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신사임당 “수도권 집, 영끌해서 절대 사지마라” [김성희의 富수다③]

부동산 투자 시드머니 5000만원 적당, 이자부담 크면 부동산 실패 가능성 커
대선 후에도 부동산가격엔 영향 없을 듯…젊을수록 월세 살고 투자해야

 
 
※ 국내 주식계좌 수는 현재 4837만(6월 말 기준)개다. 단순 인구로만 따지면 우리나라의 94%가 주식계좌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이들의 목표는 모두 동일하다. 투자를 통해 돈을 벌고 부자가 되는 것이다. 최근 경제 유튜브는 투자자들의 지침서 중에 하나로 꼽힌다. 김성희의 ‘부(富)수다’는 경제 유튜버를 만나 부자가 될 수 있는 투자 노하우를 듣고 전달해주는 콘텐트다.
 
“그냥 주PD로 불러주세요” 신사임당(본명 주언규)은 본인을 주PD라고 소개한다. 유튜브 PD로 활동 전에 한국경제TV PD로 일했을 때부터 주PD로 불려왔던 게 편해서다. 그의 하루 스케줄은 보통 4개다. 첫 일과는 아침 8시부터 두 시간 방송하는 유튜브 생방송이다. 툭툭 던지는 말투, 그렇지만 핵심만 콕콕 짚어주는 그의 매력에 구독자들을 끌어당긴다. 현재 구독자 155만명을 보유한 그는 여자 팬이 상당하다. 정보와 재미를 갖춘 것도 있지만, 눈이 크고 또렷하고 오똑한 코, 베일듯한 턱선까지 잘 생긴 외모도 한몫한다.
 
분야를 가리지 않는 섭외력도 인기비결이다. 김동한 삼프로TV 대표와 슈카 등 유명 경제 유튜버들은 물론 만화가 허영만, 가수 스윙스까지 게스트도 다양하다. 사실 그는 ‘부동산 프로’다. 이미 유튜버들 사이에선 부동산 부자로 소문이 자자하다. 주PD는 “최근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오르면서 내 집 마련이 쉽지 않다”며 “내 집 마련이나 부동산 투자를 하고 싶은 투자자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유튜브에서 보던 익숙한 검은 티와 환하게 웃는 얼굴도 걸어오는 주PD를 멀리서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그를 이코노미스트 스튜디오에서 만났다. 
 
퇴직을 꿈꾸는 월급쟁이가 많아지고 있다. 
우선 회사에서 나의 위치를 빨리 파악해야 한다. 직장생활 5~6년 정도 다니다 보면 내가 이 회사에서 앞으로 얼마나 성장이 가능할지를 알 수 있다. 만약 성장 가능성이 없고 나를 키워줄 회사가 아니라면 다른 길을 찾는 것도 방법이다.  
 
최근 투자보다 명품에 돈을 더 쓰는 젊은층이 늘었다.  
명품을 사고 카드 명세서를 받아도 행복이 지속되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면 괜찮다. 반면 고지서를 받는 순간 스트레스라면 소비를 멈춰야 한다. 할부와 같은 지출이 많아지면 고정비용도 늘어난다. 스스로 한계 가구로 만들 수 있다. 우리 가족은 나와 아내, 아이 3명인데 한 달 카드값이 300만원 정도 나온다. 이 돈은 6년 전 직장생활을 했을 때와 똑같다. 돈을 많이 쓰고 적게 쓰는 것이 행복의 크기는 아니다. 젊을수록 시드머니를 모으는 건 장기적으로 봤을 때 유리한 건 맞다. 부동산 투자 시드머니는 5000만원 정도가 적당하다고 본다.  
 
부동산 투자해서 실패하는 이유는 뭔가.  
먼저 대출이자가 캐시플로우(수입)보다 많으면 집을 뺏기게 된다. 이자 부담을 못 견디면 집을 팔아야 해서다. 또 하나는 부동산 가격의 하락·상승장에서 뺏길 수 있다. 이럴 때에는 상황을 잘 보고 기회가 될 수 있도록 계획해야 한다. 예컨대 서울 집값이 내려가면 지방에 보유한 집을 팔아 서울 또는 수도권의 집을 매입하는 방법을 세워야 한다.  
 
연령대별 부동산 투자전략이 어떻게 다를까.
남아있는 시간과 자산 두 가지로 투자 대상이 정해진다. 먼저 중장년층은 자산을 운용할 시간이 적다. 자녀한테 물려줄 생각으로 재개발 지역에 투자하는 건 가능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재개발 투자는 적합하지 않다. 퇴직을 앞둔 직장인은 캐시플로우가 적어질 생애주기에 있다. 이들은 자산 디레버리징(Deleveraging·빚 줄이기)을 해야 한다. 20~30대 젊은 층은 자산을 운용할 시간이 충분하고 캐시플로우가 늘어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젊은 층은 도심지 외곽에서부터 돈을 굴려 들어오는 전략이 좋다. 예를 들어 20만~30만명 도시에 5000만원을 투자해 2년 동안 1억원을 벌었다고 치자. 2년간 월급을 받아 4000만원을 모은다. 그럼 합친 1억4000만원으로 전세 끼고 부동산을 살 수 있다. 처음에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20만~30만명 도시의 부동산에 투자하고, 그다음엔 50만명 지역으로 갈아타고, 50만명 도시에서 서울로 전진해오는 방식이 괜찮다. 
 
언제부터 부동산 투자를 시작했나.
2015년 투자를 시작했다. 첫 번째는 실거주였다. PD생활을 지난 2011~2016년까지 하면서 오프라인 스튜디오도 함께 운영했다. 스튜디오 수익이 계속 있어서 그 수입으로 투자하고, 쇼핑몰 운영 수입도 합쳐 투자했다. 
 
앞으로 부동산 투자할 계획이 있나.
서울 핵심지 상업용 부동산에 관심이 많다. 최근 수도권에서 서울로 진입하는 광역급행철도(GTX) 노선이 생기면서 교통이 좋아지고 있다. 주거는 분산할 수 있지만, 수도권 핵심지에 접근하는 교통이 좋아지면, 사람들의 만남의 장소는 강남이나 홍대 같은 핵심지역으로 몰릴 수 있어서다.   
 
부동산값이 많이 올랐다. 지금이라도 ‘영끌’해서 부동산 사야 될까.
영끌은 안 된다. 보통 영끌이 이루어지는 과정은 우선 60% 전세를 낀다. 그리고 남은 40%의 15~20%는 시드머니로 넣고, 나머지 20%는 직장인이라면 10% 신용을 얻고 나머지 10%는 부모님께 빌리거나 사내 대출을 받는다. 이런 형태의 투자를 지금 수도권에서 한다면 굉장히 위험하다. 예전에 전셋값 높을 땐 시드머니를 넣고 투자했지만, 지금은 신용까지 끌어와서 투자하면 이자를 감당하기 어렵다. 그리고 지금은 예기치 못한 변수가 많다. 주택 공급은 계획이 있지만 금리 인상이나 경기침체와 같은 예기치 못한 변수들이 나오면 결국 팔아야 한다.  
 
서울지역 빌라에 투자하는 건 어떤가.
부동산 투자에는 지방 투자로 돈을 벌어 서울로 진입하는 수평적 투자방식과 서울 안에서 점차 값을 올려가는 수직적 방식이 있다. 서울지역에 투자하는 수직적 전략을 택했다면 전세가를 계속 높여서 투자하는 방식이 가능할 것 같다. 다만 서울이 규제지역이라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비규제 지역은 2년 보유만 해도 일반 세율로 팔고 나올 수 있지만, 서울은 아니다. 규제지역에서 수직적 방식처럼 깊이를 파서 올라가는 방식은 정책 때문에 쉽지 않다. 만약 정책이 풀렸을 때 수직적 투자 방식으로 접근하기 쉬워진다면 부동산 투자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내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 영향 미칠까.  
부동산 시장엔 크게 영향이 없을 것 같다. 양도소득세 기준을 완화하면 매물이 많이 나오겠지만 전셋값이 내려가긴 어렵다. 대선과 상관없이 부동산 가격 상승세에 맞게 계획을 짜는 게 중요하다. 실거주가 아닌 투자한다고 가정 해보자. 만약 전세가는 떨어지고 매매값이 오르면 전세금을 얼마큼 넣어 투자할지에 대한 현실적인 계획이 필요하다. 반대로 전세가는 오르고 매매가는 떨어지면 집을 팔아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집값은 계속 오르는데 전세를 계속 사는 게 맞을까.
모든 자산의 가격은 상승이 기본이다. 개인적으로 변동성에 대한 공포가 있는 상황에선 월세를 사는 게 낫다고 본다. 월세를 살고 자산가격이 상승할 곳에 투자하는 게 좋은 것 같다. 전략이 없다면 전세 사는 게 낫다.  
 
지금 주식투자를 하고 있나.
주식투자는 안 한다. 현재 자산 구성의 90%가 부동산, 5%는 달러, 나머지는 현금이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이 시작했을 때 가용자금 중 2억원을 주식에 투자했다. 1년 정도 지나니 50% 정도 올라서 다시 팔았다. 코로나 19로 증시에 쇼크가 온다면 유동자산을 늘리기 위해 주식투자를 할 수 있지만, 부동산을 팔아 주식을 살 생각은 없다.   
 
부동산 공부하는 방법이 있나.
블로거 중 유나바머님 수업, 그리고 어플리케이션(앱) 중에서는 아실, 호갱노노, 부동산지인 이 세 가지를 본다. 부동산 투자도 공부한 사람은 전략이 있고 시나리오가 있다. 시나리오가 맞지 않으면 전략을 수정하거나 하는데, 공부하지 않은 사람은 매입은 했는데 다음 전략이나 대응 방안이 없다.  
 
부자 유튜버들의 공통점이 뭔가.
돈을 번 사람들의 공통점은 무의식이 단련돼 있다는 점이다. 자다 깨도, 꿈에서도 주식 생각을 하거나 부동산 생각을 한다. 무의식적으로 자연스러운 사고 상태가 지금 하는 행동과 일치한다면 고효율을 낸다고 생각한다. 간절하면 그렇게 된다.
 
유튜버로서 목표가 뭔가.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천천히 잊혀 가는 것이다. 나중에 아이한테 “아빠 예전에 TV 나왔어”라고 예전 일을 얘기할 수 있도록 살아가는 게 목표다.  

김성희 기자,신수민 인턴기자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킨텍스 게임 행사장 ‘폭탄테러’ 예고에...관람객 대피소동

2美항모 조지워싱턴함 日 재배치...한반도·中 경계

3공항철도, 시속 150km 전동차 도입...오는 2025년 영업 운행

4두산 사업구조 재편안, 금융당국 승인...주총 표결은 내달 12일

5‘EV9’ 매력 모두 품은 ‘EV9 GT’...기아, 美서 최초 공개

6민희진, 빌리프랩 대표 등 무더기 고소...50억원 손배소도 제기

7中, ‘무비자 입국 기간’ 늘린다...韓 등 15일→30일 확대

8빙그레, 내년 5월 인적분할...지주사 체제 전환

9한화오션, HD현대重 고발 취소...“국익을 위한 일”

실시간 뉴스

1킨텍스 게임 행사장 ‘폭탄테러’ 예고에...관람객 대피소동

2美항모 조지워싱턴함 日 재배치...한반도·中 경계

3공항철도, 시속 150km 전동차 도입...오는 2025년 영업 운행

4두산 사업구조 재편안, 금융당국 승인...주총 표결은 내달 12일

5‘EV9’ 매력 모두 품은 ‘EV9 GT’...기아, 美서 최초 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