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모빌리티… 롯데정보통신 주가의 이유 있는 강세
2021년 M&A 통해 신사업 역량과 시너지 확보
성장성 높게 점치고 목표주가 끌어올리는 증권가
롯데그룹의 IT계열사 롯데정보통신의 연초 주가 움직임이 나쁘지 않다. 지난해 12월만 해도 3만원대 박스권에 갇혔는데, 어느덧 4만원대를 넘보고 있다. 10일 종가는 3만9050원으로 연초 대비 8.02% 올랐다. 올해 들어 개인투자자와 외국인이 순매수 행보에 나서면서 주가를 끌어올렸다. 미국의 긴축 부담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좀처럼 반등에 힘을 쓰지 못하는 국내 증시와 분위기가 딴판이다.
변동성 장세에서도 주가가 오르는 건 기업 체질이 바뀌고 있어서다. 그간 SI업계는 그룹 일감을 떠맡는 게 주요 수익원이었는데, 이 부문의 매출이 정체되자 새 영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여러 기업 중에서도 신기술 확보와 관련 사업모델 구축에 나선 롯데정보통신의 민첩한 움직임은 눈에 띈다.
이 회사가 겨냥한 신사업이 글로벌 트렌드로 떠오른 메타버스와 친환경차, 자율주행이라는 점에서 투자자의 관심이 높다. 롯데정보통신은 지난해 7월 초고화질의 가상현실(VR) 영상 콘텐트를 만드는 칼리버스를 인수하고 메타버스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메타버스는 확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분야다. 그룹의 시네마, 면세, 홈쇼핑 등 유통 및 서비스 비즈니스에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고객사에 메타버스 콘텐트 납품 수요가 늘어나면, 그만큼 회사 매출이 늘어나게 된다.
롯데정보통신은 지난해 11월엔 국내 전기차 충전기 시장 2위 업체인 중앙제어를 인수했다. 전기차 시대에 걸맞은 충전 인프라 확보가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매출 시너지가 기대되는 딜이었다. 단순히 충전 인프라를 늘리는 데서 그치지 않고 롯데정보통신의 다양한 IT 기술을 융합한다. 예약·정산·멤버십 등 충전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을 구현하고, 유통, 물류, 호텔·리조트, 화학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충전소를 운영하는 엔드투엔드 서비스를 꾀할 계획이다.
이미 롯데정보통신은 모빌리티 분야에선 잔뼈가 굵은 사업자로 꼽힌다. 특히 자율주행의 선행 기술인 C-ITS(지능형 교통체계) 교통시스템 분야에서 상당한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6월 국내 최초로 운전석 없는 자율주행셔틀 임시 운행 허가를 얻어 세종시에서 시험 운행을 진행 중이다. 한국도로공사 다차로 하이패스 솔루션을 공급하는 단골 사업자이기도 하다. 미래차의 충전 서비스부터 스마트 인프라를 아우르는 모빌리티 생태계를 갖추겠다는 게 이 회사의 목표다.
탄탄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한 가운데 본업도 호조를 보인다. 그룹 계열사를 상대로 스마트팩토리·스마트물류 비즈니스를 전개하면서 매출 덩치가 커졌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롯데정보통신은 지난해 매출 9501억원, 영업이익은 51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점쳐진다. 전년 대비 매출은 11.8%, 영업이익은 31.7%나 증가한 수치다.
신한금융투자는 최근 롯데정보통신의 목표주가를 상향하고 “그룹사 SI 위주에서 대한민국 대표 디지털 플랫폼 업체로 거듭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롯데정보통신이 해외 사업 공략에 시동을 걸었다는 점도 기대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노준형 롯데정보통신 대표는 신년사를 통해 “그간 쌓아온 펀더멘탈을 기반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걸맞은 경쟁력을 갖춰나가야 한다”며 “무엇보다 IT, 디지털 전환 기반 기술 리더십을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다린 기자 kim.dar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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