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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작 틈바구니 숨 고르기에 나선 넥슨…내년에는 반등할까

경쟁 게임사들, 올해 공격적으로 신규 게임 출시
넥슨 자체 개발작,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공개
신규 IP 흥행 가능성은 아직 ‘미지수’
테일즈위버M 등 기존 IP 활용 게임은 흥행 가능성 높아

 
 
 
 
 
프로젝트 'HP' 이미지 [사진 넥슨]
최근 국내 대표 게임사들이 신작 게임을 통해 국내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게임업계 맏형인 넥슨만 조용한 모습이다. 넥슨은 우선 자체 개발 신작에 집중하겠단 방침이다. 
 

본격적으로 신작 출시하는 경쟁사들…상대적으로 조용한 넥슨 

현재 국내 게임 시장은 대형 게임사들의 신작들이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 5월 출시된 엔씨소프트의 모바일 게임 ‘트릭스터M’을 시작으로, 지난 6월 넷마블이 ‘제2의 나라’를 출시했으며 최근에는 카카오게임즈가 ‘오딘’을 통해 신작 경쟁 대열에 합류했다. 지난 1월 출시된 데브시스터즈의 ‘쿠키런: 킹덤’도 장기 흥행에 돌입한 모양새다.
 
특히 오딘의 경우 4년 가까이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던 엔씨의 ‘리니지M’을 꺾고 매출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엔씨는 하반기 출시 예정인 대작 모바일 게임 ‘블레이드앤소울2’를 통해 반격에 나서겠단 계획이다.
 
이렇듯 코로나19로 개발 일정이 다소 지연됐던 신작들이 올해 쏟아져 나오는 와중에, 유독 조용한 게임사가 있다. 바로 게임업계 맏형 넥슨이다.  
 
넥슨은 지난 2019년까지 매년 10종이 넘는 신규 게임을 출시해 왔다. 넷마블, 엔씨 등 다른 경쟁사와 비교해 게임 출시 가짓수에서 단연 독보적이었다. 아울러 ‘다양성’을 강조하며 혁신적인 게임도 많이 출시했다.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는 2018년 열린 미디어토크에서 “넥슨의 철학을 한 단어로 정의하면 다양성”이라며, 넥슨만의 문화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추가 현금 결제가 필요 없는 ‘로드러너 원’, ‘애프터 디 엔드:잊혀진 운명, ‘이블 팩토리’ 등을 비롯해 공룡을 전면에 내세운 ‘듀랑고’도 넥슨에서 나왔다.  
 
그러나 해당 게임들의 참신함이 매출과 연결되지는 않았다. 결국 넥슨은 2019년 하반기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하고 ‘페리아 연대기’ 등 그동안 진행 중이던 신규 게임 프로젝트들을 대거 정리했다. 넥슨은 이후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성공 가능성 높은 게임들만 남겼다.
 
특히 넥슨은 올 초 확률형 아이템 논란으로 큰 곤욕을 치렀다. 신규 게임 출시보다 기존 게임 확률 개편 및 서비스 안정화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었다. 아울러 지난해 하반기 중국 출시를 앞두고 있던 ‘던전앤파이터 모바일’도 중국 규제에 막혀 출시를 잠정 연기한 상태다.
 
넥슨은 올해 신규 게임 출시보다 자체 개발 작품의 완성도에 심혈을 기울이겠단 포부다. 물론 신작 출시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커츠펠’, ‘코스노바 모바일’ 등의 신작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이는 자체 개발이 아닌 퍼블리싱 작품이며, 경쟁사들의 대작과 비교해 볼륨 역시 크지 않다.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이미지 [사진 넥슨]

‘빅’과 ‘리틀’…자체 개발 신작 준비하는 넥슨

넥슨이 준비하고 있는 자체 개발 신작들은 크게 ‘빅(Big)’과 ‘리틀(Little)’로 구분된다. 해당 게임들은 지난 2019년 말 구성된 신규개발본부가 개발 중이다.
 
‘빅’에 해당하는 4종의 게임은 넥슨의 신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작품으로, 자원과 인력을 해당 게임에 집중하고 있다. ‘신규 MMORPG’는 언리얼 엔진 4로 개발하는 신규 대작 프로젝트다. 대규모 공성 전투 콘텐트를 핵심으로 전략적 플레이 경험을 강화한 멀티 플랫폼 MMORPG다. ‘서든어택’, ‘액스(AxE)’ 개발에 참여한 이익제 디렉터의 지휘하에 넥슨에서 단 한 번도 시도하지 않았던 대규모 인원이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프로젝트 SF2’는 언리얼 엔진 4 기반의 Full 3D 카툰 애니메이션 그래픽과 일반적인 캐릭터 수집형 게임과 완전히 다른 게임성을 갖춘 모바일 게임이다. ‘SF2’만의 고유한 전투 방식을 토대로 차별화된 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슈퍼판타지워’를 개발한 이정근 디렉터와 100명 이상의 인원이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테일즈위버M’은 ‘바람의나라: 연’,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처럼 넥슨을 대표하는 IP의 모바일 버전 게임이다. 원작의 강점인 2D 그래픽과 스토리를 계승 및 발전시키고 있다. 단순한 PC버전의 이식을 넘어 기존 모바일 MMORPG보다 전략적인 전투를 구사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제작하고 있다. ‘테일즈위버’, ‘바람의나라’ 디렉터를 맡았던 심기훈 디렉터가 90여 명의 인원과 함께 개발하고 있다.
 
‘HP’는 ‘듀랑고’와 ‘마비노기 영웅전’을 개발한 이은석 디렉터의 신작으로 칼, 창, 망치, 활 등 근접 무기를 활용한 전투 중심의 PvP 액션 게임이다. 전형적인 중세 판타지 세계와 다르게 현대적인 시각 요소가 가미된 탁월한 비주얼과 화끈한 액션을 앞세운 PC 기반의 고품질 게임으로 개발 중이다.  
 
특히 넥슨은 최근 HP 관련 티저 영상을 공개하고 오는 8월 ‘프리 알파 테스트’를 예고했다. 넥슨 신규개발본부를 총괄하는 김대훤 부사장은 “프로젝트 HP가 최고의 재미를 줄 수 있도록 이은석 디렉터를 필두로 모든 개발진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신규개발본부는 프로젝트 HP를 시작으로 완성도와 차별성을 두루 갖춘 작품을 시장에 연달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리틀’에 해당하는 5종의 게임은 게임을 소재로 새롭고 창의적인 재미를 만들기 위한 도전 프로젝트다. ‘게임 메이킹 플랫폼’이라는 색다른 장르로 기존 게임 개발의 경계를 허무는 ‘MOD’, 차세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신개념 놀이 플랫폼 ‘페이스플레이(FACEPLAY)’는 기존 게임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해저 탐험 테마로 독특한 게임성을 지닌 ‘DR’, 빠른 템포의 전투와 스타일리시한 액션을 앞세운 팀 대전 액션게임 ‘P2’, 독특한 분위기 속에서 동료와 함께 중세 판타지 던전을 모험하는 ‘P3’도 신규개발본부가 개발하고 있는 새로운 게임이다. 
테일즈위버M 이미지 [사진 넥슨]

신규 IP 흥행 실패 경험 다수…“많은 시행착오 겪을 것”

넥슨은 내년 1분기부터 신작 9종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올해는 숨 고르기에 들어가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신작 출시 러시에 나서는 셈이다.
 
해당 신작들의 성공 여부에 따라 넥슨의 미래는 크게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도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 등 기존 캐시카우들로 연 매출 3조원을 기록하고 있지만, 언제까지나 구작으로 버틸 순 없기 때문이다.
 
신작 액션 게임 HP의 프리 알파 테스트를 통해 넥슨 신작의 흥행 가능성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신규 IP 흥행 실패를 여럿 경험했던 넥슨의 전례를 놓고 봤을 때, 신작들의 흥행 가능성이 높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물론 9종의 신작 중 소수만 성공해도 넥슨 입장에서는 새로운 캐시카우를 얻게 된다.
 
아울러 넥슨은 니트로 스튜디오와 데브캣을 통해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와 ‘마비노기 모바일’도 개발 중이다. 니트로 스튜디오와 데브캣은 넥슨코리아와 원더홀딩스가 각사의 개발 역량과 사업 노하우를 결합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지난해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신규 프로젝트를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게임사는 국내에서 사실상 넥슨뿐”이라며 “그동안 여러 참신한 게임들을 많이 선보였던 만큼, 이번에도 업계의 예상을 뛰어넘는 게임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넥슨의 신규 IP 성적이 좋지 않았던 만큼, 기존 인기 IP를 활용한 테일즈위버M, 마비노기 모바일,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를 제외하고는 흥행 가능성을 점치기가 조심스럽다”며 “참신한 시도가 반드시 매출과 연결되는 것은 아닌 만큼, 출시를 앞두고 많은 시행착오를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원태영 기자 won.tae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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