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자발적 퇴직자 늘고 15분 도시 형태 증가”…트렌드 예측 전문가의 전망
‘마리안 살즈만’ 필립모리스 수석 부사장 ‘2022 트렌드 리포트’ 발간
대량 퇴직 유행으로 ‘일’에 대한 새로운 시각…스마트 업무방식 각광
모두가 번아웃 된 시기, 정신 건강 문제·웰빙 중요성 키우는 데 적기
그는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에서 커뮤니케이션 업무를 총괄하는 수석 부사장이다. 사람들은 그를 글로벌 PR 전문가, 혹은 트렌드 예측 전문가라고 부른다. 1992년 온라인 시장 조사업체 ‘사이버 다이얼로그’의 공동설립자이자 ‘메트로섹슈얼’이란 용어를 재발굴 해 유행시킨 인물이기도하다. 하바스 PR대표, 포터노벨리의 최고 마케팅 책임자를 거친 이력답게 미래 트렌드를 읽는 눈이 날카롭다.
팬데믹 2년…경고 신호 읽어야 혼돈 밖으로
살즈만은 “미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들이 미래 전망을 마냥 긍정적으로 보고 있지만은 않다”면서도 “막막함과 경고의 신호를 용감하게 대면하면서 예측 능력을 발휘한다면 혼돈 속에서도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살즈만은 세계 속 한국 사회의 동향을, 그것도 이론적인 글로벌 마케팅을 토대로 풀어내고 있다. 정확한 사건과 예측을 담아낸 방식이 아니다. 오히려 그는 다가오는 해 그리고 그 이후에도 영향을 미칠 새로운 트렌드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이번에 발간한 트렌드 리포트에선 2022년에 걸맞게 22개 키워드로 트렌드를 제시했다. 그 중 핵심 키워드는 ▶작업 방식 ▶우리가 있는 곳 ▶우리가 사는 곳 ▶과학 ▶정신 건강과 웰빙 ▶불공평과 불평등 등으로부터 비롯되는 변화다.
연결형 에이전트 부상…슬세권의 대중화
우선 고용주는 하이브리드 방식의 작업(원격 근무와 현장 근무의 통합)이 지닌 위험 요소와 이점을 고려해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역량을 향상할 수 있는 스마트한 방식 모색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또 급부상 할 요소는 ‘연결형’ 에이전트다. 살즈만은 흩어져 있는 인력을 의미 있는 방식으로 한데 모으는 사내·외주 전문가, 즉 연결형 에이전트가 주목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 속에서 우리 삶은 점점 더 디지털화될 전망이다. 살즈만은 주류가 되고 있는 AI, 암호화페 등과 같은 신기술과 이를 뒤따르는 새로운 부와 문화를 조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빠르게 진화하는 메타버스 역할에 집중하면서 뉴미디어가 주는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준비와 증강 현실에 대한 대비도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른바 슬세권(슬리퍼+역세권). 살즈만은 주거 권역이 가까운 거리에서 각종 여가와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변화할 것으로 봤다. 도보나 자전거로 15분 내 모든 것에 접근할 수 있는 ‘15분 도시 형태’가 점점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서울은 15분에서 10분으로 단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살즈만은 “기존의 도시화 추세가 완전히 바뀌지는 않겠지만 재택 근무는 인구 일부가 보다 친환경적이고 인구 밀도가 낮은 주변 지역, 대도시의 편의시설과 교통 허브에 접근할 수 있으면서도 기후 변화로부터 어느 정도 보호되는 곳으로 이동하게 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마스터 인종 탄생 가능성…정신 건강도 중요
정신 건강과 웰빙이 그만큼 중요해지는 시기이기도하다. 살즈만은 모두가 번아웃 되고, 보건 당국 역시 ‘절망의 질병’에 대해 경고하고 있는 지금이 오히려 정신 건강 문제를 해결하고 웰빙에 대한 중요성을 키우는 데 적기라고 봤다. 관련 프로그램이나 도구, 기술을 채택하기에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면 신체와 정신적 건강을 모니터링하고 관리하는 웨어러블 기기가 입거나 몸에 붙여 휴대할 수 있는 정보통신 기기와 통합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살즈만은 불공평과 불평등이 주는 기회에 대해서도 역설했다. 개인적 삶과 공적인 직업 영역 전반에 걸쳐, 사람들이 특권과 기회의 관계에 주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팬데믹 기간 동안 사람들이 알게 된 부분이기도 하다. 경제적 기회에서부터 개인의 안전, 기후변화의 영향에 이르기까지 일부 개인과 국가·지역사회가 다른 이들보다 더 취약하다는 사실을 무시할 수 없게 됐다는 게 그의 평가다.
살즈만은 “불안은 언제나 존재하기에 우리는 기대치를 재조정해야한다”며 “우리가 이상화했던 많은 것들이 완벽하지 않거나 더 이상 적절하지 않거나 실현 가능하지 않거나 지속 가능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집단적 고통, 좌절, 불안이 초래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희망이 있다고 봤다. 코로나19로 인해 발생되고 악화되는 문제에 직면하면서 더욱 매력적인 시장이 열리거나 새 트렌드가 만들어 진다는 의미다.
더 분명한 것은 살즈만이 담아낸 2022년 22가지 트렌드 리포트는 우리가 공통의 문제를 해결하는 실용주의서라는 것이다. 그는 트렌드를 예측하고 새로운 방법으로 그려나가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사회의 미래는 더 밝을 수 밖에 없다고 말하고 있다.
김설아 기자 kim.seola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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