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기업도 빚더미…올해 5대 은행 기업대출 32조원 불어

은행 영업 강화·운전자금 수요 증가 영향
금리 인상·금융지원 만료…기업대출 부실 우려

 
 
서울 시내 시장 모습. [사진 연합뉴스]
5대 주요 시중은행의 기업대출이 올해만 32조원 넘게 불었다. 기업의 운전자금 대출 수요가 늘고, 가계대출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은행이 기업대출 영업을 강화한 영향이다. 다만 오는 9월 만기연장·이자상환 유예 등 금융지원이 종료되면 대출 부실이 수면 위로 드러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운전자금 수요‧은행 영업 강화에 기업대출 32조원 ↑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주요 시중은행 5곳의 기업대출 잔액은 668조62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잔액 635조8879억원과 비교하면, 대출 규모는 올해 들어 32조1750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이 7조9914억원 감소한 것과 비교된다.
 
기업대출의 급증 추세는 한국은행 통계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3일 발표한 ‘1분기 중 예금취급기관 산업별대출금’ 통계에서 3월 말 기준 모든 산업 대출금은 1644조7000억원으로 작년 4분기보다 63조9000억원 늘었다. 이 증가 폭은 2020년 2분기 69조1000억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 규모다. 대출 용도별로는 1분기 시설자금이 22조원, 운전자금이 41조9000억원 각각 늘었다. 모두 역대 2위 기록이다.
 
이처럼 기업대출 잔액이 늘어난 것은 지난 3월 종료 예정이었던 만기 연장·이자 유예 등 코로나19 금융지원 조치가 오는 9월까지로 연장된 영향도 있다. 또 1분기에는 오미크론 여파와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기업들이 대출에 기댈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여기에 더해 대출 총량 규제로 가계대출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은행들이 기업대출로 눈을 돌려 영업을 강화한 영향도 크다.
 
산업별 대출금 잔액 증감액. [사진 한국은행]

금융지원 만료 시…기업대출 부실 수면 위로

다만 오는 9월 원금 만기연장, 이자상환 유예 등 금융지원이 만료되면 기업의 대출 부실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향후 금리가 더 뛰고 금융지원이 종료되면 급증한 기업대출 가운데 일부에서 연체 등 부실이 나타나고, 금융·경제 시스템의 위험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 또한 지난달 26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직후 간담회에서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때마다 가계 부담이 3조원, 기업 부담은 2조7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영세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 위험엔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앞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서도 “앞으로 완화적 금융 여건이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대내외 여건까지 악화할 경우, 취약차주의 상환능력이 떨어지고 그동안 대출을 크게 늘린 청년층과 자영업자 등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신용 위험이 커질 우려가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김윤주 기자 kim.yoonju1@joongang.co.kr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1147회 로또 1등 ‘7, 11, 24, 26, 27, 37’…보너스 ‘32’

2러 루블, 달러 대비 가치 2년여 만에 최저…은행 제재 여파

3“또 올랐다고?”…주유소 기름값 6주 연속 상승

4 정부, 사도광산 추도식 불참키로…日대표 야스쿠니 참배이력 문제

5알렉스 웡 美안보부좌관 지명자, 알고 보니 ‘쿠팡 임원’이었다

61조4000억원짜리 에메랄드, ‘저주받은’ 꼬리표 떼고 23년 만에 고향으로

7“초저가 온라인 쇼핑 관리 태만”…中 정부에 쓴소리 뱉은 생수업체 회장

8美공화당 첫 성소수자 장관 탄생?…트럼프 2기 재무 베센트는 누구

9자본시장연구원 신임 원장에 김세완 이화여대 교수 내정

실시간 뉴스

11147회 로또 1등 ‘7, 11, 24, 26, 27, 37’…보너스 ‘32’

2러 루블, 달러 대비 가치 2년여 만에 최저…은행 제재 여파

3“또 올랐다고?”…주유소 기름값 6주 연속 상승

4 정부, 사도광산 추도식 불참키로…日대표 야스쿠니 참배이력 문제

5알렉스 웡 美안보부좌관 지명자, 알고 보니 ‘쿠팡 임원’이었다