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올림픽은 고대와 얼마나 달라졌나, 올림픽의 과거와 현재를 비교한다 성화봉송은 고대 전통이 아니었다. 독일 고전학자 카를 디엠이 1936년 베를린 올림픽을 위해 고안했다.리우 올림픽은 근대 이후 31번째 열리는 하계 대회다. 하지만 12세기에 달하는 고대 올림픽과 견주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 그리스 신 제우스를 기념해 달리기·원반던지기·복싱·경마 등 다양한 종목에서 기량을 겨루기 위해 그리스 각지에서 선수들이 모였다. 올림픽은 기원전 776년(어쩌면 그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최소한 서기 4세기 말까지 이어졌다. 필시 대다수 사람이 고대 올림픽이 어떻게 근대 올림픽의 뼈대를 형성했는지 감은 잡고 있겠지만 고대 자료를 자세히 파고들어 가면 문제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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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올림픽 이상의 허구
고대와 근대 올림픽 간의 연관성에 관한 사람들의 주장 중 잘못된 게 많다. 올림픽은 세계 평화와 통합을 위한 수단을 자처한다. 이는 이른바 고대 올림픽 ‘휴전’을 보고 올림픽 기간 중 그리스 전역에서 전쟁을 중단했다는 사고에 근거한다. 그러나 지금은 주로 올림픽 참가자들을 보호하려는 목적이었음이 널리 알려졌다.
또한 19세기와 20세기 초 올림픽 아마추어 정신의 엘리트주의적인 이상도 있다. 이는 고대 운동선수들은 순전히 스포츠 정신에서 출전했다는 사고에 근거했지만 지금은 그들도 돈을 목적으로 참가했음이 명확히 드러났다.
3단뛰기의 역사가 가장 기이하다. 멀리뛰기에서 15m가 넘는 기록이 수립됐다는 고대 문서 기록에 따라 1896년 아테네 대회 때 신설됐다. 하지만 문서를 더 꼼꼼히 들여다보면 그 기록이 우스개였음이 확연히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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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종교색
이 같은 그릇된 주장은 대체로 기원전 4~5세기(고전 시대) 몇몇 문학적 기록에 기초했다. 그러나 정말로 고대 스포츠를 이해하고자 한다면 기원전 마지막 3세기(헬레니즘기)와 로마제국 시대(기원전 31년 이후) 돌에 새겨진 수천 개의 운동선수 비문(inscriptions)도 살펴봐OPINION야 한다. 고대의 일상생활을 그만큼 생생하게 보여주는 문장은 찾기 힘들다.
그런 자료를 보면 고대 스포츠의 몇몇 측면이 근대의 기준에서 볼 때 얼마나 기괴하고 이질적이었는지 깨닫게 된다. 특히 종교적 요소가 대표적이다. 예컨대 근대 올림픽 스타디움 한복판에서 경주 도중 소를 제물로 바치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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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대회 조직
하지만 이 자료는 고대와 근대 간의 몇몇 놀라운 유사성도 보여준다. 복잡하고 관료적인 스포츠 행사는 19세기에 와서야 개발됐다고 다수가 주장해 왔다. 로마제국 시대의 증거는 그것이 사실과 다를 가능성을 말해준다.
그리스 운동선수들은 로마제국에서 전성기를 맞았으며 특히 올림픽은 무엇보다 황제들의 대를 이은 후원을 통해 부흥기를 맞았다. 올림픽은 지중해 동안 각지에서 독립적으로 개최되는 500여 연례 페스티벌 중 최대 행사였다. 조직이 상당히 복잡하고 막대한 자금이 투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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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시설 공사
언론에는 리우에서 올림픽 시설 건설공사를 개막 전에 마치려 안간힘을 쓴다는 기사들이 넘쳐났다. 적어도 고대에는 건물들을 재활용할 수 있도록 스포츠 제전이 같은 장소에서 열렸다.
하지만 과거에도 준비는 간단하지 않았다. 기원전 240년 경의 다음 문장은 델포이 페스티벌(올림픽 다음 가는 축제)의 준비과정을 묘사한다. 40가지가 넘는 작업이 올라 있는데 각각 상당한 비용과 건설업자가 따랐다.
“지붕 덮은 유개 훈련 트랙과 주랑의 땅파기와 고르기 작업 ... 노천 훈련 트랙 땅파기와 고르기 작업 ... 유개 훈련 트랙에 들어가는 약 1만4000ℓ의 백토 ... 유개 훈련 트랙의 담장 작업 ...”
“유개·노천 훈련 트랙, 구기종목 경기장, 그리고 체육관의 유지 ... 델포이 스타디움의 청소와 주변 제방의 재단장 ... 델포이 스타디움 땅파기, 멀리뛰기 모래밭의 땅파기와 고르기, 관람석 건설.”
돈 많은 개인이 축제가 열리지 않을 때 수익사업에 사용할 수 있는 시설 공사자금을 대는 관민 파트너십의 증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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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개막식
성화봉송은 고대 전통이 아니었다. 독일 고전학자 카를 디엠이 1936년 베를린 올림픽을 위해 고안하고, 레니 리펜슈탈 감독의 영화 ‘올림피아’를 통해 미화됐다.
그러나 개막식은 몇 가지 고대와 유사성을 갖는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50~60㎞ 떨어진 엘리스시에서 행진을 시작했다. 모든 출전선수와 심판이 참가하고 많은 시민이 뒤를 따른 듯하다. 행진 도중 발걸음을 멈추고 돼지 피로 정화의식을 치르기도 했다.
올림피아에 도착한 뒤 심판들은 출전 선수들을 소년부와 성인부로 갈랐다. 그 뒤 선수들은 제우스 상 앞에 멧돼지 고기를 올리며 선서를 통해 페어 플레이를 약속했다.
그러나 근대 준비단계의 복잡성에 더 근접한 선례는 그리스 전역에 사절을 보내는 고대 전통이다. 다른 도시에 올림픽 개최를 통보하며 대사들을 파견해 그리스 공동체 소속임을 찬양하도록 권유했다. 그들은 수십 개 도시를 방문했으며 이는 올림픽 조직위원들이 주변 세계와 접촉을 유지하려 얼마나 세심하게 신경 썼는지를 보여준다. 전체적으로 필시 몇 개월이 걸렸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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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치안
최근 브라질의 경찰력을 둘러싼 우려가 많다. 고대 올림픽에서도 치안이 중요한 문제였다. 요즘 같은 테러는 찾아보기 힘들지만 고대 군중도 곧잘 폭력성을 드러냈다. 서기 59년 검투사 경기 후 폼페이에서 폭동이 있었던 일은 유명하다.
고대 치안 당국자들은 선수들의 부정행위를 감시했지만 관람객도 감시 표적이었다. 이들은 대체로 ‘채찍을 든 사람’이라는 뜻의 ‘마스티고포로이’로 알려졌다. 이들이 제복을 입고 몽둥이와 방패를 휴대했다는 증거도 있다. 리우에서 채찍을 든 치안당국자를 만나면 놀라겠지만 공공질서에 대한 이 같은 우려는 우리가 생각하는 만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또 다른 증거다.
- 제이슨 쾨니히
[ 필자는 영국 세인트 앤드류스 대학 그리스어 교수다. 이 기사는 온라인 매체 컨버세이션에 먼저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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