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후보 3인, 그들이 꿈꾸는 서울은] “뉴욕 같은 세계적 도시 만들 것” 비전 선점 경쟁
[서울시장 후보 3인, 그들이 꿈꾸는 서울은] “뉴욕 같은 세계적 도시 만들 것” 비전 선점 경쟁
대통령 다음가는 정치적 위상, 시대가치 공략에 총력… 30만·36만·74만호 주택 공급 전쟁도 4월 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본선 진출자들의 윤곽이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은 경선을 통해 4선 중진인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후보로 선출했다. 국민의힘은 2010년 자진해서 서울시장에서 물러난 뒤 권토중래를 노리는 오세훈 전 시장을 후보로 내세웠다. 국민의당은 안철수 대표가 후보로 나섰다.
박영선 후보는 시대전환의 조정훈 후보, 의원직 사퇴를 선언한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과 범여권 단일후보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이지만, 여권의 강력한 지지를 등에 업고 있어 무난히 본선에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야권도 오세훈·안철수 후보 간에 후보 단일화 논의가 남았지만, 두 당 간에 이해관계가 맞지 않아 현재로썬 각자 출마 가능성이 크다. 만약 국민의힘·국민의당의 후보 단일화가 무산될 경우 다음 달 7일 서울시장 선거는 박영선·오세훈·안철수 3강 구도로 치러진다.
대통령 다음가는 정치적 위상의 서울시장 자리를 놓고 대선주자급 거물들의 건곤일척 승부가 펼쳐진다. 특히 이번 보궐선거는 내년 지방선거로 이어지는 사실상 임기 5년짜리 선거라 경쟁이 더욱 치열할 전망이다.
선거는 크게 인물과 구도, 정책이 결정한다. 세 후보 모두 여야를 대표하는 인지도 높은 정치인이며, 오랜 기간 정치 활동으로 숱한 검증을 거쳤다. 더불어민주당과 야권의 지지율이 비슷해 선거 구도 역시 팽팽하다. 인물과 구도는 어느 정도 균형을 이뤘다고도 볼 수 있다. 선거까지 판세를 흔들만한 정치적 사건이나 폭로가 등장하지 않는 한 어느 후보가 서울시민들에게 호소력 있는 정책을 내놓느냐가 당락을 판가름할 것으로 보인다. 선거는 시민들의 시대 정신을 잘 담아낸 후보가 승리한다. 시대정신은 정책으로 반영되며, 각 후보의 브랜드나 이미지로 투영되기도 한다.
이번 서울시장 보선에 나선 세 후보는 공교롭게도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관련이 있다. 당시 보궐선거는 무상급식 주민투표 결과 오세훈 시장이 자리에서 물러나며 치러지게 됐다. 박영선 후보는 당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였던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게 범야권 단일후보 경선에서 패했다. 정치권 밖에서 바람을 일으켰던 안철수 후보는 서울시장 시민후보 자리를 양보하며 박 전 시장 당선의 산파 역할을 했다.
보선이 치러진 2011년에는 무상급식 논쟁에서 불거진 보편복지 논란과 대기업으로의 부의 집중 이를 옹호하는 여당의 일방적 소통 등에 시민들의 불만이 컸다. 이에 박 전 시장은 비정규직·골목상권 보호 등 경제민주화와 보편복지 등을 정책으로 내걸었다. 시민들은 오랜 기간 시민단체 활동을 하며 사회·문화 변혁을 꾀했고, 기존 정치 문법에 얽매이지 않은 박 전 시장에게 표를 몰아줬다.
이번 선거전은 ‘미래’와 ‘부동산’ 키워드가 버무려졌다. 세 후보 모두 서울을 한국을 넘어 세계적 도시로 키우는 한편 부동산 서민 주거 안정을 도모해 대권 잠룡으로서 정치·행정 역량을 검증받겠다는 포석이다.
일단 집권당의 박영선 후보는 경쟁자들보다 유리한 측면이 있다. 지난해 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서울 지역구를 싹쓸이한 덕에 경쟁 후보들보다 당 조직력이 앞어 있어서다. 특히 박 후보는 박원순 전 시장의 안전·복지·시민중심 등 정책 기조를 승계하면서 미래 지향적 메시지로 정책을 연장할 수 있다. 그 결과 나온 것이 ‘21분 컴팩트 도시’다. 서울을 21개 구역으로 나눠 구역마다 컴팩트 앵커를 둬 서울을 다핵분산도시로 재구성한다는 구상이다. 각 권역 안에서 21분 거리 안에 직장은 물론 교육·보육·보건의료·쇼핑·여가·문화 등을 소화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설명이다. 광화문·강남·여의도 등지에 편중된 일자리와 인프라를 권역별로 분산하고, 일자리 가까운 곳에 베드타운을 조성해 서울의 도심 쏠림 현상을 완화하겠단 것이다.
그간 서울 안에서도 소외됐던 강서·강북·강동 지역을 골고루 성장시켜 지역 균등 발전을 이룰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약세인 강남을 제외한 넓은 지역에서 고르게 표를 얻겠다는 정치공학적 해석도 가능하다.
또 스마트상점 10만 개를 보급하고, 구독경제형 소비 모델을 도입해 골목 상인의 경쟁력을 뒷받침하겠단 정책도 내놨다. 미래지향적 가치를 시정에 담아냄으로써 앞으로 한국을 이끌 지도자의 이미지를 새기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박 후보는 3월 1일 후보 수락 연설에서 “서울이 미래 100년을 이끌 세계표준도시·디지털 경제수도가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현 정부의 아킬레스건인 부동산 문제의 해법으론 1000만원대에 입주할 수 있는 반값 아파트와 공공주택 30만호 공급을 내놨다.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이 9억4798만원에 이르러 커진 서민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접근성 높은 공공주택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특히 청년·소상공인을 대상으로 5000만원 무이자 대출을 시행해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사회초년생의 연착륙과 들쑥날쑥한 매출 압박에 시달리는 자영업자들을 지원한다고도 발표했다.
오세훈·안철수 후보는 부동산 문제를 중심으로 한 현 정부의 실정을 꼬집으며 여론몰이에 나서고 있다. 집권당의 약점을 통해 시민들의 지지를 끌어모으겠다는 것이다.
오 후보는 박 후보와 비슷한 36만호의 주택을 신규로 공급하는 한편 2종 일반주거지역의 7층, 한강변의 35층 층수 제한을 폐지하겠다는 입장이다. 무소득 1주택자의 재산세를 전면 감면하는 한편, 재산세율도 인하할 계획이다. 아울러 종합부동산세를 지방세로 돌려 서울시 자치구들의 재정자립도를 높이겠다고 했다.
오 후보는 더불어 ‘2032년 서울 올림픽’ 유치와 2033년 서울경제 700조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서울의 국제 위상을 한 단계 올려 미국 뉴욕이나 프랑스 파리·영국 런던 등을 능가하는 도시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번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서 안심소득 등 보편보다는 선별복지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유력한 대권 주자로도 거론 되는 안철수 후보는 내년 대통령 선거 불출마를 공식화하고 5년짜리 공약을 담금질하고 있다. 안 후보는 박영선·오세훈 후보보다 더욱 강력한 부동산 정책을 내놨다. 민간을 중심으로 앞으로 5년간 74만6000호의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청년의 주거 안정을 위한 청년임대주택 10만호와 3040, 5060세대를 위한 맞춤형 주택 40만호가 포함됐다. 안 후보 공약이 현실화한다면 연 15만 가구가 공급된다. 2008년 이후 12년 만에 가장 많았던 지난해 서울아파트 입주 물량 4만9078가구보다도 3배 이상 많은 규모다.
이를 민간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통해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안 후보는 또 벤처기업가 출신답게 자유·혁신·융합을 키워드로 서울의 생산성을 높이고 미래성장동력을 확보, 글로벌 경제도시로 키우겠단 비전도 밝혔다.
- 김유경 기자 neo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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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후보는 시대전환의 조정훈 후보, 의원직 사퇴를 선언한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과 범여권 단일후보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이지만, 여권의 강력한 지지를 등에 업고 있어 무난히 본선에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야권도 오세훈·안철수 후보 간에 후보 단일화 논의가 남았지만, 두 당 간에 이해관계가 맞지 않아 현재로썬 각자 출마 가능성이 크다. 만약 국민의힘·국민의당의 후보 단일화가 무산될 경우 다음 달 7일 서울시장 선거는 박영선·오세훈·안철수 3강 구도로 치러진다.
대통령 다음가는 정치적 위상의 서울시장 자리를 놓고 대선주자급 거물들의 건곤일척 승부가 펼쳐진다. 특히 이번 보궐선거는 내년 지방선거로 이어지는 사실상 임기 5년짜리 선거라 경쟁이 더욱 치열할 전망이다.
선거는 크게 인물과 구도, 정책이 결정한다. 세 후보 모두 여야를 대표하는 인지도 높은 정치인이며, 오랜 기간 정치 활동으로 숱한 검증을 거쳤다. 더불어민주당과 야권의 지지율이 비슷해 선거 구도 역시 팽팽하다. 인물과 구도는 어느 정도 균형을 이뤘다고도 볼 수 있다. 선거까지 판세를 흔들만한 정치적 사건이나 폭로가 등장하지 않는 한 어느 후보가 서울시민들에게 호소력 있는 정책을 내놓느냐가 당락을 판가름할 것으로 보인다. 선거는 시민들의 시대 정신을 잘 담아낸 후보가 승리한다. 시대정신은 정책으로 반영되며, 각 후보의 브랜드나 이미지로 투영되기도 한다.
이번 서울시장 보선에 나선 세 후보는 공교롭게도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관련이 있다. 당시 보궐선거는 무상급식 주민투표 결과 오세훈 시장이 자리에서 물러나며 치러지게 됐다. 박영선 후보는 당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였던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게 범야권 단일후보 경선에서 패했다. 정치권 밖에서 바람을 일으켰던 안철수 후보는 서울시장 시민후보 자리를 양보하며 박 전 시장 당선의 산파 역할을 했다.
보선이 치러진 2011년에는 무상급식 논쟁에서 불거진 보편복지 논란과 대기업으로의 부의 집중 이를 옹호하는 여당의 일방적 소통 등에 시민들의 불만이 컸다. 이에 박 전 시장은 비정규직·골목상권 보호 등 경제민주화와 보편복지 등을 정책으로 내걸었다. 시민들은 오랜 기간 시민단체 활동을 하며 사회·문화 변혁을 꾀했고, 기존 정치 문법에 얽매이지 않은 박 전 시장에게 표를 몰아줬다.
이번 선거전은 ‘미래’와 ‘부동산’ 키워드가 버무려졌다. 세 후보 모두 서울을 한국을 넘어 세계적 도시로 키우는 한편 부동산 서민 주거 안정을 도모해 대권 잠룡으로서 정치·행정 역량을 검증받겠다는 포석이다.
일단 집권당의 박영선 후보는 경쟁자들보다 유리한 측면이 있다. 지난해 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서울 지역구를 싹쓸이한 덕에 경쟁 후보들보다 당 조직력이 앞어 있어서다. 특히 박 후보는 박원순 전 시장의 안전·복지·시민중심 등 정책 기조를 승계하면서 미래 지향적 메시지로 정책을 연장할 수 있다.
박영선 ‘21분 컴팩트 도시’ 다핵분산도시
그간 서울 안에서도 소외됐던 강서·강북·강동 지역을 골고루 성장시켜 지역 균등 발전을 이룰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약세인 강남을 제외한 넓은 지역에서 고르게 표를 얻겠다는 정치공학적 해석도 가능하다.
또 스마트상점 10만 개를 보급하고, 구독경제형 소비 모델을 도입해 골목 상인의 경쟁력을 뒷받침하겠단 정책도 내놨다. 미래지향적 가치를 시정에 담아냄으로써 앞으로 한국을 이끌 지도자의 이미지를 새기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박 후보는 3월 1일 후보 수락 연설에서 “서울이 미래 100년을 이끌 세계표준도시·디지털 경제수도가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현 정부의 아킬레스건인 부동산 문제의 해법으론 1000만원대에 입주할 수 있는 반값 아파트와 공공주택 30만호 공급을 내놨다.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이 9억4798만원에 이르러 커진 서민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접근성 높은 공공주택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특히 청년·소상공인을 대상으로 5000만원 무이자 대출을 시행해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사회초년생의 연착륙과 들쑥날쑥한 매출 압박에 시달리는 자영업자들을 지원한다고도 발표했다.
오세훈·안철수 후보는 부동산 문제를 중심으로 한 현 정부의 실정을 꼬집으며 여론몰이에 나서고 있다. 집권당의 약점을 통해 시민들의 지지를 끌어모으겠다는 것이다.
오 후보는 박 후보와 비슷한 36만호의 주택을 신규로 공급하는 한편 2종 일반주거지역의 7층, 한강변의 35층 층수 제한을 폐지하겠다는 입장이다. 무소득 1주택자의 재산세를 전면 감면하는 한편, 재산세율도 인하할 계획이다. 아울러 종합부동산세를 지방세로 돌려 서울시 자치구들의 재정자립도를 높이겠다고 했다.
오 후보는 더불어 ‘2032년 서울 올림픽’ 유치와 2033년 서울경제 700조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서울의 국제 위상을 한 단계 올려 미국 뉴욕이나 프랑스 파리·영국 런던 등을 능가하는 도시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번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서 안심소득 등 보편보다는 선별복지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오세훈·안철수 “재건축 완화, 청년주택으로 주거 안정”
이를 민간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통해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안 후보는 또 벤처기업가 출신답게 자유·혁신·융합을 키워드로 서울의 생산성을 높이고 미래성장동력을 확보, 글로벌 경제도시로 키우겠단 비전도 밝혔다.
- 김유경 기자 neo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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