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보호는 아이 스스로 문제 해결할 기회를 박탈해 자신감 떨어뜨려 부모의 욕심이 섞이면 아이에게 무엇이 ‘최고’인지 뒤죽박죽된다.부모가 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신경 쓰이는 일인지를 두고 17세기 영국 시인 로체스터 백작 존 윌모트는 이렇게 표현했다. “결혼하기 전에는 자녀 양육에 관해 여섯 가지 방법론이 있었는데 결국 자식은 여섯을 뒀지만 아무런 방법론도 남지 않았다.”
어떤 공인된 ‘이론’이 없으니 부모들은 각자 나름의 방식으로 자녀 양육에 접근한다. 똑같은 방법으로 자녀를 키웠다는 두 부모를 만나 보기가 힘들 정도로 제각각이다. 그러나 특정한 자녀양육 스타일의 분류를 돕는 몇 가지 일반적인 특성이 있다. 학자들은 수년 간에 걸쳐 이 같은 스타일을 지칭하는 이름을 많이 지어냈다. ‘방목형 부모(free-range parents, 자녀에게 많은 자유를 준다)’ ‘제설차 부모(Snowplough parents, 자녀 앞길의 장애물을 모두 치워준다)’ ‘타이거 부모(자신이 정의하는 성공에 맞춰 자녀를 엄하게 몰아붙인다)’ 등.
또 하나의 중요한 분류인 ‘헬리콥터 부모’는 가장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 용어는 심리학자 포스터 클라인과 교육 컨설턴트 짐 페이가 1990년의 저서 ‘사랑과 원칙이 있는 자녀교육(Parenting with Love and Logic)’에서 처음 사용했다. ‘헬리콥터’라는 용어는 부모가 항상 자녀 주위를 ‘맴돌며’ 그들의 삶에 지나치게 개입한다는 의미로 사용됐다. 이는 자녀에게 지나치게 초점을 맞추고 자녀의 경험 특히 성공이나 실패에 너무 많은 책임을 떠안는 부모를 아우르는 용어다.소아과의사 신디 겔너 박사는 유타대학 건강학 라디오 프로그램 ‘헬스 미닛’에 이렇게 말했다. “헬리콥터 양육방식은 어떤 나이에도 적용될 수 있다. 유아의 헬리콥터 부모는 아이 곁을 떠나지 않고 지키면서 항상 놀아주고 일일이 행동을 가르치며 아이가 혼자 탐구하고 스스로 배우는 시간을 조금도 허용하지 않는다.” 초등학생의 헬리콥터 부모에 관해서는 이렇게 덧붙였다. “자녀에게 특정 교사를 붙여주고, 아이의 친구나 활동을 골라주거나 숙제나 학업 프로젝트에 지나치게 많은 도움을 주면서 거의 상당 부분을 대신한다.”
자녀에게 건강한 한계선을 그어두면 자녀의 개성을 탐색할 수 있다.심리학자이자 ‘특권의 대가(The Price of Privilege)’의 저자인 매들린 러바인에 따르면 3가지가 과잉양육으로 간주된다.
● 자녀가 스스로 관리할 수 있는 일을 부모가 대신할 때 ● 자녀가 거의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부모가 대신할 때 ● 부모가 자기 욕심에서 그런 행동을 할 때
부모가 이런 행동을 하는 의도는 잘못이 아닐지 모른다고 ‘헬리콥터 부모가 자녀를 망친다(How to Raise an Adult: Break Free of the Overparenting Trap and Prepare Your Kid for Success)’의 저자 줄리 리스콧-헤임스가 온라인 매체 슬레이트 기사에 썼다. “우리는 자녀를 격하게 사랑하고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것만 주고자 한다. 그러나 안전에 대한 우려, 치열한 대학입시 경쟁, 그리고 어쩌면 자기 자신이 갈구하는 자아실현 욕구가 뒤엉킨 감정에 이끌려 자녀에게 무엇이 ‘최고’인지에 관한 우리의 인식이 완전히 뒤죽박죽되고 만다.”
이 같은 과보호가 자기 스스로 예견하지 못하는 문제들로부터 어린이나 청소년을 구해줄지 모르지만 이런 유형의 양육방식이 자녀에게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지적하는 학자와 글이 적지 않다. 리스콧-헤임스는 기사에서 이렇게 썼다. ‘아이들이 스스로 어려움을 헤쳐나갈 여지를 주지 않으면 문제 해결하는 법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다. 자신의 능력에 자신감을 갖지 못하면 자존감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어려움을 겪어보지 못하는 데 따르는 또 다른 문제는 실패를 경험하지 못하고 따라서 실패했을 때 주위 사람들을 실망시킨다는 두려움에 휩싸일 수 있다는 점이다. 낮은 자신감과 실패에 대한 두려움 모두 우울증이나 불안을 유발할 수 있다.’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연구팀이 일단의 그룹을 대상으로 1940년대 출생 시점부터 2015년까지 추적 조사했다. 그 결과 어린 시절 부모가 사생활을 많이 허용하지 않거나 의타심을 조장했다는 응답자들은 “10대·30대·40대 심지어 60대에 실시한 행복과 전반적인 웰빙 조사에서 낮은 점수를 받는 비율이 더 높았다.”
헬리콥터 양육방식이 나쁘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그런 방식은 피하는 편이 최선일 듯하다고 심리학자와 과학자들은 주장했다. 겔너 박사에 따르면 자녀 양육에선 일관성 있게 건강한 한계선을 그어둬야 한다. 그렇게 하면 자녀의 개성을 탐색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모색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리스콧-헤임스는 “아이들은 스스로 존재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녀가 문제에 직면해 있거나 나아가 위기를 맞았을 때는 더 받아들이기 힘든 진실이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그것이 그들에게 최상의 결과를 가져온다.”
- 가야스리 아누라다 아이비타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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