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란 코인도란] 폭염에도 국내 코인시장은 '한겨울'… 투자자들이 떠났다
비트코인 가격 정체에 코인거래 '뚝'
투자자 관심 식자 국내시장 '역프' 발생
규제 강화 움직임 속 '레버리지 조정' 선제 대응 나선 해외거래소
YGG토큰 31초만에 매진…코인시장에 부는 'P2E 바람'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적격 투자 대상 자산에 비트코인이 들어가는 시대입니다. 그런데도 코인 관련한 투자 정보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500만 ‘코인러’를 위한 핵심 투자 정보를 정리해 드립니다. 모든 투자 판단과 그에 따른 투자 결과는 투자자 본인의 책임입니다. [편집자]
아마존이 코인 시장을 들었다 놨다. 영국 한 언론이 내부 관계자를 인용해 “아마존이 올해 말까지 비트코인 결제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7월 25일 보도했다. 비트코인은 3만3000달러 박스권을 돌파해 4만달러선에 바짝 다가섰다. 이튿날 아마존이 이를 부인하자 비트코인 가격은 다시 밀렸다. 단, 3만6000달러선까지만. 그 지점을 바닥으로 다시 상승, 이제는 4만달러를 놓고 공방 중이다.
아마존이 비트코인 결제를 부인하긴 했지만, “암호화폐 관련 조사 및 연구는 계속해 나간다”고 밝혔다. 코인 결제와 관련한 전문가도 계속 채용 중이다. 연내는 어려울지 모르지만, 환경만 조성되면 언제든 코인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기업의 디지털 자산 시장 진출은 예정된 미래다. 규제 불확실성 때문에 시기를 저울질할 뿐이다.
국내 코인 시장은 한겨울이다. 비트코인이 저점(업비트 기준 3400만원선)에서 많이 올라오긴 했지만, 4월 중순 뜨거운 여름(8000만원 돌파)과 비교하면 반토막에 가깝다. 크게 데인 이들은 반토막난 잔고를 들고 시장을 떠났다. 4대 코인 거래소의 실명계좌를 분석했더니 6월 출금액이 12조7000억원으로 입금액(10조7000억원)보다 2조원 많았다. 코인 시장을 부정적으로 보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뜻이다.
‘파이어족(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 경제적 자립을 통해 빠른 시기에 은퇴하려는 사람들을 뜻하는 말)’의 신화가 아니라 토막난 잔고의 현실을 목도한 이들은 코인 시장 진입을 주저했다. 6월 4대 거래소에 새로 가입한 투자자는 12만여명에 그쳤다. 4월(약 165만명)과 비교하면 13분의 1 수준에 그친다. 4대 거래소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도 4월 22조원에서 6월 6조7000억원으로 70% 가까이 급감했다.
국내 투자자들이 관심이 없으니, 비트코인은 국내에서 해외보다 되레 싸게 거래됐다. ‘역(逆) 김치 프리미엄’, 이른바 역프 현상이 5개월 만에 발생했다. 2018년 폭락장의 기억이 생생했던 국내 투자자들은 코인 시장엔 그림자도 얼씬거리지 않았다. 분위기가 바뀐 건 지난 2월 테슬라의 비트코인 매수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투자세가 갑자기 몰리면서 4월 한때 김치 프리미엄은 20%를 돌파했다. 그러다 비트코인 가격 하락으로 다시 역프가 됐다.
역프가 나타난 건 변동성에 데인 투자자들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국내 투자 환경의 불확실성 또한 한몫을 했다. 9월 25일부터 시행되는 특금법을 앞두고 거래소의 앞날을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국내 코인 프로젝트 역시 그 운명을 알 수 없다. 강세장도 아닌데 굳이 거래 위험이 있는 코인 시장을 찾을 필요가 없다.
특금법 본격 시행을 앞두고, 정부는 사전 정지 작업에 한창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8개 주요 거래소의 이용약관을 심사해 15개 불공정약관에 대한 시정 권고를 내렸다. 금융정보분석원(FIU)은 9월 24일까지 규제 공백기에 발생할 소비자 피해를 우려해 79개 거래소의 집금계좌(이른바 벌집계좌) 94개를 찾아냈다. 이 중 위장계좌로 파악된 14개 계좌에 대해선 거래중단 등의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이 와중에 국내 유일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인 부산광역시는 총 450억원의 예산을 들여 디지털자산 통합 거래소 설립을 추진 중이라고 한다. 민간 중심의 거래소 시장에 어떤 파급효과를 몰고 올지 기대된다.
불투명한 지배구조가 리스크로 지적돼 왔던 빗썸은 새로운 주인을 맞게 될 지 모른다. 온라인 게임업체 위메이드가 빗썸코리아 주주사인 비덴트에 두 차례에 걸쳐 총 800억원을 투자했다. 위메이드는 빗썸과의 협력 관계를 바탕으로 메타버스 및 NFT(Non-Fungible Token, 대체불가토큰) 관련 사업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모색한다고 한다. 단순히 매매를 중개하던 거래소가 NFT 분야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고 있다.
실상 코인판의 가장 핫한 테마는 NFT다. 블록체인 업계에 발을 들이고 있는 업체라면 다들 NFT 사업 진출을 선언하는 분위기다. 카카오의 블록체인 기술 계열사 그라운드X는 카카오톡 암호화폐 지갑 ‘클립’에서 한정판 디지털 작품을 전시ㆍ유통할 수 있는 ‘클립드롭스’ 서비스를 베타 출시했다. 7월 29일 진행한 ‘미스터미상’이라는 작가의 작품(총 1억원 규모)이 판매 시작 27분 만에 완판됐다.
문제는 NFT와 관련한 법 규정이 아직은 불확실하다는 점이다. NFT는 경제적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전자적으로 거래 또는 이전될 수 있는 전자적 증표에 해당한다. 금융위원회의 해석이 아직은 없지만, NFT의 특징을 감안하면 NFT 사업자도 특금법의 신고 대상이 될 수 있다. 선량한 사업자들이 피해보지 않도록 금융당국이 명확하게 선을 그어줘야겠다.
그간 비트코인과 암호화폐를 거세게 비판해온 엘리자베스 워런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이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에게 보낸 공개편지를 통해 암호화폐에 대한 더욱 강력한 규제를 요구했다. 암호화폐가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을 위협하는 갈수록 커지는 위험요소”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그 역시 기존 금융시스템에 많은 문제가 있으며 이애 대한 해결책이 디지털 화폐가 될 수 있다고 인정했다. 7월 28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선 “디지털 화폐,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가 은행계좌가 없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에서도 암호화폐 업계에 대한 감독당국의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암호화폐 대출 및 예치 서비스업체 블록파이는 신규 이자 계정 개설을 9월 2일부터 중단한다. 미국 뉴저지주의 증권국이 블록파이의 예치상품(BIA)을 미등록증권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 FTX는 레버리지 한도를 기존 101배에서 20배로 낮췄다. “투자자가 감당할 수 있는 투자를 독려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하지만, 향후 강화될 규제에 선대응하는 모습이다. 앞서 선물 거래소 비트멕스는 일본 정부의 규제 강화에 따라 2020년 5월 일본 거주자 대상 서비스를 종료했다. 코인베이스 프로는 2020년 11월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권고에 따라 레버리지 거래(종전 배율 한도 3배)를 중단했다. 후오비 글로벌은 올해 6월 레버리지 한도를 125배에서 5배로 축소했다.
각국 정부의 규제압박을 가장 세게 받고 있는 바이낸스는 감독당국의 눈밖에 나지 않기 위해 거래소 운영 전반을 점검하고 있다. FTX 등과 마찬가지로 레버리지 한도를 20배로 낮췄다. 고객신원확인(KYC) 절차를 강화해 기본 KYC 절차인 1단계만을 거친 신규가입 이용자의 1일 출금 한도를 0.06BTC로 정했다. 기존 1일 한도는 2BTC였다. 아울러 창업자인 창펑자오 CEO는 규제가 강화된 시장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신이 CEO 자리에서 물러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규제와 별개로 기업은 기업이 할 일을 한다. 시장에 기회가 있다고 판단하면 태세 전환을 망설이지 않는다. 최근 보고서를 통해 “규제 강화로 암호화폐 시장이 붕괴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 글로벌 금융그룹 UBS는 암호화폐 ETP(상장지수상품) 청산 및 결제 서비스를 테스트 중에 있다.
페이팔은 암호화폐 기능을 지원하는 ‘슈퍼 앱’ 월렛을 출시할 예정이다. 매도 루머가 번졌던 테슬라는 여전히 비트코인을 들고 있었다. 다만, 가격 하락으로 약 265억원의 평가손실을 봤다. 단일 기업으로는 가장 많은 비트코인(약 10만5085개)을 보유 중인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취득 후 비트코인 가격 하락에 따른 손실이 4억2480만달러에 달하는데도, 앞으로도 계속 비트코인을 매수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게임 NFT 투자 DAO(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s, 탈중앙화 자율조직)인 ‘일드길드게임즈(Yield Guild Games, YGG)’가 발행한 토큰(YGG) 판매가 31초 만에 매진됐다.
7월 27일 총 2500만개의 YGG 토큰(개당 약 0.5달러)을 팔았는데, 32명의 큰손들이 전체 물량을 쓸어갔다. 이 때문에 YGG의 CEO는 이튿날 공식 사과를 하기도 했다.
YGG 토큰은 일종의 주식이다. YGG는 최근 관심을 받고 있는 P2E(Play to Earn), 게임 내 활동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것을 전문으로 하는 블록체인 기반 게임길드다. 현재 2만명 이상의 멤버를 확보하고 있고, 액시인피니티ㆍ스플린터랜드 등 다양한 게임에 투자하고 있다.
YGG는 완전한 DAO 전환을 목표로 8790만개의 토큰을 만들었다. 이 토큰은 1개가 1주와 같은 의미다. 이를 소유한 회원들은 DAO의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고, 다양한 NFT 자산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을 배분받게 된다. YGG의 2500만개 토큰을 제외한 6290만개의 토큰은 추후 YGG 회원들에게 분배될 예정이다.
이번 YGG 토큰 세일의 성공은 온전히 액시인피니티(AXS)의 흥행에 있다. 액시인피니트는 이더리움 생태계 내 NFT 게임 중 1위다. 3만명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7월 29일에는 하루 수익이 4000만달러를 돌파했다. 7월 한 달 간 수익은 2억달러를 웃돌았다. 게임의 흥행에 7월 초 7000원에도 못 미쳤던 AXS 가격은 7월 27일 6만원을 돌파했다.
액시인피니티의 성공에 시장에는 P2E 테마 바람이 불었다. ‘제2의 액시’를 찾기에 여념이 없다. 그 와중 투자자들의 눈에 들어온 게 YGG 토큰이다. 투자 열기에 상장 하루 만인 7월 30일 현재 2달러를 돌파했다. 판매가격의 4배를 웃돈다. 대세는 맞지만, 거품이 낀 건 아닌지 알 수 없다. 액시인피니티에 이은 제2, 제3의 P2E 게임이 나와야 YGG토큰의 가격이 정당화될 수 있다.
8월 6일 미국의 7월 비농업부분 고용 상황이 발표된다. 시장은 전달과 비교해 75만명 정도 늘었을 것으로 예상한다. 고용은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가장 눈여겨 보는 지표다. 8월 잭슨홀 회의에서 테이퍼링(자산매입축소)과 관련해 어떤 얘기가 나올지 고용지표를 통해 짐작해 볼 수 있다.
이더리움 체인의 업그레이드인 ‘런던 하드포크’가 8월 4일 오후 10시부터 5일 오전 2시 사이에 진행된다. 블록체인은 일종의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은 주기적인 업데이트가 필요하다. 하드포크는 이전 버전과 호환되지 않는 프로그램 업데이트다.
런던 하드포크는 채굴자에게 대부분 돌아가던 수수료를 인하, 일반 투자자들에게 보다 우호적인 환경을 만드는 게 골자다. 가스비를 기본 수수료와 우선 수수료(priority fee)로 구분해, 기본 수수료는 소각하고 우선 수수료만 채굴자들에게 지급한다. 이에 따라 이더리움 공급량이 연 4% 정도 감소할 전망이다. 공급량 감소는 가격 상승을 의미한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호재가 이미 가격에 선반영됐을 수도 있다. 하드포크 후 이더리움 가격이 되레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
※필자는 알고란(알기 쉬운 경제뉴스 고란tv)의 대표이자, 유일한 기자이자, 노동자다. 중앙일보에서 기자로 일했다. 경제 뉴스를 해석하는 능력(어려운 말로 ‘미디어 리터러시’)을 키워주는 유튜브 채널 ‘알고란’을 운영하고 있다. 코인ㆍ주식ㆍ부동산 등 가릴 것 없이 모든 투자 자산에 관심이 많다. 최근 시장 무서운 줄 잊고 레버리지로 투자하다 큰 손실을 본 후, 생계형 기자 모드로 전환했다(독자분들도 신용 거래는 조심하셔라. 여기 반면교사가 있다). 구독ㆍ좋아요ㆍ알림설정은 사랑이다.
고란 기자 algorantv365@gmail.com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아마존이 코인 시장을 들었다 놨다. 영국 한 언론이 내부 관계자를 인용해 “아마존이 올해 말까지 비트코인 결제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7월 25일 보도했다. 비트코인은 3만3000달러 박스권을 돌파해 4만달러선에 바짝 다가섰다. 이튿날 아마존이 이를 부인하자 비트코인 가격은 다시 밀렸다. 단, 3만6000달러선까지만. 그 지점을 바닥으로 다시 상승, 이제는 4만달러를 놓고 공방 중이다.
아마존이 비트코인 결제를 부인하긴 했지만, “암호화폐 관련 조사 및 연구는 계속해 나간다”고 밝혔다. 코인 결제와 관련한 전문가도 계속 채용 중이다. 연내는 어려울지 모르지만, 환경만 조성되면 언제든 코인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기업의 디지털 자산 시장 진출은 예정된 미래다. 규제 불확실성 때문에 시기를 저울질할 뿐이다.
국내에선 무슨 일이=‘역프’가 나타났다
‘파이어족(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 경제적 자립을 통해 빠른 시기에 은퇴하려는 사람들을 뜻하는 말)’의 신화가 아니라 토막난 잔고의 현실을 목도한 이들은 코인 시장 진입을 주저했다. 6월 4대 거래소에 새로 가입한 투자자는 12만여명에 그쳤다. 4월(약 165만명)과 비교하면 13분의 1 수준에 그친다. 4대 거래소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도 4월 22조원에서 6월 6조7000억원으로 70% 가까이 급감했다.
국내 투자자들이 관심이 없으니, 비트코인은 국내에서 해외보다 되레 싸게 거래됐다. ‘역(逆) 김치 프리미엄’, 이른바 역프 현상이 5개월 만에 발생했다. 2018년 폭락장의 기억이 생생했던 국내 투자자들은 코인 시장엔 그림자도 얼씬거리지 않았다. 분위기가 바뀐 건 지난 2월 테슬라의 비트코인 매수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투자세가 갑자기 몰리면서 4월 한때 김치 프리미엄은 20%를 돌파했다. 그러다 비트코인 가격 하락으로 다시 역프가 됐다.
역프가 나타난 건 변동성에 데인 투자자들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국내 투자 환경의 불확실성 또한 한몫을 했다. 9월 25일부터 시행되는 특금법을 앞두고 거래소의 앞날을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국내 코인 프로젝트 역시 그 운명을 알 수 없다. 강세장도 아닌데 굳이 거래 위험이 있는 코인 시장을 찾을 필요가 없다.
특금법 본격 시행을 앞두고, 정부는 사전 정지 작업에 한창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8개 주요 거래소의 이용약관을 심사해 15개 불공정약관에 대한 시정 권고를 내렸다. 금융정보분석원(FIU)은 9월 24일까지 규제 공백기에 발생할 소비자 피해를 우려해 79개 거래소의 집금계좌(이른바 벌집계좌) 94개를 찾아냈다. 이 중 위장계좌로 파악된 14개 계좌에 대해선 거래중단 등의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이 와중에 국내 유일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인 부산광역시는 총 450억원의 예산을 들여 디지털자산 통합 거래소 설립을 추진 중이라고 한다. 민간 중심의 거래소 시장에 어떤 파급효과를 몰고 올지 기대된다.
불투명한 지배구조가 리스크로 지적돼 왔던 빗썸은 새로운 주인을 맞게 될 지 모른다. 온라인 게임업체 위메이드가 빗썸코리아 주주사인 비덴트에 두 차례에 걸쳐 총 800억원을 투자했다. 위메이드는 빗썸과의 협력 관계를 바탕으로 메타버스 및 NFT(Non-Fungible Token, 대체불가토큰) 관련 사업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모색한다고 한다. 단순히 매매를 중개하던 거래소가 NFT 분야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고 있다.
실상 코인판의 가장 핫한 테마는 NFT다. 블록체인 업계에 발을 들이고 있는 업체라면 다들 NFT 사업 진출을 선언하는 분위기다. 카카오의 블록체인 기술 계열사 그라운드X는 카카오톡 암호화폐 지갑 ‘클립’에서 한정판 디지털 작품을 전시ㆍ유통할 수 있는 ‘클립드롭스’ 서비스를 베타 출시했다. 7월 29일 진행한 ‘미스터미상’이라는 작가의 작품(총 1억원 규모)이 판매 시작 27분 만에 완판됐다.
문제는 NFT와 관련한 법 규정이 아직은 불확실하다는 점이다. NFT는 경제적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전자적으로 거래 또는 이전될 수 있는 전자적 증표에 해당한다. 금융위원회의 해석이 아직은 없지만, NFT의 특징을 감안하면 NFT 사업자도 특금법의 신고 대상이 될 수 있다. 선량한 사업자들이 피해보지 않도록 금융당국이 명확하게 선을 그어줘야겠다.
해외에선 무슨 일이=거래소, 납작 엎드리다
해외에서도 암호화폐 업계에 대한 감독당국의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암호화폐 대출 및 예치 서비스업체 블록파이는 신규 이자 계정 개설을 9월 2일부터 중단한다. 미국 뉴저지주의 증권국이 블록파이의 예치상품(BIA)을 미등록증권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 FTX는 레버리지 한도를 기존 101배에서 20배로 낮췄다. “투자자가 감당할 수 있는 투자를 독려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하지만, 향후 강화될 규제에 선대응하는 모습이다. 앞서 선물 거래소 비트멕스는 일본 정부의 규제 강화에 따라 2020년 5월 일본 거주자 대상 서비스를 종료했다. 코인베이스 프로는 2020년 11월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권고에 따라 레버리지 거래(종전 배율 한도 3배)를 중단했다. 후오비 글로벌은 올해 6월 레버리지 한도를 125배에서 5배로 축소했다.
각국 정부의 규제압박을 가장 세게 받고 있는 바이낸스는 감독당국의 눈밖에 나지 않기 위해 거래소 운영 전반을 점검하고 있다. FTX 등과 마찬가지로 레버리지 한도를 20배로 낮췄다. 고객신원확인(KYC) 절차를 강화해 기본 KYC 절차인 1단계만을 거친 신규가입 이용자의 1일 출금 한도를 0.06BTC로 정했다. 기존 1일 한도는 2BTC였다. 아울러 창업자인 창펑자오 CEO는 규제가 강화된 시장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신이 CEO 자리에서 물러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규제와 별개로 기업은 기업이 할 일을 한다. 시장에 기회가 있다고 판단하면 태세 전환을 망설이지 않는다. 최근 보고서를 통해 “규제 강화로 암호화폐 시장이 붕괴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 글로벌 금융그룹 UBS는 암호화폐 ETP(상장지수상품) 청산 및 결제 서비스를 테스트 중에 있다.
페이팔은 암호화폐 기능을 지원하는 ‘슈퍼 앱’ 월렛을 출시할 예정이다. 매도 루머가 번졌던 테슬라는 여전히 비트코인을 들고 있었다. 다만, 가격 하락으로 약 265억원의 평가손실을 봤다. 단일 기업으로는 가장 많은 비트코인(약 10만5085개)을 보유 중인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취득 후 비트코인 가격 하락에 따른 손실이 4억2480만달러에 달하는데도, 앞으로도 계속 비트코인을 매수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위클리 코인=P2E(Play to Earn)가 NFT 게임을 구원한다
7월 27일 총 2500만개의 YGG 토큰(개당 약 0.5달러)을 팔았는데, 32명의 큰손들이 전체 물량을 쓸어갔다. 이 때문에 YGG의 CEO는 이튿날 공식 사과를 하기도 했다.
YGG 토큰은 일종의 주식이다. YGG는 최근 관심을 받고 있는 P2E(Play to Earn), 게임 내 활동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것을 전문으로 하는 블록체인 기반 게임길드다. 현재 2만명 이상의 멤버를 확보하고 있고, 액시인피니티ㆍ스플린터랜드 등 다양한 게임에 투자하고 있다.
YGG는 완전한 DAO 전환을 목표로 8790만개의 토큰을 만들었다. 이 토큰은 1개가 1주와 같은 의미다. 이를 소유한 회원들은 DAO의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고, 다양한 NFT 자산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을 배분받게 된다. YGG의 2500만개 토큰을 제외한 6290만개의 토큰은 추후 YGG 회원들에게 분배될 예정이다.
이번 YGG 토큰 세일의 성공은 온전히 액시인피니티(AXS)의 흥행에 있다. 액시인피니트는 이더리움 생태계 내 NFT 게임 중 1위다. 3만명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7월 29일에는 하루 수익이 4000만달러를 돌파했다. 7월 한 달 간 수익은 2억달러를 웃돌았다. 게임의 흥행에 7월 초 7000원에도 못 미쳤던 AXS 가격은 7월 27일 6만원을 돌파했다.
액시인피니티의 성공에 시장에는 P2E 테마 바람이 불었다. ‘제2의 액시’를 찾기에 여념이 없다. 그 와중 투자자들의 눈에 들어온 게 YGG 토큰이다. 투자 열기에 상장 하루 만인 7월 30일 현재 2달러를 돌파했다. 판매가격의 4배를 웃돈다. 대세는 맞지만, 거품이 낀 건 아닌지 알 수 없다. 액시인피니티에 이은 제2, 제3의 P2E 게임이 나와야 YGG토큰의 가격이 정당화될 수 있다.
이번 주는 뭘 봐야 할까=‘런던 하드포크’, 이더리움 가격은?
이더리움 체인의 업그레이드인 ‘런던 하드포크’가 8월 4일 오후 10시부터 5일 오전 2시 사이에 진행된다. 블록체인은 일종의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은 주기적인 업데이트가 필요하다. 하드포크는 이전 버전과 호환되지 않는 프로그램 업데이트다.
런던 하드포크는 채굴자에게 대부분 돌아가던 수수료를 인하, 일반 투자자들에게 보다 우호적인 환경을 만드는 게 골자다. 가스비를 기본 수수료와 우선 수수료(priority fee)로 구분해, 기본 수수료는 소각하고 우선 수수료만 채굴자들에게 지급한다. 이에 따라 이더리움 공급량이 연 4% 정도 감소할 전망이다. 공급량 감소는 가격 상승을 의미한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호재가 이미 가격에 선반영됐을 수도 있다. 하드포크 후 이더리움 가격이 되레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
※필자는 알고란(알기 쉬운 경제뉴스 고란tv)의 대표이자, 유일한 기자이자, 노동자다. 중앙일보에서 기자로 일했다. 경제 뉴스를 해석하는 능력(어려운 말로 ‘미디어 리터러시’)을 키워주는 유튜브 채널 ‘알고란’을 운영하고 있다. 코인ㆍ주식ㆍ부동산 등 가릴 것 없이 모든 투자 자산에 관심이 많다. 최근 시장 무서운 줄 잊고 레버리지로 투자하다 큰 손실을 본 후, 생계형 기자 모드로 전환했다(독자분들도 신용 거래는 조심하셔라. 여기 반면교사가 있다). 구독ㆍ좋아요ㆍ알림설정은 사랑이다.
고란 기자 algorantv36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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