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기업 연봉 명세서② 등기이사 VS 직원] '직장인 꿈이 임원인 이유' 연봉 수십배 차이'
진격의 카카오, 등기이사 연봉 366% 급증
실적 악화에 급여 감소한 현대차·SK하이닉스
지난해 국내 10대 기업(시가총액 기준) 가운데 등기이사 연봉(퇴직금 스톡옵션 제외)이 가장 많이 오른 회사는 카카오로 나타났다. 2020년 카카오 등기이사 평균 연봉은 2019년보다 무려 366% 급증했다. 반면 기아 등은 등기이사 평균 연봉이 감소했음에도 직원들의 평균 연봉이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카카오 임직원, 연봉 증가율 1위
[이코노미스트]는 국내 10대 기업 직원들의 2019~2020년의 연봉을 비교‧분석했다. 10대 기업은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이다. 평균 연봉은 당해 퇴직 임원 연봉과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행사 이익을 제외한 연봉이 기준이다. 평균 연봉은 백만 원 단위에서, 증감률은 소수점 첫 째 자리에서 각각 반올림했다.
평균 연봉 증가율 가장 높은 기업은 카카오였다. 카카오 등기이사의 평균 연봉은 2019년 4억3500만원에서 지난해 무려 20억2800만원으로 약 4배 수준으로 수직 상승했다. 같은 기간 카카오의 남자 직원 연봉은 9200만원에서 1억3200만원으로 43% 늘었고, 여자 직원 연봉은 6200만원에서 7200만원으로 1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카카오는 남자 직원과 여자 직원의 연봉 증가율 차이에 대해 “직군별로 연봉 차이가 있는데, 회사 특성상 개발자 직군이 많다”며 “여자 개발자들이 늘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남자 개발자가 많아 연봉 증가율에 차이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 다음으로 등기이사 연봉 증가율이 높은 회사는 삼성SDI로 나타났다. 삼성SDI의 등기이사 평균 연봉은 2019년 8억3300만원에서 지난해 17억9800만원으로 116% 증가했다. 반면 삼성SDI 직원들의 연봉 증가율은 등기이사 증가율과 비교해 소폭인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삼성SDI의 남자 직원과 여자 직원의 평균 연봉은 각각 8%, 9% 올랐다.
직원 연봉도 오르긴 했지만, 임원 인상폭에 비하면 ‘새 발의 피’
삼성전자 역시 등기이사의 평균 연봉 인상폭이 직원들의 인상폭보다 큰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 등기이사의 평균 연봉은 2019년 30억400만원에서 지난해 53억7500만으로 79% 증가한 반면, 삼성전자 남자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1억1600만원에서 1억3600만원으로 17% 늘었다. 같은 기간 여성 직원들의 경우, 8300만원에서 9800만원으로 1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 셀트리온의 등기이사 평균 연봉 증가율도 직원들의 평균 연봉 증가율보다 컸다. 다만 10대 기업 중에서는 등기이사와 직원들의 연봉 증가율 차이는 상대적으로 작았다. 네이버의 지난해 등기이사 평균은 연봉(20억2200만원)으로 2019년(14억8900만원)보다 46% 증가했는데, 이 기간 남자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9100만원에서 1억900만원으로 20% 늘었다. 같은 기간 네이버 여자 직원들의 연봉은 7300만원에서 9100만원으로 25% 증가했다.
지난해 셀트리온 등기이사의 평균 연봉은 12억6900만원으로 2019년 연봉(10억9300만원)보다 16%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셀트리온 남자 직원들과 여자 직원들의 평균 연봉 증가율은 각각 10%(800만원), 11%(70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실적 악화로 임직원 연봉 줄인 SK하이닉스
국내 10대 기업 가운데 등기이사 연봉은 줄고 직원 연봉이 오른 회사는 기아와 LG화학 등인 것으로 집계됐다. 기아의 등기이사 평균 연봉은 2019년 6억3700만원에서 지난해 5억7700만원으로 9% 감소했으나, 같은 기간 남자 직원들의 연봉은 8700만원에서 9200만원으로 6% 증가했다. 다만 이 회사 여자 직원들의 연봉은 2019년 7200만원에서 지난해 7100만원으로 소폭 줄었다.
LG화학은 고액 연봉을 수령하던 임원들이 2019년 퇴임하면서 등기이사 평균 연봉이 대폭 줄었다. 이 회사 등기이사의 평균 연봉은 2019년 10억7400만원에서 지난해 5억5000만원으로 49% 감소한 반면, 남자 직원들과 여자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각각 3%, 5% 소폭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진수 전 LG화학 부회장과 LG디스플레이 대표로 자리를 옮긴 정호영 사장 등이 등기이사에서 제외되면서 등기이사 전체 연봉이 줄어든 탓이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실적 부진에 시달린 현대자동차는 등기이사와 직원 모두의 평균 연봉이 2019년보다 감소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SK하이닉스의 경우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2019년보다 84% 증가한 영업이익을 달성했음에도 등기이사와 직원 평균 연봉이 모두 줄었다.
SK하이닉스의 등기이사 평균 연봉은 2019년 13억1900만원에서 지난해 12억500만원으로 9% 감소했다. 직원들의 연봉 감소폭은 더 컸다. SK하이닉스 남자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2019년 1억3000만원에서 지난해 1억400만원으로 20% 줄었고, 같은 기간 여자 직원의 평균 연봉은 9500만원에서 7500만원으로 21% 감소했다.
이창훈 기자 lee.changhun@joongang.co.kr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역대 최다 스타일…노스페이스, ‘2024 눕시 컬렉션’ 선봬
2빅데이터로 외식업계 혁신..레드테이블, 맛집 정보의 신뢰도 높여
3서울장수X오베이, 한정판 막걸리 5만병 판매 돌파
4신세계百 강남점, 2년째 연간 거래액 ‘3조원’ 돌파…작년보다 빨라
5"남은건 산타랠리"' 코스피, 연말 특수로 2700선 갈까
6'용산국제업무지구' 청사진 공개...초고층 빌딩·글로벌 기업 유치
7클라우드호스피탈, 글로벌 의료 서비스 혁신 이끌어
8STO 법제화 드라이브...증권가 시장 활성화 기대감 커진다
9변우석 업은 배스킨라빈스, X-마스 '케이크 전쟁' 승기 잡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