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최하위 주식형펀드 살펴보니… 연초이후 -27%, 5년 -37%
올 들어 바이오·헬스케어 업종 저조, 5년은 화장품·소비재
장·단기 최하위 수익률 펀드 대부분은 미래에셋자산운용
올해 상반기까지 국내 증시는 IT 기술주, 바이오 등 성장주 중심의 상승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최근 미국 경기둔화 가능성과 국제유가 상승, 중국 헝다 그룹의 파산 위기 등 악재가 겹치며 코스피 지수는 박스권에 진입했다. 지난 5일엔 3000선 아래로 무너졌다. 지지부진한 증시에선 성과가 좋지 않은 주식형 펀드 성적표가 더 나빠질 가능성이 크다. 이에 장·단기 수익률이 가장 저조한 주식형 펀드들은 어떤 업종에 주로 투자했는지 살펴봤다.
‘코스닥150 생명기술 지수’ 추종 펀드 수익률 꼴찌
◆ 연초 이후 최하위 수익률= 올 들어 수익률 꼴찌인 주식형 펀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코스닥150바이오테크’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27.14%로,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5.96%)을 한참 밑돌았다. 한국거래소가 발표하는 ‘코스닥 150 생명기술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으로, 셀트리온헬스케어에 자산의 18.87%를 투자한다. 셀트리온제약(6.78%), 알테오젠(6.05%), 씨젠(5.49%), 오스템인플란트(4.21%) 등도 주요 투자처다.
두 번째로 성적이 나쁜 펀드는 한화자산운용의 ‘ARIRANGKRX300헬스케어’다. 연초 이후 수익률이 -24.26%에 달한다. 해당 펀드는 코스피와 코스닥에 상장한 제약·바이오 기업으로 구성된 ‘KRX 300 헬스케어 지수’를 추종한다. 코스피 시총 4위(1일 기준)인 삼성바이오로직스(투자 비중 13.74%)와 10위인 셀트리온(19.17%)에 펀드 자산의 32.91%를 투자한다. 셀트리온헬스케어(11.3%)와 SK바이오사이언스(3.7%), 유한양행(3.5%)도 상위 투자 종목에 포함됐다.
이들 펀드 성적이 나빴던 건 투자 비중이 높은 셀트리온 3형제 때문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올 들어 주가가 42.7% 하락했고, 셀트리온제약도 연초 이후 44.1% 주가가 내렸다. 모회사 셀트리온이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항체 치료제 렉키로나의 유럽 승인과 정부 비출 물량 계약이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는 점, 상반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친 점 등이 주가에 악재로 작용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제약은 셀트리온이 생산하는 바이오 의약품의 해외와 국내 유통을 각각 담당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KRX바이오K-뉴딜(-23.87%)'과 ‘TIGER헬스케어(-22.24%)’, 삼성자산운용의 ‘KODEX 헬스케어(-22.20%)’도 연초 이후 수익률 하위 TOP 5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5개 펀드 모두 코로나 19사태로 직접적인 수혜를 입은 바이오·헬스케어 관련 상품이다. 코로나 19 백신 접종 증가로 신약 개발 기대감이 감소한 데다, 진단키트 수요가 줄면서 관련 기업 주가가 부진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신약 개발 기대감 등으로 지난해엔 바이오·헬스케어 관련 펀드 수익률이 높았는데 올해는 기대감이 줄면서 상대적으로 부진했다”며 “현재까지 성과를 낸 기업이 없는 점도 바이오·헬스케어 주가 하락 요인이 됐다”고 말했다.
화장품 기업 담은 ‘TIGER200생활소비재’ 수익률 부진
◆ 5년 최하위 수익률= 5년 누적 수익률이 꼴찌인 펀드는 화장품과 생활소비재 기업에 투자하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화장품’이다. 5년 수익률은 -37.82%에 달한다. 이 펀드가 담은 기업은 코스맥스(투자 비중 10.69%), 아모레퍼시픽(10.50%), 아모레G(10.13%), LG생활건강(9.63%), 한국콜마(9.41%) 등이다.
다음으로 성적이 나쁜 펀드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200생활소비재’다. 5년 수익률은 -17.92%다. ‘코스피 200지수’ 구성 종목 중 생활소비재 관련 기업에 분산 투자하는 상품으로, LG생활건강에 운용자산의 19.29%를 투자하고 있다. KT&G(14%), 한국전력(12.41%), 아모레퍼시픽(11.59%), 이마트(8.9%) 등도 상위 투자 종목에 포함됐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코로나 19 여파로 중국인 관광객 줄면서 화장품 등 소비재 관련 기업 주가가 부진해 수익률도 떨어졌다”며 “장기 수익률은 4년 동안 수익률이 높아도, 최근 1년이 부진하면 수익률도 덩달아 낮아질 수 있어 위드 코로나 재개 후 해외여행이 가능해지면 다시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수익률 하위 3위는 DB자산운용의 ‘신성장포커스목표전환형’이다. 목표전환형 펀드는 주식에 주로 투자하다 설정한 목표 수익률에 도달하면 채권 투자로 전환되는 상품이다. 운용자산의 95%를 주식에 투자하고 있는데, 삼성전자(18.95%)에 투자한 자산이 가장 많았다. 현대차(5.59%), 네이버(5.29%), SK하이닉스(5.29%), 삼성SDI(4.75%) 등 코스피 시총 상위 종목들도 주요 투자처에 포함됐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경기방어’,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보험’은 수익률 하위 4, 5위에 올랐다. 5년 수익률이 각각 -11.05%, -5.77%이다. ‘TIGER 경기방어'는 ’코스피 200 경기방어소비재 지수‘를 추종하는데, 셀트리온에 대한 투자 비중이 19.50%로 가장 높다. ’KODEX 보험‘은 삼성화재(투자 비중 25.47%), 삼성생명(22.24%), 현대해상(14.68%), 메리츠화재(13.13%), 한화생명(11.48%) 등 국내 보험주에 주로 투자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수익률 하위 펀드는 대부분 패시브(특정 주가지수를 구성하는 종목들을 펀드에 담아 지수 상승률만큼의 수익률을 추구하는 펀드) ETF이기 때문에 수익률이 비슷하다”라며 “수익률이 높지 않다는 건 현재 기업 업황을 나타내주는 만큼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는 피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강민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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