 있었는데 모두 안전하게 피신했습니다.롯데호텔 숙박료가 우리의 3배 정도 됐지만 그건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를 믿고 찾아온 고객을 끝까지 돌봐줬다는데 큰 자부심을 느꼈습니다.”
라쿠텐 트래블 홈페이지를 보면 스카이파크에서 경험한 서비스를 칭찬한 일본 관광객의 글을 찾을 수 있다. 택시를 못잡아 애를 태우는데 누가 서울역까지 데려다 줬다. 알고 보니 호텔 오너였다. 객실에 중요한 짐을 두고 공항에 도착했는데, 연락하니 최 회장이 직접 들고 찾아오더라 등의 사연이다. 최 회장은 “호텔업에 대표나 부장의 차이는 없다”며 “누구든 고객에게 따뜻하게 대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목표는 토종 브랜드인 스카이파크를 글로벌 비즈니스 호텔로 키우는 일이다. 내년에는 강남과 동대문, 김포공항 인근에 호텔을 오픈 할 계획이다. 이후 지방 주요 도시에도 진출할 생각이다. 그가 주목하며 벤치마킹하고 있는 일본의 도요코인은 이미 서울과 부산, 대구에서 비즈니스 호텔 사업을 벌이고 있다. 최 회장은 언젠가 한국 기업인들이 자주 가는 중국과 일본, 동남아의 주요 도시에서 스카이파크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해외로 출장을 나간 한국 기업인들이 스카이파크에서 편안한 밤을 보내는
날이 올 겁니다. 호텔 한류의 꿈을 꼭 이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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