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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투’ 많은 대성홀딩스·경남스틸…금리인상에 대출자 속탄다

증권사에 빌린 돈 25兆, 반대매매 421兆 14년만에 최대
코스피 3.5% 내릴 때 빚투 상위 20% 기업은 9.7% 하락

 
 
지난 26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빚투(빚내서 투자)’ 상위 종목 투자에 대한 주의가 필요해지고 있다. 높은 이자 부담에 주식을 매도하는 투자자가 늘어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서다. 대출을 갚지 못한 투자자의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증권사의 ‘반대매매’ 행위도 주가 하락을 부추길 수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8일 코스피·코스닥 시장의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25조 6112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1년 전(16조326억원)보다 9조원 이상 늘어난 금액이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개인투자자들이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에서 빌린 돈이다. 규모가 커질수록 ‘빚투’에 나선 투자자가 많아졌다는 의미다.
 
코스피 상장사 중 신용거래융자 잔고율(신용잔고수량 대비 전체 주식 수)이 10%가 넘는 종목은 대성홀딩스(12.12%), 콤텍시스템(10.71%), 카뮤이앤씨(10.19%) 등 3곳이다. 코스닥에서는 선광(13.81%), 서린바이오(12.07%), 비트컴퓨터(11.76%), 아이텍(11.30%), 경남스틸(11.04%) 등 19개 기업이 잔고율 상위(10% 이상)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증권사, 조만간 신용융자 금리 인상할 수도 

 
신용거래융자 잔고율이 높다는 건 투자자들이 대출을 받아서 주식을 살만큼 시장 내 관심도가 큰 종목이란 뜻이다. 그러나 빚을 내서 투자한 만큼 금리 인상 등으로 이자 부담이 커질 경우 단기간에 매도세가 폭증, 큰 폭의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이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6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증권사들은 신용거래융자 금리 인상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번 기준금리 인상이 곧바로 신용융자 금리에 반영되진 않더라도, 향후 한은이 계속해서 금리를 올릴 경우 신용융자 금리 인상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빚투’ 상위 종목에 투자할 때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실제로 기준금리 인상을 앞둔 지난 17~20일 코스피 지수가 3.5% 하락하는 동안 신용잔고율 상위 20% 종목의 주가는 평균 9.7%나 빠졌다. 신용거래융자 잔고율 2위와 3위인 콤텍시스템(-11.84%)과 까뮤이앤씨(-16.31%)의 주가 하락폭이 특히 컸다. 두 개 기업의 연초 이후 수익률도 -15.02%, -21.87%였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률은 6.82%다.
 
코스닥에선 신용거래융자 잔고율 3위인 비트컴퓨터(-15.67%)와 5위 경남스틸(-8.55%), 6위 시스윅(-17.2%) 등의 주가 변동이 두드러졌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 하락률(7%)를 웃도는 수치다. 특히 경남스틸은 연초 이후 수익률이 242%에 달하는 고수익 종목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주가가 크게 흔들렸다.
 
증권사의 반대매매도 주가 하락 원인으로 작용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해당 기간 증권사의 반대매매 규모는 318억원에서 421억원으로 100억원 이상 급증했다. 2007년 4월 24일(426억원) 이후 역대 최대 수준이다. 반대매매란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산 이후 기한 내에 갚지 못했을 때, 증권사가 투자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강제로 주식을 팔아버리는 것을 말한다. 장 시작과 함께 하한가로 처분하기 때문에 큰 손실을 볼 수 있는데, 투자자들에겐 반대매매 전에 주식을 팔아 빚을 갚으려는 심리를 부추기는 요인이 된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와 코스닥 시총 대비 신용융자 잔고가 최고점 수준에 도달했고, 증권사의 반대매매 비중도 높아진 상황”이라며 “신용융자가 많이 쌓인 기업은 반대매매 리스크 등으로 단기적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민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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