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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후폭풍 부나] 반값 아파트 기대감에 청약 광풍 가능성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후폭풍 부나] 반값 아파트 기대감에 청약 광풍 가능성

반포 지역 20억원 시세차익 예상… 전매 제한 최대 10년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으로 지정된 서울 서초구 반포동. 사진 아래가 재건축을 추진 중인 반포주공1단지이고 위로 왼쪽 고층 아파트가 3.3㎡당 1억원까지 거래된 아크로리버파크다. 반포동 상한제 분양가는 3.3㎡당 4000만원 정도로 예상된다.
2015년 4월 탄력 지정제로 바뀌며 사라진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서울 27개 동에 다시 등장한다. 4년 7개월 만에 부활한 민간택지 상한제 위력이 이전보다 훨씬 강할 전망이다. 그 사이 주택시장 환경이 천양지차로 달라졌기 때문이다. 과거 민간택지 상한제를 돌아보고 위력을 가늠해봤다.

노무현 정부가 2007년 9월 도입한 민간택지 상한제를 실제로 적용받은 단지가 2010년 나오기 시작했다. 2010~2014년이 민간택지 상한제 시대였다. 이 기간 서울 민간택지에서 240개 단지(총 건립 15만 가구)가 분양했고 이 중 40곳 정도(3만 가구)가 상한제 단지였다. 1만여 가구가 상한제 가격으로 주인을 찾았다.

당시 상한제 단지의 인기가 높지 않았다. 상한제 단지의 1순위 청약경쟁률이 3대 1 정도로 비상한제 단지(3.5대 1)보다 더 낮았다. 상한제 적용 여부보다 입지 여건 등 다른 요인이 더 크게 작용했다.
 과거 상한제 단지들 인기 못 끌어
상한제 단지의 분양가가 아주 매력적이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2008년 금융위기 후유증 등으로 상한제 단지가 본격적으로 나온 2010년대 초반 서울 집값이 약세여서 상한제의 분양가 인하 효과가 크지 않았다.

2011년 6월 강남구 역삼동 개나리 5차 재건축 단지인 개나리SK뷰가 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고 3.3㎡당 3300만원에 분양했다. 3년 후 상한제 적용을 받은 개나리 6차 재건축 단지인 역삼자이 분양가가 3.3㎡당 3150만원이었다. 당시 입주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개나리SK 시세가 당초 분양가 수준이었다. 이 기간 강남구 아파트값이 12%가량 내렸는데, 개나리SK뷰는 새 아파트여서 그나마 가격이 내리지 않았다.

2013년 10월 분양한 강남구 대치동 옛 청실(래미안대치팰리스) 상한제 분양가가 3.3㎡당 3200만원이었다. 그때 대치동에서 가장 비싼 대치아이파크(2008년 입주)가 3600만원 정도였다. 전용 84㎡ 기준으로 래미안대치팰리스 분양가가 10억~11억원이었고 대치아이파크가 11억~12억원이었다. 그 전달인 9월 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고 나온 서초구 잠원동 잠원대림 재건축 단지(래미안신반포팰리스) 분양가가 3.3㎡당 3000만원으로 상한제 단지보다 비싸지 않았다.

조사 결과 정부가 지정한 상한제 지역 내 건립계획이 잡혀 있는 재건축·재개발 단지에서 나올 일반분양 물량이 1만8000여 가구로 예상한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에서 1만3000여 가구다. 내년 4월 말까지 입주자모집공고를 신청하지 못하면 상한제 적용을 받는다.

이번 민간택지 상한제 분양가가 강남에선 주변 새 아파트 시세의 ‘반값’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추정된다. 시세가 2015년 이후 치솟았지만 상한제 분양가가 많이 오르지 않기 때문이다.

상한제 분양가를 좌우하는 관건이 땅값이다. 과거 상한제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의 경우 감정평가 금액으로 정해지는데 정부가 감정평가 기준을 이전보다 까다롭게 했다. 예상 개발이익을 배제하고 표준지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택지 조성 원가에 가깝게 산정해야 한다.

래미안대치팰리스 등 과거 상한제 5개 단지의 감정평가금액과 공시지가를 분석한 결과 감정평가금액이 공시지가의 1.8~2.5배였다. 지금은 이 차이가 크게 줄어든다. 공시지가의 시세 반영률이 많이 올라갔기 때문이다. 정부가 밝힌 2011년 서울 표준지 공시지가의 실거래가 반영률이 58.4%였다. 올해 전국 평균 시세 반영률이 64.8%다. 여기다 원가를 기준으로 감정평가법이 엄격해져 감정평가 업계는 감정평가금액이 표준지 공시지가의 1.5배를 넘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 위승환 감정평가사는 “2010년대 초반보다 공시지가의 시세 반영률이 서울에선 70~80%로 올라갔다”며 “감정평가금액과 공시지가 간 차이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공시지가의 1.5배를 기준으로 주요 지역의 상한제 가격을 추정했다. 이번 상한제 지정 지역이나 인근에서 가장 비싼 표준지 아파트부지 공시지가를 대상으로 했다. 건축비는 3.3㎡당 1000만원으로 잡았다. 현재 공공택지 상한제 단지의 건축비가 3.3㎡당 900만~1000만원 선이다.

가산비용 등을 고려한 3.3㎡당 분양가가 대치동 4500만원, 삼성·압구정·반포·서초동 4000만원, 개포동 3700만원, 잠실동 3600만원, 성수동1가·여의도동 3000만원, 한남동 2600만원 정도다. 용산 최고가인 이촌동 표준지 공시지가를 활용하면 3200만원까지 나올 것 같다. 강동구에서도 공시지가가 가장 높은 성내동 표준지 공시지가로 보면 2600만원가량이다. 아현동이 2300만원 선이다.

시세가 상대적으로 낮은 일부 지역 분양가가 더 높게 예상되는 것은 공시지가가 더 비싸게 산정돼 있기 때문이다. 최고 가격으로 보면 ㎡당 대치동 1770만원인데 반포동이 1520만원이다. 상한제 분양가는 이미 시세보다 저렴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제한 가격보다 더 저렴하다. 현재 HUG 분양가가 3.3㎡당 서초구 4800만원대, 강남구 4700만원대다. 마포는 2700만원대다. 정부가 상한제 지역을 지정하며 예상한 인하폭이 5~10%였는데 지역에 따라 이보다 더 내려갈 것 같다.
 강북에서도 ‘로또 아파트’ 속출할 듯
시세차익이 얼마나 될까. 한국감정원 시세 조사 자료를 보면 대치동 랜드마크인 래미안대치팰리스가 3.3㎡당 평균 7700만원이다. 상한제 분양가가 64%다. 국내 최고가인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가 8200만원으로 분양가가 절반 이하다. 전용 59㎡와 84㎡가 3.3㎡당 최고 1억원까지 거래됐다. 84㎡ 기준으로 최고 시세와 분양가 간 시세차익이 20억원이나 되는 셈이다. 잠실은 최고 시세가 3.3㎡당 6000만원이어서 분양가 비율 60% 정도다.

강북도 ‘로또’다.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가 3.3㎡당 4500만원이어서 분양가가 절반 수준이다. 84㎡ 시세가 16억원으로 상한제 분양가와 8억원가량 차이 난다. 용산서도 3.3㎡당 3000만원 정도 벌어져 시세차익이 10억원 정도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상한제 분양가가 지금보다 훨씬 더 큰 ‘로또’여서 이전에 볼 수 없던 청약 광풍이 불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분양가가 주변 시세의 80% 이하이면 10년간 전매하지 못하게 했다. 주변 시세는 자치단체가 정한 동이나 자치구 내 비슷한 크기 주택형의 평균 실거래가격으로 계산한다. 해당 지역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보다 다소 내려가더라도 강남 등에선 80% 이하로 전망된다.

- 안장원 중앙일보 기자 ahnj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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