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 SH 사장에 김현아 전 의원 내정
국민의힘 내 손꼽히는 부동산 전문가로 문 정부 ‘저격수’
민주당 의원 압도적 다수 시의회 청문회 넘어야 임명 가능

오세훈 서울시장이 김현아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국회의원을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에 내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회에 김 전 의원을 내정한다는 내용을 알리고 인사청문회 개최를 요청했다.
이번 SH 사장 공모는 공개경쟁 방식으로 진행됐다. SH 임원추천위원회는 지난달 3일 신임 사장 모집공고를 냈다. 추천위원회는 서울시 2명, 서울시의회 3명, SH 2명 등 각 기관이 추천한 인사 7명으로 꾸려졌다. 추천위원회는 1차 서류심사와 2차 면접심사를 거쳐 후보자 2명을 추천했고, 오세훈 시장이 최종적으로 김현아 전 의원을 사장 후보자로 지명했다. 오 시장과는 지난 서울시장 선거 캠프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다.
김 내정자는 경원대 도시계획학 석·박사 학위를 받고 11년간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서 연구위원으로 활동한 도시정책 전문가다. 그는 2013년부터 2016년까지는 서울시 주거환경개선 정책자문위원을 지냈고, 20대 국회의원(비례)으로 국토교통위원회 위원도 맡았다. 지난해 4·15 총선에서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국토부) 장관이 재선을 지낸 고양정(일산서구)에 출마했다가 카카오 공동대표 출신인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져 낙선했다.
부동산 전문가인 그는 현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연일 비판해왔다. 지난 2월에는 정부의 2·4 공급대책이 나오자 당시 국토부 전·현직 장관을 동시에 비꼬기도 했다. 김 내정자는 당시 자신의 SNS에 “김(현미) 전 장관은 주택이 부족한 게 아니라 투기꾼 때문에 집값이 오른다고 했다. 그래도 집값이 오르니 아파트 공급 부족을 인정하면서 아파트는 빵이 아니라 빨리 공급할 수 없다고 했다”며 “그런데 장관이 바뀌더니 아파트가 빵이 됐다. 갑자기 200만호를 짓겠다고 한다”고 적었다.
김 위원의 이런 발언은 아파트를 빵에 빗대며 ‘공급 부족’이 전(前) 정권 탓이라던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의 발언을 비꼰 것으로 풀이된다. 김현미 전 장관은 지난해 11월 아파트 공급 부족으로 인한 전세난 지적에 “아파트가 빵이라면 제가 밤을 새워서라도 만들겠지만, 아파트는 공사 기간이 오래 걸려 당장 마련하는 것은 어렵다”고 답변한 바 있다.
변창흠 당시 국토부 장관이 김 전 장관의 발언을 뒤집고 아파트를 빵과 같이 쉽게 공급할 수 있는 것으로 만들었다고 풍자한 것이다.
김 내정자의 SH 사장 취임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의회 대다수가 민주당 의원이라 청문회 과정에서 갈등이 빚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의회는 오는 14일 SH 사장 인사청문회를 열고 김 내정자에 대한 검증을 진행하기로 했다.
허인회 기자 heo.inho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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