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ECHNOLOGY - 이모티콘이 왜 흉물스러워야 하나

얼마 전 오랜 친구와 페이스북 채팅을 했다. 그녀는 전자 의사소통에서 좀 더 쾌활해지려고 애썼다. 즐거운 잡담을 몇 분 주고 받은 뒤 당혹스러운 일이 생겼다. 그녀는 페이스북의 새 기능을 내게 보여주었다. ‘인터넷의 사생활 도둑 귀족’으로 불리는 페이스북이 지금까지 선보인 기능 중 최악이었다.
배경 설명을 하자면 이렇다. 이 친구는 자신의 ‘직설적인’ 말 버릇을 고치려고 애쓴다. 직접 만나면 그녀의 거침 없는 말이 대부분은 잘 받아들여진다. 재미있기 때문이다. 마음 상하는 말을 해도 곧바로 마음을 누그러뜨리는 말을 덧붙인다. 예를 들어 “넌 뚱보야”(한번은 내게 그렇게 말했는데 그때는 나도 상당히 통통했다)라고 한 뒤 “하지만 ‘뚱보 앨버트’(만화 주인공)만큼은 아니야”라고 한다. 그러면 비유가 재미있기 때문에 원래의 불쾌한 말을 그냥 넘기게 된다.
그러나 문자 메시지나 채팅에서는 그러기 힘들다. 상대방의 당혹스러운 표정을 직접 보면 그런 재미있는 말로 누그러뜨려야 한다는 생각이 들지만 채팅이나 문자에서는 상대방의 표정이 보이지 않는다. 자신이 상대방을 아프게 하는 가혹한 말을 했다는 사실을 알 길이 없다. 문의나 초대에 간략하게 답해도 예민한 친구들의 사이버 감정을 상하게 할 수 있다.
그래서 이 친구는 디지털로 하는 거의 모든 말에 상대방을 안심시키는 무엇인가를 추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상대방을 싫어한다는 느낌을 주지 않으려는 뜻이다. 예를들어 ‘xoxo’(껴안고 입맞춘다는 뜻으로 좀 메스껍다), 느낌표(너무 일차원적이다!), 이모티콘(재미있다) 등을 그녀는 주로 사용한다. 그 때문에 생긴 이야기다.
며칠 전 페이스북에서 채팅하면서 그녀에게 저녁에 자기 약혼자를 동반해서 나와 식사할 수 있는지 물었다. 그녀는 그냥 사무적으로 대답했다. 전혀 무례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오오오오 아주 좋아!”라고 해야 한다고 느낀 듯했다.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문자는 뭔가 밋밋해. 스마일상이 좀 더 필요해.”
그래서 나도 스마일상 몇 개와 느낌표를 찍었다. 그러자 그녀는 내가 난생 처음 보는 행동을 했다. 작은 대화창에 내가 본 것 중 가장 큰 이모티콘이 떠올랐다. 내가 사용하는 스마일상보다 20배는 더 컸다. 눈은 그냥 점이 아니라 하트로 그려져 있었다. 커다란 열린 입으로 분홍색 혀가 쏙 나와 있었다. 대화창 거의 전체를 차지했다. 나는 “아니 이게 뭐야? 도대체 어떻게 했어?”라고 물었다.
그러나 다른 이모티콘이 떴다. 이번에는 기이한 모양이었다. 둥글고 하얀 눈 주위에 검은 원과 그림자가 있고 입은 사각형으로 혀는 똑같이 분홍색이었다. 외계인처럼 보여 섬뜩했다. “됐어. 그만해!”라고 나는 썼다. 그녀는 대화창 안에 그런 이모티콘을 사용하는 기능이 있다고 말했다. 위 오른쪽 구석에 그냥 귀여운 스마일 얼굴이 있는 곳이다.
그 탭을 클릭하자 ‘밉’이라는 제목으로 그런 거대하고 추한 괴물 모음이 나타났다. 스마일 얼굴을 그냥 비틀어 놓은 게 아니었다. 푸르둥둥한 얼굴이 폭포처럼 구토하는 모습. 피츠버그 스틸러스 로고(삼색 별) 같은 눈을 그려 넣은 모습. ‘밉’ 오른쪽 탭에는 몸집은 크고 팔다리는 아주 작은 고양이 그림들이 있다. 스쿠터를 타는 고양이. 생일축하 파티를 하는 고양이. 빵 아니면 과자를 굽는 고양이 등.
이런 그림들을 페이스북은 ‘스티커’라고 부른다. “스티커는 이모티콘과는 다르다”고 그들은 설명한다. “개성 있는 캐릭터를 세세히 묘사한 그림이다. 스티커를 보내는 것은 친구들에게 자신의 기분을 전하는 방식이다.” 그렇다면 구식 이모티콘은 친구들에게 자기 기분을 알리는 방식이 아니란 말인가? ‘스티커’는 지난 3월 모바일 플랫폼에 먼저 선보인 뒤 7월 웹 플랫폼에 도입됐다.
‘스티커’는 페이스북이 시대의 흐름을 따라잡고 있다는 표시일지 모른다. 요즘 젊은이는 모바일의 수많은 응용프로그램(앱) 때문에 웹 기반 소셜 네트워크를 이탈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 지역에서 그런 현상이 두드러진다. 부분적으로 젊은이들이 더 많은 재미를 원하고 더 큰 이모티콘으로 장난을 치고 싶어하기 때문인 듯하다.
디지털 잡지 소트 카탈로그는 최근 독자들에게 ‘스티커’를 적절하게 사용하는 법을 알려주는 안내서를 만들었다. 페이스북은 ‘스티커’ 사용을 유료화할지 모른다. 물론 아직 그런 계획은 발표하지 않았다. 어쩌면 내가 성질이 고약하고 시대에 뒤졌는지 모른다. 아무튼 내게 ‘스티커’는 여전히 흉물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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