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일반
전통의 취업 공룡들과 신흥 강자들의 격돌[채용 플랫폼 지각변동]①
- 공채 종말 시대, 새롭게 재편되는 구인구직 시장
백화점 느낌의 기존 강자 vs 편집숍 느낌의 신흥 강자
[이코노미스트 원태영 기자] 대한민국 채용 시장이 유례없는 전환기를 맞고 있다. 대규모 공채 시대가 저물고, 직무별 상시 채용과 경력직 중심의 ‘수시 채용’이 주류로 자리 잡으면서 구인구직 플랫폼 간의 생존 경쟁도 격화되는 모습이다. 특히 사람인·잡코리아·인쿠르트로 대표되는 ‘전통의 공룡’들과 원티드·리멤버·링크드인 등 특정 타깃을 공략한 ‘신흥 강자’들이 각기 다른 무기로 격돌하고 있다.
사람인(2005년 설립)·잡코리아(1996년 설립)·인쿠르트(1998년 설립)는 수십 년간 축적된 방대한 데이터베이스(DB)와 압도적인 트래픽을 바탕으로 여전히 시장의 최전방을 지키고 있다. 이들의 핵심 경쟁력은 '압도적인 정보량'과 '보편성'이다.
이들은 대기업 공채부터 중견·중소기업에 이르기까지 국내 최대 규모의 구인 공고를 보유하고 있다. ‘일단 여기엔 다 있다’는 인식이 구직자들 사이에서 공고히 형성돼 있어, 신규 유입되는 구직자 비중이 가장 높다.
압도적인 정보량 가진 전통의 취업 공룡들
최근 이들의 전략은 단순히 공고를 보여주는 것을 넘어 ‘정밀한 추천’으로 진화하고 있다. 사람인의 AI 매칭 서비스 ‘사람인 추천’이나 잡코리아의 ‘원픽’ 서비스는 수만 건의 공고 중 구직자의 이력서와 행동 데이터를 분석해 가장 적합한 자리를 제안한다. 과거 구직자가 직접 검색해 정보를 찾았다면, 이제는 플랫폼이 구직자의 합격 가능성을 예측해 공고를 먼저 배달하는 식이다.
사람인과 잡코리아는 외국인 전용 채용 서비스도 선보였다. 사람인은 지난 2024년 10월 외국인의 한국 내 취업과 국내 기업의 외국인 고용을 위한 채용 서비스 코메이트를 선보였다. 코메이트는 외국인 구직자와 기업이 상호 신뢰 하에 빠르고 정확하게 매칭되도록 돕는다. 외국인 인증과 AI 기반 공고 추천, 외국인 맞춤형 정보 콘텐츠 제공 등 편리한 사용성을 갖췄다.
사람인 코메이트는 출시 후 1년여간 월간 활성 사용자수(MAU), 외국인 구직자 회원, 공고건수 등의 주요 지표가 꾸준히 증가세를 유지해왔다. 코메이트의 월간 활성 사용자수는 2025년 10월 기준 약 11만명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 평균 대비 약 119.7% 증가한 수치로, 국내에서 일자리를 구하는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은 채용 플랫폼 중 하나로 성장했다.
잡코리아도 2024년 7월 외국인 채용 서비스 ‘클릭’(KLiK)을 선보였다. 클릭은 'Kickstart Life In Korea' 약자로 외국인 구직자 안내자로서 한국에서의 첫걸음을 함께 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클릭은 출시 1년여 만에 누적 공고 수 21만 건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2025년 클릭을 이용한 외국인 구직자는 꾸준히 늘어나면서 개인회원 수는 전년 대비 260% 증가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전통 플랫폼들이 '백화점'이라면, 신흥 강자들은 특정 수요를 파고드는 '편집숍' 혹은 '프라이빗 라운지'의 성격을 띤다.
원티드랩이 운영하는 ‘원티드’는 2015년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시작, 스타트업과 테크 직군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이들의 킬러 콘텐츠는 ‘지인 추천 보상제’다. 실무 역량이 검증된 지인을 추천하고, 그 인재가 채용되면 추천인과 합격자 모두에게 보상금을 지급하는 방식은 우수 인재 유치가 절실한 스타트업들의 니즈를 정확히 관통했다. 데이터 기반의 매칭 합격률을 공개하며 구직자와 기업 간의 정보 비대칭을 해소한 점도 성공 요인이다.
원티드랩은 2025년 6월부터 ‘계약직 전용관’도 운영하고 있다. 최근 기업들의 유연한 인력 운용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계약직·파견직·아웃소싱 등 비정규직 채용이 활발해지고 있다. 이에 원티드랩은 최소 6개월 이상 근무 가능한 계약직 중심의 전용관을 기획했다.
지난 2014년 명함 앱을 선보이며 이후 국내 1위 명함 앱으로 자리잡은 리멤버는 '경력직 다이렉트 소싱'의 표준을 만들었다. 적극적으로 구직 활동을 하지 않더라도 잠재적인 이직 기회를 엿보는 ‘잠재적 구직자'들이 타깃이다. 리멤버에 이력서를 등록해두면 기업 인사팀이나 헤드헌터가 직접 입사 제안을 보낸다. 구직자가 고개를 숙여 일자리를 찾는 것이 아니라, 일자리가 인재를 찾아가는 '구인자 중심'에서 '인재 중심'으로의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특정 수요 파고드는 신흥 강자들
리멤버는 명함관리 서비스를 시작으로 채용·커뮤니티·리서치·광고 등으로 서비스를 확장했다. 명함관리로 서비스 기반을 다진 덕분에 전문직 및 고연차 경력직, 임원급 등 타 서비스나 플랫폼에서 찾기 힘든 직장인 회원 풀을 확보해 차별화된 서비스 경쟁력을 구축했다.
리멤버에 따르면, 2025년 9월 기준 누적 스카웃 제안 1000만건을 기록했으며 국내 매출 상위 1000대 기업의 90%가 리멤버 채용 솔루션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분기별 스카웃 제안은 약 70만건으로, 국내 경력직 채용 흐름을 반영하는 규모다. 리멤버 관계자는 “프로필에 기본 경력을 입력하는 것만으로도 스카웃 제안 수가 최대 7배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2003년 서비스를 시작한 글로벌 채용플랫폼 링크드인은 단순한 채용 사이트를 넘어 ‘퍼스널 브랜딩의 성지’로 자리 잡았다. 외국계 기업이나 해외 취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링크드인 프로필 관리는 필수다. 실무자들이 자신의 성과를 공유하고 업계 인사들과 네트워킹하는 '소셜 미디어' 기능이 강화되면서, 기업들은 인재의 단순 스펙이 아닌 '평판과 전문성'을 실시간으로 확인한다.
최근 기업들은 불특정 다수를 뽑는 공채보다 즉시 전력감이 되는 경력직을 직접 찾아 나서는 ‘다이렉트 소싱’을 선호하는 추세다. 이는 리멤버와 원티드 등이 급성장한 배경이기도 하다. 채용 플랫폼들은 이제 구직자 유치뿐만 아니라 ‘기업 인사담당자가 얼마나 편하게 인재를 검색할 수 있는가’를 두고 경쟁하고 있다. 특히 구직 기간에만 반짝 이용하는 앱은 생존하기 어렵다. 링크드인의 네트워킹, 리멤버의 커뮤니티처럼 ‘일하는 사람들의 일상’을 파고들어 리텐션(재방문율)을 높이는 전략이 필수화되고 있다.
이런 상황속에서 구인구직 전통 강자들은 규모의 경제를 지키기 위해 서비스 영역을 무한 확장하고 있으며, 신흥 강자들은 특정 영역의 전문성을 무기로 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 구직자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넓어졌지만, 그만큼 자신의 커리어 정체성에 맞는 플랫폼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해졌다.
IT업계 관계자는 “결국 미래의 승자는 단순히 ‘일자리를 연결해 주는 도구’에 머물지 않고, 구직자의 평생 커리어를 관리해주고 기업의 인재 경영 파트너로 자리 잡는 플랫폼이 될 것”이라며 “구인구직 시장 지각변동은 이미 시작됐으며, 그 중심에는 데이터와 개인화라는 거대한 파도가 일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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