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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부캐 ‘제이릴라’·‘빙그레우스’…‘캐릭터 마케팅’에 빠진 유통업계

정용진 닮은꼴 ‘제이릴라’ 이름 건 우주빵집 등장
도미노피자, 배우 김선호 대신 뽀로로 ‘루피’ 기용
돈 되는 캐릭터…연예인 리스크 없고 경제적 효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자신을 캐릭터화 한 '제이릴라'와 함께 찍은 사진을 개인 SNS에 올렸다. [사진 인스타그램 캡쳐]
 
식지 않는 ‘부캐(부캐릭터) 열풍’이 유통업계에도 불어 닥쳤다. 캐릭터를 이용한 가상 인플루언서가 기업 SNS(사회관계망서비스) 계정에 등장하고, 가상 캐릭터가 모델 대신 광고에 등장하기도 한다. 단순히 가상의 캐릭터를 만들어 기업을 홍보하는 것을 넘어서 개별 캐릭터의 스토리를 담은 하나의 ‘세계관’을 구축해 소비자 팬덤을 형성한다는 전략이다. 제품에 대한 홍보와 동시에 흥미 요소를 가미해 경험을 중시하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자)를 유입하려는 움직임이라고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화성인 ‘제이릴라’, 후계자 ‘빙그레우스’…세계관 마케팅 활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자신의 닮은꼴 캐릭터로 만든 ‘제이릴라’를 앞세워 활발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신세계푸드가 이 캐릭터의 이름을 건 빵집 ‘유니버스 바이 제이릴라’를 강남구 청담동 SSG푸드마켓 1층에 오픈한다고 지난 4일 밝혔다.  
 
신세계푸드에 따르면 이 빵집은 ‘제이릴라’가 우주의 레시피를 바탕으로 화성에서 만들어 즐기던 이색 빵을 지구에 선보인다는 스토리를 바탕으로 론칭된다. 지난 4월 인스타그램을 통해 처음 등장한 캐릭터 제이릴라는 정용진 부회장의 성 이니셜 ‘J’와 닮은꼴이라 자주 언급되는 고릴라의 ‘릴라’를 합쳐 탄생했다. 
 
제이릴라는 공개 이후 인기몰이를 하며 온라인상에서 인플루언서로 등극하기도 했다. 신세계그룹이 이를 활용해 제이릴라만의 세계관과 스토리까지 만들어 두터운 소비자 팬덤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라고 업계는 분석한다.
 
신세계푸드가 오는 11월 11일 ‘유니버스 바이 제이릴라’를 강남구 청담동에 오픈한다고 밝혔다. [사진 신세계푸드]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그동안 다져 온 프리미엄 베이커리 개발역량에 최근 소비자가 중시하는 시각적 경험과 색다른 맛 등을 만족시키기 위한 요소들을 접목했다“며 “앞으로도 고객에게 색다른 경험과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고 전했다.  
 
빙그레도 지난해 2월 창립 53주년을 맞아 ‘빙그레우스 더 마시스’라는 캐릭터를 기획했다. 빙그레 왕국의 후계자이자 왕자라는 콘셉트로 빙그레가 생산하는 각종 제품으로 온몸을 치장한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빙그레우스는 자신이 아버지로부터 “인스타그램 채널 운영과 팔로워 수 목표치를 달성하라는 미션을 부여받았다”고 소개하며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를 통해 일주일에 3번의 게시물을 올리는 방식으로 소비자와 활발히 소통하고 있다. 
 
빙그레는 지난해 2월 창립 53주년을 맞아 ‘빙그레우스 더 마시스’라는 캐릭터를 기획했다. 이 캐릭터는 빙그레가 생산하는 각종 제품으로 온몸을 치장한 모습을 하고 있다. [사진 빙그레]
 

광고계 모델 1순위는 사람 아닌 ‘캐릭터’…리스크 적기 때문

최근 각종 제품의 광고 모델도 캐릭터가 대체하고 있다. 피자 브랜드 도미노피자는 최근 기존 광고 모델이었던 배우 김선호 대신 만화영화 ‘뽀로로’에 등장하는 캐릭터 ‘루피’를 모델로 등장시켰다. 도미노피자의 SNS에는 루피가 주인공인 에피소드 형식의 광고가 여럿 올라와 있다.  
 
이처럼 실제 사람이 아닌 캐릭터를 통한 마케팅이 인기를 끄는 이유에 대해 업계는 “연예인 리스크도 없고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아 경제적으로도 부담이 적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또 “기업이 원하는 이미지를 구현하는데 최적화돼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도미노피자는 기존 모델이었던 배우 김선호 대신 만화영화 '뽀로로'의 '루피' 캐릭터를 광고 모델로 대체했다. [사진 도미노피자]
피자 브랜드 도미노피자는 최근 기존 광고 모델이었던 배우 김선호 대신 만화영화 ‘뽀로로’에 등장하는 캐릭터 ‘루피’를 모델로 등장시켰다. [사진 인스타그램 캡쳐]
 
앞서 언급한 배우 김선호의 경우 최근 사생활 논란에 휩싸여 광고모델로 계약을 맺은 업체들이 손절에 나서기도 하는 등 곤욕을 치루기도 했다. 가상 인플루언서, 캐릭터를 모델로 기용하면 이러한 리스크를 걱정할 일이 없어 광고계에서는 섭외 1순위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업계는 캐릭터 마케팅에 대해 “신선함을 선호하는 MZ세대에게 기업 브랜드를 각인시키는데 효과적이고 사람과 달리 늙거나 병들거나 각종 구설에 휘말리지도 않아 리스크가 적다”며 “앞으로 유통업계에서 캐릭터를 이용한 마케팅은 점점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채영 기자 kim.chae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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