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시장 수출 준비 완료” 베일 벗은 K-장갑차 ‘레드백’

군 관계자·주한외국무관 등 80여명에 실기동 공개
호주 장갑차 도입사업에 하반기 우선협상대상 선정
미국·유럽 진출도 추진…국내 실전 배치 도입 가능성

호주 수출을 추진 중인 한화디펜스의 미래형 보병전투장갑차 ‘레드백(Redback)’의 핵심기술과 기동성능이 일반에 공개됐다.

한화디펜스는 이달 27일 육군 11사단 부대 훈련장에서 레드백 시범운용 행사를 열고, 사단 기갑수색대대에서 시범운용중인 레드백 궤도장갑차의 실제 기동 모습을 선보였다.

이번 행사는 지난해 10월 호주 육군의 최첨단 궤도형 보병전투장갑차 도입 사업(LAND 400 Phase3)의 최종 시험평가를 성공적으로 마친 레드백 장갑차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기동 시연을 펼치는 자리였다. 행사에는 육군과 방위사업청 관계자, 주한외국무관, 국내외 기자단 등 8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서 레드백은 ▶야지주행 ▶장애물극복 ▶제자리선회 ▶포탑구동 ▶병력 승하차 등을 시연하며 기동성과 운용 성능을 선보였다. 앞서 육군과 한화디펜스는 방위사업청의 ‘수출용 무기체계 군 시범운용 제도’를 통해 올해 4월 시범운용 협약을 체결하고 4월 18일부터 6주 간 시범운용을 실시했다.

호주에 서식하는 독거미의 이름을 딴 레드백 차량은 올해 초 호주 현지에서 자체 내구도 평가를 실시했다. 이어 오는 8월 국내에서도 1만여㎞ 내구도 시험평가를 진행하는 등 다양한 지형에서의 운용 신뢰성을 높일 계획이다.

레드백은 국군 K21 보병전투차량의 핵심기술을 바탕으로 개발한 5세대 궤도형 보병전투장갑차다. 복합소재 고무궤도와 ‘아이언 비전(Iron Vision, 360도 전 방향 감시 시스템)’ 헬멧전시 기능, 전투기와 군함도 활용하는 능동위상배열레이더(AESA)을 이용해 적의 대전차 미사일을 요격하는 ‘아이언 피스트(Iron Fist)’ 능동방어체계를 장착했다.

여기에 ‘암 내장식 유기압 현수장치’, 대전차 미사일을 장착한 하이브리드 포탑, 상태감시시스템(HUMS, Health and Usage Management System) 등의 기술을 적용했다. 열상 위장막(전차용 위장막)을 두르면 열상 감시장비 탐지와 열추적 미사일 공격을 회피할 수 있다.

호주군은 현재 차세대 궤도형 전투장갑차와 계열 차량 8종 등 400여 대 도입을 추진하고 있으며, 올 하반기에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전망이다. 레드백과 치열하게 경합 중인 독일 라인메탈의 KF41은 레드백(30㎜)보다 큰 35㎜ 기관포를 장착하고 있다. 항속거리는 500㎞로 레드백의 520㎞보다 뒤처진다.

호주에서 다양한 시험평가를 거친 레드백은 미국과 유럽시장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화디펜스 미국법인은 현재 미국 차세대 유무인 보병전투장갑차 사업(OMFV 사업)에 오시코시 디펜스 컨소시움(Oshkosh Defense Consortium)의 핵심 협력업체로 참여하며 레드백을 기반으로 한 OMFV 장갑차 설계를 진행 중이다.

이번 시범운용을 두고 오시코시 디펜스 관계자들이 방한해 운용 현장을 직접 확인하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와 함께 유럽 여러 국가에서도 신규 궤도형 장갑차 도입이 추진 중인 가운데 레드백 장갑차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KF21의 뒤를 이을 장갑차로 레드백 도입 가능성이 점쳐진다. 조현기 방위사업청 기동사업부장(육군 준장)은 “우리 군이 요구하는 성능과 기술이 접목된 ‘한국형 레드백’ 도입도 긍정적으로 검토 가능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