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고수에게 듣는다] 슈퍼개미 김정환 케이공간 대표
“반도체·자동차·건설·메타버스에 올라타라”
“반도체, K-콘텐츠, K-푸드로 이어지는 ‘패러다임 시프트’는 시작됐다. 주식시장에 큰 기회가 온다.”
‘슈퍼개미’ 김정환 케이공간 대표는 “저평가된 국내 기업이 넘쳐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자본금 7000만원으로 시작해 수백억대 자산가에 이른 1세대 슈퍼개미다. 주린이, 개미들의 형을 뜻하는 ‘개형’으로 불리우며 투자자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 하락장에서 시작한 유튜브 ‘Super K- 슈퍼개미 김정환’은 구독자 수가 60만 명에 육박한다. 올해 초 그가 펴낸 [나의 첫 투자수업 1·2]이 경제서적으론 이례적으로 베스트셀러 종합 1위에 오른데 이어, 신간 [투자는 디테일에 있다]가 12월 출시 직후 국내도서 종합 1위를 기록하며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그는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 시기 외국인과 기관을 이겨낸 동학개미들의 투자 시점은 너무 좋았지만, 올해 코스피가 박스권에 갇히면서 상당부분 손실 구간으로 들어가고 있다” 며 “시장을 이기기 위해서는 제대로 공부를 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25년의 투자 내공을 담은 신간 [투자는 디테일에 있다]를 펴내 실전 투자기법을 전한 이유다. 그는 “이기는 투자를 위해선 주린이라면 광범위한 섹터를 보기보다 종목 3~5개에 집중해서 디테일하게 공부하라”고 당부했다. 본인이 보유하고 있는 기업에 대해서만 철저하게 공부를 한다면, 슈퍼개미를 뛰어넘을 수 있는 투자자가 될 수 있을 거라는 관점이다. 2022년 주목해야 할 ‘개형’이 뽑은 주식 탑픽(top pick)을 공개한다.
2022년 가장 주목할 만한 섹터는?
내년 가장 기대되는 분야가 반도체 그리고 자동차다. 또 대선이 있기 때문에 건설주가 굉장히 뜰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NFT나 메타버스에 관한 관심도 높다. 초성장주 쪽으로 자금이 많이 이동하고 있는데, 지금 우리나라의 기업들 중에 NFT나 메타버스의 수혜를 받을 디스플레이 쪽도 굉장히 좋은 곳이라고 보고 있다. 이렇게 섹터들을 예측하고 나서 그 밑에 있는 좋은 기업들을 찾아내는 게 ‘투자의 디테일’이다. 막연히 남들한테 듣고 나서 이 기업을 사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밸류에이션을 평가하고, 이 회사가 1년 후에 얼마나 돈을 더 벌 것인지, 아니면 시장에서 얼마만큼의 점유율을 가져갈 것인지를 예측하는 것이 중요하다.
메타버스 관련 유망 종목은 어떻게 찾을까.
메타버스 플랫폼도 있지만, 주변기기를 생각해 보면 ‘이 업체도 수혜를 받을 수 있겠구나’ 상상할 수 있다. 오큘러스처럼 안경을 만들고 있거나 출시를 준비하는 회사도 있고, 손떨림 방지 기능도 있어야 된다. 그런 기술을 가진 회사들은 조금만 검색해보면 나온다. 최근 NFT 시장이 뜨면서 보안 관련 주들이 급등했다. 그 중 지니언스라는 종목이 크게 주목받고 있다. 메타버스나 NFT가 거래되는 과정에 보안은 필수적이라고 생각해서 지니언스를 일찌감치 주목했는데, NFT랑 연결되면서 급등세다. 또 패스앱이라는 인증하는 시스템 관련 아톤이 최근 많이 올랐다. 우리가 어떤 기업이 변해가는 과정들을 본다면 관련 유망주들을 찾을 수 있다. 남들이 다 알고 나서 투자하는 건 너무 늦다. 남들이 알기 전에 그것을 상상을 해서 ‘가능성’이 현실화될 때까지 들고 가는 것이 주식 투자다.
올해 반도체 주가는 부침이 컸다. 슈퍼 사이클 오나.
외국계 증권사에서 “반도체 겨울이 온다” 얘기가 나오면서 현물가가 떨어졌다. “재고가 없다”는 삼성전자나 하이닉스 내부의 말을 믿지 않았던 거다. 이제 삼성전자나 하이닉스는 힘들다 했던 건데, 불과 한두달 만에 시각이 바뀌었다. 그런데 지금 다시 현물가가 올라가고 있고 이젠 다시 벌써 ‘봄’이 와버렸다. 얼마 전 아마존이 서버 문제로 다운이 된 적이 있었다. 앞으로 서버 관련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이다. 왜냐하면 데이터가 앞으론 수없이 더 많이 생산될 거고, 메타버스와 자율주행에도 데이터가 많이 들어간다. 자율주행이 시작되면 그 자동차에 들어가는 메모리 부분의 수요는 엄청나게 증가할 것이다. 한두달 아팠다고 겨울이 온다라고 보는 게 아니라, 가치투자 혹은 장기투자를 해야하기 때문에 2~3년 후까지 보자.
자동차 산업의 전망은?
요즘 우리나라의 EV6나 아이오닉5가 유럽에서 1등을 하고, 디자인도 굉장히 좋아져 잘 팔리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 디자인이 좋아지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현재 4위까지 올라 갔다. 현재 현대차와 기아차를 합쳐도 시가총액은 100조원이 안 된다. 전기차도, 수소차도 그리고 내연차도 잘 판매되고 있는데 말이다. 이에 반해 뉴욕에 상장된 리비안은 상장하자마자 1대도 못 팔았는데도 불구하고 시총 90조원을 달성하고 있다. 테슬라는 1000조원에 이른다. 테슬라에 견줘 점유율로 따진다면 기아차와 현대차도 200조원은 가야 될 것이다. 리비안이나 루시드나 테슬라가 미국에 상장됐다는 이유로 제대로 된 평가를 받고, 우리나라 기아차와 현대차는 주가수익비율(PER) 10배도 안 되는 밸류에이션이라는 것이 안타깝다. 테슬라의 PER은 100배다.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자동차 업종도 급격히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본다.
개미들이 삼성전자 등 많이 샀지만 대개 얼마 못 버티고 팔았다. 언제까지 보유해야 하나.
국가 PER 수준이 적정하다고 본다. 미국은 24배, 일본은 25배인데, 우리나라는 현재 10배를 기록하고 있는 아주 저평가된 시장이다. 또 업종마다 적정 수준을 다르게 보는데, 자동차와 반도체는 12배 정도가 적정하다. 삼성전자의 실적이 올해는 56조원 정도, 내년에는 한 60조원 수준 예측되는데, 여기에 PER 12배를 적용하면 720조원이다. 현재 삼성전자의 시총은 400조원대 초반이다. 그러면 삼성전자 시총은 적어도 600조원 이상까지는 가겠다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 상장돼 있어 저평가를 받는다 할지라도. 개인적으로는 PER 20배 정도 주고 싶다. 세계 1위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시총이 60조원의 20배해서 1200조원 정도 되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12배 정도인 720조원까지 가겠다고 보면 지금으로부터 약 70~80% 상승 여력이 삼성전자에 남아있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삼성전자의 시총이 상승하면, 우리나라의 국가 PER도 50% 정도 상승 여력이 커진다. 지금 코스피가 3000 정도니 4500까지 상승할 수 있다.
대선 수혜주로 꼽은 건설주 투자는 어떻게.
지금 우리나라 건설주들이 굉장히 저평가돼 있다. 아파트 대란이 온 것도 공급 물량이 감소한 영향이 큰데, 이제부터 공급 물량을 늘린다고 하지 않나. 그런데 건설주 중 PER 2~4배 수준의 기업들이 있다. PER 2배라는 건 2년만 벌면 지금 시가총액이라는 거다. 만약에 지금 1억원의 자금으로 어떤 식당을 오픈해서 2년 안에 원금 수준을 거둬들일 수 있다면, 무조건 해야하는 거 아닐까. 그런데 나 대신 기업이 그렇게 운영을 해서 돈을 벌어준다면 충분히 매력적인 투자라는 거다. 현재 주목하는 건설회사는 DL이앤씨와 계룡건설이다. 올림픽대로를 타고 가다 보면 가장 비싼 아파트들이 보인다. 한강이 보이는, 로망의 아파트는 평당(3.3㎡) 1억원이 넘는다. ‘대림 아크로’로 알려진 DL이앤씨를 탑픽으로 보고 있다. 다음으로 충청도권의 회사 중에서 계룡건설을 유망하다고 본다. 이들 종목은 현재 굉장히 싸다. DL이앤씨는 PER이 4배, 계룡건설은 2~3배 수준이다. 내년에는 대선 즈음해 엄청난 건설붐이 불 것이기 때문에 건설주도 수혜를 엄청나게 볼 것이다. 한강뷰 아파트 대신 그 아파트를 짓는 건설주에 투자하라.
주식시장에 기회가 온다고 봤다. 주린이에게 당부할 점은.
우리나라의 패러다임 시프트가 시작됐다. 코로나 사태가 오면서 반도체가 떴고 우리나라가 전세계 공급망의 중심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 순위는 오르고, 일본은 추락하고 있다. 남북경협이 되면 프랑스, 영국을 넘어 세계 5위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본다. 요즘 반도체뿐만 아니라 문화콘텐츠도 K만 붙으면 굉장히 멋있게 느껴진다. 그 열풍은 K푸드로도 이어질 것이다. 불닭볶음면의 수출 데이터가 급증하고, 풀무원은 미국에서 두부 1위를 기록했다. 우리나라를 부정하면서 투자를 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다. 긍정적 마인드를 가질 수 없다면, 시장을 떠나야한다. 국뽕 수준은 아니더라도 ‘우리나라가 발전하겠구나’ 하는 상상을 하면서 관심 종목에 관해 디테일하게 분석한다면 ‘이기는 투자’를 할 수 있다.
배현정 기자 bae.hyunjung@joongang.co.kr,윤형준 기자 yoon.hyeongjun@joongang.co.kr×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