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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협 징계 대상 변호사, 모든 수단 동원해 보호할 것”

[인터뷰] 정재성 로앤컴퍼니 공동창업자
헌재 결정 바탕 회원 변호사 적극 보호 예고
인력채용, 사무실 확장이전 등 성장 재시동

 
 
정재성 로앤컴퍼니 부대표는 지난달 31일 인터뷰에서 헌법소원 결과에 대한 입장과 향후 사업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사진 로앤컴퍼니]
 
마지막 싸움일 것 같던 헌법소원도 끝이 아니었다. 변협은 징계 근거인 일부 조항은 합헌 판단을 받았다면서 5월 30일 로톡 가입 변호사 28명에 대해 징계 절차에 돌입했다. 변협·법무부 징계위원회 결정에 불복한 변호사는 이의신청을 거쳐 행정소송으로 갈 수 있지만, 적어도 1년 이상 걸린다.
 
하지만 로톡도 물러날 생각은 없어 보인다. 김본환 로앤컴퍼니 대표와 2012년 회사를 함께 창업했던 정재성 부대표는 5월 31일 본지 인터뷰에서 “이제 합법적인 수단을 모두 동원해 회원 변호사들을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업도 공세로 전환하고 있다. 지난 1년간 사업이 멈추다시피 한 만큼 발걸음이 더 바쁘다. 지난해 230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를 받고, 사무실도 서울 강남역 인근으로 옮겼다. 정 부대표는 “개발자 구인난 때문”이라고 말했다. 사무실 규모도 기존 413㎡(125평)에서 893㎡(270평)로 두 배 이상 키웠다. 이날 만난 정 부대표는 이사 채비로 바빴다.
 
어떤 보호 조치를 염두에 두고 있나?
징계가 부당하단 점을 증명하고 알리는 게 저희 역할이다. 위원회에서 징계를 결정하지 못하도록 하는 데 중요한 일이라고 본다. 이 밖에 회원 변호사에게 필요한 도움이 뭔지 확인하고 최대한 지원할 계획이다.
 
변협 징계는 힘이 세다. 변호사 자격을 박탈하는 제명까지도 가능하다. 이밖에 3년 이하 정직, 3000만원 이하 과태료, 견책 징계를 할 수 있다. 헌재 결정에도 일선 변호사는 징계권을 쥔 변협 입장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정부부처·국회에도 제도 개선 설득할 것”

그러나 회사에서 체감하는 분위기는 걱정과 달랐다. 정 부대표는 “(변협이 광고 규정을 바꾸고 로톡 회원 변호사를 징계하겠다고 밝혔던) 지난해 5월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실제 가입 변호사 수는 헌재 결정이 난 26일 이후 2000명대를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헌재 결정 이후 달라진 분위기가 있나?
경찰과 검찰, 공정거래위원회와 법무부에 이어 헌재까지 로톡이 합법 서비스라는 결론을 내면서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 헌재 결정에 대한 변협 측 주장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단 말씀을 많이 하신다. 로톡에 돌아오는 변호사도 늘고 있다. 저희 생각이 틀리지 않았단 걸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한다.
 
증가세가 이어질까? 변협에선 징계절차를 강행하고 있다.
저희는 이번 헌재 결정이 ‘광고 서비스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판단했다. 외부 전문가와 회원 변호사에게 물었을 때도 ‘변협의 광고 규정이 위헌이고, 로톡 광고엔 문제가 없다’라는 판단을 받았다. 이런 판단을 바탕으로 광고 서비스는 계속 운영해나갈 계획이다.
 
스타트업에 가장 부족한 건 시간이다.  
걱정되는 것도 맞다. 해외에선 법률시장 혁신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국내에선 사업 존폐를 둘러싼 갈등에 너무 많은 시간을 쏟고 있어 안타깝다. 다만 지금으로선 문제를 해결하고 봉합하는 데 힘쓰고, 정부 부처와 국회 등에 제도 개선 필요성을 알리는 일도 함께하려고 한다.  
 
그간 사업적으로 힘들었다. 사무실 확장 이전은 의외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임직원은 물론, 투자사에서도 ‘로앤컴퍼니가 가는 방향이 옳다’고 믿고 지지해주고 있다. 당장 맞닥뜨린 문제에 좌절하기보단 하나씩 해결하면서 더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보자고 생각했다. 또 어느 정도 인지도도 확보하고 있고, 서비스 규모도 커지고 있어 확장할 때라고 봤다.
 
돈은 냉정하다. 가치에 공감했다고 해서 투자를 결정하진 않는다.
법률 서비스 시장은 디지털 전환이 더디다. 그래서 시장 잠재력을 크게 보는 것 같다. 그리고 어려운 시장이지만 문제를 해결해가면서 성장해온 회사란 점을 좋게 본 것 같다. 사실 지난해 5월 광고 규정 개정 전까진 매출액과 회원 변호사 수가 한 번도 꺾이지 않고 성장해왔다. 
 
미국의 법률 플랫폼 리걸줌(Legalzoom)의 로고 앞에 정의의 여신상이 놓여 있다. 리걸줌은 지난해 6월 미국 나스닥에 상장했다. [REUTERS=연합뉴스]
 

“공공 가치 만든다는 확신…숫자가 증명해”

구체적으로 어떤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나?
2020년엔 기업 법무 플랫폼 서비스인 로톡비즈를, 지난 1월엔 판결문 검색 서비스인 빅케이스를 선보였다. 이 밖에 변호사가 같은 시간 동안 더 많은 사건을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할 수 있는 IT 솔루션을 준비하고 있다.
 
판결문 검색은 포털 검색 서비스와 다른가?
그간 변호사가 4~5개 유사 판결문을 찾아서 분석하는 수준이었다. 판결문 검색 서비스는 수백, 수천만 건의 판결문을 데이터화해서 유사 사건과 법령을 빠르고 정확하게 찾아준다. 또 수십장 판결문에서 요점을 뽑아내 분석할 수 있도록 해준다. 빅케이스는 국내 서비스 중 가장 많은 판례를 갖고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 로스쿨은 리걸테크 영역을 크게 9가지로 구분하고 있다. 로톡처럼 변호사를 쉽게 찾도록 돕는 법률 플랫폼을 비롯, 법률문서 작성과 법률업무 관리 솔루션 등이 있다. 이중 법률정보 검색·분석 서비스는 인공지능(AI) 기술 발전과 함께 가장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분야로 꼽힌다.
 
해외 시장 상황은 어떤가?
지난해 6월 리걸줌(LegalZoom)이란 업체가 미국 나스닥에 굉장히 높은 가치(상장 첫날 시총 약 70억 달러)로 상장해 주목받았다. 법률문서를 자동으로 작성하는 서비스와 법률정보 검색 서비스로 시작했다. 일본에선 로톡과 유사한 플랫폼으로 벤고시닷컴이 있는데, 전체 변호사의 절반 이상이 쓴다.
 
규제가 강한 국내 법률시장에서 버틴 원동력이 뭔가.
7월 30일이면 창업한 지 10년이 된다. 창업을 해보신 분이라면, 10년의 무게를 잘 이해하실 거라고 생각한다. 만류하는 사람이 왜 없었겠는가. 정말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저희가 세상에 필요한 가치를 만드는 일을 한다는 확신으로 견뎌왔다. 이런 확신은 숫자로 증명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문상덕 기자 mun.sangd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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