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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천장’ 허무는 ESG, 여성리더 발탁한 증권·운용사 어디?

박정림 KB증권 대표 연임…신한금투, 상무보 9명 중 3명 여성 발탁
한투증권 김순실 PB6본부장, 한투운용 이미연 FI운용본부장 등용

 
 
최근 연임 또는 선임 된 증권·자산운용사 여성 대표 및 임원들. [사진 각 사]
올해 연말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임원 인사에서 ‘여성 리더’가 다수 등장했다. 금융투자업계 특유의 남성 중심 보수적 문화를 고려하면 눈에 띌 만한 변화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23일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을 단행하며 신임 상무보 9명을 발탁했다. 이 가운데 3명은 여성으로 채웠다. 신윤주 재경영업본부 본부장, 김수영 브랜드홍보본부 본부장, 염정주 청담금융센터 센터장 등이다. 신한금투 관계자는 “이번 인사로 신한금투 전체 임원 중 여성의 비중이 14%로 늘었다”며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측면에서 다양성 확보를 위해 인사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달 17일 PB6본부장에 김순실 상무보를 임명했다. 한투증권에서 여성 본부장이 나온 건 지난 2010년까지 PB본부장을 맡았던 박미경 상무 이후 12년 만이다. 김 본부장이 맡은 PB6본부는 부산과 경남에 위치한 한투증권 프라이빗뱅커(PB) 센터를 관할한다. 한국투자신탁운용에서도 이미연 FI운용본부장이 상무로 승진해 업계 최초 여성 채권운용 부문 임원이 됐다. 이 상무는 지난 2011년부터 한투운용 FI운용본부에 몸을 담았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김미정 상무를 투자금융(IB)1부문 대표로 선임했다. IB1부문은 기업금융과 인수금융, 구조화금융 등 증권사의 주요 IB사업을 담당한다. 김 상무는 미래에셋증권이 업계 내 인수금융 상위권 회사로 발돋움하는 데 기여한 인수금융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이외에도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공모를 통해 발탁한 지점장 15명 중 6명을 여성으로 채워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증권업계 첫 여성 최고경영자(CEO) 타이틀을 지닌 박정림 KB증권 대표이사 사장도 올해 연말 인사에서 1년 연임에 성공했다. KB증권이 지난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5433억원(전년 동기 대비 60.5% 성장)을 거두며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이뤄낸 덕분이다. 박 대표는  KB증권의 자산관리(WM) 사업 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이 밖에도 자산운용업계에선 원주영 신영자산운용 마라톤가치본부 본부장, 민수아 삼성액티브자산운용 상무, 임은미 신한자산운용 주식운용 본부장 등이 대표적인 ‘여성 리더’로 꼽힌다. 
 
2018년 국내 증권사 처음으로 여성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박정림 KB증권 대표이사 사장. [사진 KB증권]

ESG경영 등 환경 변화로 ‘남성 중심’은 옛말

그간 금융투자업계는 남성 중심의 보수적인 문화가 여전한, 이른바 ‘유리천장’이 가장 단단한 업계로 꼽혀왔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은행·보험사·증권사·자산운용사 등 국내 금융회사 내 여성 임원 비중은 7.4%에 그쳤다. 증권사로 한정하면 전체 임원 1311명 중 59명, 약 4.7% 수준이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전 세계 화두로 떠오른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에서 성별 다양성이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는 점, 내년 8월 5일부터 일명 ‘여성이사 할당제’가 적용되는 점 등 환경 변화로 업계 분위기가 달라지는 모습이다. 최근 몇 년 사이 금융그룹 차원에서 여성 인재 육성에 공을 들여온 영향도 받았다.
 
일례로 신한금융그룹은 지난 2018년 금융권 최초로 여성 리더 육성 프로그램 ‘신한 쉬어로즈’를 도입했다. 올해까지 약 300여명이 참가했고, 왕미화 신한금융그룹 WM사업부문장과 조경선 신한은행 부행장 등 여성 임원도 다수 배출했다. 타 금융그룹도 ‘위 스타 멘토링(KB금융그룹)’, ‘하나웨이브스(하나금융그룹)’, ‘우리 윙(우리금융그룹) 등 다양한 여성 리더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ESG경영 강화에 더해 그룹 차원에서 ‘신한 쉬어로즈’ 등을 통해 정책적으로 여성 임원을 늘리고 있기도 하다”며 “타사와 비교하면 신한금융투자의 여성 임원 비중(14%)은 많은 편으로 향후 더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성별을 따지기보다는 능력 위주의 인사를 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며 “회사 입장에선 적절한 능력을 갖춘 인재에 투자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민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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