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스 품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성장 보릿고개’ 넘을까
[‘1월 폭락’ 바이오대장주 운명은②] 삼성바이오로직스
생산 규모 늘리는 데 제약 시장은 10월까지 '보릿고개'
JV 삼성바이오에피스 내재화, 성장동력 여부 조목
유가증권시장 바이오 대장주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지난해 12월 30일 종가 90만30000원에서 올해 1월 28일 종가 기준 73만9000원으로 18.2% 하락했다. 주식 시장의 전체적인 하락으로 바이오주와 성장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된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를 가를 요인들을 짚어봤다.
‘성장 보릿고개’ 예상, 1~3분기 실적 주목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34.6% 늘어났다. 2016년부터 최근 5년간의 연평균 성장률은 40%에 달한다. 이 같은 성장률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자산과 이익 대비 높은 주가를 설명하는 근거였다.
지금까지 항체의약품 위탁생산(CMO) 위주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성장 모멘텀은 설비 투자에 따른 생산 규모 증대가 매출 증가로 이어지는 방식을 보여왔다. 지난해의 경우 1, 2공장은 연중 100% 수준으로 공장이 가동했고, 3공장의 가동률 상승이 지난해 성장을 견인했다.
문제는 올해 캐파가 늘어나는 데 제약이 있다는 점이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지난해 3공장 가동률은 93.8%로 추정된다. 4분기에는 최대 캐파 가동이 이뤄졌다. 이는 올해 성장 가능성이 제한됨을 의미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당초 내년 가동 예정이던 4공장 일부(6만 리터 규모)를 올해 10월부터 가동하고, 공장 운영 효율성을 높인다는 방침이지만, 2공장의 유지보수 일정이 매출 성장에 제한을 줄 수 있을 전망이다. 김정현 교보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1~3분기 공장 완전 가동분이 올해 1분기 실적에 반영될 것”이라면서도 “2공장의 가동률 하향분이 2분기 실적에 반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장성 증명할 건 ‘수주’
업계에선 특히 일반 ‘항체 의약품’ 보다 mRNA 백신 원액(DS)의 추가 수주가 투자심리를 자극할 것으로 평가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그중 첫 번째가 mRNA 백신 DS 생산이다.
mRNA 백신인 모더나 ‘스파이크박스’ 완제공정(DP) 을 맡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mRNA 백신 DS 생산에 나섰다. 올해 2분기부터 3공장에서 미국 그린라이트사가 개발 중인 mRNA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의 임상용 DS를 생산할 예정이다.
그러나 임상용 물량임을 고려할 때 생산 물량은 크지 않다. 존림 대표는 지난 13일 기자간담회에서 “mRNA 백신 수주를 위해 다양한 고객사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에피스 완전 자회사로…성장세 주목
해당 거래가 공시된 당일 주가가 3.79% 상승했음을 고려하면 일단 시장의 평가는 긍정적인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완전자회사로 두게 됨으로써 새로운 성장동력 마련에 적극 나설 수 있게 됐다는 데 긍정적인 평가를 준 것으로 여겨진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지난 10년간 바이오젠과의 협업을 통해 축적된 에피스의 개발, 임상, 허가, 상업화에 걸친 연구개발 역량도 온전히 내재화할 수 있게 됐다”며 “의사결정의 자율성과 민첩성이 제고돼 에피스의 신규 파이프라인 개발, 오픈이노베이션, 신약 개발 등 중장기 성장 전략을 독자적으로, 빠르고 유연하게 추진할 수 있게 됐다”고 지분 인수를 통해 강화된 경쟁력을 설명했다.
다만 삼성바이오에피스 합작 청산이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려면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빠른 성장 동력을 가졌음을 입증해야 한다. 빠른 성장을 보여줘야 한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난해 1~3분기 매출은 625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9.2% 늘어난 바 있다. 바이오젠이 삼성바이오에피스 마케팅의 큰 축을 담당하는 만큼 이 회사와의 조인트벤처 청산이 성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데, 삼성바이오 측은 “양사는 지분 매매 계약체결 완료 후에도 긴밀한 협력관계를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최윤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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