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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여개 카드 정보 한 눈에 비교…'국가 대표 카드정보 기업' 목표

‘카드 골라주는 남자’ 고승훈 카드고릴라 대표

 
 
고승훈 카드고릴라 대표.[사진 카드고릴라]
 
올해로 창립 11주년을 맞은 ‘카드고릴라’는 카드정보 전문 기업이다. 어렵고 딱딱한 카드 정보를 알기 쉽게 전달하고, 각 카드별 혜택을 웹사이트 한 곳에 모아 일목요연하게 비교하는 기능을 갖췄다.
 
카드고릴라를 이끄는 고승훈 대표는 지난 2007년 현대카드 마케팅본부에서 근무를 시작하며 업계에 발을 들였다. 이후 2년여간 카드사 직원 생활을 이어가던 그는 카드 소비자들이 겪는 불편함을 종종 마주했다. 당시 업계엔 수많은 신용카드가 존재했지만 원하는 카드의 정보를 얻기 위해선 각 카드사 홈페이지에 일일이 방문해야했고, 서로 다른 카드사의 카드별 혜택과 서비스를 비교하는 것은 더욱 번거로웠다.  
 
카드 설계사(모집인)를 통한 카드 신청이 주를 이루고 있었고 온라인의 비중이 크게 높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고 대표는 업계 안팎의 전반적 분위기에서 미래를 내다봤다. ‘가까운 미래에 카드시장이 온라인 위주로 재편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TOP100' 카드 순위 매겨 '쉽고 재밌게' 정보 제공   

2010년 고 대표는 ‘카드를 고르다’란 의미를 담아 카드고릴라를 설립했다. 기업의 핵심가치는 ‘재미있는 정보제공’으로 잡았다. “많은 소비자가 금융상품 정보를 접할 때 ‘어렵다’고 느낍니다. 때문에 스포츠·엔터테인먼트 요소를 통해 소비자의 관심을 끌고 싶었습니다. ‘재미있는 정보제공’은 설립부터 지금까지 카드고릴라의 근간을 이루는 핵심가치입니다.”
 
경영 경험이 없었던 고 대표는 설립 초기 위기를 맞기도 했다. 당시 대기업을 그만두고 창업을 하는 것 자체가 이슈가 될 정도로 드문 일이었고, 지금처럼 스타트업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직원 채용이 가장 어려웠다. 또 카드사들 역시 초기엔 ‘모든 카드를 한데 모아 비교하고 순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자체에 부정적인 인식이 많았다. 웹사이트 방문자수가 많지 않다는 이유로 협업을 꺼리는 경우도 잦았다.
 
초반엔 다소 고전했지만 카드고릴라는 타 핀테크 앱·사이트들과 달리 회원가입이 필요 없는 ‘오픈형 콘텐트 플랫폼’을 내세우며 상황 반전을 맞았다. 먼저 ‘고릴라차트’가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다. 고릴라차트는 빠르고 쉽게 인기 높고 혜택 좋은 카드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상·하반기별 혹은 월·주간별 알짜카드의 혜택을 정리해 카드 소비자들이 신용카드를 고르는 데 용이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TOP100’으로 운영돼 신용카드와 체크카드에서 인기가 높은 각 100개의 카드 순위를 확인할 수 있고, 카드사별로도 인기 TOP10 카드의 정보를 볼 수 있다. 설립 초기서부터 기획됐던 고릴라차트는 현재 카드업계 마케팅 자료로 활용될 뿐만 아니라 언론에서도 빈도 높게 언급되는 자료로 쓰이고 있다.
 
‘검색·비교’도 특화된 서비스로 소비자들의 각광을 받았다. 소비자 본인의 소비패턴과 어울리는 카드를 직접 검색 혹은 비교할 수 있는데, 조건별로 원하는 타입의 카드나 혜택을 제공하는 카드를 찾을 수도 있고 키워드별로 인기 있는 분야의 카드를 확인할 수 있다.  
 

누적 방문자수 4000만명 돌파…카드업계·언론 자료로 활용

비즈니스 카테고리 특화·강화를 통해 카드고릴라는 창립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초창기 카드고릴라와의 협업을 꺼렸던 국내 주요 카드사·금융사들과 제휴를 맺고, 현재 약 2000개의 신용·체크카드 상품 정보와 신청 연계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올해 6월 기준 카드고릴라의 월 평균 방문자수는 45만명를 기록, 누적 방문자 수 4000만명을 넘어섰다.  
 
고 대표는 그간 업계서 가장 빠르게 트렌드를 반영했다는 것에 대해 자신감을 내비춘다. 그는 사용자경험(UI)·사용자환경(UX) 관련 트렌드 등 카드고릴라 서비스에 접목할 수 있는 트렌드를 파악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선두에서 업계를 리드하는 해외매체의 웹사이트나 앱을 통해 인사이트를 많이 얻는 편입니다. 차트를 보여주는 방식과 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높다보니 순위에 가장 민감한 스포츠(메이저리그·EPL)와 음악(빌보드), 영화(로튼토마토) 등 다양한 콘텐트와 차트가 공존하는 매체를 주로 분석합니다.”  
 
카드고릴라가 설립 11주년을 맞을 동안 카드업계의 업황은 전반적으로 위축돼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드고릴라가 롱런을 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고 대표는 ‘카드에 대한 진정성’을 꼽는다. 카드고릴라 등장 이후 지난 10년여간 수십 개가 넘는 유사 사이트와 앱이 나왔지만 그들이 오래 버티지 못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는 설명이다. 
 
“사업 초기부터 지금까지 카드업계에 대한 공부와 분석을 매일매일 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플랫폼만 만들어 놓고 소비자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진화하려고 합니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금융시장과 카드업계 속에서, 또 쏟아지는 정보들 속에서 소비자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정보를 정확하고 빠르게 전달하기 위한 우리들의 노력이 조금씩 인정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고 대표는 카드업계의 전반적인 추세가 온라인으로 완전히 이동하고 있는 지금의 과정에서 카드고릴라가 가진 역할이 더욱 커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카드고릴라는 국내 대표 신용카드 콘텐트 플랫폼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특히 올해 12월부터는 마이데이터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행돼 서비스 확장이 전망됩니다. 사업자로 선정된 회사들로부터 개인 맞춤화된 카드서비스 구축 관련 협업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어서 더욱 많은 매체와 플랫폼을 통해 카드고릴라의 노하우가 담긴 콘텐트를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저는 대한민국에서 ‘신용카드’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연관 단어가 ‘카드고릴라’가 될 수 있길 꿈꿉니다.”
 

 
고승훈 카드고릴라 대표가 말하는 ‘CARD INSIGHT’
“소비자들이 반드시 알아야할 내용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대부분의 신용카드는 전월에 일정액 이상의 이용실적이 있어야 혜택을 제공한다’는 것입니다. 카드사는 할인 조건으로 일정 금액 이상의 전월 이용실적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전월 이용실적에서 제외되는 거래가 있는지 사전에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또 할인율이나 적립률 등 ‘숫자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는 겁니다. 할인율이나 적립률이 높아도 월별 최대로 할인·적립 받을 수 있는 한도가 기대 이하인 경우가 꽤 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할부로 결제할 때엔 할부 이용에 따른 이자도 함께 부담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합니다. 많은 소비자들이 신용카드의 일반 할부결제를 무이자 할부결제와 혼동해, 명세서에 이자금액이 발생했을 때 당황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카드사들은 해당 카드가 무이자할부를 서비스로 제공하는 경우 이를 명확하게 표기하고 있기 때문에 할부결제 시에는 반드시 해당 카드의 무이자할부 가능여부를 확인하는 게 필요합니다.”

강민경 기자 kang.mi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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