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불면 고배당 은행주인데…왜 하락은 멈추지 않는걸까?
'10·26 가계대출 규제' 발표 후 투자 심리 악화
내년 이자이익 증가세 꺾일 예정에 외국인·기관 매도 행렬
호실적·고배당 기대로 연말 주가 회복 가능성도
연말이 오면 호실적과 고배당이 기대되는 금융지주에 투자금이 몰렸지만, 올해는 다른 모습이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는 11월에만 4대 금융지주를 2000억원 가까이 팔아치웠다.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가 영향으로 분석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 주가가 상승하지 못하고 있다. 11월에만 기관과 외국인은 4대 금융지주를 각각 775억원, 1188억원 팔아치웠다. 개인만 같은 기간 2035억원 순매수했다.
기관과 외국인의 매도에 4대 금융지주 주가는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26일 금융당국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조기 시행을 발표한 이후 하락이 가파른 모습이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9일까지 10.24%, 신한지주는 8.23%, KB금융은 4.06%, 우리금융은 1.50% 떨어졌다. 우리금융의 경우 지난달부터 예금보험공사 지분 매각에 따른 '완전 민영화' 이슈가 겹치면서 주가 하락이 심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업계에선 당국의 규제로 내년 대출 신규 지급이 올해와 비교해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한다. 정부는 지난달 발표한 가계부채 관리방안에 따라 내년 1월부터 총대출액 2억원, 7월부터는 1억원을 초과하는 경우 개인별 DSR 규제를 적용한다.
아울러 전세자금대출에 대해서도 대출 증가 추이를 보고 필요하면 규제하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당국의 요청에 따라 각 은행의 대출 증가율은 올해(5~6%)보다 낮은 4~5%로 정해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3분기까지 국내 은행의 이자이익은 대출 자산 증가로 지난해 동기 대비 1조3000억원 증가했지만, 비이자이익은 6000억원 감소했다. 업계에선 비이자이익이 감소하는 가운데 내년 이자이익까지 증가 규모가 줄 경우 올해 같은 최대 실적 기록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투자업계는 연말 배당시즌이 돌아온 만큼 금융지주의 주가가 회복할지 관심을 두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7일 기준으로 4대 금융지주의 배당수익률이 5~6%대를 기록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의 배당수익률은 6.6%, 하나금융지주는 6.5%, 신한지주는 5.5%, KB금융은 5.3%로 예상된다.
특히 각 금융지주는 연말 최대 당기순이익을 낼 가능성이 높다. 최대 실적에 따라 현금배당 지급 여력이 높아져 배당금 규모가 증가할 예정이다. 실제로 금융지주들은 올해 4월 주주총회 등을 통해 배당성향(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 총액 비율)을 높이겠다고 주주들에게 약속한 바 있다.
이용우 기자 lee.yongwo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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