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도 교수 “부동산 더 빠르게 식을 수 있다” [부동산 전문가 인터뷰③]
부동산 활황기인 3월 일정수준 미달시 ‘하락장’ 거세질 수도
거래량, 미분양분, 전세가 동향 주의
앞으로 수년 동안 집값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추세적 하락 국면’에 진입했다는 정부 판단과 일맥상통한다. 많은 부동산 전문가들이 '일시적 현상'으로 내다보고 있는 집값 하락 통계에 대해선 확실한 '집값 하락의 전조'라고 반박한다. 한문도 연세대학교 정경대학원 금융부동산학과 교수의 분석이다.
한문도 교수는 일시적인 기술적 반등은 있겠지만, 내년까지는 집값 하향 추세가 더욱 확고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거래량, 미분양분, 전세가 동향 등 주요 부동산 시장 지표들과 함께 금리 인상과 같은 경제적 변수에 주의해야 한다"며 "올해와 내년은 자산 포트폴리오 전략을 잘 짜야 하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올해 3월 부동산 ‘하방’ 고비…“하락장 대비해야”
그는 정부의 서울 집값 하락 데이터가 적어 유의미한 통계로 보기 어렵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상반된 접근법으로 이야기했다. 한 교수는 “부동산 시장에서 매년 12, 1, 2월은 통상적인 비수기였다"며 "올해만 거래가 줄어든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거래량이 늘어나는 3월부터는 더욱 '하방' 분위기가 조성될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3월에도 거래량이 일정 수준을 넘지 못한다면 집값 하락은 더욱 가팔라 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한 교수는 이어 “한은에서 금리 인상 2회는 확정, 3회까지 예상해 놨기 때문에 현재 하락하고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하방 압력이 더욱 거세질 수 있다"며 "우선 가을까지는 보수적으로 시장 상황을 보면서 대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그는 "미국 금리가 올라가면 부동산 가격은 하락할 확률이 90% 이상이다"며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은 만큼 가을 이후 매물이 풀리기 시작해 내년부터는 쌓일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한 교수는 패닉바잉한 영끌족 등은 부동산 하락장에 대비할 것을 주문했다. 한 교수는 “부채 대출에 관해서 부담 능력을 최소한 4~5년을 계산해야 한다”며 “한번 하향으로 들어가면 통상적으로는 5년에서 7년은 간다”고 주장했다.
그는 금리 인상에 따른 주택담보대출 이자 상승도 염두에 둘 것을 조언했다. 한 교수는 "주담대 대출 4억원을 기준으로 놓고 봤을 때 작년에는 원리금 상환액이 175만원정도였다"며 "근데 지금 추세대로 금리를 2번 올리면 240만대까지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당분간 매수 자제해야"…4차산업·정비사업지 눈여겨볼만
서울과 지방 부동산 투자 유망지역과 유의지역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한 교수는 "일자리가 없는 도시, 발전 가능성이 없거나 그대로 유지되는 도시는 조심해야 한다"며 "특히 1차 산업이 자리 잡고 있던 도시는 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6대 광역시 구도심을 눈여겨볼 것을 추천했다. 한 교수는 "가로주택 정비나 소규모 재건축 등과 관련된 구체적인 법안들이 작년 9월에 통과됐다"며 "이미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는 가로주택 정비와 소규모 건축에 많은 분이 투자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거주 목적의 주택 매수 타이밍도 제시했다. 한 교수는 "1~2년 후 미분양 물량이 나올 가능성이 높고, 이때 정부에서 세제 혜택을 풀어줄 가능성이 높다"며 "지금은 투자를 권유할 곳도 마땅하지 않고 당분간 매수는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서울은 당분간 매수에 있어 더욱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는 3월 대선 이후 자산 관리 계획을 미리 잘 세워둘 것을 당부했다. 한 교수는 “여야 후보 어느 대통령이 돼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적 유예'는 추진될 것 같다”며 “팔려면 미리 마음의 준비를 했다가 바로 빨리 파는 게 낫다. 타이밍을 놓쳐서 미루다가 못 팔면 오랜 기간 안 팔릴 수도 있으니 계획을 잘 세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한 교수는 "투자자들은 여러 가지 지표나 사이클, 이론, 실제 상황들이 하향 안정화 쪽으로 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자산관리 포트폴리오를 재작성해야 한다"며 "냉정하게 판단해서 조금 남더라도 빨리 처분하고 다음 기회를 노리는 게 좋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실수요자들은 당분간 매수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반대한다"며 "올라갈 폭이 너무 제한적이고, 내려갈 폭은 제한이 없는 상황인 만큼 시장 상황을 보고 나서 접근해도 늦지 않다”고 조언했다.
이승훈 기자 lee.seung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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