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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홈쇼핑, 20·30대에겐 옛말” 롯데홈쇼핑이 초록뱀미디어와 손잡은 까닭

롯데홈쇼핑, 초록뱀미디어에 250억원 투자
초록뱀컴퍼니 이어 2대 주주로 등극
웹드라마 제작해 자사 상품 PPL 노출 계획

 
 
롯데홈쇼핑 애플리케이션에서 진행하는 라이브 커머스 방송 모습. [사진 화면캡처]
 
롯데홈쇼핑이 쇼호스트가 아닌, 배우들이 등장하는 드라마 제작에 나선다. 롯데홈쇼핑이 콘텐트 제작사인 초록뱀미디어에 250억원을 투자하며, 롯데홈쇼핑과 초록뱀미디어와의 합작 콘텐트 제작 계획을 밝힌 것이다.  
 
초록뱀미디어는 최근 BTS 세계관을 영상화한 드라마 ‘유스(Youth)’와 SBS 드라마 ‘펜트하우스’ 등을 제작한 국내 유명 미디어 기업이다. 이외에도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나의 아저씨’ 등 흥행작을 제작해왔다. 이번 투자로 인해 롯데홈쇼핑은 초록뱀미디어의 최대 주주인 초록뱀컴퍼니에 이어 2대 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롯데홈쇼핑의 투자 목적은 뚜렷하다. 현재 주요 소비자층인 40·50대를 넘어서 20·30대, 더 넘어서 10대 소비자까지 이용자 연령층을 넓히고자 하는 것이다. 젊은 세대에게 친숙한 모바일 미디어 콘텐트와 이커머스가 결합한 ‘미디어 커머스’를 추구하는 셈이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소비자 연령 확대를 위한 돌파구로 이번 투자가 고안됐다”며 “TV 기반의 홈쇼핑은 기존 주요 소비자인 중장년을 위해 구성된다면 애플리케이션 기반의 모바일 미디어 콘텐트는 10대부터 30대 소비자층 취향에 맞게 내용이 꾸려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초록뱀미디어 투자에 앞서 롯데홈쇼핑은 지난해부터 TV홈쇼핑 방식이 아닌 새로운 형태의 미디어 콘텐트 제작해왔다. 가장 대표적으로는 라이브 커머스 방송을 꼽을 수 있다. 롯데홈쇼핑은 거대한 스튜디오에 조명이 켜지는 TV방송 촬영뿐 아니라, 작은 공간에서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판매자가 소비자와 실시간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라이브 커머스 방송 창구인 ‘엘라이브(Llive)’를 열었다. 엘라이브는 롯데홈쇼핑 애플리케이션 안에 ‘TV쇼핑’ 카테고리와 함께 ‘모바일TV 엘라이브’ 카테고리로 따로 분리돼 있다.  
 

골프 레슨 영상부터 인기 유튜브 밸리곰 영상까지  

롯데홈쇼핑이 자체적으로 제작하고 있는 '위드 정길환 골프'. [사진 화면캡처]
 
물건 판매 내용이 아닌, 그저 웃으며 볼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영상 제작에도 나섰다. 롯데홈쇼핑은 현재 자체적으로 촬영하고 제작한 영상 콘텐트 ‘위드 정길환 골프’를 꾸준히 올리고 있다. 영상은 짧으면 30초에서 길면 20분 정도로 제작됐다. 이 콘텐트에는 골프 용품을 소개하고 판매하고자 하는 내용은 전혀 찾아볼 수 없고, 올바른 골프 스윙 방법 또는 골프 용어 등을 알려주는 내용만 있다. 
 
인기 유튜브 ‘밸리곰TV’와 협업해 밸리곰 영상을 롯데홈쇼핑 애플리케이션에서 제공하기도 한다. 내용은 대부분 밸리곰이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몰래카메라’ 형태로 꾸며졌다. 쇼핑과는 전혀 무관한 영상들이지만, 이는 롯데홈쇼핑 애플리케이션으로의 젊은 세대 유입을 끄는 요소로 작용한다. 김대종 세종대 교수(경영학과)는 “매출과 판매 없는 영상처럼 보이지만, 이는 사람들을 자사 애플리케이션으로 모이게 하는 집객효과를 낼 수 있다”며 “또 골프 레슨 영상을 보기 위해 매일 롯데홈쇼핑 앱을 들어오다, 우연히 필요한 물건을 보고 바로 사는 등의 행위가 이뤄질 수 있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롯데홈쇼핑 애플리케이션에서 볼 수 있는 '밸리곰' 영상. [사진 화면캡처]

엘라이브 이어 웹드라마 공개할 '엘플레이' 런칭 계획  

롯데홈쇼핑의 미디어 콘텐트 전략은 초록뱀미디어 투자 이후 더욱 강화할 전망이다. 롯데홈쇼핑은 엘라이브에 이어서 ‘엘플레이(L.Play)’를 런칭하고 모바일 앱을 통해 초록뱀미디어와 함께 제작한 웹드라마 등을 공개할 계획이다. 엘플레이런칭 형태는 롯데홈쇼핑 애플리케이션 내에 엘라이브처럼 한 카테고리로 채널이 들어설지, 따로 하나의 애플리케이션 형태로 분리돼 나올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초록뱀미디어와 롯데홈쇼핑이 함께 만드는 웹드라마에는 롯데홈쇼핑에서 판매하는 상품들을 간접적으로 광고하는 PPL 장면이 다수 등장할 예정이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초록뱀미디어가 제작하는 드라마를 지원하며 자사 상품을 드라마 안에서 간접적으로 광고하면서 협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김 교수는 “드라마 등 미디어와 결합한 쇼핑 사업은 사실 수년 전부터 이야기된 일”이라며 “최근 tvN드라마 ‘지리산’이 과도한 PPL 등으로 비난을 받았는데, 이는 협찬사와 드라마 제작사 간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결과였다”고 말했다. 이어서 김 교수는 “롯데홈쇼핑과 초록뱀미디어와 합작해 작품을 만들면 제작 단계부터 PPL 장면을 보다 세밀하게 기획해, 이 같은 불협화음을 없앨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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