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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기업에 ‘특급 대출’] ESG 우수하면 “금리 깎고 한도 늘린다”

[ESG 기업에 ‘특급 대출’] ESG 우수하면 “금리 깎고 한도 늘린다”

농협, 최대 1.5%p 금리 인하… 신한, ESG 우수기업과 협력사도 대출 가능
국내 대형은행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우수한 기업을 대상으로 파격적인 대출 혜택을 선보이고 있다. 대출 심사에 ‘ESG 요소 평가’를 적용해 기준에 부합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대출 금리를 낮춰주고 한도는 늘려주는 게 이른바 ‘ESG 대출’의 특징이다.

현재 국내에선 농협은행과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이 해당 대출상품을 시행 중이다. 먼저 농협은행은 지난 3월 26일 친환경 기업에 운전·시설자금 대출 한도를 늘려주고 금리를 깎아주는 ‘NH친환경기업우대론’을 출시했다. 녹색 성장에 기여하는 모든 기업을 대상으로 해 기업 대출의 운전·시설자금을 지원하는 ESG 특화상품이다.

농협은행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평가한 환경성평가우수기업과 녹색인증 기업에 대해 최대 1.5%포인트의 대출 금리를 깎아주고 대출한도를 추가로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또 금융권 최초로 정부부처가 주관하는 ESG 캠페인 참여기업엔 0.1%포인트의 금리 우대를 제공하며, 대출 지원 기업에는 농식품기업컨설팅 등 농협은행의 특화 서비스도 지원할 계획이다.

지준섭 농업·녹색금융부문장은 “농업과 농촌을 기반으로 하는 NH농협은행은 녹색산업, 친환경기업 등 ESG 경영을 실천하는 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ESG 선도은행으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기 위해 개발한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농협은행이 이번 ‘친환경 우대론’을 만든 배경에는 앞서 지난해 10월경 선보인 ‘NH농식품그린성장론’의 성공 영향이 컸다는 후문이다. 당시 농협은행은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에 부응해 은행권 최초로 ESG 대출 상품을 출시했다.

해당 상품은 대출을 신청한 농업·농식품 기업의 ESG 요소를 지수화해 최대 0.6%포인트 금리를 포함해 최대 1.5%포인트의 대출 금리를 감면해주는 것이 골자로, 출시 4개월여만인 지난 3월 기준 해당 상품은 판매액 5000억원을 넘어섰다. 대출 건별 금액이 2억원 안팎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빠른 속도라는 게 농협은행 측 설명이다.

특히 농협은행은 이러한 ESG 대출상품 개발을 위해 자체적으로 ESG 각 부문별 혁신현황을 등급화한 ‘NH그린성장지수’를 만든 것으로 알려져 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농협은행이 개발한 그린성장지수는 ▲친환경·저탄소 농축산물 인증기업, 동물복지축산농장, 로컬푸드 인증기업 등은 E(Environment·환경) 분야 우대 ▲(예비)사회적기업·사회공헌활동 수행 기업은 S(Social·사회) 분야 우대 ▲6차 산업·HACCP·벤처기업·신지식농업인 등 인증 기업은 G(Growth·지배구조) 분야 우대를 적용한다.

신한은행은 지난 3월 12일 ESG 경영 우수기업과 협력사를 대상으로 금리우대 혜택을 제공하는 ‘신한 ESG 우수 상생지원대출’을 출시했다. 자체적으로 선정한 ESG 경영수준이 우수한 기업을 대상으로 0.2~0.3%포인트 금리우대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상품이다. 신한은행 측은 “최근 그린뉴딜 정책과 ESG 공시 의무화 추진 등 관련 제도에 이어 재계도 잇따라 ESG 경영을 선포하면서 기업경영의 핵심으로 주목 받고 있어 해당 상품을 개발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특히 신한은행은 ESG 경영의 핵심인 ‘중소협력기업과의 상생’ 실천을 통해 ESG 경영의 선순환을 지원하고자 ESG 경영 우수기업 뿐만 아니라 우수기업이 추천한 협력사도 대출 이용이 가능하게 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ESG 대출상품 개발을 위해 자체적으로 ESG를 측정하고 평가하는 모형을 제시했다”며 “아직 시행단계라 정형화된 기준은 없지만 대출을 원하는 기업 측이 ESG 활동 증빙 자료를 제출하면 심사해서 결정하며, 구체적인 ESG 평가모형은 곧 마련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한은행은 이번 상품을 시작으로 실질적인 ESG 관련 금융지원과 투자를 확대하고, 금융을 통해 ESG 경영의 선순환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신한은행은 2020년 국내 시중은행 최초로 적도원칙에 가입하고, 최근엔 탈석탄 금융을 선언하는 등 그룹 차원에서 ESG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KB 국민은행은 지난 4월 1일 자체 선정한 ESG 평가 기준과 내부 신용등급 요건을 충족하면 우대혜택을 제공하는 ‘KB Green Wave ESG 우수기업대출’을 출시했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 녹색경영기업 금융지원시스템에서 BBB등급 이상을 받은 기업의 경우 0.4%p, 국민은행 ESG 평가기준을 충족할 때엔 0.2%p 우대금리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시설자금 대출한도 우대 혜택과 KB굿잡 취업박람회 참가기업 선정 시 우대혜택, KB Wise 컨설팅 신청 시 우선 지원 혜택도 제공하며, 대출 총 지원한도는 1조원이다.

- 강민경 기자 kang.mi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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