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설립' 허가 받은 카카오페이… 업계 지각변동 올까
카카오페이, 보험사 설립 예비인가 획득
내년 출범 목표, 미니보험 등 화제성 보험 출시 가능성
카카오페이가 디지털 손해보험사 예비허가를 받으면서 손해보험업계에 지각변동을 일으킬지 관심이 쏠린다. 그동안 일부 핀테크 회사들이 보험상품 중개 플랫폼 서비스에 나선 적은 있지만 빅테크사가 직접 보험사 설립을 추진하는 케이스는 이번이 처음이어서다. 특히 카카오가 지닌 방대한 가입자 수 활용시 카카오 보험사는 업계 '메기' 수준을 넘어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생활밀착형 보험으로 초기 승부
카카오페이는 지난 9일 열린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디지털 손해보험사 예비허가 승인을 받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12월 29일 금융위에 가칭 ‘카카오손해보험 주식회사’ 설립 예비허가를 신청한 지 약 반년 만이다.
지난 2018년 디지털 손해보험사 캐롯손해보험 설립 당시 예비허가에 약 두 달이 걸린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검토 기간이 길었다. 금융당국은 거대 플랫폼 빅테크 기업의 보험업 진출이라는 점에서 전보다 더 신중하게 보험사 허가를 검토했고 약 반년 만에 승인이 났다.
본허가 신청과 심사가 남아있지만 업계에서는 큰 무리없이 통과될 것으로 전망한다. 캐롯손보는 예비허가 이후 준비 과정을 거쳐 6개월 후 본허가를 신청했고 두 달 만에 본허가를 획득했다. 카카오페이도 이러한 일정에 따라 연내 본허가를 받고 내년 초 본격적인 영업을 개시하는 것으로 목표를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 보험사는 출범 초기, 여행자 보험, 펫 보험 등 미니보험(소액단기보험)을 중심으로 고객 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카카오 계열의 서비스가 생활밀착형 플랫폼 서비스를 등에 업고 성장하고 있는 만큼 초기 보험상품도 이런 부분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후 장기적으로 건강, 종신보험 상품 같은 장기보험, 연금이나 저축보험,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 판매로 확대한다는 것이 카카오페이의 구상이다. 이를 위해 카카오페이는 최근 보험계리사 등 보험업 관련 인력 채용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3600만 고객 DB, '카카오 보험' 순항 기대되는 이유
그동안 빅테크의 보험업 진출은 보험사와 제휴해 보험상품을 중개하는 수준에 그쳤다. 네이버는 일부 손보사와 제휴해 소상공인 보험을 연계해주는 서비스를 제공 중이며, 토스 역시 보험사 상품을 자사 플랫폼에 얹혀 판매하고 있다.
반면 카카오 보험사는 카카오페이가 직접 보험상품을 만들어 판매한다는 점에서 보험업계에 주는 충격파가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톡'이라는 강력한 플랫폼을 바탕으로 고객 DB(데이터베이스)를 활용, 마케팅을 전개하면 영업 측면에서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또 직접 보험을 만들기 때문에 카카오만의 색깔을 입힐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보험영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 DB 확보"라며 "카카오가 가진 고객 DB는 국내 최고 수준인 만큼 마케팅 활용 측면에서 매우 유리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미 금융업에 진출한 카카오페이의 가입자수는 3600만명(4월 기준)에 이른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대형 손보사들의 보유 고객 수는 700만~1000만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카카오 보험사가 카카오 계열 가입자들을 손 쉽게 가입자로 흡수할 수 있다면 출범 초기부터 안정적인 업계 안착도 가능할 수 있다.
'카카오표 혁신'이 가미된 미니보험 상품 출시도 업계의 이목을 끌 것으로 보인다. 이미 국내에는 날씨보험, 귀가보험, 여행보험, 레저보험 등 보험료가 저렴한 미니보험 상품이 출시된 상태지만 가입자들의 관심도가 높지 않은 상태다. 보험사들도 수익성을 이유로 미니보험 상품 출시에 적극적인 편은 아니다.
하지만 카카오페이가 향후 장기 보장성보험 상품들을 미니보험화해 내놓는다면 얘기가 달라질 수도 있다. 장기 보장성보험은 기본적으로 납입기간이 10년 이상이며 보험료 부담도 큰 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일단 가입자를 늘리고 이후에 부분 유료화하는 전략으로 몸집을 키워온 빅테크사들의 전략처럼, 카카오 보험사가 출범한다면 '가성비+혁신 상품' 등 화제성 있는 상품을 우선적으로 내놓고 가입자 늘리기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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