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 자신감도 꺾였다”…SC설문, 코로나 이후 자산가 34% 재무목표 실행 못해
자산가그룹의 66%, 코로나19 이후 생애 목표 재설정
"목표 달성을 위해 투자 자신감 회복하고 포트폴리오 다각화 필요"
한국 자산가그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인해 자산관리 자신감이 떨어지면서 재무 목표 달성이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은 22일 한국의 자산가그룹(신흥부유층, 부유층, 초고액자산가층)을 대상으로 자산관리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66%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생애 목표를 재설정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응답자의 34%는 코로나19로 자산관리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져 새로운 목표 달성에 필요한 조치를 실행하지도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자산가그룹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투자 자신감 약화는 상대적으로 신흥부유층에서 두드러졌다. 신흥부유층의 47%가 투자 자신감을 상실했다고 응답해 초부유층의 27%보다 훨씬 높았다. 이는 아직 자산을 형성 중인 신흥부유층일수록 투자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는 지원 조치가 없으면 자산가그룹에서 도태될 가능성이 더 크다는 의미이다. 한국 자산가그룹의 투자 자신감에 가장 큰 영향을 준 3가지 요소는 △금융시장의 변동성(40%) △소득 불충분(33%) △저금리(28%) 순으로 꼽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자산가그룹은 미래지향적으로 삶의 우선순위를 다시 설정했다. 생애 목표를 재설정한 응답자 가운데 46%는 건강 향상을, 39%는 더욱 편안한 노후를 각각 최우선 목표로 세웠다. 이를 위해 단순한 현금저축보다는 선제 투자를 포함해 자산 증식을 위한 새로운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지만, 많은 자산가그룹이 투자자신감이 약화하면서 위험 회피에 빠져들고, 결과적으로 투자활동이나 자산관리를 단순화하는 디지털 툴 활용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자산가그룹의 31%는 65세 이전 은퇴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노후 준비 시작이 늦어지고 코로나19로 인한 자신감 상실도 발생함에 따라 자산가그룹의 상당수가 은퇴 후의 노후 자금이 부족할 위험에 처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38%는 현재 노후 준비를 위한 저축‧투자를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노후를 준비 중이라는 응답자도 은퇴 후의 주요 예상 소득원으로 ‘예금상품(40%)’과 ‘정부 연금(38%)’을 꼽았다. 이는 자산가그룹이 투자 자신감의 약화로 적극적인 투자 활동에 나서지 않는다면 결과적으로 자산가그룹의 현재 행동(노후 준비 작업)과 미래 기대치(생애 목표) 간에 괴리가 발생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콜린 치앙 SC제일은행 자산관리부문장(전무)은 “현금 저축만으로는 더 길어진 수명과 새로운 생애 우선순위 목표 달성에 불충분하기 때문에 자산가그룹에게 장기 투자는 필수적이다”며 “새로운 목표 달성을 위해 다각화한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지금 당장 필요한 조치들을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말했다.
홍다원 기자 hong.da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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