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장관 일산 아파트, 3호선 논란에 다시 ‘도마 위’
6월 ‘4차 철도망 계획’ 확정발표 두고 지역갈등 점화
20년 숙원 3호선 연장, 정치인 표 얻기에 갈팡질팡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 자택으로 알려진 일산 아파트가 반년 만에 다시 화제의 중심에 섰다. 지난달 발표된 정부 철도망 계획에 해당 아파트가 있는 덕이역이 3호선 연장 노선에 포함된 반면, 덕이역과 함께 김 전 장관이 19~20대 총선에서 공약했던 가좌마을역이 빠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관련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가좌마을주민연합회에선 현재 노선안이 철도망 계획에 반영되기까지 윤후덕 의원을 비롯한 파주시 정치권이 깊숙이 개입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가좌동과 덕이동 뿐 아니라 고양시와 파주시 간 지역갈등 문제가 불거지는 모양새다.
하이파크시티 1단지, 연이은 호재로 시세 급등
20일 [이코노미스트] 취재 결과 고양시 일산서구 덕이동 소재 ‘하이파크시티 일산아이파크 1단지’ 시세는 지난해 말 화제가 된 이후 급격히 올랐다. 김현미 전 장관이 보유한 전용면적 146㎡는 지난해 말까지 6억4500만원 최고 실거래를 기록했다. 최근에는 전세 낀 저층 급매물도 7억원에 올라와 있다.
이 지역은 지난해 11월 국정감사에서 김현미 전 장관의 “우리 집은 디딤돌 대출이 가능하다”는 발언 이후 주목 받기 시작했다. 디딤돌 대출은 5억원,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을 구입하는 무주택 세대주를 대상으로 한다.
김 전 장관은 2014년 해당 주택을 약 5억2000만원에 매입하며 대화동 성저마을에서 덕이동으로 이사했다. 이후 다른 수도권 아파트에 비해 자택 시세가 급등하지 않아 이 같은 발언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김 전 장관 국감 발언 당시부터 일산 전 지역 시세가 급등하며 덕이동 집값도 올랐다.
이런 상승세가 잠잠해질 무렵인 지난달 ‘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이 나오면서 분위기는 또다시 달아오르는 추세다. 해당 지도를 분석한 결과 서울지하철 3호선 본선(대화~금릉)이 일산에선 덕이동만을 거쳐 금릉역까지 가게 될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현지에선 당장은 거래가 잠잠하나 4차 철도망 계획 대한 확정 발표가 나오는 6월을 기점으로 더욱 큰 폭의 시세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덕이동 부동산 관계자는 “이미 실거주 가능한 매물은 최소 8억원대”라면서 “집주인들이 다음 달 정부가 (3호선 연장에 대해) 확정발표를 하면 움직이겠다면서 매물을 거두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김현미 장관이 지핀 불씨, 윤후덕 의원이 기름 부었나
이와 동시에 가좌동 주민들의 반발 또한 심해지고 있다. 3호선 파주 연장선 일산 경유는 2012년 19대 총선부터 김현미 전 장관의 대표적인 공약 중 하나였다.
김 전 장관이 배포했던 선거 홍보물에는 오히려 덕이역보다 가좌마을역이 먼저 등장한다. 약 20년전 초기에 제시됐던 3호선 일산선 파주 연장안은 대화역에서 파주 서부 교하지구를 지나 역시 서쪽에 위치한 가좌지구 정차의 사업성이 훨씬 높았다. 김 전 장관이 여기에 인접한 덕이역 공약을 덧붙인 셈이다.
이 때문에 “김현미 장관이 덕이동으로 이사하면서 가좌동에 신경을 안 썼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게다가 김 전 장관이 이달 1일 전북대학교 특임교수로 임명되며 ‘전북도지사 출마설’까지 탄력 받고 있다.
이후 잠잠했던 3호선 문제는 파주시 갑 지역구인 윤후덕 의원이 해당 사업에 적극 개입하면서 커졌다.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2016년 ‘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발표 당시부터 3호선 종점이 인구가 많은 운정신도시(1·2지구)로 변경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인물이 바로 윤 의원이다.
그런데 윤 의원 주도로 지난해부터 민자사업으로 추진되며 급물살을 탄 노선이 금릉역 종점으로 계획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되고 있다. 현대건설 제안에 따라 부상한 금릉역이 운정신도시보다 동쪽에 위치하면서 가좌동이 배제되고 덕이동이 뜨는 양상이기 때문이다. 지역 커뮤니티에선 이를 두고 덕이동과 가좌동 주민들 사이에 날카로운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동시에 파주와 일산 간 지역 갈등도 심화하고 있다. 특히 가좌지구 주민들은 원안대로 가좌마을역과 덕이역이 모두 연장선에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서호철 가좌마을주민연합회 회장은 “4차 철도망사업에는 (파주 연장선의) 기점과 종점만 표기됐을 뿐”이라면서 “윤후덕 의원이 고양시 동의 없이 멋대로 고양시에 1개, 파주에만 4개 역사가 생길 것처럼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민보름 기자 min.bore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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