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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원 한투증권 GWM총괄 상무 "초고액자산가는 해외비상장사·부동산리츠' 투자"

[자산관리 명가 ②] 한국투자증권 GWM
"위기일 때 기회를 생각"…가치주·중소형주 주목

 
 
유성원 한국투자증권 GWM 전략담당 총괄이 5월 31일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사에서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 앞서 사진을 찍고 있다. 전민규 기자
 
30억원 이상의 금융자산을 보유한 ‘슈퍼리치’, 즉 초고액자산가들은 국내외를 넘나드는 전문적 자산관리를 필요로 한다. 이른바 ‘크로스보더 자산관리(Crooss-border)’다.
 
유성원 한국투자증권 GWM전략담당 조직 총괄(상무)은 지난달 31일 [이코노미스트]와 만나 “라이프스타일이 글로벌할수록 투자와 자산관리도 글로벌해진다”며 자신이 이끄는 조직의 탄생 배경을 설명했다.
 
GWM전략담당은 초고액자산가들의 크로스보더 자산관리는 물론, 기업 자금운영과 가업승계 등 ‘패밀리오피스’ 역할까지 담당하는 조직이다. 유 상무는 과거 삼성증권과 UBS 홍콩, 도이치뱅크 홍콩 등에서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그때 경험을 토대로 GWM전략담당 조직을 구축했다. 그는 초고액자산가들의 자산관리 트렌드로 “위기일 때 먼저 기회를 생각하는 것”을 꼽았다.
 
GWM전략담당 조직 신설 배경과 역할은?
현재 한국투자증권 리테일 자산의 23%는 0.1% 고객이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초고액자산가이고,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굉장히 크기 때문에 집중적으로 관리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초고액자산가의 니즈는 두 가지 키워드로 설명할 수 있다. 첫 번째는 글로벌이다. 초고액자산가의 자녀 1명 이상은 대부분 해외에 거주한다. 때문에 국경을 넘어서(크로스보더)는 문제들, 이를 테면 자산승계 부분에서도 국내에서의 증여가 아닌 해외 거주 자녀(미국 시민권자 등)에게로의 증여 문제 등을 생각해야 한다. 투자도 마찬가지다. 라이프스타일이 글로벌할수록 투자도 글로벌해지므로 전문적인 컨설팅을 필요로 한다. 두 번째 키워드는 승계다. 자산에 대한 승계, 가업 승계 등 패밀리 비즈니스의 승계에 대한 관심이 높다. 자신이 일군 자산을 어떻게 잘 승계할 수 있는지, 절세 전략은 무엇인지 고민한다. 이런 부분에 있어서 우리는 전문적인 연구를 바탕으로 한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타 증권사 조직과 차별점은?
초고액자산가 자산관리 조직을 구축하는 데 있어서 저희는 타 증권사에 비해 후발주자다. 때문에 국내외의 유사한 조직들의 장점과 단점을 참고해 GWM을 구축했다. 많이 참고한 건 자산관리의 명가라고 불리는 UBS(스위스 글로벌 투자은행) 모델이다. 제가 USB홍콩에서 오랫동안 근무했기 때문에 그런 경험이 GWM 구축에 도움이 됐다. 아시아 은행 중에선 자산승계 연구 부분이 발달되어 있는 노무라(일본 글로벌 투자은행)를 눈여겨봤다. 자산승계 연구를 토대로 고객과 접촉하고, 이러한 과정이 비즈니스로 이어지는 사례를 참조해 GWM에 적용했다. 또 다른 차별점은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를 빠르게 장착했다는 점이다. 현재 초고액자산가의 레벨은 점점 상승 중이다. 1조 클럽이 탄생할 정도로, 개인 자산 1조원을 넘긴 오너도 늘었다. 이러한 초고액자산가들에겐 각자 상황에 맞는 패밀리오피스가 필요하고, 모든 자산가들이 개별 투자법인을 설립할 수 없기 때문에 금융기관이 그 역할을 해야 한다. 따라서 한국투자증권 GWM은 개별 자산가 고객을 위한 전담 관리조직을 세팅하고 공동투자기회 등을 제공하는 ‘멀티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는 IB가 강한 증권사로, 유일하게 금융지주 형태를 띠고 있는 증권사다. 계열사 덕분에 다양한 포트폴리오 구성이 가능하다. 이러한 특징을 융합하여 초고액자산가와 패밀리오피스 고객에 대한 집중적인 전략 및 서비스를 공급, 이 분야에서 국내 최강자로 도약하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진우회’와의 시너지는?
초고액자산가에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건 기업 오너다. 따라서 타깃 고객군이 기업 오너일 수밖에 없다. 한국투자증권은 비상장 기업 시절부터 함께 해온 300여명 기업 오너들 모임 ‘진우회’와 끈끈한 유대관계다. 때문에 기업 오너의 니즈를 빠르게 파악해 적합한 컨설팅을 제공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GWM전략담당 조직을 구축한 직후 진우회 회원만을 대상으로 한 자산승계 컨퍼런스를 개최했고 성황리에 마쳤다. 코로나19 사태가 좀 진정되면 1년에 2회씩 정기적으로 개최하려고 한다.
 
유성원 한국투자증권 GWM 전략담당 총괄이 5월 31일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사에서 이코노미스트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지난 3월 부동산 투자자문 서비스 시작했는데?
초고액자산가의 포트폴리오를 보면, 글로벌 기준 55% 정도가 부동산 자산이고 금융자산 등 기타 자산이 45%다. 국내는 부동산 비중이 더 높다. 통계상으론 60% 정도인데, 보다 자세히 분류하면 70% 정도는 될 것 같다. 즉 초고액자산가 포트폴리오에서 부동산 자산이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저희 GWM전략담당 조직에서도 부동산 투자자문 서비스를 시작했다. 부동산 투자에서도 한국투자증권은 이미 강자다.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문 수익이 대형 증권사 어디보다 높고, 안전형 투자를 지향하므로 리스크 관리도 탄탄하다. 부동산 투자상품이 일반 고객 포트폴리오에 담기는 것도 타 증권사 대비 가장 활발하다. 이를 바탕으로 부동산 투자자문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향후 고객과의 공동투자 등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가 창출될 것이다. 이는 타 증권사에선 보기 드문 현상이다.
 
올해 GWM의 자산배분 전략은?
자산관리 포트폴리오는 리서치 베이스 어드바이저(Research based Advisor), 즉 연구를 기반으로 제공된다. GWM 산하에 있는 자산관리연구소, 부동산 투자자문 서비스 제공을 위한 전문인력도 다 연구를 위해 있는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연구를 바탕으로 안정형, 중립형, 적극형(공격형) 등 3가지 정도의 포트폴리오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다만 GWM은 초고액자산가를 상대하기 때문에 일반 고객 대상 포트폴리오 모델에서 약간 변형한 GWM MP(모델 포트폴리오)를 매월 제공 중이다. 4월말 기준 GWM MP 중립형은 현금 5%, 국내 채권 7%, 해외 채권 18%, 국내 주식 7%, 해외 주식 18%, 대체투자 45%다.
 
코로나19 장기화 상황에서 감지되는 초고액자산가의 자산관리 트렌드는?
초고액자산가의 상당수가 기업 오너인데, 이들은 위기일 때 먼저 기회를 생각한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졌을 때 기회라고 생각하고, 지난해부터 투자를 활발하게 해왔다. 해외 기업, 혁신 기업, IT나 바이오 쪽에 먼저 주식 투자를 시작했는데 대표적인 사례가 테슬라다. 빠르게 투자를 하니까 성과도 먼저 가져갔다. 일반 투자자보다 위기 상황에서 좀 더 장기적인 관점으로 투자하는, 이를테면 미국의 비상장 기업에 투자하는 자산가도 많았다. 또 부동산 관련 실물 자산에 투자하는 리츠나 부동산 펀드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실제로 올해 저희가 론칭한 미국 유수 글로벌사의 비상장 펀드의 경우 7년 만기임에도 대기순번이 있을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아울러 코로나19 상황이니만큼 달러나 금 같은 안전자산 투자도 대체투자 형태로 주목받았다.
 
올해 하반기 국내외 자산시장 전망은?
코로나19 백신 보급이 늘면서 확진자 증가율이 현저히 떨어졌다. 자산시장도 이러한 추세에 이미 대비를 하고 있다. 나라마다 상황이 다르겠지만, 올해 상반기가 양적완화 중단 시점이라고 예상한다. 영국과 캐나다에선 이미 테이퍼링 신호가 나오고 있다. 시장에 풀리는 돈은 확실히 제한될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이 작년만큼 갑자기 상승하거나 꺼지지는 않을 것이므로, 급격히 포트폴리오를 변화하기보다는 기본을 지켜가면서 약간의 변화를 주면 될 것 같다. 하반기를 넘어서면서부터는 그간 성장해온 기업의 상승세가 조금씩 둔화할 수 있다. 따라서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에, 또 성장주보다는 가치주에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 또 원자재나 리츠 부문 투자는 지속해서 이어가야 한다.
 
강민혜 기자 kang.mi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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