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속 변화 택한 LG그룹] “매각하고 인수하고” 사업 개편 속도 낸다
[위기 속 변화 택한 LG그룹] “매각하고 인수하고” 사업 개편 속도 낸다
주력 계열사 실적 회복 목표… LG유플러스는 디지털 전환 속도 LG그룹이 달라졌다. 인화(人和)의 LG가 독(毒)한 LG로 바뀌었다. LG화학은 지난해 4월 인력 유출에 의한 영업비밀 탈취를 이유로 SK이노베이션에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해 9월에는 LG전자가 8K TV 허위광고 혐의로 삼성전자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다. 삼성 QLED 8K TV를 분해하기도 했다. 경쟁력 제고를 위한 구조조정도 과감하다. LG그룹 지주사 ㈜LG가 지난해 서브원을 매각했다. LG화학 LCD소재사업부문 매각, LG전자 연료전지 자회사 LG퓨얼시스템즈 청산 및 수처리 사업부 매각, LG유플러스 전자결제(PG) 매각 등도 함께 결행했다.
이 같은 변화는 위기로 읽힌다. LG전자·LG디스플레이·LG화학으로 이어지는 주력 계열사가 모두 실적이 좋지 않다. 지난해 LG전자 영업이익은 2조4361억원으로 전년 대비 10% 가까이 줄었다. 스마트폰 사업이 LG전자 실적에 또 한 번 찬물을 끼얹었다. LG화학은 지난해와 비교해 아쉬운 실적을 냈다. 석유·화학 수익성 악화로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9232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의 절반에 그쳤다. LG디스플레이는 중국발 액정표시장치(LCD) 공급과잉으로 지난해 상반기에만 5000억원의 적자를 냈다. LG그룹은 변화를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지주사 ㈜LG의 권영수 부회장이 축이다. 권 부회장은 계열사 ‘계속 사업’과 ‘중단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산업 격동기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주문에서다. 구광모 회장은 지난해 9월 사장단을 불러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디지털 전환)’을 강조하기도 했다. 구 회장은 “L자형 경기침체 등 지금까지와는 다른 양상의 위기가 오고 있다”며 “위기 극복을 위해 근본적인 경쟁력을 빠르게 확보하고 사업 체질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계열사 키맨들은 숨이 가빠졌다. LG전자는 당장 모바일 부문 적자폭 축소를 위한 비용절감을 진행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LG그룹 사정에 정통한 재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사업 비용 절감을 위한 외주화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LG화학은 신성장 사업으로 정한 전기차 배터리 사업의 실속 확보가 필요하다.
LG디스플레이는 OLED 사업에서 뾰족한 성과를 내지 못하면 존속 자체가 위태로울 수 있을 정도로 위기에 몰렸다. 인력 구조조정도 시작 됐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통합 출범한 LG헬로비전의 조기 안정화를 이뤄야 한다. 이연모(58) LG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사업본부장 부사장이 가장 바쁜 한 해를 보낼 전망이다. LG전자는 MC사업 재건 의지를 드러내고 있지만, 주어진 시간이 적다. LG그룹은 스마트폰 수장을 매년 교체하고 있다.
2018년 인사에서 MC사업본부장으로 선임된 황정환 부사장이 1년 만에 물러났고, 후임 권봉석 사장도 1년 만에 이연모 부사장에게 자리를 내주었다. LG전자 내부에서는 “LG전자 MC사업본부장 자리는 무덤”이란 얘기마저 돈다. 수익성이 나쁜 데다 타개책도 마땅치 않아 성과 내기가 어렵다. 스마트폰 사업은 19분기째 적자 행진을 멈추지 못하고 있다.
이 부사장의 당면 과제는 적자 탈출이다. 이 부사장은 베트남 생산과 제조자개발생산(ODM) 확대를 통해 원가율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수익성 회복 전략을 짜고 있다. 상황은 좋다. 전임 권봉석 사장이 LG전자 최고경영자(CEO)로 올라 생산기지 이전을 지원할 가능성이 크다. 권 대표는 이미 지난 1년간 스마트폰 생산기지 베트남으로 이전으로 제조원가 일부 절감을 이뤘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베트남 생산 체제의 비용 절감 효과는 연 800억원 수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부사장은 스마트폰을 ODM 방식으로 외주 생산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ODM은 개발과 생산에 드는 비용을 줄여 가격 경쟁력을 갖추는 동시에, 품질 또한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이 부사장은 이미 지난 1년간 MC 단말사업부장으로 일하며 외주 생산을 검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 내부 관계자는 “이 부사장은 단말사업 구조 개선을 지속 추진해 온 인물”이라면서 “올해 중저가폰 대부분을 외주 생산 비중을 50%까지 올릴 계획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호영(59) LG디스플레이 사장의 어깨도 무겁다. 액정표시장치(LCD)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으로의 사업구조 전환이란 과제를 짊어졌다. 이른바 탈(脫) LCD다. LG디스플레이는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의 LCD 공급 확대와 가격 하락 속에서 적자로 내려 앉았다. 지난해 상반기에만 5000억원 규모 적자를 냈다. 이런 가운데 탈 LCD에 따른 인력 구조조정이 정 사장의 어깨를 짓누른다. LG디스플레이는 탈 LCD에 맞춰 임직원 전체 인력의 20%가량인 5000여 명을 구조조정할 전망이다. 정 사장으로서는 내부 불안을 잠재우고 사업 구조 전환을 이뤄야 한다.
탈 LCD로 끝이 아닌 것도 부담이다. 정 사장은 지난해 9월 부임 보름여 만에 임원과 담당조직을 25% 축소하는 악역을 수행했지만, 정작 OLED 부문 수익 회복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OLED 패널 생산량 한계를 겪고 있다. 생산량 탓에 가격마저 고가로 책정해 고객사를 늘리지도 못하고 있다. 정 사장은 오는 1분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는 중국 광저우 공장을 해결책으로 내놓은 상태다. 그는 지난해 330만대 정도였던 TV용 OLED 패널 생산을 올해 2배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그룹의 신임을 받고 있는 점은 다행이다. 특히 그룹 재무통으로 통하는 정호영 사장은 LG그룹 2인자 권영수 ㈜LG 부회장의 사람으로 꼽힌다. 지난 2007년 권 부회장이 LG디스플레이 구원투수로 나설 당시 권 부회장이 최고재무책임자(CFO)로 불러 회사 살림을 책임지게 했던 사람이 정 사장이었다. 당시 권 사장은 정 사장과 함께 과감한 투자와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흑자전환을 이뤄냈다. LG그룹에 정통한 재계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는 믿을만한 재무통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종현(61)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 사장의 행보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김 사장이 LG그룹이 핵심 성장사업으로 정한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LG화학은 이미 지난해부터 배터리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18년 22%(6조5000억원)에 그쳤던 배터리 사업 매출 비율을 2024년 49%(31조6000억원)까지 늘린다는 계획도 세웠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 확대가 핵심이다. 이 계획이 성공하면 현재 전체 매출의 약 60%를 차지하는 석유·화학 사업은 30%대로 줄어들게 된다. 김 사장의 행보에 따라 국내 최대 화학 회사로 성장한 LG화학이 배터리 회사로 이름을 바꿔야 할 상황이 펼쳐질 수도 있다.
김 사장은 일단 전기차 배터리 수주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규모를 키우기 위해서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은 수주에 기반을 두는 사업 특성상 수주 없이 생산 능력만을 확장할 수 없다. 공장 신·증설 계획도 완성차 업체와 합의가 이뤄져야 윤곽이 나온다. 이에 김 사장은 최근 완성차 업체와 합작법인 설립을 주도하고 있다. 2019년 6월 중국 지리자동차와 전기차 배터리 생산 합작법인을 설립한 게 대표적이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김 사장은 전지사업부장 때부터 해외 여러 완성차 업체들을 고객사로 끌어오는 능력을 발휘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수익성이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이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지만, 현재로선 실속이 없다. 증권업계는 LG화학 전지 부문이 올해 역시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 김 사장은 양극재 내재화에서 답을 찾는다는 전략이다. 김 사장은 소재 중 가장 높은 원가를 차지하는 양극재를 자체 개발하는 게 수익성을 높이는 방향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해 7월 구미시와 손잡고 양극재 생산 공장 설립 방침을 정한 것도 같은 이유다. 이런 가운데 김 사장은 2세대 전기차 배터리를 차질 없이 공급하면서 3세대 전기차(500km) 배터리를 개발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송구영(54) LG헬로비전 신임 대표이사 부사장이 LG그룹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선두에 섰다. 송 부사장은 CJ헬로가 품었던 케이블TV(SO) 가입자 400만여 명을 디지털 기반의 인터넷TV(IPTV)로 끌어와야 한다. SO 가입자를 IPTV로 끌어올 경우 LG유플러스는 통신업계의 새로운 캐시카우인 홈미디어 사업 부문을 강화할 수 있다. 실제 이동통신업계는 무선사업 시장의 포화에도 IPTV를 중심으로 한 홈미디어 사업을 통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IPTV를 활용한 TV 다시보기, 영화 등 맞춤영상정보 서비스(VOD) 결제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력은 검증됐다는 평가다. LG헬로비전을 이끌게 된 송 부사장은 LG유플러스에서 서부영업단장, 영업전략단장 등을 역임한 ‘영업통’으로 불린다. 특히 LG유플러스 홈·미디어부문장을 맡으며 역량을 발휘했다. 지난해 LG유플러스의 IPTV 가입자 및 매출 성장을 이끈 키즈 콘텐트 ‘아이들나라’가 송 부사장의 작품이다. 송 부사장은 올해 아이들나라의 AR(증강현실) 콘텐트를 대폭 강화하는 한편 케이블TV에도 아이들나라를 싣는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체 넷플릭스와 독점 계약을 성공시킨 배경에도 송 부사장이 있었다.
하지만 주변에 사람이 없다. 송 부사장이 LG유플러스 홈·미디어부문장을 맡을 당시 보조를 맞췄던 임직원 대부분이 LG유플러스에 잔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LG헬로비전 부문별 임원진에 기존 CJ헬로 출신들이 대부분 중용됐다. LG유플러스 출신 중 사업 부문별 임원자리를 맡게 된 이는 장상규 홈사업그룹 상무가 유일하다. LG유플러스 내부 관계자는 “송 부사장은 LG헬로비전 대표이사로 발령 나기 전 LG유플러스 조직도에서 빠졌다”면서 “송 부사장과 보조를 맞춰왔던 주요 임직원 대부분이 함께 일하자는 얘기도 듣지 못한 걸로 안다”고 말했다.
- 배동주 기자 bae.dong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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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변화는 위기로 읽힌다. LG전자·LG디스플레이·LG화학으로 이어지는 주력 계열사가 모두 실적이 좋지 않다. 지난해 LG전자 영업이익은 2조4361억원으로 전년 대비 10% 가까이 줄었다. 스마트폰 사업이 LG전자 실적에 또 한 번 찬물을 끼얹었다. LG화학은 지난해와 비교해 아쉬운 실적을 냈다. 석유·화학 수익성 악화로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9232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의 절반에 그쳤다. LG디스플레이는 중국발 액정표시장치(LCD) 공급과잉으로 지난해 상반기에만 5000억원의 적자를 냈다. LG그룹은 변화를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지주사 ㈜LG의 권영수 부회장이 축이다. 권 부회장은 계열사 ‘계속 사업’과 ‘중단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산업 격동기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주문에서다. 구광모 회장은 지난해 9월 사장단을 불러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디지털 전환)’을 강조하기도 했다. 구 회장은 “L자형 경기침체 등 지금까지와는 다른 양상의 위기가 오고 있다”며 “위기 극복을 위해 근본적인 경쟁력을 빠르게 확보하고 사업 체질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계열사 키맨들은 숨이 가빠졌다. LG전자는 당장 모바일 부문 적자폭 축소를 위한 비용절감을 진행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LG그룹 사정에 정통한 재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사업 비용 절감을 위한 외주화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LG화학은 신성장 사업으로 정한 전기차 배터리 사업의 실속 확보가 필요하다.
LG디스플레이는 OLED 사업에서 뾰족한 성과를 내지 못하면 존속 자체가 위태로울 수 있을 정도로 위기에 몰렸다. 인력 구조조정도 시작 됐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통합 출범한 LG헬로비전의 조기 안정화를 이뤄야 한다.
스마트폰 적자 탈출 | 이연모 LG전자 MC사업본부장 부사장
2018년 인사에서 MC사업본부장으로 선임된 황정환 부사장이 1년 만에 물러났고, 후임 권봉석 사장도 1년 만에 이연모 부사장에게 자리를 내주었다. LG전자 내부에서는 “LG전자 MC사업본부장 자리는 무덤”이란 얘기마저 돈다. 수익성이 나쁜 데다 타개책도 마땅치 않아 성과 내기가 어렵다. 스마트폰 사업은 19분기째 적자 행진을 멈추지 못하고 있다.
이 부사장의 당면 과제는 적자 탈출이다. 이 부사장은 베트남 생산과 제조자개발생산(ODM) 확대를 통해 원가율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수익성 회복 전략을 짜고 있다. 상황은 좋다. 전임 권봉석 사장이 LG전자 최고경영자(CEO)로 올라 생산기지 이전을 지원할 가능성이 크다. 권 대표는 이미 지난 1년간 스마트폰 생산기지 베트남으로 이전으로 제조원가 일부 절감을 이뤘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베트남 생산 체제의 비용 절감 효과는 연 800억원 수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부사장은 스마트폰을 ODM 방식으로 외주 생산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ODM은 개발과 생산에 드는 비용을 줄여 가격 경쟁력을 갖추는 동시에, 품질 또한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이 부사장은 이미 지난 1년간 MC 단말사업부장으로 일하며 외주 생산을 검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 내부 관계자는 “이 부사장은 단말사업 구조 개선을 지속 추진해 온 인물”이라면서 “올해 중저가폰 대부분을 외주 생산 비중을 50%까지 올릴 계획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OLED로 사업구조 전환 |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
탈 LCD로 끝이 아닌 것도 부담이다. 정 사장은 지난해 9월 부임 보름여 만에 임원과 담당조직을 25% 축소하는 악역을 수행했지만, 정작 OLED 부문 수익 회복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OLED 패널 생산량 한계를 겪고 있다. 생산량 탓에 가격마저 고가로 책정해 고객사를 늘리지도 못하고 있다. 정 사장은 오는 1분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는 중국 광저우 공장을 해결책으로 내놓은 상태다. 그는 지난해 330만대 정도였던 TV용 OLED 패널 생산을 올해 2배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그룹의 신임을 받고 있는 점은 다행이다. 특히 그룹 재무통으로 통하는 정호영 사장은 LG그룹 2인자 권영수 ㈜LG 부회장의 사람으로 꼽힌다. 지난 2007년 권 부회장이 LG디스플레이 구원투수로 나설 당시 권 부회장이 최고재무책임자(CFO)로 불러 회사 살림을 책임지게 했던 사람이 정 사장이었다. 당시 권 사장은 정 사장과 함께 과감한 투자와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흑자전환을 이뤄냈다. LG그룹에 정통한 재계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는 믿을만한 재무통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전지 사업 확대 | 김종현 -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 사장
김 사장은 일단 전기차 배터리 수주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규모를 키우기 위해서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은 수주에 기반을 두는 사업 특성상 수주 없이 생산 능력만을 확장할 수 없다. 공장 신·증설 계획도 완성차 업체와 합의가 이뤄져야 윤곽이 나온다. 이에 김 사장은 최근 완성차 업체와 합작법인 설립을 주도하고 있다. 2019년 6월 중국 지리자동차와 전기차 배터리 생산 합작법인을 설립한 게 대표적이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김 사장은 전지사업부장 때부터 해외 여러 완성차 업체들을 고객사로 끌어오는 능력을 발휘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수익성이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이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지만, 현재로선 실속이 없다. 증권업계는 LG화학 전지 부문이 올해 역시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 김 사장은 양극재 내재화에서 답을 찾는다는 전략이다. 김 사장은 소재 중 가장 높은 원가를 차지하는 양극재를 자체 개발하는 게 수익성을 높이는 방향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해 7월 구미시와 손잡고 양극재 생산 공장 설립 방침을 정한 것도 같은 이유다. 이런 가운데 김 사장은 2세대 전기차 배터리를 차질 없이 공급하면서 3세대 전기차(500km) 배터리를 개발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디지털 전환 가속 | 송구영 LG헬로비전 대표이사 부사장
실력은 검증됐다는 평가다. LG헬로비전을 이끌게 된 송 부사장은 LG유플러스에서 서부영업단장, 영업전략단장 등을 역임한 ‘영업통’으로 불린다. 특히 LG유플러스 홈·미디어부문장을 맡으며 역량을 발휘했다. 지난해 LG유플러스의 IPTV 가입자 및 매출 성장을 이끈 키즈 콘텐트 ‘아이들나라’가 송 부사장의 작품이다. 송 부사장은 올해 아이들나라의 AR(증강현실) 콘텐트를 대폭 강화하는 한편 케이블TV에도 아이들나라를 싣는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체 넷플릭스와 독점 계약을 성공시킨 배경에도 송 부사장이 있었다.
하지만 주변에 사람이 없다. 송 부사장이 LG유플러스 홈·미디어부문장을 맡을 당시 보조를 맞췄던 임직원 대부분이 LG유플러스에 잔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LG헬로비전 부문별 임원진에 기존 CJ헬로 출신들이 대부분 중용됐다. LG유플러스 출신 중 사업 부문별 임원자리를 맡게 된 이는 장상규 홈사업그룹 상무가 유일하다. LG유플러스 내부 관계자는 “송 부사장은 LG헬로비전 대표이사로 발령 나기 전 LG유플러스 조직도에서 빠졌다”면서 “송 부사장과 보조를 맞춰왔던 주요 임직원 대부분이 함께 일하자는 얘기도 듣지 못한 걸로 안다”고 말했다.
- 배동주 기자 bae.dong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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