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영국 부동산 재벌과 첼시FC 인수전에 나섰다
부동산개발자 닉 캔디의 ‘블루 풋볼 컨소시엄’에 참여
김나나 유럽축구 에이전트의 C&P스포츠도 공동참여
캔디 측 “첼시 홈구장 최신 시설로 재개발 제안 포함”
컨소시엄, 지안루카 비알리 전 감독과 자문 계약 맺어
하나금융그룹이 영국 축구팀 ‘첼시 구단’(Chelsea Football Club) 인수전에 뛰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첼시는 런던을 연고지로 하는 영국 프리미어리그(EPL) 소속으로 창단한지 올해로 117년된 역사를 갖고 있는 명문 축구단이다.
통신사 로이터는 ‘영국 부동산 개발업자 닉 캔디(Nick Candy) 측이 18일(현지 시간) “하나금융투자 등 여러 투자자들과 컨소시엄(블루 풋볼 컨소시엄)을 꾸려 첼시를 인수하기 위한 입찰에 참여한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블루’는 첼시 팀의 유니폼 색깔(파란색)이자 첼시를 부르는 별칭이다. 영국 축구계에선 첼시와 첼시 팬클럽으로 통용된다. 대표적인 첼시 팬클럽 중 하나가 위 아 더 블루스(We Are The Blues)다.
이 컨소시엄 측은 로이터에 “하나금융투자와 C&P스포츠는 캔디의 국제 투자자 컨소시엄에서 주요한 파트너”라며 “이들의 참여가 첼시의 국제적 브랜드와 아시아 팬들의 높은 관심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그룹의 컨소시엄 참여가 첼시 브랜드의 영향력과 비즈니스를 아시아 시장으로 확장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청사진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C&P스포츠’는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중계권 거래, 구단 지분 인수·매각, 구장 자금 조달, 라이선스 등 스포츠 마케팅·투자 등을 하는 스포츠 매니지먼트 업체다. C&P유럽, C&P한국, C&P유소년축구아카데미, ELDONS C&P 로펌으로 구성돼 있다. 유럽축구계 에이전트로 활동하고 있는 김나나(40·여, 외국명 ‘카탈리나 김’)씨가 대표를 맡고 있다. C&P는 ‘카탈리나 & 파트너스’의 축약어다.
영국 뉴스채널 스카이뉴스도 하나금융그룹과 지안루카 비알리의 첼시 인수 컨소시엄 참여 소식을 전했다. 스카이뉴스는 지난주에 ‘하나금융그룹과 C&P스포츠가 닉 캔디의 블루 풋볼 컨소시엄 참여에 관해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한 데 이어, 최근엔 ‘닉 캔디가 지안루카 비알리와 자문 계약을 맺었다’고 보도했다.
지안루카 비알리(Gianluca Vialli)는 이탈리아 축구선수 출신으로 첼시에서 선수이자 감독으로 활약했으며 지금은 암 투병 중이다. 그는 1998년 리그컵, UEFA 컵위너스컵, 2000년 FA컵에서 첼시를 우승팀으로 이끌었다.
첼시 인수 입찰 마감은 이날 오후 9시(현지 시간)까지다. 하지만 블루 풋볼 컨소시엄은 이미 접수를 마쳤을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거물 캔디가 첼시가 매물로 나오자마자 인수에 강한 의지를 내비쳤기 때문이다.
영국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캔디는 4살 때부터 첼시의 열렬한 팬이었다. 그는 첼시가 매물로 나왔을 때부터 미국 투자자들을 섭외하러 나섰고, 스탬포드 브릿지(Stamford Bridge 영국 축구경기장이자 첼시 홈구장)를 최신 경기시설로 재개발하는 방안을 담은 인수제안 계획을 언론에 일찍부터 밝히고 다녔다.
첼시구단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그 여파로 매물로 나오게 됐다. 미국과 유럽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겨냥해 러시아 경제에 대한 제재를 가했다. 그 중 한 조처로 푸틴의 자금줄을 차단하기 위해 푸틴과 관계가 가까운 러시아 주요 인사들에 대해 자산 동결 등 경제적 제재를 가했다.
이런 배경으로 영국 정부도 자국에서 활동 중인 러시아 기업인 로만 아브라모비치(Roman Abramovic)에 압박을 가했다.
아브라모비치는 러시아 석유 재벌이자 첼시 구단주며 푸틴과 관계가 가까운 주요 측근 중 하나로 꼽히는 인사다. 그는 2003년 첼시를 인수했다. 이후 약 10억 파운드(약 1조6118억원)을 투자하며 구단의 부흥을 이끈 주역으로 평가 받았다.
하지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푸틴의 측근이라는 점을 지적 받으며 안팎에서 퇴임 요구를 받아왔다. 그는 이 같은 정치적·경제적 압박에 쫓겨 20여년 동안 보유했던 첼시를 매각하겠다고 지난 3일 발표했다. 그는 매각 발표 때 “구단이 내게 빚진 금액에 대한 상환도 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첼시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기도 했다.
이번 첼시 인수전에는 닉 캔디가 이끄는 블루 풋볼 컨소시엄을 비롯해 런던의 금융기업 에이셀 파트너스, 마틴 브로턴(전 브리티시 항공 회장)과 세바스티안 코(국제육상경기연맹 회장) 컨소시엄, 톰 리케츠(미국 시카고 컵스 구단주) 집안과 켄 그리핀(헤지펀드 시타델 창업주) 컨소시엄, 토드 보얼리(LA다저스 공동 소유주)와 한스요르크 위스(스위스 갑부) 등이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식 기자 park.jeongsi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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