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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보다 더 재밌어요” 이재명 국감 들썩인 화제 발언들

[2021 국감] 대장동 게이트 1라운드 설전
강아지보다 못한 곽상도 아들 퇴직금 50억
측근 비리 책임 여부 묻자 “너부터 답해라”
가짜 사진으로 역풍 맞은 ‘아무말 대잔치’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18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선서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오늘 20일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둘러싼 국정감사 2차전이 열린다. 
 
경기도를 대상으로 한 두 번째 국감에 이번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국토위)가 나선다. 국민의힘은 설욕을 준비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공략하기 위해 이번엔 어떤 무기를 갖고 나올까.
 
앞서 18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감(1차전)에선 국민의힘은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 밤늦게까지 빗발치듯 공격을 퍼부었지만 이 지사의 철옹성을 무너뜨리지 못했다. 심지어 가짜 뉴스로 공략하다 코미디 같은 역풍을 맞기도 했다.  
 
18일 경기도 1차 국감에서 화제가 됐던 발언들을 모아 되짚어봤다. 
 

“강아지엔 줘도 곽상도 아들엔 한푼도 못 줘”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18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가 만약 진짜 화천대유의 주인이고 돈을 갖고 있다면, 길 가는 강아지에게 (돈을) 던져줄지라도 유서대필 사건을 조작했던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의 아들 같은 분한테는 절대 한 푼도 줄 수 없다.”
 
대장동 개발 수익 의혹에 대해 이재명 지사가 반박한 말이다. 이 지사는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에게서 ‘대장동 주범’이라는 지적을 받자 ‘돈 받은자=범인, 장물 나눈자=도둑’이라고 쓴 손팻말을 꺼내 보였다. 그러면서 “세상에는 단순한 이치가 있다. 장물을 가진 사람이 도둑”이라고 말했다. 
 
대장동 민간개발 사업자인 화천대유자산관리와 관련된 자들을 의미한다. 그 중에는 법률고문·경영자문이라는 이름으로 발을 담근 것으로 알려진 대법관·검찰총장·특별검사·검사장 등 소위 내노라 하는 고위 전관 법조인들이 있다. 화천대유에서 퇴직금으로 50억원을 받은 곽상도 전 의원의 아들도 속한다. 이들 대부분은 국민의힘 측과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인물들이다. 
 
곽 전 의원은 과거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의 입시 부정과 관련해 장학금 특혜 의혹을 부각하는 과정에서 포르쉐를 타고 다닌다는 허위 주장을 폈었다. 그러다 자신의 아들이 화천대유 논란에 휩싸이자 국민의힘을 탈당했으며 지난 2일 국회의원직에서 사퇴했다.    
 
이 지사는 이날 국감장에서 “개발 이익을 나눈 건 국민의힘 소속 의원과 국민의힘이 추천하거나 국민의힘에 가까운 검찰 출신 변호사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면책특권 있다 해도 상식적으로 질의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8일 경기도 대상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무리 국정감사장이라고 하고 면책특권이 있다고 해도 지나친 거 아닌가 생각이 들어 좀 자제해주길 부탁한다.”
 
이 지사가 “(야당이) 내가 무슨 변호사비를 누구에게 대납시켰다고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이 “(이 지사가) 대법원 재판 때 ‘초호화 변호인단’을 구성했다”고 주장하면서 한 시민단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고발을 문제 삼자 나온 이 지사의 답변이다.  
 
이 지사는 이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5건의 재판 중에 선임한 변호사는 개인 4명과 법무법인 6명 등 14명”이라며 “변호사비는 농협과 삼성증권 계좌로 2억6000만원 조금 넘는 금액을 송금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해당 금액도 부담스러웠는데 효성 회장의 400억원 변호사비와 비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화천대유 고문으로 위촉됐던 권순일 전 대법관이 이재명 지사의 무죄판결에 영향을 줬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이 지사는 “대법관과 재판거래를 했다는데, 상식적으로 2015년에 예측해 ‘나중에 재판받을 것 같다’고 해서 미리 준비했다는 얘기는 아닐 것”이라고 꼬집었다.  
 

“측근 비리로 사퇴? 윤석열 후보부터 답하라” 

이재명 지사가 지난 18일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측근 비리가 있으면 사퇴하겠냐?”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
 
“윤석열 후보의 측근이 100% 확실한 그분부터 (윤 후보가) 사퇴할 것인지 먼저 답하면 저도 답하겠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이날 박수영 의원은 ‘좌진상, 우동규’를 언급하며 “유동규가 측근이라는 증거가 차고 넘친다”면서 이 지사의 측근 비위 논란에 불을 지폈다. 구속 상태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대장동 논란의 핵심 인물 중 하나로 꼽힌다.  
 
이에 이 지사는 “인사를 잘못한 것, 지휘한 직원이 부패를 저지른 것에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동규에게) 성남시 업무와 경기도 업무 일부를 맡긴 것은 사실이지만 정치적 미래를 설계하거나 수시로 현안을 상의하는 관계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화천대유의 대주주인 김만배씨에 대해서도 “언론보도처럼 인터뷰했던 일이 있다”고만 일축했다. 정진상 전 경기도 정책실장의 대장지구 내 아파트 분양 건에 대해서도 “적법하게 미분양되거나 계약 취소된 것을 순서에 따라 분양받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역공 맞은 국민의힘의 ‘조폭 뇌물’ 가짜 사진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이 이재명 경기지사의 '조폭 연루설'을 주장하며 돈다발 사진을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미디가 참 이런 코미디가 없다.”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이 경기도 국감에서 한 조폭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돈다발 사진을 보이며 ‘이재명 조폭 연루설’을 제기하자, 이재명 지사가 한 말이다.  
 
김 의원은 이날 해당 사진 속 돈다발이 이 지사가 성남시장 재임 시절 전달된 현금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는 과거 제보자로 추정되는 동일인이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사업실적을 자랑한 것으로 이재명 조폭 연루설과는 무관한 내용으로 밝혀졌다. 사진과 함께 ‘사채업과 렌트카 등으로 올린 수익’이라고 쓴 글이 발견됐고, 사진을 올린 시점도 이 지사가 성남 시장이 아니었던 2018년으로 드러났다.  
 
사진이 가짜라는 의혹이 일면서, 국민의힘은 역풍을 맞았다. 더불어민주당은 역공에 나섰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아니면 말고 식 정치 공세’가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로 만든다”며 “민주주의 체제를 위협하는 것이어서 답답하다”고 말했다. 백혜련 민주당 의원도 “국회의원이라면 책임감을 갖고 자료 검증부터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꼬집었다. 
 
이에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 작성일이 2018년일 뿐, 게시물 사진이 몇년도인지는 알기가 어렵다”고 해명했고, 다른 야당 의원들은 “수사하면 된다”며 지원사격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국감장에 울려 퍼진 배우 김부선 목소리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8일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감을 보다가 어떤 분이 ‘도저히 열 받아 못 참겠다’면서 전달을 해달라는 이야기가 있어서 잠시 틀겠다.”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이 마이크에 휴대전화를 가져다 대며 말했다. 그러자 스피커에서는 “국정감사를 보다가 인터뷰에 기꺼이 응했다. 김부선을 우습게 안 것은 물론이고…”라는 음성이 흘러 나왔다. 이 지사의 ‘여배우 스캔들’의 의혹 당사자인 배우 김부선씨의 목소리다. 
 
그러자 국감장은 순식간에 고성이 오고 갔다. 박재호 민주당 의원은 “녹음 파일 트는 것이 미리 이야기돼야 한다”고 제지했다. 다른 민주당 의원들도 “마이크 끄세요”라고 소리쳤다.  
 
결국 서 의원은 김부선씨의 녹취록 내용을 대신 읽어 내려갔다. 서 의원에 따르면 김씨는 “(이재명) 당신, 조직도 힘도 빽도 없다고 정치 못 하겠다고 펑펑 울었지. 그 시절로 돌아가서 나한테 솔직하게 했던 것처럼 전 국민한테 솔직하게 고백해. 그럼 나 당신 용서할 거야. 알았어?”라고 끝으로 맺었다.  
 
낭독이 끝나자 박 의원은 “국정감사와 아무런 관계없는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이 지사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거나 답변하지 않았다. 
 
김부선은 이 지사와 과거 연인관계였다고 주장하며 이 지사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 중이다. 이 지사가 관계를 부인하자 민형사소송을 제기했다. 법률대리인 강용석 변호사가 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구속돼 형사소송은 취하했지만, 민사소송은 진행 중이다. 

박정식 기자 park.jeongsik@joongang.co.kr,정지원 기자 jung.jeew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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