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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가 은행 라이벌?…'금융X유통' 생태계 구축 나선 은행들

스타벅스 선불충전금 규모, 핀테크 기업들과 비등
택배부터 '라방'까지…유통+금융 콜라보 협업 활발

 
 
[AFP=연합뉴스]
1801억원.  
 
스타벅스가 지난해 모은 선불충전금 규모다. 스타벅스코리아는 2018년 ‘현금 없는 매장’을 처음 선보이면서 카드 결제 규모를 키워 왔는데, 선불로 돈을 충전하는 ‘사이렌 오더’ 앱의 경우 일부 핀테크 업체와 견줄만한 수준으로 선불충전금을 확대했다. 올해 6월 말 기준 카카오페이(3351억원)보단 적지만 토스(1214억원)와 네이버파이낸셜(689억원)보다는 많다.
 

금융 플랫폼으로 진화 중인 커피시장 최강자

 
국내 커피시장의 최강자로 꼽히는 스타벅스가 금융시장에서도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는 배경은 '넓은 고객망'과 선불충전금 등을 활용한 '금융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스타벅스는 국내에만 1500개 이상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 한해동안 1644억원의 영업이익과 1조928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 초 김정태 하나금융그룹회장이 “급격한 기술의 발달로 인해 스타벅스와 같은 커피회사도 금융회사의 경쟁 상대가 되고 있다”고 언급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일부 국가에서는 이미 금융권 진출에 일부 성과를 거뒀다. 실제로 스타벅스는 지난 2018년 10월 아르헨티나 현지 은행 ‘방코 갈리시아’(Banco Galicia)와 손잡고 '스타벅스 은행' 지점을 열었다. 고객들은 스타벅스 매장에서 은행 업무를 보고, 스타벅스는 은행의 업무 노하우를 고스란히 축적하고 있는 셈이다.
 
이정희 중앙대학교 교수(경제학과)는 “플랫폼 시대에는 업종간 협업이 갈수록 늘어나고 더욱 진화해 나갈 것”이라며 “스타벅스도 커피를 매개로 사람들이 모이는 곳인데, 결국 사람이 중심인 유통업계와 은행권이 경쟁력 확보를 위해 협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쟁보다는 '협업'…거대 유통기업과 업무 협약  

 
29일 우리은행이 택배 플랫폼서비스 전문업체 파슬미디어와 협업해 '우리WON뱅킹' 앱에서 출시한 'My택배' 서비스. [사진 우리은행]
 
빅테크 기업을 포함한 거대 유통기업들의 금융권 진출은 이종업계간 협업으로 이어지고 있다. 고객 이탈이 불가피한 은행들로서는 '이종업계와의 협업'이라는 현실적 대안을 택한 셈이다. 
 
특히 온전한 경쟁관계인 빅테크와 달리 유통업계와의 협업은 '생활 속 금융'을 지향하는 은행들로서는 '나쁘지 않은 카드'로 인식되고 있다. 생활 전반의 유통 데이터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금융 상품 다각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출시된 협업 사례도 '택배'부터 '라이브방송' 플랫폼까지 다양하다.  

최근 우리은행은 택배 플랫폼서비스 전문업체 파슬미디어와 '우리WON뱅킹' 앱에서 보낼 택배를 예약·결제하고 받을 택배를 조회할 수 있는 'My택배' 서비스를 출시했다. 택배 예약 서비스는 우리WON뱅킹에서 별도의 회원가입 없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기사 방문택배는 CJ대한통운과 한진택배 중에서 선택 가능하며 방문 희망일에 배송 기사가 지정한 장소에 방문해 물품을 수거해간다.
 
신한은행은 GS리테일과 온·오프라인 채널 융합을 진행하고 있다. 유통망이 넓은 편의점을 통해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MZ세대에 특화된 전자 금융 서비스 개발을 공동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오는 10월에는 편의점과 결합된 미래형 금융점포 테스트베드도 오픈할 예정이다. 미래형 혁신 점포는 전국의 GS25 편의점에서도 금융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특화 공간으로 이루어질 예정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향후 고도화가 이뤄진다면 AI 은행원을 편의점에서도 만나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전국 유통망을 갖고 있는 편의점과 협업 모델이 구체화된다면, 마치 와이파이처럼 금융서비스와 유통망이 연결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또, 하나은행은 롯데쇼핑과 손잡고 ‘라이브방송(라방)’에 진출했다. 롯데쇼핑과 디지털사업 공동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하나은행은 금융 라이브커머스, 빅데이터 기반 공동마케팅, 온라인 결제 서비스 등에서 협력할 계획이다.
 
앞서 하나은행은 유튜브 채널을 통해 모바일 외화 환전·보관 서비스를 라방으로 진행한 바 있는데, 방송 1시간 동안 총 1024건의 환전이 이루어졌다. 오는 9월 3일에는 ‘롯데온’을 통해 Z세대 금융플랫폼인 ‘아이부자 앱’을 주제로 라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호성 하나은행 중앙영업그룹 부행장은 “하나은행이 롯데쇼핑과 함께 더욱 다양한 손님의 편의성 증대와 금융 혜택 제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KB국민은행도 GS리테일과 함께 ‘GS페이’를 출시했다. 국민은행, GS리테일, KG이니시스 등이 공동으로 개발한 GS페이는 GS샵, 마켓포 등 GS리테일의 디지털 플랫폼에 가입한 후 사용할 수 있는 결제 서비스다. 향후 GS25나 GS더프레시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결제가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홍다원 인턴기자 hong.da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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