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디디추싱, 결국 자진 상폐…11개월만에 뉴욕증시 떠난다
임시 주총서 96% 동의, 6월 상폐절차 밟을 듯
디디추싱 주당 1.4달러로 공모가 대비 90% 급락
중국 차량공유업체 디디추싱(DIDI·滴滴出行)이 결국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지난해 6월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한 지 11개월 만이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디디추싱은 이날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주주 96%의 찬성으로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최대주주인 소프트뱅크는 물론 우버, 텐센트, 피델리티인베스트먼트, 블랙록자산운용 등 주요 주주들도 디디추싱의 상폐 안건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디추싱은 지난해 6월 44억달러(약 5조5000억원) 규모의 기업공개(IPO)에 성공하며 나스닥에 상장했다. 하지만 상장 직후 국가사이버정보판공실(CAC), 국가 인터넷정보협회, 공안부, 국가안전부 등 7개 국가 기관 합동으로 강도 높은 조사를 받으며 위기에 직면했다. 디디추싱이 보유한 사용자 정보가 미국으로 유출될 수 있다는 게 중국 정부의 입장이었다.
디디추싱은 오는 6월 2일 이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상장폐지를 신청할 계획이다. 주식 거래는 10거래일 뒤 중단되고, 상장폐지 이후엔 장외시장에서 거래가 이뤄진다. 디디추싱의 홍콩 증시 재상장 가능성도 열려있지만, 회사 측은 중국 장국의 조사와 시정조치가 마무리되기 전까진 별도의 증시 상장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이날 디디추싱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4% 하락한 1.44달러를 기록해 공모가(14달러) 대비 90% 가까이 급락했다. 상장 당시 800억달러(약 101조원)에 달했던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69억9000만달러(약 8조8290억원)로 쪼그라들었다.
디디추싱의 상장폐지가 마무리되고 나면 비상장 주식 보유가 금지된 헤지펀드들이 보유 중이던 지분을 대량 매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헤지펀드의 디디추싱 보유 규모는 2억3190만달러(약 2930억8000만원)로 지난해 4분기 대비 29% 감소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디디추싱은 중국 사이버공간관리국과 벌금, 처벌 수위에 대해 논의 중이고, 벌금이나 기타 처벌 수위도 불분명하기 때문에 주식을 보유할 가치가 있는지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허지은 기자 hur.ji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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