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예약하자”…돌아온 홈쇼핑 해외여행 상품 ‘잘 팔리네’
경기도 성남시에 사는 윤지영(34)씨는 지난 20일 한 홈쇼핑 방송을 통해 괌 여행 상품을 예약했다. 최근 남편과 함께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 윤씨는 올 추석 연휴에는 해외여행을 갈 수 있다는 기대감에 들떴다. 윤씨는 “코로나가 한창이던 지난해 봄 결혼해서 신혼여행도 제대로 가지 못했다”며 “이제 백신도 맞았고, 코로나 청정지역으로 알려진 괌이라면 안전할 것 같아 일단 예약했다”고 말했다.
최근 방역우수국가에 대한 단체여행을 허용하는 ‘트래블버블(Travel Bubble, 여행안전권역)’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홈쇼핑에서 1년 넘게 자취를 감춘 해외여행 상품이 다시 등장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주로 늦은 밤에 홈쇼핑 여행 상품 방송을 편성한 것과 달리 이제는 주말 황금시간대 자리를 꿰찬 것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GS샵은 20일 인터파크투어의 스페인 일주(6박7일), 스위스·이탈리아(7박8일), 크로아티아·슬로베니아(6박7일) 패키지 여행 상품을 판매했다. 여행은 양국 간 자가격리가 해제된 후 1년 안에 가면 된다. GS샵에 따르면 이 상품은 예약건수 7000건을 돌파했다.
전우정 GS샵 MD는 “코로나19 발생 전 TV 예능프로그램에 등장하며 인기가 많았던 여행지와 물가가 비싸 합리적인 가격대에 여행하기 어려웠던 장소를 엄선했다”며 "최근 백신 접종률이 높은 국가인데다 숙박·관광·식사가 모두 포함된 상품으로 기획, 출발 날짜도 유동적으로 잡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높은 판매량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J온스타일, 국내 여행 홈쇼핑 사상 최대 실적
앞서 CJ온스타일이 지난 6일 노랑풍선과 함께 판매한 ‘유럽 인기 일정 3선’ 패키지 상품의 경우 5만명이 넘는 예약자가 몰리며 200억원이 넘는 결제액을 기록했다. CJ온스타일은 코로나19 이후 진행된 첫 해외여행 상품 판매로 국내 여행 홈쇼핑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롯데홈쇼핑이 13일 방송한 ‘교원KRT 지중해 패키지’의 예약 건수 역시 1만건에 달해 주문금액이 약 20억원에 달했다. NS홈쇼핑은 19일 판매한 터키·이탈리아 여행 상품 예약이 6000건 이상 접수돼 주문액이 11억원을 넘었다고 밝혔다.
최근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지만 홈쇼핑업계는 대개 1~2년 내 출발 상품인 만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홈쇼핑업체 관계자는 “변이 바이러스 보도 이후에도 취소·환불 문의는 따로 없었다”며 “당초 예상보다 높은 판매량을 기록해 현재 여행사와 함께 추가 패키지 상품을 기획 중”이라고 말했다.
홈쇼핑업계의 해외여행 상품 출시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롯데홈쇼핑은 유럽·미주·동남아 등 전 세계 여행지를 대상으로 하는 패키지여행 상품을 최대 40% 할인 판매하는 ‘인터파크 선불패키지’를 기획했다. 또 해외 골프 라운딩 수요를 반영한 ‘해외 선불 골프 패키지’ 등도 추가로 내놓을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변이 바이러스 등 여러 변수가 있지만 그동안 억눌린 해외여행에 대한 수요가 더욱 높은 것으로 보인다”며 “백신 접종이 확대될수록 해외여행을 가려는 고객이 늘어날 것에 대비해 앞으로도 홈쇼핑업체의 여행 상품 출시가 봇물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허정연 기자 jypow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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